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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의 기쁨 - 89세 현역 트레이더 시게루 할아버지의 흔들리지 않는 투자 철학
후지모토 시게루 지음, 오정화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주식 관련 방송을 보다가 알게 된 책이다. 저자는 89세(2025년 현재) 현역 데이트레이더인 후지모토 시게루 할아버지다. 19세에 주식투자를 시작하여 70년이 되었다는데 그동안 모은 자산이 무려 180억! 요즘 주식투자를 한답시고 정신적으로 힘든 내게 많은 위로와 용기를 준 책이다. 책 제목처럼 주식투자가 기쁨을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2월 말 미국,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을 단행한 후 주식시장은 폭락과 폭등을 거듭하며 요란한 변동성 속에서 공포스럽고 불안하기만 하다. 이 책을 읽은 계기로 앞으로는 좀 더 즐거운 주식투자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다고 투자의 비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저자가 주식투자를 하면서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지 그의 루틴과 태도를 있는 그대로 알려주는 내용이어서 더욱 유익했고 재미있었다.
본문 내용은 1. 열아홉에 투자를 시작해, 어느덧 70년 2. 80개 종목을 월 60억 원으로 트레이딩 3. 시게루 할아버지의 ‘1:2:6’ 법칙 4. 오르면 팔고 내려가면 산다 5. 데이트레이딩은 최고의 두뇌 트레이닝 다섯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본문에 앞서 시게루 할아버지의 ‘5가지 투자 기술’이 소개되어 있는데 정말 놀랍다. 먼저 새벽 2시에 일어나 매매 종목을 선정하고 차트와 사업보고서를 보며 종목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등 그날의 거래를 기록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거의 펀드매니저나 다름없는 치열한 일상에 놀랐고 그렇게 부지런한 습관으로 복리의 자산을 일굴 수 있었구나, 감탄했다.
시게루 할아버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반려동물 매장에서 일하다가 알게 된 손님 덕분에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증권사 직원이 거래소의 입회장에서 손으로 사인을 보내야 매매가 성립되던 시절이었다고 해서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그러다가 60이 넘은 나이에 처음으로 컴퓨터로 주식투자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주식시장의 변천사를 몸소 경험한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도 있지만, 매도 타이밍과 매수 타이밍을 잡는데 테크니컬 분석 방법을 설명하는 부분은 좀 어려웠다. 나도 부지런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역시 70년 동안이나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은 고수답게 전문적인 내용도 들어있다.
흔히 주식투자는 장기투자가 답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시게루 할아버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팔고 하는 데이트레이딩으로 180억 자산을 일구었다. 매달 월급이 들어오는 직장인이라면 주식을 계속 사서 모으는 식으로 묻어두는 투자 방식이 적당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데이트레이딩으로 수익을 늘려가는 방법이 낫다고 생각되었다. 그는 데이트레이딩 고수답게 데이트레이딩의 네 가지 매력을 알려주었는데 매우 공감할 수 있었다. 잠깐 소개해 보면, 자신의 실력을 시험할 수 있고 장기투자보다 이익을 더 얻을 수 있고 중장기 보유 리스크를 피할 수 있으며 시세 동향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에 읽은 단타 트레이더의 말이 생각났다. 주식으로 묶어두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크고 그렇게 묶어두면 평가금액만 올랐다 내려갔다 한다는 말이. 요즘 내 투자 상황이 딱 그렇다. 여러 종목을 가지고 있는데 요즘 같은 폭락장에는 모두 동시에 떨어져서 파랗게 질려버리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게루 할아버지의 투자 방식은 정말 간단하다. ‘오르면 팔고 내려가면 산다’고 말했다. 수익도 단 5엔만 올라도 판다고 해서 놀랐다. 어떻게든 고점에 팔려고 애를 쓰다가 그나마 번 수익을 지키지 못하고(제때 팔지 못해서) 날렸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욕심을 부렸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있었는데 그걸 몰랐다니. 약간의 수익에도 감사하고 기뻐하는 소박한 마음이야말로 오랫동안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은 비결이었던 것이다. 자신을 워런버핏과 비교하며 겸손해하면서도 앞으로도 눈을 감는 날까지 계속 주식투자를 하면서 자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늘어나는 숫자를 보는 것이 기쁘다고 했던 워런버핏의 말이 떠올랐다. 지진과 블랙먼데이, 리먼 쇼크를 겪었고 버블 붕괴로 80억을 잃은 적도 있었는데 이에 낙담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투자를 계속하여 성공한 시게루 할아버지의 성실함과 특유의 낙관주의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주식투자에 입문한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투자자의 자세도 배우고 위로와 용기를 얻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