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슈퍼히어로
김보영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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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장르 소설을 쓰는 작가들 중에 오래전부터 슈퍼 히어로에게 매료된 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슈퍼 히어로에 대해서라면 물 한 컵만 두고도 밤을 새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들. 사랑은 감기와 같아서 숨길 수 없다고 하던가. 쟁여놓은 애정은 언젠가 출구를 찾아 나오기 마련. 그 애정을 담뿍 담아 외국의 히어로가 아닌 우리만의 슈퍼 히어로 단편집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고 한다. 결국 그 소망은 한 권의 단편집으로 결실을 맺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웃집 슈퍼 히어로'다.(어쩐지 변사 톤 같다 ㅠ ㅠ)


 왠지 제목이 촌스럽다. 아마도 단편집의 슈퍼 히어로들이 무엇보다 한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신토불이' 슈퍼 히어로인지라 그것을 강조하느라 위해서 굳이 '이웃집'이란 표현을 쓴 게 아닐까 싶다. 표지도 꽤나 '빈티지'하다. 나는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므로 마음에 드나 정작 내용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지라 그래도 살짝 아쉬움이 감도는 걸 어찌할 수가 없다. 본문과 상관 있는 일러스트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포장이 무슨 상관이랴. 꽃등심이라면 설령 신문지에 싸서 준다고 해도 맛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엔 변함 없는 것을.
 자, 그럼 애정이 어느만한 순도의 결정으로 나타났는지 포크로 탁 찍어 그 맛을 음미해 보기로 할까?

 먼저 외관부터 찬찬히 돌려볼라치면, 여기엔 9편의 단편과 2개의 해설이 실려있다.

 일단 단편의 작가들 이름을 죽 훑어본다. 그동안 한국의 장르 소설을 읽어본 이들이라면 익숙할 이름들이 주르르 달려나온다. 진산부터 시작해서 듀나, 좌백, 김이환 그리고 김보영 같은 이름들. 무협과 SF 그리고 판타지에서 나름 명망을 떨친 존재들이라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기대감이 확 솟구치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으음, 이 정도면 훌륭해. 입에 넣는다.

 첫 맛은 진산의 '존재의 비용'이다. 설정이 재밌다. 여기엔 평범한 사람을 초인으로 만들어주는 설계사가 하나 있다. 맞다. 짐작한 대로 하는 일이 보험설계사랑 똑같다. 초인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가 지불할 수 있는 금액에 맞춰 가능한 초인을 설계해주는 것이다. 공짜가 아니다. 나름의 대가를 치뤄야 한다. 그렇게 초인이 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바로 제목의 '존재의 비용'이다. '존재'라 말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이 '초인'이라는 비범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범한 능력을 그 대가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돈이 아니다. 이유는 만고불변의 우주 법칙인 에너지 보존의 법칙 때문(인 듯 싶다). 하지만 주인공은 지극히 평범한데다 존재감도 거의 투명에 가까운 지라 지불해야 할 '비범'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자칭 뛰어난 초인설계사라 자부하는 그녀는 거기에 굴하지 않고 결국 의뢰인을 '보이드'란 이름의 초인으로 만들어 주고 마는데...

 그렇다면 과연 의뢰인이 무엇을 그 비용으로 지불했을까? 스포일러가 되기에...


 그런데 이 비용이라는 게 참 재밌다. 그게 소설을 읽는 우리도 혹시 보이드와 같은 초인인 것은 아닐까 상상해 볼 여지를 슬쩍 남기기 때문이다. 그런 상상을 하다보면 뭐랄까 이 소설이 근본으로 묻고자 하는 것을 툭 캐내는 것도 가능한데, 그건 바로 슈퍼 히어로란 존재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인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영웅은 주어진 존재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진 신념과 그것의 지속적인 실천으로 빚어진다는 것. 이것이 아마도 '존재의 비용'이 들려주려는 진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즉, '존재의 비용 =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라는 등식 같은 것.

 이어지는 DCDC의 '월간영웅홍양전'은 재기발랄하다. 제목이 특이할텐데 사실 여기엔 단편의 설정이 집약되어 있다. 일단 영웅은 물론 슈퍼 히어로를 말하며 홍양은 당연히 히어로의 이름이다.
 그렇다면 월간은? 살짝 힌트를 드려본다면 홍양이 여성인 것과 관계가 있다. 여성들이 달마다 치르는 것. 그래서 '월간'이다. 홍양은 특이하게도 그 때의 스트레스가 초인적 능력으로 나타난다. 이 단편은 은근슬쩍 페미니즘적인데 그것은 악당 때문이다. 악당이 한마디로 가부장적 사고로 똘똘뭉친 남성 '꼰대'인 것이다. 그건 대사에서 직접 나타난다. 하지만 단순히 일반적인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이 단편은 분명 구체적인 지점 하나를 가져오고 있는데 그건 바로 '생리 휴가'이다. 홍양의 초인 능력 설정이 그렇게 된 것은 '생리휴가'에 얽힌 남성 차별적 사고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아시다시피 기업체에서 생리 휴가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어떤 사업체에서는 먼저 생리확인서를 제출하라고까지 요구한다. 여기에 대한 울화, 분노가 이 단편에 담겨 있다고 한다면 너무 나간 말일까? 그렇지 않다. 아마도 그것이 아니었다면 악당을 굳이 회사 사장으로 설정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이야기 자체도 재밌지만 이런 은근하게 배여든 주제 때문에 더욱 맛있게 삼킬 수 있었던 단편이다.

 세번째는 좌백이 쓴 것으로 '배트맨'을 무협물로 로컬라이징한 '편복협과 옥나찰'이다. 개명이 재밌다. '편복협'은 물론 배트맨이고 포청의 총책임자인 고둔은 형사부장 '고든'이며 집사인 알파도는 집사 알프레드 페니워스다. 그럼 '옥나찰'은 누구일까? 당연히 악당이다. 키가 10미터가 넘고 독채찍을 휘두르는 그는 사실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따왔다고 보여진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단편의 후반이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많이 비슷하기 때문이다.(두리뭉실하게 말하는 것은 물론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서다.) 뭔가 지금 정세에 대한 간접적인 발언도 있으나 그보다는 재밌게 읽을만한 거리가 되고 싶다는 목적에 더 치중한 듯 보인다. 순식간에 흡입된다.

 네번째 김수륜의 '소녀는 영웅을 선호한다.'는 슈퍼 히어로와 슈퍼 빌란의 대결에 집중하는 단편인데 초점은 슈퍼 빌란에 더 맞춰져 있다. 제목의 소녀가 바로 슈퍼 빌란이다. 그녀는 영화 '초능력자'의 강동원처럼 사람의 손을 잡으면 그 사람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 그녀는 그 능력을 자신보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사용하는데 그러니 당연히 슈퍼 히어로와 맞장을 뜰 수밖에 없다. 재미지게 읽히나 설정에 빈 곳이 많고(구성상 허점이 아니라 설정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다.) 결말도 열려있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가 장편으로 만들 생각이라 한다. 아마도 불충분한 부분은 거기서 메워질 것 같다. 어쨌든 육체적 능력이 강한 자와 정신 능력이 강한 자의 대결. 흥미로운 결전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예전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 '언브레이커블'처럼 기묘한 로맨스가 될 수도 있을 성 싶다.

 다섯 번째는 '절망의 구'로 유명한 김이환의 '초인은 지금'이다. 초인에게 경찰권을 부여하는 법안의 국민투표 결과를 앞두고 초인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초인에 대해 그간 알고 있는 정보들을 나눈다는 게 기본 줄거리. 초인의 시점이 아니라 그 바깥에서, 일반인의 시점으로 초인을 거꾸로 들여다보려 한다는 것이 흥미로운데 궁극적으로는 '인간다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초인이 어째서 사람들을 도우는 것일까?'를 헤아리려 한다. 이렇게 말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인류학적이 시선이 여기에 담겨 있는 것 같다. 이 단편은 원래 장편으로, 작가는 이미 완성해 놓았다고 한다.
 
 여섯 번째는 내게는 번역가로 더 친근한 이수현 작가의 '선과 선'이다. 레드 스파크라는 슈퍼 히어로와 한 경찰의 대결에 집중하는 작품인데 한국이라서 더욱 실감나게 읽히는 단편이었다. 사실 이 단편의 진짜 강자는 따로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언론이다. 언론이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슈퍼 히어로도 한 순간에 빌런이 되고 경찰도 단번에 악당이 된다. 물론 그 언론은 보다 거대한 권력의 입맛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지금 우라나라의 현실 그대로다.) 즉 여기엔 개인을 압도하는 구조가 있다. 대치 중인 슈퍼히어로와 경찰이 제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한들 구조의 권력을 이길 수는 없다. 개인이 가지는 한계와 그러므로 거기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는 연대의 필요성을 짧지만 설득력있게 말해준다.

 일곱번째는 듀나의 '아퀼라의 그림자'라는 작품이다. 어쩌면 '어벤져스 2'의 등장인물들이 촬영차 서울을 방문했을 때 이 단편의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흥미롭게도 듀나는 여기서 슈퍼 히어로들을 걸그룹 혹은 아이돌 밴드와 연결시키는데 촬영을 위해 방한 했을 때 몰려든 인파의 이미지랑 많이 겹친다.
 적사병이 발생하여 국민의 3분의 1이 죽고 감염의 위험 때문에 한국 전체가 20년간 격리된다. 그런데 그 적사병의 원인인 '프로스페로'는 슈퍼 히어로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그런 존재가 이제 슈퍼스타급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사실 이 슈퍼 히어들은 특정 회사에 소속되어 있으며 그 회사는 연예 기획사나 마찬가지다. 더우기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수많은 팬픽이 연일 인터넷 게시판을 오르내린다. 아무튼 이 와중에 빌런 슈퍼 히어로들을 통솔하는 라스푸틴이 사상 초유의 폭탄 테러를 감행하고 주인공이 그림자로 통솔하고 있는 아퀼라는 숙적 라스푸틴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려 한다. 듀나의 작품답게 설정이 세부에 이르기까지 잘 정리되어 있으며 일단 아이디어가 기발하기 때문에 잘 읽힌다.

 여덟번째는 김보영의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다. 제목에서 얼른 플래시맨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단편의 주인공은 플래시맨보다 더 빠르다.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을 도는 슈퍼맨처럼 빛의 속도로 움직이니까 말이다. 날지는 못한다. 달리는 것 뿐이다. 그것말고는 달리 특별한 능력은 없는 평범한 남자다. 세상은 그의 존재를 알고 있고 그의 활약 때문에 세간의 관심은 그에게 초집중된 상태다. 바깥의 세상은 여지없이 뜨거울 지 몰라도 가속 능력을 발휘하여 빛의 속도로 달리는 그에겐 세상이란 그저 차분하기만 한 공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시간이 정지해 있기 때문이다. 아인쉬타인의 말대로 빛의 속도는 영원한 시간의 정지이니까. 사람들은 1초도 안되는 시간에 백명의 사람을 구해내는 그에게 놀라고 열광하지만 사실 주인공에게 있어서만큼은 한 달, 혹은 1년이 걸려 행하는 일이다. 누군가에겐 눈 깜빡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 정작 장본인에겐 오랜 시간이 축적된 결과라는, 이 시차(視差)가 참으로 흥미롭다.

 외연을 보다 확장하면 역사에 대한 어떤 발언 같으로 여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들은 흔히 어떤 역사의 성과를 단순간에 이뤄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조차 사실은 그렇게 되기 위하여 누군가가 아주 오래도록 노력한 것이었다는 것을 이 '시차'는 알려주고 있다. 더하여 단번에 원하는 역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미리 실망하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누군가는 이 어둔 밤을 밝히기 위하여 아주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둥둥 북을 울리고 있으므로...  뭔가 그런 것이 느껴지는 단편이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눈물이 찔끔 나왔던 단편이기도 하다. 특히 이 대목에서

 얘가 혼자 건물 하나를 다 떠받치고 있었다. 내가 수원역에서 가기 싫다고 실랑이 하는 동안, 책임져야 할 사람이 다 튀어버리고 신고도 않고 대피방송도 없이, 지금도 어디선가는 내 잘못이 아니라고 책임이나 떠넘기고 있는 동안.
 내가 안 왔으면 여기서 며칠을 있었을까. 아니, 몇 달을 있었을까. 숨이 다하도록 버텼을 거다. 숨이 다하고도 버텼을 거다. 이대로 파묻혀버렸을 지도 모른다. 아니 그랬을 거다. 내 뒤로 아무도 오지 않았겠지. 번개가 사람 다 구했다는 속보나 한 줄 나가고 영웅 만들어 줄 궁리나 하다가 덮어버렸을 것이다. 사건 키우지 않으려고 실종자 수색도 끝까지 안 했겠지.(p. 326 ~ 327)

 난 여기서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당한 아이들을 떠올렸다. 누군가는 정말 그랬을 것이다. 구조대를 기다리며 친구를 위해 버티고 선 아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는, 그런 일을 하라고 세금을 내고 있는 국가는 그들을 버렸다. 몇 시간이 지나도록 구조하지 않았다. 그들이 차창으로 멀리서 맴돌기만 하는 구조선을 보며 수면으로 가라앉아갈 때 참으로 얼마나 절망스러웠을까? 그걸 생각하니 눈에 물기가 어리고 한동안 먹먹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잡것의 세상. 어쩌다 나라가 이런 막장이 되어 버렸을까? '이기'는 지혜가 되고 '이타'는 바보가 되는 세상이다. 원래 사람들이 악했던 것은 아니나 악한 자들을 자꾸만 뽑아주는 바람에 감염되어 버렸다.(혹시 듀나의 '적사병'은 그런 악한 자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종북몰이', 즉 레드컴플렉스를 은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제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정말로 마지막 단편인 이서영의 '노병들'에선 이런 존재들이 나온다. 탑골 공원에서 열심히 종북몰이를 하며 정권의 나팔수를 자임하고 있는 노인들 말이다. 그가 주인공이다. 이름은 철구. 그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바람을 조종해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 덕분에 청소년 시절부터 정권의 개가 되어 활약했다. 평생 그렇게 살았다. 민주화와 노동 해방을 부르짓는 이들을 마구 짓밟으며. 하지만 잘못을 모른다. 마치 지금 다른 쪽에 발을 내딛었다간 살아온 인생 전부가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에서 운영하는 트위터 전사까지 되어 여전히 정권의 개로 남는다. 진짜 답이 없는 인생. 물론 소설은 더이상 그대로 살 수 없는 충격의 순간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름 그대로 쇠머리나 다름없는 그가 변할리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무리 불법을 자행해도 선거철만 되면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무턱대고 표를 주는 우리 주위의 허다한 노인들처럼...

 이제 소개를 다했다. 헉,헉,헉. 내리 달려오느라 얼마나 숨이 찼는지 여기서 숨을 좀 돌려야겠다.
전체적인 느낌으로 '이웃집 슈퍼 히어로'는 비록 슈퍼 히어로에 대한 애정에서 태어났을지언정 꼭 그것만 이야기하는 단편집은 아니었다. 그것 보다는 현재 사회에 대한 어떤 갑갑증 같은 것이 더 많이 투사되어 있었다. 왜 이런 사회가 되었나? 이런 사회는 도대체 누가 만들었나에 대한 것들을 슈퍼 히어로라는 존재를 통해서 풀어보려 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실감나게 읽을 수 있었고 그렇기에 슈퍼 히어로라는 것만 보고 나랑 관계없는 장르야 하면서 내치지 말고 혹시나 뭔가 이 사회에 대해 어떤 해갈되지 않는 갈증을 느끼고 있다면 대리 해소 차원으로 읽어보면 어떨까 권하고 싶어진다.

 힘든 세상이다. 슈퍼 히어로도 없으니 이렇게라도 해서 버텨야 되지 않을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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