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 - 도시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가
이언 골딘.톰 리-데블린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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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장소다. 과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산다. 도시에 산다는 건 여러모로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많다. 대도시가 싫다고 하는 사람도 이동한 곳이 결국에는 다른 도시다. 대도시가 아닐뿐이지 도시로 이사한다. 도시가 그만큼 편리하다. 더구나 수많은 사람이 모여 살면서 다양성도 엄청나다. 사람들이 사는데 지장이 없으니 가장 효율적으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같은 면적으로 도시보다 더 구조를 잘 짠 지역은 없다.

처음부터 도시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살았던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공장이 대도시에 있지 않다. 도시에 공장이 없는데도 사람들은 도시로 온다. 그런 이유 중 하나가 고소득자가 살고 있다는 점도 한 몫한다. 처음부터 도시에 고소득자가 살던 건 아니다. 한국은 좀 예외긴 해도 미국같은 경우에 고소득자가 오히려 외곽으로 나가 살았다. 도시는 오히려 빈민층이 주로 거주하던 곳이었다. 그러던 것이 기술과 문명이 발달하며 점차적으로 고소득자가 도시로 왔다.

도시에 모여 살면 더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수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돈벌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이렇게 고소득자가 도시에 살고 있으니 돈 벌기 위해 사람들이 대도시로 또 몰려들었다. 고소득자는 시간이 돈이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돈으로 산다. 밥을 해 먹지 않고 사먹는다. 이러니 식당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다양하게 자신이 직접 하던 일을 돈으로 해결한다. 그 돈이 결국에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덕분에 도시는 더 거대해지게 되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 수 있지만 <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에 나온다. 잘 생각해보면 틀린 것도 아니다. 공장이 있는 곳은 그들을 위한 여러 기반시설이 들어선다. 대신에 일정 이상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다. 그에 따라 기반시설에 들어서는 것도 한계가 있다. 고소득자가 사는 곳들은 이런 한계를 시간이 갈수록 깬다. 서울을 보더라도 그렇다. 인구가 별 차이 없는 경기도를 보더라도 다른 지점이 많다. 경기도는 인구가 집중되지 않은 측면도 있긴 하지만.

예전에는 농촌에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었다. 이마저도 기계가 발전하면서 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 인간없이 기계로 하는 것이 단위 면적당 훨씬 효율적이고 생산량도 비교되지도 않는다. 농촌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었다. 이들에게는 일자리가 생겼다. 일자리 자체가 농촌에서는 생길 수 없던 분야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면서 새롭게 필요성이 생긴 것들이 많다. 고부가가치는 고소득을 벌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는 없다.

모인 사람들로 인해 그들이 필요로 한 많은 것들이 있다. 그렇게 도시는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공장이 없는데도 모인 사람들만으로도 먹고 살수 있는 새로운 것이 계속 생긴다. 그로 인해 분명히 빈부격차가 벌어졌다. 그렇다고 해도 도시에 사는 가난한 사람이 농촌에 사는 가난한 사람보다 좀 더 잘 산다. 이건 여러 연구결과로 입증 되었다. 도시에 모인 사람들이 십시일반 도와도 해결이 어느 정도 가능도 하다. 도시가 성장한데는 당연히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률과 연결되었다.

지난 몇 십년 동안 경제성장률에 따라 도시가 엄청나게 발전한 대표적인 곳이 일본, 한국, 중국이다. 이들 나라는 경제성장률과 함께 국가뿐만 아니라 도시도 세계적으로 현대화가 되었다.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이런 국가가 더이상 나오질 않고 있다. 나오기 힘들다는 뉘앙스도 있다. 그렇게 볼 때 한국은 온 좋게도 막차는 탔다. 운 좋다는건 좀 그렇고 얼마나 노력하고 지금같은 규모와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누구도 흉내내기 힘들정도다.

도시가 만능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제 도시는 모든 것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도시는 더이상 확장하기가 힘들다. 기존 건물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 인구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도시를 확장시키는 건 무리다. 이를 위해서 책에서는 한국으로 치면 용적률을 올려 좀 더 높게 올릴 것을 제안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높게 올리는 건 아니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 홍콩처럼 무지막지하게 건물을 올려 옆 건물과 구분이 안 될 정도는 아니겠지만.

미국 사례긴 대중교통을 발전시키는 걸 권한다. 지구 환경을 위해서도 도시가 더욱 환경적이다. 농촌에서는 다들 차를 몰고 다녀야 한다. 도시는 차 없이도 얼마든지 이동이 가능하다. 그렇게 볼 때 대중교통은 도시를 확장시키기도 하지만 복지측면도 분명히 있다. 수익관점에서 무조건 볼 것이 아니다. 코로나로 인해 외곽에 거주하는 비율이 잠시 높아졌지만 결국에는 다시 도시로 몰려들고 있다. 도시는 자체적으로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책을 읽어보면 한국에서도 참고할 점이 보인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뒷부분 개선책 등은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도시에 대해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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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의 거장들 - 매 순간 다시 일어서는 일에 관하여
데비 밀먼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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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인터뷰 형식의 글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 <멘탈의 거장들>은 인터뷰 대상자 명단을 보니 꽤 유명한 사람이 많았다. 아마도 출판사 쪽에서 의도적으로 팀 페이스나 알랭 드 보통 등을 전면에 내세웠으리라 본다. 그러다보니 책 제목과 함께 내가 약간 착각을 했다. 자기 계발이나 동기 부여 관련 내용이라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 책에 나온 사람들은 훨씬 더 깊고 폭넓은 사고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단순히 동기부여와 같은 내용이 아니었다.

내가 착각을 했다고 생각할 때 제일 좋은 건 번역작품일 때는 원제목을 찾는다. 'Why design matters'이다. 영어가 짧아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로 해석되었다. 설계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으니 대략적으로 세상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대략 그런 뉘앙스가 아닐까한다. 실제로 책에 나온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신만의 삶과 세상에 대한 철학을 갖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물들이다. 전부 확고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아쉬운 점은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라 거의 대다수 모르는 인물들이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아는 인물일 때 좀 더 하는 이야기에 집중되고 '아~ 그랬구나. 이 사람이 그런 사람이었구나.'이런 공감을 하며 볼텐데 그건 힘들었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알지 못했던 걸 알게 되었다. 더구나 다소 쉽게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인터뷰니 금방 읽을 것이라 봤다. 막상 읽어보니 글씨가 깨알같아서 금방 읽히지 않았다.

한 인물이 나눈 이야기를 보면서 밑줄도 긋도 읽으려니 시간도 꽤 걸렸다. 2~3일이면 다 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일주일도 넘게 읽었다. 한 인물이 담담하게 또는 다소 비장하게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알지 못했던 걸 안다는 것은 어떻게 볼 때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알고 있는 걸 반복해서 읽으며 단단하게 하는 것도 분명히 좋다. 그런 식으로 자기 확신을 갖는 것은 어떤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신에 진짜로 독서를 하는 이유는 아니라고 본다.

독서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모르는 걸 알기 위해서다.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단단한 고정관졈을 깨기 위해서다. 나이를 먹을수록 쉽지 않다. 한 번 주입된 개념은 말랑하지 않고 바위처럼 단단하다. 그러다보니 나와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렇게 한 쪽면만 계속 받아들이면 나름 편할 수도 있다. 자신이 아는 것만 계속 받아들이니 그렇다. 문화적 충격이랄 것도 없다. 그런 걸 받아들일 준비도 없기 때문에 피하고 오히려 화까지 내는 경우가 많다.

진정으로 지식의 앎이라는 건 그런 걸 뛰어넘는 것이라고 본다. 나는 별로 찬성하지 않는 생각이라도 접해야 할 이유가 있다. 그게 바로 앎이라고 본다. 이 책을 읽으면 그렇게 된다. 책에 소개된 인물의 스펙트럼이 워낙 넓다. 한계가 없다고 할 정도로 방대하다. 그들이 갖고 있는 사고도 넓고 분야도 다채롭다. 평소에 전혀 접하지 않던 인물도 있지만 그런 분야가 있는지 알게된 것도 있다. 그래도 한국에도 소개된 인물이 나올 때는 살짝 완화된 심정으로 읽었다.

아무래도 책으로 접했던 인물이라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 어떤 말을 할지도 대략 예상이 되었다. 책의 저자인 데비 밀먼이 자신만의 독특한 질문을 한다고 해도 말이다. 데비 밀먼은 동성애자로 동성과 결혼까지 한 상태다. 책에도 그런 인물이 꽤 나온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인물인데 그들이 갖고 있는 사고를 접할 수 있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미국인에 대한 관점이었다. 인도 출신인 사람이었는데 현재는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처음에는 프랑스인가 영국으로 갔다가 미국이 정착하기 더 좋은 듯해서 미국으로 갔다고 한다. 자신이 미국인이라고 하면 미국에서는 누구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받아들인다고 한다. 다른 국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네가 미국인이야? 인도에 가서 내가 미국인이라고 하면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단고 한다. 그런 점이 미국에서만 가능하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미국이 세계 최강 국가가 된 이유처럼 보였다. 여전히 앵글로 색슨 계열이 미국의 헤게모니를 유대인과 공유할 지라도.

뭔가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소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미국이 이렇게 최강대국이 된 이유와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라는 예측이 들었다. 전 세계 누구나 포용하는 국가는 미국이 거의 유일할테니. 제목처럼 책에 나온 인물이 거의 대다수 평범하고 평탄한 인생을 살지 못했다. 자신의 출신 성분이나 정체성으로 무척 힘들게 살았다. 그 어려움을 뚫고 지금은 미국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 자체가 바로 멘탈의 거장이라는 표현을 한 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든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오래 읽어야 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색다른 개념을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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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 인문학자가 직접 고른 살기 좋고 사기 좋은 땅
김시덕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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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다면 독특한 책이다. 보통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부동산 관련 종사자가 쓴다. 부동산 투자자가 쓰거나 부동산 전문가 쓰는 경우가 가장 많고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건축가가 쓰기도 하고 대학교수나 지리관련 종사자가 쓰기도 한다. 부동산은 우리 사회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분야라서 사회학자가 쓰기도 한다.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는 인문학자가 쓴 책이다. 라고 알고 있었는데 책 날개를 보니 도시 문헌학자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도시와 관련된 다양한 문헌를 연구하고 발표하는 학자라는 개념이 아닐까한다. 문헌만 연구하지 않고 직접 발품을 팔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현장 경험자이기도 하다. 책을 읽어보면 지금도 여전히 일주일에 날을 정해놓고 지역을 돌아다닌다고 한다. 그동안 별 생각없이 단순히 지역을 돌아다녔는데 지금은 이를 투자와도 접목해서 생각하는 듯하다. 부동산이라는 건 결국에는 돈과 결부될 수밖에 없다. 조금만 기울여도 알 수 있다.

다만 직접 투자를 한 것이 아닌 부동산 관련되어 접목해서 생각했으니 어느 정도 한계는 있는 듯하다. 대신에 이건 확실한 듯하다. 돈이 되는 곳을 확실히 알아가고 눈치채는 건 부족해도 그 반대는 확실히 아는 듯하다. 이런 곳은 피하면 좋지 않을까하는 지역이나 입지. 보통은 잘 될 곳만 사람들은 찾는다. 어떻게 하면 해당 지역에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런 관점에서 대부분 입지를 살펴본다. 자연스럽게 호재를 우선적으로 감안해서 파악하려 한다.

반대로 이런 관점은 사기꾼에 걸릴 가능성이 꽤 많다. 그런 이유로 기획부동산에 걸려 피같은 돈을 날리는 경우도 많다. 각종 호재를 프랭카드로 거리에 사람들이 보기 좋은 곳에 내건다. 호재는 어디까지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다. 될 확률도 있지만 안 될 확률도 분명히 크다. 특히나 대부분 기획부동산은 그럴싸한 포장을 한다. 이걸 단순히 사기라고 하기도 힘들정도로 잘 포장을 해서 사람들에게 알린다. 귀가 얇은 사람은 혹~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런 부분에 있어 각자 스스로 공부로 올바른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한편으로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다. 대체적으로 그런 정보(?)를 들었을 때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서 인터넷 써칭만 해도 가능하다. 인터넷 정보가 100% 정확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식별가능하다. 꽤 많은 돈이 투자되는데 그 정도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건 처음부터 투기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그럴 때는 상대방의 말만 믿고 하는 경우다. 팩트체크는 해 볼 생각도 안 하고 일단 계약하고 본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상당히 강점을 갖고 있다. 도시 문헌학자라 과거부터 현재까지 해당 도시에 있던 다양한 정책 관련 문헌을 전부 꿰고 있다. 여기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게 있다. 공무원의 연속성이다. 나도 많이 들은 내용이다. 공무원이 계획했던 것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공무원은 몇 십년을 계속 하지만 정권은 길지 않다. 만든 계획을 윗 선에 넘긴 후 킬 당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당 파일이 파기되지 않는다. 해당 파일은 서랍 어딘가에 고이 간직한다.

정권이 교체되면 그 파일은 다시 책상으로 올라온다. 그렇게 취소된 지 알았던 계획이나 정책이 다시 추진된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일을 책을 읽어보면 최근이 아닌 40~5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국가 부동산이나 토지 계획이 전부 최근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미 수십년 전에 계획되었다.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여러 제도 미비 등으로 취소되거나 변경되었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지나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다.

무엇보다 정치인은 자신의 업적을 만들어야 한다. 이럴 때 뜬금없는 걸 내세우긴 힘들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조금이라도 있는 걸 공략한다. 오래된 사람들은 지역에 있었던 여러 공약을 기억한다. 그들의 뇌리에는 이왕이면 자기 동네에 그런 호재가 들어선다면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럴 때 잊고 있던 과거의 정책을 다시 되살린다. 그런 식으로 잊혀졌던 정책은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 원안 그래도 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충분히 현실 가능성은 다른 것보다 높다.

책은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 내 착각인지 몰라도 뭔가 투자와 관련된 연결고리를 이야기하려 한 듯하다. 정작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한다. 더구나 책에서 소개하는 투자 관련 연결은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도 솔직히 들었다. 저자의 장점대로 도시의 변천사를 소개하면 더 재미있었을 듯하다. 확실히 찍은 사진이나 문헌을 보면 엄청나게 방대한 정보를 근거로 알려준다. 딱히 알아도, 그렇다고 몰라도 큰 지장은 없다. 알면 좀 더 힘이 되는 건 맞겠지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일본 비교가 참 많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문헌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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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송길영 지음 / 북스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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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신혼 부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전적으로 <그냥 하지 말라>의 저자가 화두를 꺼낸 덕분이었다. 여러 강연에 나가 이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했다. 판교는 현재 IT기업이 집합된 곳이다. 학력은 몰라도 능력이라는 측면에서는 순수하게 자신의 프로그래밍을 비롯해 알고리즘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순수하게 실력으로 승부를 본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 근무를 하면서 판교에서 거주를 한다. 전세든, 자가든 쉽지 않은 일이다. 현실적으로 신혼이 판교에서 출발하는 건.

그런 상황에서 이들이 남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해도 어려운데 양가 부모의 도움을 받아 거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일화였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데이터가 중요해졌다. 데이터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수많은 데이터가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데이터를 본다고 뭔가를 알거나 깨닫게 되는 것은 없다. 데이터를 보고 인사이트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 분야에서 현재 가장 유명한 사람이 송길영인 이 책의 저자다.

과거와 달리 데이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나도 모르는 내 욕망까지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검색하는 것들이 모이면 그것이 바로 현재 사회에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욕망이다. 스스로 이걸 모르니 더욱 재미있다. 나도 모르는 나를 알았다고 할까. 저자가 여러 매체에 출연해서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 참 재미있고 생각지 못한 부분을 알려준다. 그 모든 것이 데이터를 취합해서 얻어낸 것이라는 점이 더욱 그랬다.

정작 이 책을 읽으니 그보다는 조금 못했다. 딱히 이렇다 할 인사이트를 크게 얻었다고 하기는 다소 그랬다. 이미 알고 있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한다는 느낌이 좀 더 강했다. 책 후반부는 다소 자기계발적인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그 부분이 더 크게 와닿게 된다. 특히나 내 입장에서는 더욱 그랬다. 뭔가를 묵묵히 하라고 알려준다. 누군가 당신을 발견하기를 기다리라고 한다. 그때까지 노력하고 있으면 된다고 알려준다. 여기서 단순히 묵묵히 노력만 하면 안 된다.

평생 노력을 해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과거와 다른 점은 이제 자신이 하는 일을 묵묵히 하는 것은 많지만 이를 공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를 예를 들면 그렇다. 나는 독서를 했다. 묵묵히 나 혼자 독서했다. 독서를 하다 어느 순간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리뷰를 묵묵히 나혼자 했었다. 누가 알아 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했었다. 대신에 다른 점은 이를 블로그라는 곳에 하나씩 차곡차곡 올렸다. 리뷰가 쌓이면서 어느순간부터 엄청난 양이 있었다.

나를 알리려고 노력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나는 그저 내 블로그에 독서 리뷰를 썼을 뿐이다. 누군가 나를 발견했다. 나는 발견당했다. 독서 리뷰를 쓰다보니 사람들이 책 관련 리뷰를 읽고 참고하기 위해 검색하다 내 블로그를 발견했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며 나란 존재가 나도 모르게 알려졌다. 나 또한 머물러 있지 않았고 계속 독서리뷰를 지금도 이렇게 올리고 있다. 어느덧 그런 독서리뷰가 2,000편에 달하게 되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기록이 되었고 역사가 되었다.

이와 같이 한다면 된다는 걸 책은 알려준다. 쓰고보니 좀 억울한 것은 나처럼 이렇게 독서 리뷰가 무려 2,000편이나 되는 사람이 한국에서는 아주 극히 드물텐데 출판관련 쪽에선 나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주로 문학관련 쪽만 신경쓰고 나처럼 주로 경제/경영/자기 계발 등의 실용서 위주인 사람은 문화 전반으로 별로 논외인가 보다. 여하튼 그렇게 나는 그저 이 자리에서 묵묵히 독서하고 리뷰를 했는데 사람들에게 발견이 되어 블로그 이웃이 무려 6.6만 명이 되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건 제목과 달리 변화다. 하지 말라고 하니 정말로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히지만 정 반대다 내가 변화해야 한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변화된 시대에 적응을 못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는 도태되고 점차적으로 희미하게 사회에서 존재가 사라진다. 꼰대라는 단어도 그렇다. 사회가 변화하는데 나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있다. 내가 윗사람이니 어느 정도 그래도 버틸 수 있다. 이런 사회도 팬더믹과 함께 사회가 완전히 달라지면서 수많은 것이 변했다.

과거에는 부하 직원의 성과를 내가 독차지 할 수 있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모든 것이 인트라넷에 전부 기록되면서 해당 업무가 누구의 아이디어고 성과인지 판별되었다. 자연스럽게 이 과정에서 누가 무임승차를 하게 되었는지 드러나고 말았다. 이런 일이 생기면서 자신의 능력이 없다면 저절로 도태되고 만다. 책에 나온 재미있는 사례에서 엑셀로 전부 계산해서 제출했더니 상사가 프린트해 오라고 해서 이를 다시 다 수작업으로 계산했다고 하니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때 벌어진 일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례가 지금의 청년 세대는 학원 등에 갈 때 전부 시간 등이 체크되고 부모에게 통보되었다. 윗 세대는 적당히 이런 것들을 넘겼지만 이에 따라 바라보는 세계가 다르다. 이런 점에서 충동하는 가치관의 충돌도 생겼다. 이 사례를 보니 소소하지만 꽤 큰 차이라는 게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사회의 변화와 상관없이 자신이 하는 일을 10년이라도 꾸준히 묵묵히 하면서 이를 기록하라는 것이 내가 볼 때 이 책의 핵심이다. 그럴 수 있다면 분명히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고 더 잘 될 것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기대보다는 살짝 아쉬웠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변화하는 사회에 살아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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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 우리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김현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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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국뽕이 아니라 한국만큼 민주주의를 이룩한 국가는 전 세계에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나 근대에서 현대를 넘어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된 국가는 거의 없다. 아시아에서도 민주주가 제대로 뿌리 내린 국가는 한국이 유일한 게 아닌가한다. 민주주의가 반드시 선은 아니라도 가장 민의를 반영하고 국민에게 공평한 제도가 아닐까한다. 오로지 선거에 위에 투표로 뽑힌 사람만 선출직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국가도 극히 드물다. 한국은 지난 몇 십년 동안 이를 해냈다.

정상적인 투표를 해도 금방 군부 구테타 등으로 선거로 뽑힌 사람들을 몰아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한국이라고 예전에는 다를 것이 없었다. 농담이 아니고 피땀눈물로 이뤄낸 민주주의 국가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과 희생이 깔려있다. 지금은 그 누구도 평화롭게 선거를 통한 정권이 교체된다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일 정도다. 어떤 단체나 사람도 선거가 아닌 방법으로 정권을 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선거에 대해 부정이라며 음모같은 건 떠들어도 법으로 해결하려 한다.



다소 신기한 책이 <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다. 무척이나 중요하고 민주주의에서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선거다. 모든 것은 선거로 결정된다. 누가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고, 지방 정부의 단체장이 되는 지 여부가 전부 선거로 결정된다. 아무리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간절히 원해도 불가능하다. 국민들의 투표로 다수가 되어야만 가능하다. 과거에는 부정 선거가 횡행했다. 투표함을 바꿔치기를 하거나 투표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방법을 썼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투표는 해방이 된 후 시작이다. 아직까지 선거라는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국민들도 확실히 인식하지 못했던 때였다. 아마도 다소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며 한 표를 하지 않았을까한다. 처음에는 문맹률이 높아 숫자로 되어 있지 않았다. 기호번호가 숫자로 되어 있으면 이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으니 작대기로 표시했다고 한다. 또한 지금과 같은 세로식이 아닌 가로식이었다. 지금보면 정식으로 선거가 가능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해냈다.



심지어 1950년에 625가 있은 후 가능했을 것 같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1952년에 한국 최초의 지방선거를 했다. 페허로 건물도 대부분 무너지고 개표 등이 쉽지 않았을텐데 그걸 어떻게 해냈는지 참 신기하다. 1950년대는 이승만 대통령 시절인데 야당의 선거구호가 '못 살겠다 갈아보자!'였다고 하니 지금봐도 무척이나 참신하고 직관적이다. 당시는 선거를 했지만 대놓고 부정선거를 했다. 혼자 투표하러 오면 내쫓고 3인 1개 조로 와서 공개투표형식으로 했다고 한다.

장기집권을 노리던 이승만 정부는 결국에는 부정 선거 등으로 막을 내린다. 그 이후 박정희가 선거로 당선되는데 재미있게도 이 때에 처음으로 색깔론이 나온다. 보수 야당이 박정희 후보자를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했다고 하니 신기할 뿐이다. 박정희는 개헌을 통해 3선까지 한 후에 장기집권을 위한 유신헌법까지 한다. 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영원한 맞수인 김대중과 김영삼이 동시에 등장했다. 유신헌법을 통해 국민투표가 아닌 대의원이 모여 대통령을 뽑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까지 3분의 1을 뽑았다.

그 후에 전두환이 유신체제를 그대로 베껴 국민투표가 아닌 방법으로 대통령이 된다. 비록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선출되었어도 국회의원은 국민투표로 뽑았다는 점은 부정이 가득하긴 했어도 민주주의 기초가 된 것이 아닐까한다. 그로 인해 국민이 저항하고 직접 투표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국민의 뜻과 전혀 상관없이 야당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서로 이합집산을 하면서 표를 나눠먹기를 해서 군인출신들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될 수 있게 한다. 국민이 어렵게 만든 기회를 정치인의 야욕으로 걷어찬 꼴이 되었다.



입후보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기탁해야 한다. 이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듣는다. 누구나 원하면 입후보자가 되는 것이 아닌 대통령, 국회의원 등에 따라 기탁금이 다르다. 일정 투표율을 가지면 되돌려 받을 수 있지만 기타금이 적은 것은 아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한국에서 정치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김영삼과 김대중이 차례대로 대통령이 되었다는 점은 꽤 대단하다. 각자 공과가 있으니 그걸 논하는 것은 여기서 맞지 않지만 한 인간의 의지가 결국에는 빛을 발했다는 점이다.

초반과 달리 갈수록 지역감정이 고착화되었다. 명확하게 나눠진 것은 아니었는데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이용했는데 이것이 고착되었다는 점은 다소 안타깝다. 최근 들어 많이 희석된 측면은 있지만 여전히 남아있다. 그후에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순으로 오로지 투표를 통해 대통령이 되었다. 다른 방법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우리가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이런 국가가 전 세계에 그다지 많지 않다.



책에는 각 선거때마다 썼던 선거벽보와 포스터 등을 함께 사진으로 보여주는데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똑같은 표가 나오면 연장자가 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재판을 통해 당선자가 2번이나 교체된 적도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선거일은 무조건 수요일에 하는 걸로 법에 정해졌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약간의 융통성은 있지만 말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동일표가 나오면 국회의원이 투표해서 최종 결정된다고 한다.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한국의 정치사를 과거부터 살펴보니 꽤 재미있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현대 선거에 대한 내용은 좀 부족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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