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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래층에 반달곰이 산다
마리메 지음, 임지인 옮김 / 라곰 / 2026년 1월
평점 :
일본 소설은 아주 예전에는 일반 소설 위주로 읽었다. 어느 순간 일본은 추리 장르가 가장 유명하다는 걸 알았다. 우연히 읽게 된 추리 소설이 일본 소설이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그런 후 생각해보니 예전에 읽었던 일본 소설도 추리 소설이었다. 그때는 추리라는 장르가 따로 있다는 걸 몰랐다. 그냥 소설은 소설일 뿐이었다. 그러다 전 세계적으로 추리 장르가 큰 인기를 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추리 소설이 일본에서 상당히 강점이라는 것도 알았다.
일본 만화를 엄청 많이 읽었는데 재미있던 만화 책도 따지고보니 추리 장르였다. 일본 추리 소설을 고를 때 가장 확실한 건 서점 대상이나 독자가 뽑은 소설이었다. 거의 대부분 일반 독자가 선택한 책이라 따지지 않고 읽으면 무조건 재미있었다. 그런 책이 한국에 번역되었기에 편하게 읽으면 되었다. 일본에서 인터넷 소설 대상을 받았다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한국과 달리 뭔가 일본에서 그런 상을 받았다고 하니 전문가 집단이 아닌 일반인이 선택한 느낌이었다.
책을 읽고 내가 생각한 장르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우리 집 아래층에 반달곰이 산다>는 비유가 아니었다. 진짜로 아래층에 반달 곰이 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설 속 세상은 동물과 가축이 더불어 살고 있다. 인간과 공존하며 산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전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나보다. 그러니 누구를 만나도 말이 통한다. 더구나 소설에 나오는 존재 대부분은 인간보다는 동물이 더 많았다. 인간도 만나겠지만 일부러 동물을 소개한지도 모르겠다.
도입부부터 유리코가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게 된다. 살던 집의 동물이 낸 화재때문이었다. 즉시 이사를 가야 해서 구한 집이었다. 중개업소에서는 처음에는 괜찮냐는 질문을 한다. 동물과 함께 공존해도 반달 곰이라는 존재는 부담일 수 있다. 워낙 거대하니 함부로 대할 수도 없다. 곰 입장에서는 작은 행동이라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마할 수도 있다. 그러니 조금은 겁을 먹을 수도 있다. 반달곰은 덩치와 달리 아주 소심하다. 대신에 일단 친해지면 귀엽다.
유리코는 반달곰과 친해진다. 반달곰은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소설이라 표정을 직접 볼 수 없지만 감정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난다. 신나면 뛰면서 좋아한다. 미안하면 어쩔 줄 모르고 안절부절한다. 유리코가 처음에는 부담을 갖지만 점점 친해지면서 마음을 놓는다. 둘은 위 아래에 살고 있는 사이라 수시로 만나게 된다. 친해진 이후에는 함께 편의점도 가고 주변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커다란 덩치의 곰과 작은 여성이 함께 다니면 저절로 주목을 받지 않았을까한다.
맥주 축제에 초청받아 갔을 때 둘이 더욱 친해지게 된다. 유리코는 필림이 끊길 정도로 마신다. 평소와 달리 다소 흐트러진 모습일 때 반달곰이 챙겨준다. 유리코를 업고 집까지 데리고 간다. 유리코는 그때 편안함을 느낀다. 미안해 하는 감정도 있지만 술 취해서 어쩔 수 없다. 서로 밥도 시간이 맞으면 함께 먹는다. 주변에 피크닉도 간다. 둘 사이에는 딱히 로맨스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친해진 건 맞다. 아마도 주변에서는 둘을 보는 시선이 다르지 않았을까한다.
소설을 곰같은 남자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그 외에도 소설에 나오는 다양한 동물이나 가축도 역시나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재미있었던 건 반달곰이라 겨울잠을 잔다. 겨울 내내 곰을 만날 수 없었다. 봄이 되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감정이었을까. 무척 궁금했다.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사람과 동물이 사귀고 함께 사는 커플도 있는 듯하다. 먹는 걸 제외하면 반달곰이 친구나 연인이면 진짜 유쾌하고 즐거울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동물과 대화하는 게 어색할 수도.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따뜻한 미소로 읽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