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탄생 - 대한민국의 심장 도시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한종수.강희용 지음 / 미지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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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에서 강남이라는 지역은 욕망이다. 그 부분이 언제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30년 전에도 강남에 대해서 사람들이 이야기했다. 저기 땅을 샀으면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20년 전에는 오렌지 족과 같은 이야기와 함께 강남이 부의 상징이 되었다. 10년 전에 미친 듯 오르는 주택 가격과 함께 질시의 대상이 되었다. 현재는 한국의 모든 것을 총괄하는 지역으로 완전히 변모했다. 누가 뭐래도 이제 강남은 한국과 서울의 중심 중 중심이다.


이런 부분은 꼭 유럽에서 미국으로 모든 축이 넘어간 것과 비슷하다. 역사가 짧은 미국은 아직도 문화와 같은 부분에서 부족하고 유럽은 이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처럼 강남도 비슷하다. 강남은 문화와 금융을 비롯한 모든 것을 대변하고 집중되어 있지만 역사가 짧다. 다른 지역은 그 곳만이 갖고 있는 역사가 문화가 되고 대체할 수 없는 공간이 되었다. 그 부분에 있어 강남은 아직 멀었다. 어느덧 강남도 시간이 지나며 하나씩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되는 곳도 있지만 말이다.


이런 점이 강남은 욕망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한다. 한편으론 그것마저 강남이 가져간다면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해도 역사를 그렇게 쉽게 가져갈 수 없으니 강남은 강남만의 역사를 가지며 문화가 융성해지리라 본다. 강남은 한국에서도 독특한 지역임은 확실하다. 자연 발생적으로 생긴 전통 도시내에서 확장되며 신도시로 만들었다.


최초의 서울 신도시라는 상징성에 정부 차원에서 모든 혜택을 몰아줬다. 이 점이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고 강남이 지금과 같은 한국의 중심이 되었다. 서울로 된 지역 중에 강남과 같이 신도시로 만든 곳도 있지만 강제적으로 명문 학교를 이주시키고 경부고속도로로 한국 물류를 통과시키게 만들었다. 각종 회사들도 이주시켰고 심지어 법원과 검찰청마저도 강남으로 이동했다. 모든 권력을 비롯한 부의 이동과 함께 강남은 점차적으로 블랙혹이 되어버렸다.


최초 강남은 서민을 위한 지역이었다. 허허벌판에 아파트만 건축되다보니 못 살겠다며 다시 강북으로 역이주를 한 사람도 있을 정도다.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린벨트 문제도 강남때문이었다. 강남을 개발하는데 사람들이 별 관심이 없다.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다른 지역을 그린벨트로 묶으며 강남으로 가게 만들었다. 지금에서야 자연환경을 위한 보호정책으로 보이지만 예당초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

책을 읽다보면 한국 재벌이 어떤 식으로 흥하고 망했는지도 알게 된다. 어느 국가나 초기에는 기술이 없다.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정도만 겨우 보호받는다. 이러니 대부분 토지를 갖고 자산을 불리며 성장한다. 모든 기업이 그랬다. 없는 기술을 부동산으로 버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며 그에 따라 이익을 갖는다. 강남에 성장한 많은 기업이 점점 모든 것이 집중되며 토지 가격 상승으로 돈을 번다. 거기에 아파트를 건설하며 엄청난 성장을 근거로 제대로 된 기술을 접목한다.


이렇게 토지로 번 돈을 갖고 기술로 기업을 추진하면 지금의 대기업이 되었다. 그렇지 않은 기업은 토지로 흥해서 토지로 망했다. 최근 많이 재건축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사라진 우성은 보도블럭 만들던 회사고 한신은 보일러 회사라는 걸 알게되고 재미있었다. 그 외에도 한보도 그렇고 워낙 강남에서 큰 돈을 벌던 기업이 사라졌다. 영원하리라 믿었겠지만 늘 오르고 떨어지기를 반복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결과다. 더구나 정경유착으로 토지를 개발하며 번 돈이니.


비록 강남에서 살아 본 적도 살지도 않고 있지만 <강남의 탄생>을 읽다보니 추억에 꽤 잠겼다. 지금은 사라진 1호 맥도널드 점이었던 압구정 자리나 의외로 강남 곳곳에 있었던 것들이 떠올랐다. 확실히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그런 곳이 있었다는 걸 벌써 잊고 있었다. 부동산 투자라는 관점과는 전혀 상관없이 놀기 위해서나 여러 가지 이유로 강남(서초,송파 포함)을 참 자주 많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강남이라는 지역은 국가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만든 장소다. 심지어 단순히 배드타운 역할만 하게 된 노원구 중계동, 하계동이나 목동 등과 달리 직주근접까지 해결된 도시다. 강남만큼 가기 편한 곳이 없을 정도다.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강제적으로 온갖 편법까지 동원해서 만든 지역이 이제는 거꾸로 다른 지역을 집어 삼킬 정도의 위력과 위용을 갖고 있다. 강남을 선망하고 욕망하면서도 손가락질하는 이중적이면서 이질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단순히 강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욕망하는 것도 좋지만 이 책같은 걸 읽으면 역사를 아는 것도 참 좋다. 현재는 과거부터 이어져 오는 끈이 연결된 추세다. 너무 강남위주로 편중된 걸 서울에서도 분산시키려 하지만 쉽지 않다. 과거 강남이 발전한 그 모습을 똑같이 하기에는 이제 불가능하다. 강제적인 독재가 통하지 않는 시대니 말이다. 그래도 강남이 이처럼 성장한 것과 같이 좀 더 일자리를 만들어준다면 그나마 다소 해결되지 않을까. 


강남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참 많다. 현대에 들어와 이토록 엄청난 공을 들이고 노력한 계획도시가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다시는 없을 것 같다.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도 이제 강남은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다. 통일이 된다고 해도 그렇지 않을까한다. 그런 의미로 강남에 대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알아 놓는 것은 큰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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