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탄생 - 대한민국의 심장 도시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한종수.강희용 지음 / 미지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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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에서 강남이라는 지역은 욕망이다. 그 부분이 언제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30년 전에도 강남에 대해서 사람들이 이야기했다. 저기 땅을 샀으면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20년 전에는 오렌지 족과 같은 이야기와 함께 강남이 부의 상징이 되었다. 10년 전에 미친 듯 오르는 주택 가격과 함께 질시의 대상이 되었다. 현재는 한국의 모든 것을 총괄하는 지역으로 완전히 변모했다. 누가 뭐래도 이제 강남은 한국과 서울의 중심 중 중심이다.


이런 부분은 꼭 유럽에서 미국으로 모든 축이 넘어간 것과 비슷하다. 역사가 짧은 미국은 아직도 문화와 같은 부분에서 부족하고 유럽은 이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처럼 강남도 비슷하다. 강남은 문화와 금융을 비롯한 모든 것을 대변하고 집중되어 있지만 역사가 짧다. 다른 지역은 그 곳만이 갖고 있는 역사가 문화가 되고 대체할 수 없는 공간이 되었다. 그 부분에 있어 강남은 아직 멀었다. 어느덧 강남도 시간이 지나며 하나씩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되는 곳도 있지만 말이다.


이런 점이 강남은 욕망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한다. 한편으론 그것마저 강남이 가져간다면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해도 역사를 그렇게 쉽게 가져갈 수 없으니 강남은 강남만의 역사를 가지며 문화가 융성해지리라 본다. 강남은 한국에서도 독특한 지역임은 확실하다. 자연 발생적으로 생긴 전통 도시내에서 확장되며 신도시로 만들었다.


최초의 서울 신도시라는 상징성에 정부 차원에서 모든 혜택을 몰아줬다. 이 점이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고 강남이 지금과 같은 한국의 중심이 되었다. 서울로 된 지역 중에 강남과 같이 신도시로 만든 곳도 있지만 강제적으로 명문 학교를 이주시키고 경부고속도로로 한국 물류를 통과시키게 만들었다. 각종 회사들도 이주시켰고 심지어 법원과 검찰청마저도 강남으로 이동했다. 모든 권력을 비롯한 부의 이동과 함께 강남은 점차적으로 블랙혹이 되어버렸다.


최초 강남은 서민을 위한 지역이었다. 허허벌판에 아파트만 건축되다보니 못 살겠다며 다시 강북으로 역이주를 한 사람도 있을 정도다.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린벨트 문제도 강남때문이었다. 강남을 개발하는데 사람들이 별 관심이 없다.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다른 지역을 그린벨트로 묶으며 강남으로 가게 만들었다. 지금에서야 자연환경을 위한 보호정책으로 보이지만 예당초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

책을 읽다보면 한국 재벌이 어떤 식으로 흥하고 망했는지도 알게 된다. 어느 국가나 초기에는 기술이 없다.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정도만 겨우 보호받는다. 이러니 대부분 토지를 갖고 자산을 불리며 성장한다. 모든 기업이 그랬다. 없는 기술을 부동산으로 버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며 그에 따라 이익을 갖는다. 강남에 성장한 많은 기업이 점점 모든 것이 집중되며 토지 가격 상승으로 돈을 번다. 거기에 아파트를 건설하며 엄청난 성장을 근거로 제대로 된 기술을 접목한다.


이렇게 토지로 번 돈을 갖고 기술로 기업을 추진하면 지금의 대기업이 되었다. 그렇지 않은 기업은 토지로 흥해서 토지로 망했다. 최근 많이 재건축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사라진 우성은 보도블럭 만들던 회사고 한신은 보일러 회사라는 걸 알게되고 재미있었다. 그 외에도 한보도 그렇고 워낙 강남에서 큰 돈을 벌던 기업이 사라졌다. 영원하리라 믿었겠지만 늘 오르고 떨어지기를 반복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결과다. 더구나 정경유착으로 토지를 개발하며 번 돈이니.


비록 강남에서 살아 본 적도 살지도 않고 있지만 <강남의 탄생>을 읽다보니 추억에 꽤 잠겼다. 지금은 사라진 1호 맥도널드 점이었던 압구정 자리나 의외로 강남 곳곳에 있었던 것들이 떠올랐다. 확실히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그런 곳이 있었다는 걸 벌써 잊고 있었다. 부동산 투자라는 관점과는 전혀 상관없이 놀기 위해서나 여러 가지 이유로 강남(서초,송파 포함)을 참 자주 많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강남이라는 지역은 국가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만든 장소다. 심지어 단순히 배드타운 역할만 하게 된 노원구 중계동, 하계동이나 목동 등과 달리 직주근접까지 해결된 도시다. 강남만큼 가기 편한 곳이 없을 정도다.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강제적으로 온갖 편법까지 동원해서 만든 지역이 이제는 거꾸로 다른 지역을 집어 삼킬 정도의 위력과 위용을 갖고 있다. 강남을 선망하고 욕망하면서도 손가락질하는 이중적이면서 이질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단순히 강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욕망하는 것도 좋지만 이 책같은 걸 읽으면 역사를 아는 것도 참 좋다. 현재는 과거부터 이어져 오는 끈이 연결된 추세다. 너무 강남위주로 편중된 걸 서울에서도 분산시키려 하지만 쉽지 않다. 과거 강남이 발전한 그 모습을 똑같이 하기에는 이제 불가능하다. 강제적인 독재가 통하지 않는 시대니 말이다. 그래도 강남이 이처럼 성장한 것과 같이 좀 더 일자리를 만들어준다면 그나마 다소 해결되지 않을까. 


강남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참 많다. 현대에 들어와 이토록 엄청난 공을 들이고 노력한 계획도시가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다시는 없을 것 같다.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도 이제 강남은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다. 통일이 된다고 해도 그렇지 않을까한다. 그런 의미로 강남에 대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알아 놓는 것은 큰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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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길어 올린 한식 이야기 식사 食史
황광해 지음 / 하빌리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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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못 먹을 때 음식은 빈부 격차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줬다. 시간이 지나 이제 최소한 음식에 있어 빈부 격차는 많이 사라졌다. 여전히 엄청나게 비싼 음식은 있지만 어지간한 음식은 일반인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고기만 놓고 보더라도 예전에는 어쩌다 한 번 먹는 음식이었다. 돈까스마저도 온 가족이 큰 맘먹고 외식해야 하는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퀄리티 높은 음식을 점심식사 때 가볍게 먹을 정도다.


고기마저도 상대적으로 쉽게 먹을 수 없지만 마음 먹으면 가능해졌다. 과거 워낙 힘들 때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고기 사준다고 하면 고기먹으려고 나갔다. 이제 선배들이 고기 사준다고 나와라 해도 잘 안나간다. 그냥 편하게 우리끼리 먹어도 되는 음식으로 전락(?)했다. 예전에 고기 먹으면 부자라고 했지만 이제는 아채를 먹어야 부자라고 한다. 그만큼 음식은 대중화가 되었다. 갈수록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푸는 것이 아닐까도한다.


맛있는 음식점이라고 하면 일부러 찾아갈 정도다. 이로 인해 TV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 중 하나가 음식프로그램이다. 유명한 음식점을 찾아가거나 만든다. 너무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색다른 맛을 먹을 수 있을까도 고민할 정도다. 이런 음식은 외국에서 건너온 것들도 많지만 과거부터 한국에서 내려온 많은 음식이 있다. 이들에 대해 우리는 별 생각없이 먹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역사가 분명히 있다.


음식때문에 멸문지화를 당할 정도였다. 더구나 드라마를 보면 조선시대 임금은 언제나 진수성찬으로 풍유로운 식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정작 이 책 <고전에서 길어올린 한식 이야기 - 식사>를 읽어보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마음놓고 식사를 하지도 못했다. 아무리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자연재해 등으로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했다. 나라가 이런 상황인데 왕이 혼자만 잘 먹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를테면 가뭄이 들어 물에 밥을 말아먹는 '수반'을 왕이 먹었다. 며칠동안 성종이 그렇게 하자 신하들이 그러지 말라고 하며 서로 옥신각신하기도 했단다. 인조 반정으로 강화도로 가게 된 광해군은 울화병으로 삼시 끼니를 수반으로만 먹었다고도 한다. 조선 후기에 고구마가 들어왔다. 생각보다 금방 퍼지지 못했는데 고구마가 훌륭한 구화작물이 되다보니 탐관오리들이 세금으로 이를 빼앗아가는 일이 생겨 오히려 널리 퍼지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은 원래 돼지고기를 잘 먹지 못했다. 고기가 귀한 것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돼지를 잘 기르지 못했다. 돼지는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산다. 주로 제주도에 많이 있었다. 거기에 돼지는 인간과 서로 경쟁관계였다. 인간이 먹는 먹는 것과 거의 똑같은 사료를 먹는다. 사람도 먹는 것이 부족한데 돼지에게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지금의 돼지 품종은 인제 강점기 이후 일 것이라고 책에서는 설명해준다.


성종 5년에 소를 밀도살했다는 상소가 올라온다. 그 장본인이 왕족이다. 당시는 소가 귀해 초범도 곤장 1백대에 귀양 3년이었다. 그리하여 왕족이 평민이 되기도 한다. 세종 시절에는 소 밀도살을 했던 왕족을 조사하다 엄청나게 묻힌 뼈를 발견한다. 전남 담양으로 유배를 보냈는데 너무 좋은 곳으로 유배했다고 상소가 줄을 잇는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세종은 북쪽으로 유배를 보내기로 한다. 북으로 가는 길인 경기도 용인에서 죽었다고 한다.


전복은 워낙 귀했다. 어느 양반에게 통제사가 전복을 보낸다. 당시에는 하루에 하나를 구하기도 힘들던 시대였다. 이에 상소를 보냈다. 그는 왕의 장인이기에 이건 분명히 지금으로 이야기하면 뇌물이다. 그리하여 그 인물은 파직된다. 상한 전복을 공물로 진상해서 징계를 받기도 하고 도난 사건도 생긴 적이 있을 정도다. 상추 경우도 고구려때 부터 먹었다고 한다. 그렇게 오래 되었는지 몰랐다. 그것도 페르시아에서 한반도로 넘어왔다고 하니.


좀 놀란 것 중에 하나가 여지라 불리는 리치 과일이다. 난 리치는 최근에 국내로 수입된 과일인지 알았다. 평소에 보기도 힘들었고 어느 날 '빕스'같은 곳에서 처음 봤다. 주로 여성들이 참 좋아했다. 정작 이 리치는 당나라에서 조선으로 넘어온 과일이라고 한다. 여지는 사치품이라 연산군 시절에 이를 수입하려 하자 신하들이 반대했다고 할 정도다. 대체로 폭군일수록 좋은 음식을 마음것 먹었다고 한다. 백성들을 생각하며 눈치 보여 마음놓고 먹지 못했다고 하니 말이다.


단순히 음식이고 먹으면 그만이라 여겼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생각보다 음식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가 있다. 단순히 한국에 전래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음식으로 초래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로 인해 엄청난 일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5,000년의 역사가 있다고 하니 그만큼 음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없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까. 주로 사헌 등에 기반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그런 에피소드를 읽는 맛이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 패턴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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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vs. 서울보통시 - 서울은 왜 서울인가 서울 택리지 2
노주석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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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지와 전혀 상관없었다. 내가 지금 서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여기서 태어났기에 다른 선택은 없었다. 부모님이 계속 서울에 살았기에 다른 걸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지금까지 주구장창 서울에서만 자라왔기에 서울의 과거는 그래도 조금 안다. 그저 여기서 나고 자랐기에 가능하다. 반면 지방은 갈 일이 거의 없어 몰랐다. 학생 때도 지방을 간다는 것은 엄청난 이벤트였다. 지금은 교통망이 워낙 발달해서 지방을 간다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가끔 서울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서울 토박이라 그 정서는 잘 모른다. 나같은 사람이 서울에 상당히 많은 걸로 안다. 이들에게 서울에서 벗어나 살아간다는 것도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다지 좋은 주거 환경이 아니더라도 서울이 아닌 곳에 살아간다는 걸 굳이 생각하지 않았다. 정작 이런 서울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어느 정도 조금은 알지만 지금의 서울이 된 역사와 전통 등은 알지 못한다. 관련 책은 꽤 있지만.


나름 서울에 오래도록 살아 서울 곳곳에 어느 정도 추억은 조금씩 있다. 이건 동서남북에 골고루 펼쳐져 있다. 어릴 때 친구들이 서울 곳곳에 살며 생긴 추억도 많다. 추억해보면 서울은 참으로 엄청나게 변했다. 내가 살고 있는 곳만 해도 몇 십층짜리 빌딩이 들어서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인 <서울특별시 VS 서울보통시>는 서울의 역사와 도시의 변천사를 알려준다. 언제 지금같은 서울이 정립되었는지 과거부터 하나씩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서울은 신기하게도 순수 한국말이다. 한자어가 곳곳에 지배하는 상황에서 특이하다. 일제 시대에 일부러 한자로 표기하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서울은 미군정의 선물이라고 한다. 한자로 표현하려 했으나 미군정이 서울로 표기하는 걸로 결정해서 지금까지 우리는 서울이라는 순수한 한국말을 쓰고 있다. 이마저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자신의 아호로 서울 표기를 변경하려 했단다. 반대 여론에 직면하기도 하고 4.19가 이후에는 유야무야되며 지금의 서울 명칭은 살아남게 되었다.


책에서는 명칭에 대해 참 많은 이야기를 한다. 서울의 명칭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것이다. 원래 의미가 사라졌거나 좋은 이름이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북학산은 북악산이나 백악산이 맞다고 한다. 정확하게는 백악산이 원래 표현인데 지금은 북한산으로 불리고 있어 아쉽다고 전한다. 이런 식으로 시대가 지나고 일제시대를 거치고 건국 초기에 한자와 관련되며 좋은 이름이 변한 것은 다시 되돌리기를 원하는 듯했다. 이제와서 그러기는 힘들 듯하지만.

북촌은 주로 노론이 거주하던 곳이다. 조선시대를 실질적으로 100년 넘게 지배했던 노론이 주로 거주하던 곳이 북촌이다. 과거 서울은 청계천을 기준으로 나눠졌다. 청계촌 위인 북촌을 제외하고 서촌에 살던 양반이나 남쪽에 살던 일반인이 있었다. 이렇게 협소하던 서울의 구분은 시간이 지나며 이제는 한강을 기준으로 나눠졌다. 서울이 그만큼 성장하고 개발되며 지역이 넓어진 결과다. 지금의 서울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를 정도로 넓다.


주로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다보니 대체적으로 광화문 주변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서울은 전통적으로 한국의 모든 것이었다. 조선시대를 보더라도 서울이 곧 조선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한국의 중심인 서울은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처럼 해당 국가의 모든 것이다. 서양 국가와는 다소 성격이 달리 동아시아국가는 본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나 서양과 달리 이들 동아시아는 수도에 대한 연구를 하고 따로 학문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서울 시장은 중앙 정치 무대에 등장하고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이런 방식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마지막은 강남과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한다. 아파트에 대한 엄청난 부정적인 시선을 저자는 갖고 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난 본다. 책에서는 아예 아파트는 향후 사람들이 거주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책이 2017년에 나왔는데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다소 의아했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듯한데 말이다.


나도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지만 - 해 본적도 없지만 - 주변 수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걸 안다. 모든 편의시설 등이 아파트에 집중되는 것이 불만이긴 하지만 그렇기에 사람들이 선호한다. 이런 걸 무시하거나 외면하면 안 된다. 외국과 다른 주거유형이라고 부정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 본다. 한국 사회가 그렇게 발전했다면 향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더 큰다. 프랑스 학자인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 공화국>은 유명하지만 오래된 책이고 그는 어디까지나 프랑스인으로 바라본 시선이다. 10년 동안 연구를 했다고 해도 한국 사회에 살며 느끼는 그 미묘한 것까지 체크할 수 없다. 난 아니라고 본다.


한국 사회는 향후에도 분명히 아파트가 여전히 살아가고 싶어 할 것이다. 오히려 아파트는 점점 더 괴물처럼 더 살기 좋은 주거 유형으로 변하고 있다. 서울에 아파트가 많다는 주장도 다소 이상했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는 다소 달랐다. 서울은 전국에서도 유독 아파트가 적은 지역이다. 연립, 다세대, 다가구, 단독이 더 많다. 이런 점을 제외하고는 책은 서울이라는 지역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려주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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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
설민석 지음, 최준석 그림 / 세계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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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역사가 재미있었다. 선택과목으로 난 세계사를 택했다. 얼핏보면 세계사는 너무 방대해서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느껴지지만 난 반대로 생각했다. 워낙 범위가 넓어 세밀하게 문제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 봤다. 오히려 큰 그림만 보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대부분 연대순으로 맞는 걸 찾는다는 식이었다. 국사는 너무 디테일하게 문제가 나와 외워해해서 싫었다. 세계사는 그럴 일이 없어 오히려 난 쉬웠다.


지금와서 보면 당시 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듯하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내가 몰랐던 내용이 너무 많다. 내가 국사를 잘 몰라 그런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그보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30년 전에는 국사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역사관 자체를 국가에 충성하는 내용에 반하면 삭제하거나 의도적으로 변경시켰다. 죽어라고 충과 효를 중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이러다보니 역사를 배우는 맛이 전혀 없어 암기과목이나 다름이 없었다.


성인이 되어 제대로 국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식으로 책을 읽지는 않았다. 역사는 아무래도 머릿속에 큰 틀이 있어야 보다 편하다. 연대기순으로 큰 그림이 있어야 자잘한 그림이 연결되며 재미있어진다. 거기에 야사와 같은 이야기가 결부되면 더 재미있다. 최근 학생들이 드라마를 보고 잘못된 상식을 갖게되었다는 탄식도 있지만 그건 어른들의 책임이다. 제대로 역사를 가르쳐주지 않으니 아이들이 잘못된 걸 알게 되었다.


그래도 드라마가 완전히 허구는 아니라서 큰 도움이 된다.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을 때도 드라마나 영화로 본 게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초반에 태조에서 정종과 태종을 넘어 세종까지 이야기는 최근 내가 본 다양한 드라마에서 나와 읽는 재미가 있었다. 책에서 소개를 하는 내용을 책이 아닌 드라마로 이미 영상으로 접해 결부되며 재미있었다. 드라마 내용이 전부 맞는 것은 아닐지라도 책 읽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이 책 자체가 어디인지 몰라도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듯하다. 그런 덕분에 가독성이 좋았다. 처음에는 책이 두꺼워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읽을 것이라 봤다. 더구나 조선왕조실록이라고 하니 솔직히 고리타분하게 느껴졌다. 예전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드라마도 있었는데 500년 역사를 보여준다고 하니 흥미진지할 것이라는 생각보다 지겹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막상 읽어보니 책이 두껍기만 할뿐 휙휙 잘 넘어갔다.

설민석은 최근 가장 각광받는 강사다. 예전부터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국사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무한도전에 출연을 계기로 조금씩 대중적인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한국에서 최고의 강사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역사에 대한 전체적인 스토리가 머릿속에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적절하게 알려준다. 거기에 좀 낯간지럽지만 뻔뻔하게 감정도 섞어가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덕분에 국사가 중요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줬다. 한국 역사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으니 여러 면에서 좋다.


지금까지 조선에 몇 명의 임금이 있었는지 딱히 몰랐다. 워낙 많은 임금에 대한 작품이 있었기에 대부분 임금은 알고 있지만 몇몇 임금은 낯설다. 임금 호만 알고 있을 뿐 어떤 임금이었는지 몰랐던 임금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그나마 정종은 최근 <육륭이 나르샤>같은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예종, 현종, 경종, 순조, 헌종 등은 거의 듣기도 힘들었던 인물이다. 그만큼 제위기간이 짧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조선왕조실록은 정사지만 야사도 책에서는 함께 다루고 있다. 단명한 임금은 그만큼 드라마와 같은 작품에 등장하지 않고 캐릭터나 내용면에서 재미가 덜해 다루지 않은 측면이 강하다. 이와 관련되어 이번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접하거나 알게 되었는데 워낙 재임기간이 짧다보니 책에서도 짧다. 읽을 때는 알았는데 책을 덮으니 다 까먹었다. 역시나 책의 분량만큼 임금도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보다는 사실 최근 드라마나 영화가 주로 조선 전반기 임금을 주로 다루다보니 기억에 더 남아 그런지 초반에 나오는 임금들이 재미있었다. 내 오해인지 몰라도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초반에 좀 더 힘을주고 알려준다는 느낌이었다. 중반정도까지는 여러가지 야사까지 다양하게 알려준다면 뒤로 갈수록 생략되는게 많은 느낌이다. 이모저모를 알려주기 보다는 알아야 할 것만 핵심만 요점정리한다는 느낌이었다.


책 마지막에 관련 드라마와 영화를 알려주는데 2000년 이후것만 선정한 듯하다. 이 책을 처음으로 조선 왕에 대해 전체적인 그림을 봤다. 그동안 뜨문 뜨문 알게 되었다면 이번을 기회로 전체적인 아웃라인을 그렸다. 다음에 좀 더 자세하고 다양하게 책으로 접하면 좋겠다. 그동안 계속 국사와 세계사 쪽으로 보다 심층적인 책을 읽고 싶었는데 이번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더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할 듯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이 두껍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500년 역사에 비해 책이 얇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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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 - 욕망,모더니즘,제국주의,몬스터,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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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세계사 - 흥미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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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보같은 역사는 반복되는가 - 그걸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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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상식에 딴지걸다 - 지적인 사람은 절대 참을 수 없는, 황당하고 뻔뻔한 역사의 착각
안드레아 배럼 지음, 장은재 옮김 / 라의눈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좀 도발적이다. 상식에 딴지를 건다는 표현이 있어 내가 알고 있는 내용 중 잘못된 것을 정정해준다고 생각했다. 읽어보니 상식보다 역사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역사는 상식인가라는 의문이 떠오른다. 내가 알고 있는 역사지식은 누군가 알려준 정보를 바탕으로 알고 있다. 나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가 인지하는 내용이라면 상식이 맞다. 나만 알고 있으면 지식일까. 그건 현대에서 정보에 가깝지 않을까.


각설하고 지금까지 너무 당연히 알고 있는 많은 상식이 잘 못 되었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한 편으로는 이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이 올바른 것일까라는 의문도 든다. 잘못되었다고 알려준다. 지금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다. 분명히 그걸 역사로 알고있었지만 터무니 없는 내용인데도 난 그렇게 알았다. 한국도 아닌 다른 국가의 역사니 그 국가에서도 내가 알고 있는 내용으로 알지 않을까. 오랜 시간동안 믿고 있는 내용이 갑자기 뒤집힌다. 이러니 진실과 사실은 늘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책에 나온 내용이 꼭 알아야 할 것은 아니다. 그걸 안다고 인생이 더 윤택해는 건 아니다. 삶이 풍성해 질 수는 있다. 상식이 그렇다. 돈이 되진 않아도 살아가는 재미를 올려준다. 그런 것들이 모여 힘든 현실을 잠시 잊게도 만들어준다. 인문을 외치는 이유 중 하나인데 자꾸 돈과 연관시키고 자기계발식으로 접근하는 거 자체가 좀 아쉽다. 그걸 돈으로 만든 위대한 사람이 있지만 어려우니 위대한 거다. 난 그렇지 못해서.


정말 소소하고 살아가는 데 하등 지장없는 잘못된 상식은 다음과 같다.


바이킹은 뿔 달린 투구를 썼을까?

노예들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건설했다?

콜로세움에서 기독교도들이 사자에게 던져졌다?

아서 왕에게는 원탁이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굉장한 미인이었다?

300명의 스파르타 병사가 페르시아 대군을 물리쳤다?

로빈 후드는 셔우드 숲에서 살았다?

피라미드의 저주가 왜곡되었다는 건 이미 익히 알려졌다. 이처럼 피라미드 건설한 사람들은 노예가 채찍을 맞아가며 건설했을 것이라 알고 있었다. 책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히브리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집트 탈출한 년도를 볼 때 그건 아니다. 당시 노예 숫자가 많지도 않았고 노예도 거의 외국인 포로라 적었다. 대다수가 평민이었고 오히려 숙련된 기술자들로 대접받고 풍족하게 살았다고 알려준다. 심지어 자재부족으로 파업까지 했단다.


원탁의 기사 아서왕같은 경우도 전설이지만 실제 생존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아서왕은 아예 없었다고 한다. 6세기 브리튼 왕국에 아서왕은 어떤 기록에도 존재하지 않고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도 정확한 단서도 없다고 한다. 평등을 뜻하는 원탁마저도 12세기에 추가된 내용이라고 한다. 현재 존재하는 원탁에도 후대인 튜더 가의 장미가 추가될 정도로 우리가 알고 있는 원탁의 기사와 아서왕은 그저 멋진 전설.


영화로도 유명한 300! 스파르타 병사 300명이 페르시아 대군에 맞서 싸웠다는 놀라운 내용이다. 19세기 스코틀랜드 시인 조지 바이런이 테르모필레에서 전사한 300인의 스파르타 병사를 기리는 시를 썼다. 이 덕분에 300명이 전설이 되었다. 실제 인원은 당시 여러 사료를 볼 때 대략 6,000~7,000명이 페르시아 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것으로 보인다. 숫자 차이가 너무 거대하다.


여러 인물이 떠오르지만 로빈 후드는 허구의 인물이고 셔우드 숲에도 살지 않았다. 19세기 작가 월터 스코트가 1819년에 출간된 소설 <아이반호우>에서 셔우드 숲의 로빈 후드라는 표현 이후에 사람들이 믿게 되었다. 비슷한 윌리엄 텔이 아들 머리 위에 사과를 쏜 이야기는 당시 스위스 어떤 아이도 머리 위에 사과를 놓은 적도 없다. 그저 15세기 스위스 지역에 존재했던 세계적 전설이라고 쉴러의 희곡 <윌리엄 텔>의 1804년 판에 써져있다.


끝으로 나폴레옹이 키가 작았다는 건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키가 작아도 서양인답지 않게 엄청 작다고 알려졌다. 157.5cm로 알려질 정도로 작았다. 나폴레옹이 작긴 했지만 평균보다 정도였다. 실제 키가 약 167.6cm였는데 이는 당시 평균보다 살짝 큰 키라한다. 영국 단위 기준과 프랑스 단위 기준이 달라 환산 과정에 이런 오차가 발생했다. 어쩐지 아무리 그래도 나폴레옹 키가 너무 작다고 생각했는데 의문이 해결되었다.


<인문학, 상식에 딴지걸다>는 이런 저런 어떻게 보면 쓸데없는 상식이 넓어진다. 알아도 딱히, 몰라도 딱히 살아가는데 전혀 지장없는. 그래도 알아두면 어디가서 아는 체하며 잘못된 상식이라 정정해주는 잘난체 정도는 하는데 도움주는 책이다. 잘난 체 하고 싶으면 읽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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