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역사 - 세계 경제를 결정하는 5대 머니게임
우야마 다쿠에이 지음, 신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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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는 현재 우리 경제생활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직접 대면이 줄어들고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영업활동이 늘면서 업계의 수익 판도까지 바꾸어 놓았다. 사상 초저금리인 상황에서 주식열풍이 부는 가운데 백수 청년들이 실업급여까지 털어서 주식에 쏟아붓는다는 기사도 접했다. 역시 사람의 관심사는 돈이 되는 곳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이 책은 게이오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면서 해당 국가를 직접 보고 경험하겠다는 생각으로 전 세계를 여행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우야마 다쿠에이가 썼다. 저서로는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세계사≫ ≪혈통과 민족으로 보는 세계사≫ ≪왕실로 읽는 세계사등이 있다.

 



종교는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생겨났고 경제 활동 속으로 들어가면서 이념적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경제의 일환이고 본질적으로 세속 생활 그 자체인 것입니다.(P21)

 



 이 책은 위의 인용 문장처럼 그동안 읽어왔던 경제 도서와 달리 종교와 경제가 오래전부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역사적 고증을 들어 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종교와 경제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읽어나가면서 수긍하게 되었다. 현대에도 정치적인 권력의 중심에 종교집단과의 관계를 봐도 알 수 있다. 사람이 모이면 그 자체로 힘이 되고 다른 집단과 우열을 가리기 위한 인간의 욕망이 작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경제 활동이 아닐까.

 



이 책에서 부의 역사를 종교의 관점으로 5개의 장으로 얘기하고 있다. 1. 고대: 5대 머니 게임의 서막 2. 중세: 종교, 경제에서 태어나 경제를 낳다 3. 근세: 인간은 어떻게 돈의 노예가 되었는가 4. 근대: 머니게임 후반전, 경제와 과학과 종교의 분립 5. 현대: 하나로 움직이는 세계 경제와 그 배후이다.

 



 1장에서는 고대의 문명 발상의 역사와 함께 유대교, 크리스트교, 유교, 불교, 힌두교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얘기하고 있다.


 여기서는 유교가 오늘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언급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유교나 법가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말을 종종 접하곤 하는데 오히려 다양성과 다의성을 포섭하는 유교의 중용 정신은 글로벌 시대에 가장 적합한 새로운 지속가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 하나는 카스트제도가 득실을 따질 때 국가 입장으로 보더라도 큰 손해임에도 1500년이나 지난 오늘날까지 고수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신이 내린 운명이라고 믿는 인도인들의 믿음인 것이다.

 



 2장에서는 중세편으로 이슬람교, 크리스트교가 어떻게 자본주의의 맹아가 되었는지 십자군 전쟁으로 발전하게 된 지중해 교역 등 인도차이나 무역의 중심이었던 앙코르와트를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오늘날 IS의 잔혹함으로 인한 두려움을 잊을만하면 기사화되고 있는 시대에, 원래는 관용의 종교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슬람교와 크리스트교가 충돌한 십자군 전쟁도 신앙 문제가 원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영토 분쟁이며 이권 투쟁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이슬람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도 종교적 대립이라기보다는 토지와 석유자원을 둘러싼 분쟁이라니 종교 이전에 인간의 욕망이란 어느 사회 어느 국가나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장은 근세편으로 신이 허락한 욕망의 시작이 된 소버린을 비롯하여 종교개혁이 일어난 배경, 경영자 칼뱅으로 인해 자본주의가 발달하게 된 이야기를 한다.

종군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면죄부 명목으로 낸 돈이 공공사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쓰였다는 것부터 신성함의 상징으로 여기던 종교가 사실은 돈과 이권을 우선시 하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런 특징을 필연적으로 갖는 것이 종교이며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가에 여부는 있지만 그 핵심은 같다는 거다.

 



 4장은 근대편으로 부의 집착으로 인해 야기된 프랑스혁명, 미국 건국의 배경에 신념을 이긴 현실 경제, 유교에 잠식당한 청나라의 경제발전 등 이슬람의 근대화를 막은 금리의 부재의 배경을 이야기한다. 5장은 현대편으로 하나로 움직이는 세계 경제와 그 배후에 유대인의 움직임, 마지막 남은 거대 시장, 이슬람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고대의 역사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교는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흔히 욕망이 너무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을 따져보아도 인간의 욕망이 없었다면 이만큼 과학과 의학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적당한 욕망은 개인에게도 조직에도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교와 경제와의 관계를 통해서 부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었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경제, 경영에 관한 책도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는 듯하다. 그중 종교의 관점으로 부의 역사를 말하는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경제 관련 도서인데 경어체로 쓰였다는 점에서 가독성을 떨어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종교적 관점으로 다루는 경제 이야기를 접한 적이 없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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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05 1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종교와 경제와의 관계를 통해서 부의 역사가 흥미롭게 서술 되었을것 같은데 경어체 ㅋㅋㅋ저자인 일본인이 독자들을 너무 배려한 경어체로 쓰셨나봐요 ^ㅎ^

모나리자 2021-02-05 13:22   좋아요 1 | URL
그쵸? ㅎ 경어체.. 읽는데 자꾸 걸리더라구요.
일본인들이 배려하기로는 유명하지요.^^

이하라 2021-02-05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알라딘에서도 뵙습니다^^ 얼마 전 다른 리뷰 검색하다가 알라딘 활동하시는 걸 먼저 뵈었는데 혹시라도 아닌가 싶어서 지나쳤었어요.. 이 리뷰로 알았습니다.. 알라딘에서도 자주 뵈어요^^

모나리자 2021-02-05 2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반가워요 ~~ㅎㅎ
이하라님~요즘 제가 북플에 푹 빠졌네요.
그래야죠~ 즐건 주말 보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