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는 도파민 - 무모하고 맹렬한 모든 처음에 관한 이야기
김의경 외 지음 / 마티스블루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뭔가를 처음 시작하는 건 언제나 흥분되고 긴장되면서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처음에느 모든 게 낮설고 신선하다. 익숙하지 않다보니 전부 생경하고 새롭다. 몇 번 반복하다보면 그런 느낌과 감정은 사라진다. 경험이 쌓일수록 사람은 더이상 흥분하지도 않고 아무 생각없이 기계처럼 한다. 다른 걸 하면서도 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른다. 처음 가는 길에는 다른 행동을 하지 못한다. 계속 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돌아보며 걷게 된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르니  GPS를 통해 폰에 있는 지도를 본다. 지도에 있는 지명을 보면서 주변을 둘러보면서 끊임없이 내가 어디에 있는 지 확인한다. 잘못하면 지나치기도 한다. 처음 간 길은 더욱 조심스럽다. 걸어간다면 그럴 수 있지만 운전하면 더욱 조심스럽다. 잘못해서 지나치면 다시 돌아가는 건 엄청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새로운 곳도 몇 번 가면 그 다음부터는 지도를 보지도 않는다. 주변을 잘 살피지도 않는다. 폰으로 유튜브를 보며 걷게 되기도 한다.


이처럼 처음이라는 건 언제나 낯설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걸 준다. 그걸 도파민이라고 할 수 있다. 도파민이 샘솟는다는 표현을 한다. 이걸 착각하면 도파민만 쫓게 된다. 도파민이 샘솟을 때 내 감정을 스스로 주체할 수 없게 된다. 짜릿짜릿할 수도 있다. 힘들도 어렵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이건 전부 도파민이 우리를 지배하는 일종의 시스템이다. 그러니 처음하는 경험은 전부 도파민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도파민이 덜 생기는 이유일지도.


<처음이라는 도파민>은 단편소설 묶음이다. 총 4명의 소설가가 각자 도파민이라는 소재를 갖고 각자 자신의 상상력을 근거로 내용을 풀어낸다. 그러니 읽다보면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사람은 자신만이 갖고 있는 개성과 취향이 있다. 이게 맞아 떨어지면 너무 재미있다. 동 떨어진 작품이면 좀 지루하기도 하고 별로일 수 있다. 해당 작품이 나쁘다 좋다 개념은 결코 아니다. 총 4편의 작품이 있다보니 개인적인 호불호도 있기 마련이라 그런 관점으로 읽었다.



첫번 째 작품인 '첫 키스처럼 조심스럽게'는 대치동 키즈에 대한 이야기다. 첫번 째 작품을 읽고 이 소설 집이 청소년 용인가 했었다. 최근에 이 책을 선물한 조영주 작가가 청소년 단편 소설집을 많이 펴내 그런 지 알았다. 읽어보니 그건 아니었다.강남에서는 이미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를 가기 위한 학원이 존재한다. 초등학생 때 심지어 고등학교 과정을 끝낸다는 이야기도 있다. 초등학생이 그런 과정을 이미 끝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강남 대치동 학원을 다니는 모든 아이가 의대를 가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이번에 의대 증원으로 갈 수 있는 인원이 확 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살짝 어지간한 아이들도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첫 번째 내용은 솔직히 다소 뻔한 내용으로 흘렀다. 마자믹 결론도 예측 가능했다. 대신에 단편소설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그보다는 장편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도입부에 해당하는 느낌을 가졌다. 차라리 이어가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인 이혼을 앞두고 열애 중은 생각지도 못한 상속을 받게 된다. 그것도 장인 어른에게서 채무가 상속되었다는 연락이 온다. 결혼한 적도 없는 데 이런 상황이 생겼다. 주민센테에 확인하니 결혼한 게 맞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으니 난리다. 결혼한 것도 놀랄 일인데 빚까지 생겼으니 이걸 해결해야 한다. 나도 모르는 결혼 당사자를 찾아가 해결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결혼 자체가 처음인데 하지도 않은 일인데 생겼다. 세번째는 내게 책을 선물한 조영주 작가의 첫 졸업이다.


직전 장편 소설이 치매 관련이었는데 이 단편도 치매가 소재였다. 도파민이라는 소재답게 생각지 못한 도파민을 다룬다. 짜릿하다는 표현을 한다. 평소에 내가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할 때 도파민이 돈다라고 표현한다. 소설 속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게 한 행동으로 짜릿한 도파민을 느낀다. 문제는 좋은 일이 아닌 나쁜 짓을 할 때마다 느끼면서 중독 증상까지 보인다. 꽤 흥미롭지만 인간이 그런 존재다. 평소 단편소설집은 5편 정도 되는데 이번에는 4편이라 좀 더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벽한 종목 추천 - 종목 발굴부터 피칭까지 월가의 실전 투자 수업
폴 D. 손킨 외 지음, 이건 외 옮김 / 에프엔미디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완벽한 종목 추천>책은 펀드매니저기도 하지만 대학교수가 썼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살짝 고리타분하거나 이론 적인 내용으로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적정 가치나 주가를 찾는 방법에 대해 이론적인 토대를 확실하게 하면서 설명할 것이라고 봤다. 분명히 그런 점도 있긴 하다. 그래도 읽다보니 점차적으로 내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무엇보다 이런 책을 읽을 때 제일 어려운 건 적정이다. 이게 너무 어려운 개념이다.


자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만의 개념이 있다. 이를테면 할인율이다. 어느 정도 할인율을 할 것인지는 너무 중요하다. 할인율에 따라 수익률 계산 방법이 달라진다. 할인율을 얼마에 하느냐에 따라 목표 수익률도 달라진다. 이걸 어떤 식으로 결정하는지가 핵심이라고 할 수도 있다. 대부분 책에서는 이게 중요하다며 다양한 예시를 들어준다. 이 중에서 각자 알아서 잘 고르라고 한다. 초보 입장에서는 어쩌라고 하는지 너무 답답하다. 그걸 몰라 배우려고 하는데 말이다.


그냥 깔끔하게 이걸로 하라고 알려주면 차라리 좋다. 처음에는 누가 확실히 알려주는 게 편하다. 계속 하다보면 자신만의 개념이 생기면서 적용하게 된다. 그렇게 볼 때 이 책에서 자본 비용이라고 하여 알려준다. 꽤 장황하게 설명한다. 역시나 이번에도 읽으면서 해서 어쩌라는 거야. 그런 생각을 했더니 마지막에 확실하게 알려준다. 잘 모르겠으면 그냥 10%로 하라고. 그걸 보고 솔직히 너무 시원했다. 물론, 이런 개념은 어쩔 수 없이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정을 해야 하는 건 안다. 그럼에도 이렇게 시원하게 알려주니 좋았다. 거기에 예상과 달리 이론적인 면보다 다른 걸 더 중시해서 설명한다. 당연히 이론적인 부분에 있어 교수답게 탄탄하게 설명한다. 솔직히 계산식까지 나와 알려주는데 그걸 제대로 읽으면서 적용하는 사람이 있을까싶다. 전문적인 투자자가 아니면. 아니면, 나도 그런 식으로 투자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고 놀라운 건 오히려 대중에 대한 평가로 설명하는 점이었다.



그렇게 볼 때 효율적 시장 이론을 설명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이미 모든 정보는 반영되어 있다는 뜻이다. 언제나 효율적으로 시장은 움직인다는 뜻이다. 가치 투자 개념은 그에 반대다.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기에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얼마든지 시장이 착각하거나 오해했을 때 매수해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효율적 시장에 대해 찬성하는 건 아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행동경제학이 생기면서 효율적 이론에 대해 반대되는 상황이 너무 많아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대중은 우매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우매한 대중이지만 내가 있는 곳이 그 평균이라는 말처럼 대중은 또한 옳기도 하다. 대중이 내리는 선택은 언제나 터무니 없을 지라도 결국에는 맞다. 대중의 선택은 해당 대중이 있는 집단의 평균적인 가치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책에서는 상당히 많은 예시를 보여준다. 대중이 내린 선택이 맞다는 걸. 주식 관련해서도 대중이 예측한 게 애널리스트보다 더 근사치였다. 전문가보다 오히려 대중이 예측한 수익률이 근사치였다.


이런 부분은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대중이 전문가보다 오히려 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니. 대신에 전제조건이 있다. 그건 바로 바이어스가 들어가면 안 된다. 선입견이나 편견만 없다면 대중은 가장 근사치 대답을 한다. 좌우상하 스펙트럼이 있지만 이들이 내린 평균이 결국에는 예상치에 가장 부합한다. 그런 이유로 볼 때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가 선입견과 편견이 들어가면 오히려 선택에 방해가 된다. 이런 점은 단순히 이론이나 설명할 것이라 생각했던 책에서 의외였다.


미국에서는 사업을 알려줄 때 항상 레모네이드 사업으로 설명한다. 한국으로 치면 치킨 집이나 김밥 집같은 의미로 보인다. 대신에 미국은 초등학생이 길가에서 사업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방법인 듯하다. 미국에서 사업을 알려주는 수많은 회계나 주식 투자에서는 언제나 레모네이드로 사업과 회계를 설명해준다. 책에서 알려주는 핵심은 그런 면에서 다양성 아닐까한다. 대중도 다양한 관점이 뒤섞여 가장 근사치를 알려준다는 거라서.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대해 임팩트있게 짧은 시간 내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알려준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레인 케미스트리 - 무너진 균형을 회복하는 뇌화학 이야기
지니 스미스 지음, 양병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뇌는 여전히 신비의 영역이다. 인간은 우주를 탐고하고 연구할 정도로 과학 기술이 발전했다. 인간을 넘어 저 우주까지 연구하고 있지만 인간에 대한 부분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결론은 뇌가 담당한다. 인간 신체에서 뇌가 차지하는 영역은 작다. 반대로 뇌가 인체에서 쓰는 에너지는 절대 다수다. 우리가 의식하거나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뇌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다. 잠을 자고 있을 때도 뇌는 활동하고 있다고 하니.


뇌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 예전과 달라진 부분도 많다. 뇌는 아니고 인간에 대한 부분이다. 최근에도 그런 일은 많이 생기고 있다. 그런 건 이 책인 <브레인 케미스트리>에도 나온다. 책은 23년에 한국에서 출시되었지만 21년에 나왔다. 저자가 책을 쓴 기간까지 포함한다면 20년에 완성했으리 본다. 비만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좋은 방법은 위 절제술이라고 한다. 이 책에도 펩티드에 대해 나온다. 비만과 관련되 중요한 것이라고 하면서.


인슐린 이야기도 나온다. 책이 나올 때도 분명히 약 처방받아 먹는 비만 치료제가 있었겠지만 효과가 뛰어나진 않았을 듯하다. 이제는 삭센다나 위고비가 나와 효과가 좋다는 게 알려졌다. 책에는 이런 내용이 1도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기술 발달은 엄청나게 빠르다. 겨우 5년도 안 되었는데 약으로 비만을 치료한다. 여기서 비만을 치료하는 건 수술같은 게 아니다. 뇌를 속인다. 뇌가 배가 부르도록 한다. 뇌가 배가 부르다고 느끼니 식욕이 사라진다.


식욕이 적으니 먹는 걸 참게 되는 게 아니라 안 먹는다. 자연스럽게 살이 빠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보통 몇 달동안 투여해야 한다. 뇌를 계속 속여야한다. 평생 뇌를 속일 수 없으니 일정기간 동안 속인 후 다음부터는 본인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동안 위가 줄어들면서 많이 먹기 힘들어진다. 현대는 비만도 질병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살이 쪄서 온갖 질병이 시작된다. 그러니 차라리 비만치료제를 투여하는게 좋을 수 있다.



이처럼 인간 신체에서 벌어지는 많은 것들이 전부 뇌에서 발생한다. 뇌를 속이거나 이용하면 여러가지 해결이 가능하다. 단순히 식욕만 억제되는 게 아니라 의욕도 좀 사라진다고 한다. 아직까지 이에 대한 임상은 하지 않은 걸로 아는데 그렇다면 중독도 치료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중독도 일종의 뇌에서 발생하는 화학작용이다. 중독을 치료할 수 있을지는 현재 뇌 과학이 발달하면서 연구 중인걸로 안다. 특정 영역에 대해 중독 수준이 나오는 건 발견되었다.


특정 부위나 어떤 걸 제거했을 때 단순히 중독만 치료되는 게 아니다. 뇌와 관련된 건 워낙 복잡해서 다른 것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수면같은 경우도 여전히 미스터리하다. 어떤 동물이든 수면은 너무 위험하다.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다. 나를 노리는 적에게 이보다 더 쉬운 상황은 없다. 인간이 번식과 생존이 최우선이라고 할 때 너무 터무니없는 설정이다. 인간은 잠을 자지 않으면 아주 위험해진다.


잠을 자는 동안 인간은 다양한 활동을 뇌에서 한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하루에 있던 기억도 이 때 조절한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잘 잘수록 힘든 것도 줄어든다. 푹 자고 개운하게 일어났을 때 머리가 맑아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는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한다. 시차적응을 위해 억지로 잠을 안 자고 다른 국가로 이동해도 마찬가지다. 신체는 이미 적응이 되었기에 한동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은 의식한다고 변경할 수 있는 영역이 절대로 아니다.


사실 통증마저도 마취약을 통해 순간적으로 줄일 수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 뇌의 특정영역을 조절하면 고통을 느끼지 않게 된다. 신기하게도 이별의 고통같은 심리적인 것도 타이레놀같은 약을 먹으면 줄어든다고 한다. 뇌는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종교나 판타지, 스토리 등이 인간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이유라고 한다. 책이 좋다고 해서 읽게 되었는데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어 그런지 새로운 건 없었다. 이 분야에 대해 궁금하거나 알아보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재미있을 듯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뇌과학도 최신성이 중요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뇌과학은 알수록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쌈리의 뼈 로컬은 재미있다
조영주 지음 / 빚은책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지역이나 역 근처에는 집장촌이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곳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쌈리다. 쌈리는 평택에 있는 집창촌으로 마지막 집창촌이라고 한다. 아마도 대규모 지역으로는 그렇다는 이야기 아닐까한다. 워낙 유명한 곳이 미아리나 용산, 영등포 등 상당히 곳곳에 있었다. 사실 쌈리가 그런 곳이라는 건 이 책 <쌈리의 뼈>를 읽고 알았다. 여전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설왕설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네덜란드처럼 합법화 되어 있는 곳도 있다. 음지에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양지로 합법화 하는 것이 낫지 않냐는 말도 한다. 이 책은 사실 쌈리가 배경일 뿐 그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치매에 대해서 더 자세히 나온다. 치매를 이제 몇몇 사람에게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주변에도 치매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많다. 치매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 않는 질병이다. 치매에 걸린 사람보다 간병하는 사람이 더 힘들다. 본인이 그걸 모른다.


다른 질병은 내가 병에 걸렸다는 걸 인지한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그걸 인지할 때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러니 간병하는 사람은 케어하는 게 힘들다. 치매도 꽤 다양해서 여러 종류가 있다. 어떤 치매라도 자신이 자신이 아닌 삶을 살아간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치매와 관련되어 중요한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책은 장르 소설이다. 장르 소설 중에서 추리를 바탕으로 한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고맙게도 늘 책을 보내준다.


전업(?) 작가 답게 상당히 많은 책을 쓴다. 덕분에 다양한 소설을 읽었다. 여러 작가와 함께 쓴 단편 소설덕분에 다른 소설가가 쓴 것도 읽었다. 이번에는 장편 소설이었다. 작가를 알게 된 게 장편 소설 <붉은 소파>였다. 그 이후로 여러 분야 책을 쓴 걸 읽긴 했는데 역시나 제일 내 취향에 맞는 건 장르소설이다. 이번 <쌈리의 배>는 그 중에서 좀 더 감정이입을 하며 읽었다. 감정이입을 했다는 건 읽다가 살짝 짜증도 나면서 주인공이 왜 이러는지 답답하기도 했다.



그동안 추리나 스릴러 장르일 때는 형사가 직접적으로 나왔다. 명확히 이 책은 범임을 잡는 형식이라 생각했다. 누가 범인인지 추리하면서 읽기도 한다. 그럴 때는 직접적으로 작가와 독자와 싸움이다. 작가는 끝까지 범인을 숨기려 노력하고 독자는 범인이 누군지  찾아내려 한다. <쌈리의 뼈>는 그렇지 않다. 중요한 인물은 대학을 다니던 딸이다. 엄마는 아주 유명한 소설가였다. 120만 권이나 팔린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그 덕분에 먹고 사는 건 해결되었다.


문제는 엄마가 치매에 걸렸다. 소설을 쓰던 중 치매에 걸렸다. 엄마가 책을 쓸 때 딸이 늘 도와줬다. 치매에 걸리자 딸이 소설을 마무리 해주길 원한다. 소설 내용이 쌈리가 소재다. 그곳에서 해골이 발견된다. 이게 소설과 연결이 있는 게 아닐까하는 의심을 한다.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소설을 쓰면서 주변 사람들을 만난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서 쌈리와 연결되어 있다. 읽다보면 주인공이 딸이다보니 딸 입장에서 내용이 진행된다. 딸이 생각하는 게 나온다.


내가 너무 집중해서 읽었는지 딸이 생각하는 게 좀 터무니 없게 느껴졌다. 왜 저렇게 생각하는지 살짝 이해도 안 되었다.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생각하니 그릇된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했다. 저렇게 극단적으로 엄마에 대해서 생각하는 건 좀 과한게 아닐까. 딸이 소설을 이어쓰면서 소설 주인공과 자신을 일치해서 생각한다. 그런 점이 읽다보니 답답하게 느껴졌다. 소설은 소설일뿐인데 저렇게까지 감정이입을 하며 소설 속 주인공을 자신에게 이입하는가하는 생각이었다.


소설을 읽다보니 내가 처음부터 범인을 찾을 생각을 하질 않았다. 기본적으로 범인이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질 않았다. 그렇게 볼 때 작가가 탄탄하게 구조를 잘 짠게 아닐까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며 엄마의 치매와 소설 완성에만 집중하게 만들었다. 다른 걸 생각하지 못하게 계속 딸이 쓰고 있는 소설에 집중하게 만든다. 거기에 집중하다보니 마지막에 가서야 어~~ 하게 되었다. 소설 자체로 탄탄한 구조로 내용이 전개된다는 뜻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적절한 좌절
김경일.류한욱 지음 / 저녁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대부분 가족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보통 아이가 문제있을 때 어떤 것보다 가족의 역할이 가장 크다. 자라면서 사춘기 전에는 부모님 영향을 제일 많이 받는다. 사춘기가 되면 친구들 영향을 받으며 변하긴 한다. 그렇다고 해도 결국 부모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모든 것의 출발이 그런 이유로 가정 교육이라 할 수 있다. 부모가 어떤 식으로 자녀를 가르치고 키우냐에 따라 아이 인생에 있어 엄청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핵가족이 이제는 기본이 되었다. 대부분 자녀가 1명인 경우가 많다. 2명 이상인 집도 꽤 있지만 대세는 1명이라 할 수 있다. 자녀가 많으면 아무래도 관심이 분산된다. 더구나 첫째를 키우던 관심이 분산되면서 경험도 쌓인다. 자연스럽게 둘째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예전 부모님들이 여러 자녀가 있기도 하고 먹고 살기도 힘들어 상대적으로 소홀한 측면이 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자녀가 1명이니 좀 더 집중하고 케어한다.

자녀 한 명에게 쏟는 애정은 아마도 이전과 비교도 될 수 없을 듯하다. 이런 관심이 장단점이 있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이 더욱 두드러지는 건 그만큼 주목받기 때문인 듯하다. 굳이 말하면 응석받이가 되었다고 할까. 자녀를 사랑해서 여러가지를 부모가 직접 해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힘들다고 하면 안쓰러운 마음에 도와준다. 이건 꼭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반복되면 자녀 자립성을 해칠 수 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이야기도 들린다.

심지어 회사를 가서도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한다. 자녀가 힘들어하니 부모가 직접 회사에서 그런 건 자제해 달라는 이야기했다는 사레도 있다. 이건 자녀도 문제지만 부모도 문제라고 본다. 다 큰 성인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일을 부모가 개입하는 건 잘 못 키우는거라 본다. 성인이 되었는데 어떤 일을 선택하든 자녀가 결정해야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바라보는 게 맞다. 자녀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제서야 조언 정도는 해 줄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과하다.

무엇보다 이 책 제목인 <적절한 좌절>이 필요하다. 좌절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좌걸을 경험해봐야 성장한다. 좌절해 봐야 자신이 해야 할 걸 알게 된다. 좌절하는 건 어렵고 피하고 싶다. 특히나 내 자녀가 좌절을 경험하는 건 부모 입장에서 피하게 하고 싶다. 그러다보니 안타깝다고 자꾸 개입하면 자녀는 좌절을 경험하지도 못하고 성장한다. 좌절을 경험하지 못한다는 건 도망가게 된다는 뜻도 된다. 조금이라도 좌절할 것 같으면 피하려는 마음이 된다.

이런 걸 위해서도 좌절은 중요하다. 책에서는 이를 위하 분리와 독립이 필요하다고 권한다. 자녀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어느 시점에 따로 방을 주라고 한다. 자녀가 부모 곁에서 독립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녀가 혼자 방을 쓰게 되면 자기만의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억지로라도 각 방을 쓰라고 한다. 이건 과거와 다른 거라고 말하긴 한다. 이걸 꼭 그렇게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은 들었다. 과거에 단칸방에 살던 수많은 사람들은 자기 방없이 자랐지만 의존적이지 않았다.

단순히 각방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하나의 상징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긴 하다.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가출하는 아이가 적다고 한다. 그건 굳이 가출을 하지 않아도 집에서 모든 게 가능해서다. 자기 방에서 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한다. 그러니 오히려 나가질 않고 집에만 있는 게 오히려 과거와 다른 가출이라고 한다. 이 개념은 상당히 새로웠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춘기 자녀가 말 없이 집에 있으면 건드리지 않을테니.

대체적으로 진상 자녀는 진상 부모에게서 나온다. 그건 부정할 수 없다. 모범적인 부모로 보이는데 진상 자녀라면 그건 부모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다는 뜻이다. 사실 그럴 가능성은 극히 드물지만. 내 자녀만 생각하고 최고라며 대하는 건 나쁜 건 아니다. 그게 내 자녀일 때는 그래도 다른 아이와 함께 있을 때도 그런 태도로 다른 자녀에게 할 때 문제가 된다. 책에서는 상담하러 온 부모에게 팩트를 알려주면 화낸다고 한다. 그러면서 오히려 다른 곳으로 간다.

이것만 보더라도 부모가 문제라는 걸 알 수 있다. 질병 진료를 여러 곳에서 하는 경우는 있다. 심리나 정신적인 부분에 있어 팩트를 이야기할 때 불편하다고 변경한다는 건 누가 문제인지 제삼자가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엄마와 아빠가 각자 역할이 있다. 이걸 못하면 자녀는 불안정하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 조금 힘들더라도 자녀가 좌절 할 수 있게 냅둬야 한다. 유아기를 지나 커 갈수록 더욱 그렇다.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는 건 부모 책임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자녀 부모 이야기가 좀 더 많았으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를 돌아봐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