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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도 철학이 되나요? - 논술 사고력을 키우는 10대들의 엉뚱한 질문 10대를 위한 철학 큰 스푼 1
이지애 지음, 아소코민 그림 / 동아엠앤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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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고 하면 일단 심각해진다. 철학이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말랑말랑한 느낌이 1도 없다. 딱딱하다. 어떤 것이든 철학이라고 하면 농담도 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다. 무엇인가 논하는 자리에 철학으로 빠지면 뭔가 곤란하다. 엄청나게 대단한 사상가면 모르겠지만 대부분 사람에게 개똥철학이다. 철학이라는 게 정답은 없고 자신만이 생각하는 바를 주장한다고 본다. 정답이 있다면 그게 철학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철학의 역사를 봐도 그렇다.


누군가 세운 철학을 부정하거나 반대 논리를 펼치면서 색다른 사조가 생긴다. 철학은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총합을 뛰어넘기는 힘들지 않을까한다. 인류 역사의 발전과 함께 철학도 발맞춰 진화했다고 본다. 지금도 여전히 철학이 중요한 시대다. 자신만의 철학이 없으면 나를 잃고 중심이 사라진다. 철학이 거창한 것은 또 아니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생겨도 자신만의 중심이 있다면 그게 철학이 아닐까한다. 이런 철학이 음식과 만난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음식에도 당연히 철학이 들어간다. 음식을 만들고 먹는다.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음식을 기다릴 때도 있다. 음식과 관련된 수많은 단계에서 철학이 들어간다. 물론, 이건 억지 일 수도 있다. 철학따위는 없다. 그저 먹으면 된다. 배부르면 끝이다. 맛있는 걸 배불리 먹고 행복하면 세상 살아가는 게 이 맛이구나한다. 음식에도 각자 철학이 있다. 한국에는 손맛이라는 표현을 한다. 이게 다소 체계화되지 못해 한국 음식이 세계화를 발목잡는다는 말도 했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체계화되기 했어도 여전히 한국 음식에는 손맛이 참 중요한다. 발효 식품이라 더욱 명확하지 않다고 본다. 반대로 볼 때 음식만큼 철학적인 것도 없다. 음식에 희노애락이 다 들어있다. 음식을 먹을 때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가 더 중요하기도 하다. 누구와 먹느냐에 따라 똑같은 음식도 달라진다. 심지어 함께 먹은 음식 맛은 기억나지 않아도 정서와 감정은 남는다. 그만큼 먹는다는 행위는 인간에게 무척이나 중요하다. 과장되어 말하면 살아가는 이유라고 할 수도 있다.



음식을 철학으로 설명한다고 하니 어떤 식으로 접근할 지 궁금했다. <먹는 것도 철학이 되나요?>는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철학이 흥미로운 건 청소년을 위한 책을 성인이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차라리 좋다. 철학적으로 깊이가 없다보니 오히려 좋다. 어떤 분야를 접할 때 관련 지식이 없는데 곧장 전문서를 읽는 건 무리다. 입문서를 읽어야 편하다. 입문서 중에서도 청소년 대상은 눈높이를 낮게 하니 더욱 편하다. 쉽게 설명해주니 이해하기도 참 좋다.


어떤 음식이 맛있다는 상당히 주관적이다. 무엇보다 음식이 익숙하지 않으면 다른 분야와 달리 사람들은 쉽게 먹지 않으려 한다. 특정 문화와 민족과 국가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다. 재미있는 건 이런 걸 깨는 것도 문화다. 한국 음식이 과거에 혹평을 받았다. 서양에서는 그렇게 하면 먹지 않는다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받았다. 지금은 문화가 전파되면서 똑같은 음식인데 한국인처럼 먹으면서 맛있다고 한다. 여기서 책에는 플라톤이 등장해서 이데아를 설명한다.


현실과 현실 너머의 이데아 세계가 있다. 영원불편한 형태가 있는 이데아를 인간은 망각의 강 레테를 건너 현실 세계로 오며 전부 잊어버린다. 음식을 먹을 때 이데아가 존재한다. 각자만의 이데아가 생긴다. 절대 맛은 존재하지 않지만 각자의 이데아에 따라 공통된 맛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치하는 맛이 이데아에 가깝다. 이데아에 가까울수록 해당 음식은 지역을 넘어 세계로 퍼져 누구나 다 좋아한다.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나온다. 바로 중용이다.


중용은 가운데인 중간이 아니다. 음식 부정과 식탐의 중간이라 할 수 있다. 행복한 식사를 하는 게 바로 절제된 중용이다. 책에는 학교 급식에 대해 설명하는데 살짝 동의하기는 힘들었다. 학교 급식을 공동 식사개념으로 본다. 어른들에게도 힘들 듯한데 사춘기 아이들이 가능할까하는 생각은 들었다. 음식과 관련되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알약에 대해서도 논한다. 인간에게 맛이라는 개념은 무척이나 중요한데 알약만으로 가능할까하는 생각은 든다. 여러모로 음식을 철학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재미있게 읽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식탐은 철학으로도 해결 불가능.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철학으로 음식을 먹으면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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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의 철학 - 예술과 일상을 대하는 세련된 감각
지바 마사야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추천 / 베가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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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라는 말은 참 애매하다. 무척이나 주관적인 단어로 보인다. 객관이라고는 단 1도 없게 느껴진다. 누구에게 우리가 센스라는 표현을 한다. 이럴 때 객관성은 전혀 담보되지 않는다. 그 사람은 참 센스가 있다. 그 사람은 참 센스가 없다. 이런 표현을 들었을 때 격하게 공감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도 있다. 말도 안 된다면서 저게 무슨 센스냐고 할 사람도 있다. 센스라는 걸 정확히 표현하기도 힘들다. 뭘 근거로 센스가 있다고 하는지도 명확히 말하기 힘들다.


그저 센스가 있다고 한다. 센스가 있다는 표현은 어떤 상황에서도 쓸 수 있다. 누군가를 보고 옷을 참 센스 있게 입는다. 사람이 참 일을 센스있게 하네. 이런 식으로 센스는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정확히 모른다. 신기하게도 다들 정확히 모르면서도 서로 대화가 완벽히 이뤄진다. 어떤 걸 두고 센스가 있다고 하는지 알아 듣는다. 참 놀라운 일이다.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을 읽고도 센스있게 무슨 말을 하는지 아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겟다. 이렇게 볼 수 있다. 센스가 없다고 해서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패션 감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센스도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누군가는 센스있다는 말을 듣다가 어느 날부터 센스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도 듣는다. 지금까지 별 생각없이 센스라는 표현을 했다. 센스가 이렇게 심오할 수 있다는 걸 <센스의 철학>을 통해 알았다. 역시나 철학자는 별 것도 아닌 걸 꺼내서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재능있는 사람이다.


이 책은 센스가 좋아지는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센스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분야에 따라 센스가 다른 의미로 쓰인다. 센스는 타고난 건 아니다. 어느 정도는 센스도 타고난 건 맞다. 세상 모든 건 후천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그러니 얼마든지 노력으로 센스가 늘 수 있다. 일머리가 있다는 표현을 한다. 처음부터 일머리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일을 하다보면 생기는 감각이다. 일머리를 센스라는 용어로 업무에서는 쓸 수 있으니 얼마든지 개발 가능한 영역이다.



센스에 대해 저자는 예술과 연결한다. 예술과 삶을 연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센스라는 건 그렇게 볼 때 감각이다. 예술 영역은 사실 타고나야 한다. 기본적으로 타고난 재능에 후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타고난 재능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 우리가 모든 분야에 다 잘 할 수 없다. 그건 인정한다. 사람마다 잘하는 영역은 분명히 다르다. 센스를 예술과 삶까지 연결되는 건 꽤 심오하게 느껴진다. 센스가 그렇게 거창할 지는 미처 몰랐다.


책에서 정의하는 센스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직관이란 표현이 들어가는 것부터 이미 주관이다. 사람마다 직관이 다르다. 직관은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총합이 아닐까한다. 직관을 순간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꽤 많은 시간동안 특정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을 때 생기는 감각이다. 그러니 센스라는 표현을 하거나 듣는 사람은 그 정도의 감각을 축적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니 예술 감각이 결부된다. 예술은 엄청난 경험이 축적된 후에 감각이 생긴다.


피아노를 매일같이 기계처럼 연습해도 일정 수준 이상을 가지 못하는 부지기수의 사람들이 있다. 분명히 똑같은 피아노를 쳐도 다르다. 이걸 알기 위해서는 그만큼 나도 피아노를 많이 들어야 알 수 있다. 그러니 센스라는 표현을 하기 위해서 나도 그 정도의 센스를 갖춰야 한다. 책에서는 이를 위해 리듬을 말한다. 리듬은 고정적인 것이 있고, 안정적인 것도 있다. 여기에 변주를 통해 일반적이지 않은 리듬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전부 기본적인 걸 닦았을 때 해낼 수 있다.


또한 0과 1이라는 개념도 쓴다. 저자는 0이라는 개념을 다소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도 싶었다. 1에서 2를 만드는 것보다 0에서 1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 내가 볼 때 0에서 1이 되려면 무에서 유를 창조할 정도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센스를 갖추기 위해 그렇다는 개념일 수도 있다. 나는 0에서 1을 만들려고 노력한 적이 거의 없다. 그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센스가 다소 부족한가라는 생각도 든다.책에서는 0을 무라고 생각하진 않는 듯하다.


센스에 대해 책을 통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센스라는 표현을 듣는다는 건 칭찬이다. 센스가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한정이지만. 센스가 있으려면 쉽지 않다. 어떤 분야에서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리듬을 잘 만들어야 한다. 엄청나게 센스있는 사람은 리듬마저도 이상하게 비틀지만 사람들에게 칭찬받는다. 모든 분야에서 센스를 갖추긴 힘들다. 내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센스있다는 표현을 듣고 싶다. 내 리듬이 어떨 지, 0에서 1을 만들 수 있는지. 핵심 아닐까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리뷰가 재미없으면 센스가 없는 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센스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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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고전 - 날마다 내공이 쌓이는 고전 일력 365
이상민 지음 / 라이온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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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나 고전은 알고 있다.

누구도 고전을 읽지는 않는다.

고전은 과거부터 내려오는 좋은 말이다.

어느 정도는 우리 일상에도 고전은 침투(?)해 있다.

깊지는 않아도 자신도 모르게 고전 명언을 내뱉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나도 모르게 보고 들은 것들이 있어 그렇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정도로 친숙하게 고전은 나와 함께 있다.

막상 고전을 제대로 배우려고 하면 그 즉시 질려버린다.

일단 고전이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한자다.

한자로 구성되어 있어 봐도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른다.

그나마 해석하는 책들이 있지만 그마저도 어렵다.

짧다고 하면 상당히 짧은 문구를 갖고 해석을 해준다.

책으로 이런 걸 접하려면 꽤 어렵다.

많은 페이지를 읽어내려면 그것 자체가 뭔가 안 맞다.

하나의 문구만으로도 몇 분만에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루까지는 아니라도 붙들고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는 문장이다.

최근에 일력이 다양하게 나온다.

그 중에 하나로 이번에 나온 책이 <하루 고전>이다.

하루에 하나씩 고전에 나온 문구를 읽을 수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을 듯도 한데 그렇지는 않다.

일력에서 소개하는 문장이 매일 다르다.

어떤 내용은 금방 이해가 되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어떤 내용은 얼핏봐도 한 번 읽어도 무슨 말인지 한다.

그만큼 일력을 통해 다양한 고전을 접할 수 있다.

다행히도 모든 고전에 따로 해석이 있다.

고전 문장을 보자마자 이해 되는 건 상관없다.

그렇지 않은 건 해석을 읽으면 이해가 조금 올라간다.

일력에는 꽤 많은 고전이 담겨있다.

너무 익숙한 사서삼경은 물론이고 다른 것도 많다.

이걸 일일히 찾아 정리하고 선택한 것도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너무 방대하기에 어떤 걸 선택할지는 오롯이 작가의 몫이다.

작가가 취사선택 한걸 우리는 읽는다.

일력이라 1월 1일부터 시작할 필요없이 오늘부터 해도 된다.

어차피 1년 동안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닌 두고두고 봐야 할테니.

여기에 있는 일력만 제대로 숙지해도 젠체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뭔가 어려운 표현으로 누군가에게 말하면 괜히 날 달리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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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학 필독서 50 - 플라톤부터 마이클 샌델까지 2500년 철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 센시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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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워낙 방대하다. 철학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자 한다면 쉽지 않다.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차마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못하지 싶다. 어떤 각오를 한 후 도전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그럴 마음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철학을 소홀히하거나 무시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철학에 대한 목마름은 있다. 뭔가 더 알고 싶다는 지적 호기심도 물론 있다. 중요한 건 마음만 있을 뿐 하나씩 체계적으로 공부하려고 시도한 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대부분 철학과 관련된 건 전부 다이제스트였다. 한 권의 책을 읽어 본 적은 거의 없다. 특정 철학자의 책을 선정해서 오롯이 읽은 적도 기억에는 없다. 가득이나 어려운 개념과 용어가 난무하고 난해한 문장으로 가득한 책을 읽으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편견이겠지만 대체적으로 번역도 그다지 깔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쓰다보니 아주 예전에 철학 책을 읽은 기억은 있다. 당시는 지금보다 번역이 더 어려웠을 때라 읽긴 했지만 머릿속에 남은 건 하나도 없다.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모든 건 전부 과거로부터 왔다. 이미 고민하는 것에 대해 과거 철학자가 고민해서 풀어낸 경우가 많다. 특히나 인간 존재에 대한 부분은 수천 년전에 이미 아주 많은 철학자가 다양한 방법과 개념으로 설명했다. 각자 자신의 고민에서 출발해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만큼 철학은 각자의 영역이 강하지만 이것도 시간 순서대로 본다면 서로가 영향을 주고 받았다. 고대 그리스 시대 철학자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했을 때에도 서로 영향을 받았다.

그 이후 모든 건 거기서부터 또 다시 출발한다. 철학자는 이로부터 영향을 받아 승계하거나 거부하거나 개선하는 식으로 철학을 발전시켰다. 철학이 발전해서 심리학은 물론이고 뇌과학, 물리와 수학까지 전부 영향을 받았다. 과거에 철학자는 수학이나 지금의 물리까지 전부 고민했다. 삼라만상에 대해 전부 고민을 하고 이를 풀어내려 노력했다. 사고 체계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 위한 방법으로 숫자로 표현하며 수학이 되었다. 당시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물리도 철학에 출발한다.

이런 식으로 철학은 현대까지 이어져왔다. 인간 존재에 대해 처음과 달리 더욱 복잡해졌다. 단순히 인간에 대한 개념을 선사했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남녀에 대한 구분이 생겼다. 과거에는 인간은 남자였다면 이제는 여자도 존재로 고민하게 된다. 이렇게 여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함께 철학도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하는 학자들이 생겼다. 최근 들어서는 또다시 이성이라는 부분도 함께 다루게 되었다. 하나의 존재가 규정하는 것은 사회적인 관점인지 태생인지까지도.

과학이 덜 발달했을 때와 달리 이제는 인간에 대한 의학까지 발달하면서 철학에서 치열하게 논쟁했던 것들이 무의미하게 된 것도 있다. 무의미하다는 건 과학이 다소 배제된 방법으로 개념을 설명했는데 이제는 아니라고 밝혀졌다. 그렇다고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거기서 출발해서 또 다시 한 쪽 방향만 맞다는 것이 아닌 다른 방향도 있다는 개념을 얻게 되었다. 철학은 그렇게 서로 논쟁하고 반론을 펼치며 자신의 주장을 치열하게 할 때 더욱 발전하게 된다.

이런 철학을 제대로 배우는 건 난 포기했지만 알게 모르게 내 뇌리에는 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이 과거에 있던 걸 나도 모르게 받아들였고 그 토대 위에 발전했기 때문이다. <세계 철학 필독서 50>은 그렇게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철학자에 대한 설명을 하는 책이다. 각 철학자의 대표 책과 개념을 소개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작가가 모든 철학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단순히 해당 철학자의 책 한 권 읽은 것으로는 힘들다.

해당 철학자의 여러 권을 읽으며 습득해서 남에게 소개할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작업이다. 지금까지 이런 류의 책은 주로 동양 작가가 쓴 걸 읽었다. 이번에 아마 처음으로 서양 작가가 쓴 책으로 읽게 되었다. 주로 고대부터 근대정도까지 소개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현대까지 소개한다. 그러다보니 다소 논쟁적인 부분도 포함한다. 아쉬운 건 이런 책은 연대순으로 해야 읽는 사람입장에서는 순차적으로 하나씩 입력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름 순으로 소개를 한다.

나처럼 철학을 잘 모르는 사람은 연대순으로 해야 각 철학자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어 더 좋다. 작가가 순서만 이름이 아닌 연대 순으로 했다면 훨씬 체계적으로 읽으며 이해되지 않았을까한다. 확실히 근현대 철학자에 대한 소개는 다소 어려웠다. 내가 아직까지 고대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에 들어와 더욱 복잡해진 사회와 인간 관계 때문이 아닐까한다. 여기에 인간은 똑같지만 새롭게 알게 된 지점에 대한 설명까지 들어가니 더욱 그런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연대기순으로 했으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철학 다이제스트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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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 - 죽음이 알려주는 품위 있는 삶을 위한 46가지 선물
김종원 지음 / 포르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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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이라는 단어 자체가 느껴지는 뉘앙스가 있다. 뭔가 거룩하고 고귀하고 인생의 마지막으로 최종적인 질문. 괜히 거창해지고 고르고 골라 신중하게 딱 하나를 입으로 내뱉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 질문>이라는 책도 제목 때문에 죽음과 난 연관을 지었다. 죽음에 이르러서 갖고 되는 질문이라는 다소 철학적인 화두. 책에 나오는 철학자들이 던져주는 거대담론일지도 모르겠고, 아주 개인적인 삶일지도 모르겠지만 죽기 직전에 던지는 질문이라 생각했다.

책을 읽어보니 딱히 다른 건 아니지만 내 생각이 너무 거창했다는 판단을 했다. 그 정도는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죽음 앞에 우리는 누구나 다 똑같다. 죽음 앞에서는 그 모든 것도 전부 필요없다. 이전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다를 수 있지만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다 똑같다. 죽는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유일한 결과물이다. 죽기 전에 사람마다 다양한 반응을 할 수 있다. 죽음 앞에서 보이는 태도가 중요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어떤 태도를 갖고 죽는다고 해도 그건 이미 나와는 큰 상관이 없다. 남들이 나에게 어떤 시선을 갖고 바라볼지 몰라도 나는 이미 죽었기에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 남은 자들의 몫이 된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나말고 남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죽음 이후도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죽음으로 끝나지만 내가 남겨놓은 것들을 누군가 이어받을테니 말이다. 책에는 총 6명의 철학자가 나온다. 릴케, 톨스토이, 칸트, 니체, 쇼펜하우어, 괴테가 그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잘 알지만 접근하기 힘든 위인들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철학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직접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닌 가상의 상황으로 만들어 해당 철학자의 사상으로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작가 스스로 구한다. 쉽지 않은 방법이다.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다는 것은 직접 듣지 않는다면 내가 하는 답이다. 해당 철학자가 어떤 답을 했을련지 알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해당 철학자의 사상에 대해 아주 잘 알지 못한다면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책에는 총 46가지 질문이 있다. 이에 대해 답변하는 형식이다. 각 철학자의 사상을 근거로 작가 알려주고 있다. 첫 질문은 '자신을 그대로 보여 줄 한 줄이 있는가?'다. 여기서 유언에 대해 말한다. 유언이라는 것은 확실히 죽기 직전이나 죽음을 앞두고 하는 마지막 이야기라는 의미가 있다. 유언을 꼭 남겨야 할 필요는 없지만 남긴다면 무슨 말을 하는게 좋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있는 사람도 있고, 한 번도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주 예전에 관에 들어가 마지막 유언을 하라는 이벤트를 참여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 내가 뭐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만큼 절박하지 않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유언하지 않았기 때문일 듯하다. 또는 유언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한다. 지금 내가 하는 유언은 그렇게 볼 때 지금만 유효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은 될 듯하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당시에 했던 유언이 의미는 있겠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는 판단을 할 수 있어도 말이다. 아마도 그건 사람은 죽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나이가 먹고 움직일 수 없다고 하여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정정할 때 하는 생각과 무너져 갈 때 하는 생각은 다르기에 미리 유언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볼 수 있다. 판단이 흐려진 상태에서 하는 유언은 올바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어떻게 보면 유언을 받아들인 남은 자들의 몫일 뿐 유언을 한 내 몫은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정답이라는 것이 이렇게 쉽지 않다. 딱 부러지게 되는 것은 역시나 죽음 말고는 없는 듯하다.

철학이라는 것이 그런 의미에서 참 정의내리기 힘들다. 어떻게 보면 각자의 주장이 있을 뿐이지 정답은 아니다. 각자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주장을 한다. 무대포로 무논리로 하는 것이 아닌 논리정연하게 깊은 사색으로 펼치는 주장이니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다른 편에서는 그와 다른 사고를 하게 되면서 치열하게 서로 논쟁도 한다. 이렇다고 정답이 나올 수 있을까. 철학이라는 속성상 그러기는 힘들듯하다. 다양한 철학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것은 현대 사람에게는 맞다.

그런 철학이라도 마지막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사실 앞에서 마지막 질문을 받게 된다면 허심탄회하게 모든 걸 내려놓고 말하지 않을까한다. 욕심이라는 감정을 갖고 있는 인간에게는 어쩌면 죽음이 바로 눈 앞에 온 순간 이전까지는 힘들듯하다. 솔직하게 털어놓으려 해도 그 말을 한 후에 나는 계속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말하게 된다. 그마저도 어쩔 수 없이 또다시 내 후대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겠다는 전제를 갖고 하지 않을까한다. 이 책은 그런 철학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꼭 죽음과 관련된 질문은 절대 아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철학은 생각이라는 걸 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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