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
설민석 지음, 최준석 그림 / 세계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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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역사가 재미있었다. 선택과목으로 난 세계사를 택했다. 얼핏보면 세계사는 너무 방대해서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느껴지지만 난 반대로 생각했다. 워낙 범위가 넓어 세밀하게 문제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 봤다. 오히려 큰 그림만 보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대부분 연대순으로 맞는 걸 찾는다는 식이었다. 국사는 너무 디테일하게 문제가 나와 외워해해서 싫었다. 세계사는 그럴 일이 없어 오히려 난 쉬웠다.


지금와서 보면 당시 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듯하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내가 몰랐던 내용이 너무 많다. 내가 국사를 잘 몰라 그런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그보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30년 전에는 국사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역사관 자체를 국가에 충성하는 내용에 반하면 삭제하거나 의도적으로 변경시켰다. 죽어라고 충과 효를 중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이러다보니 역사를 배우는 맛이 전혀 없어 암기과목이나 다름이 없었다.


성인이 되어 제대로 국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식으로 책을 읽지는 않았다. 역사는 아무래도 머릿속에 큰 틀이 있어야 보다 편하다. 연대기순으로 큰 그림이 있어야 자잘한 그림이 연결되며 재미있어진다. 거기에 야사와 같은 이야기가 결부되면 더 재미있다. 최근 학생들이 드라마를 보고 잘못된 상식을 갖게되었다는 탄식도 있지만 그건 어른들의 책임이다. 제대로 역사를 가르쳐주지 않으니 아이들이 잘못된 걸 알게 되었다.


그래도 드라마가 완전히 허구는 아니라서 큰 도움이 된다.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을 때도 드라마나 영화로 본 게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초반에 태조에서 정종과 태종을 넘어 세종까지 이야기는 최근 내가 본 다양한 드라마에서 나와 읽는 재미가 있었다. 책에서 소개를 하는 내용을 책이 아닌 드라마로 이미 영상으로 접해 결부되며 재미있었다. 드라마 내용이 전부 맞는 것은 아닐지라도 책 읽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이 책 자체가 어디인지 몰라도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듯하다. 그런 덕분에 가독성이 좋았다. 처음에는 책이 두꺼워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읽을 것이라 봤다. 더구나 조선왕조실록이라고 하니 솔직히 고리타분하게 느껴졌다. 예전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드라마도 있었는데 500년 역사를 보여준다고 하니 흥미진지할 것이라는 생각보다 지겹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막상 읽어보니 책이 두껍기만 할뿐 휙휙 잘 넘어갔다.

설민석은 최근 가장 각광받는 강사다. 예전부터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국사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무한도전에 출연을 계기로 조금씩 대중적인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한국에서 최고의 강사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역사에 대한 전체적인 스토리가 머릿속에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적절하게 알려준다. 거기에 좀 낯간지럽지만 뻔뻔하게 감정도 섞어가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덕분에 국사가 중요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줬다. 한국 역사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으니 여러 면에서 좋다.


지금까지 조선에 몇 명의 임금이 있었는지 딱히 몰랐다. 워낙 많은 임금에 대한 작품이 있었기에 대부분 임금은 알고 있지만 몇몇 임금은 낯설다. 임금 호만 알고 있을 뿐 어떤 임금이었는지 몰랐던 임금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그나마 정종은 최근 <육륭이 나르샤>같은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예종, 현종, 경종, 순조, 헌종 등은 거의 듣기도 힘들었던 인물이다. 그만큼 제위기간이 짧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조선왕조실록은 정사지만 야사도 책에서는 함께 다루고 있다. 단명한 임금은 그만큼 드라마와 같은 작품에 등장하지 않고 캐릭터나 내용면에서 재미가 덜해 다루지 않은 측면이 강하다. 이와 관련되어 이번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접하거나 알게 되었는데 워낙 재임기간이 짧다보니 책에서도 짧다. 읽을 때는 알았는데 책을 덮으니 다 까먹었다. 역시나 책의 분량만큼 임금도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보다는 사실 최근 드라마나 영화가 주로 조선 전반기 임금을 주로 다루다보니 기억에 더 남아 그런지 초반에 나오는 임금들이 재미있었다. 내 오해인지 몰라도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초반에 좀 더 힘을주고 알려준다는 느낌이었다. 중반정도까지는 여러가지 야사까지 다양하게 알려준다면 뒤로 갈수록 생략되는게 많은 느낌이다. 이모저모를 알려주기 보다는 알아야 할 것만 핵심만 요점정리한다는 느낌이었다.


책 마지막에 관련 드라마와 영화를 알려주는데 2000년 이후것만 선정한 듯하다. 이 책을 처음으로 조선 왕에 대해 전체적인 그림을 봤다. 그동안 뜨문 뜨문 알게 되었다면 이번을 기회로 전체적인 아웃라인을 그렸다. 다음에 좀 더 자세하고 다양하게 책으로 접하면 좋겠다. 그동안 계속 국사와 세계사 쪽으로 보다 심층적인 책을 읽고 싶었는데 이번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더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할 듯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이 두껍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500년 역사에 비해 책이 얇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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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 - 욕망,모더니즘,제국주의,몬스터,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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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보같은 역사는 반복되는가 - 그걸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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