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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굿워크 전략 - 세상과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함께 성장하라!
필립 코틀러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필립 코틀러 라는 이름은 이제 거의 마케팅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마케팅을 그의 책을 통해 배웠던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의 주저중 하나인 '마케팅 원리'는 마케팅의 바이블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으니까. 퍼블릭 마케팅, 퍼스널 마케팅, 브랜드 마케팅, 수평 마케팅 또는 미래형 마케팅등 이렇게 40년에 걸쳐 각종 방향으로 마케팅 기법들을 연구하고 개발해오던 그가 2006년 현재 소셜 마케팅 서비스 사의 사장이자 워싱턴 대학교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낸시 R 리와 함께 조금은 다른 관점의 책을 하나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CSR, 즉 'CORPORATIV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책이다.
2006년, 이 책의 출현은 이제 기업은 그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1970년 밀턴 프리드먼이 뉴욕타임즈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증대시키는 것이다'라고 발표했던 그 패러다임을 말이다. 지금까지 기업은 오로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므로 주주의 이익만 극대화할 수 있다면 아무리 실업률이 높아도 정리해고를 단행해도 괜찮고 이대로라면 파산이 불보듯 뻔한데도 금융 상품을 마구잡이로 남발하여 이익을 거둬들여도 괜찮은 것으로 여겨져왔다. 단순하게 말해 돈은 개같이 벌어야 한다는 그런 패러다임이 지금까지 기업들에겐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06년의 그 책에서 필립 코틀러는 이제는 그런 패러다임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더 이상 상품의 가치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까지 고려하는 시대로 말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내가 지금 쓰는 돈이 어떤 기업을 이롭게 하는가 까지 묻고 있으며 만일 그 기업이 악덕 기업이라면 아무리 상품이 좋다고 해도 돈을 지불하지 않으려 한다. 바야흐로 기업은 이제 자신의 가치를 신경써야 하게 되었고 그 가치는 주로 기업이 얼마나 공익에 헌신하고 있는가 즉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느냐의 여부로 결정된다. 윤리적 기업이 되지 않으면 운신하기가 힘든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 부터 6년 뒤, 이제 또 하나의 저자로 공익 연계 마케팅을 주로 연구하고 있는 데이비드 헤스키엘까지 참여하여 세상에 나오게 된 '필립 코틀러의 굿워크 전략'은 그렇게 'CSR'의 연속선상에 있는 책이다. 그가 다시금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책을 내놓게 된데는 이유가 있다. 2006년에 예견했던 대로 기업에 있어 CSR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적으로 <포춘>이 선정한 250개의 글로벌 기업들의 CEO가 입을 모아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음에서 드러난다. 그렇게 모두가 강조해야 할 정도로 이제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가장 우선적인 변수중의 하나로 고려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의 기부 현황을 발표하는 기빙 USA의 2011년 발표에 따르면 경제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사회적 기부가 작년에 비해 무려 10.6%나 증가했다. 더구나 기업이 공익의 스폰서로 활동하는 것에 있어서는 각종 스폰서십 부문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마저 보이고 있다. 패러다임이 변했다는 징후가 이렇게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2006년의 CSR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처녀지를 개간하는 것과 같았다. 즉 기업들로 하여금 아직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회적 책임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고 이제 그것을 하나의 규범으로까지 만드는 게 그 책의 목적이었다. 지금 그것은 250개의 글로벌 기업의 CEO들의 목소리에서도 보여지듯이 하나의 규범으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마케팅 기법 역시도 이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기업의 CSR을 더욱 고취시키고 또한 그러한 노력들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필립 코틀러는 이제 상황이 의무에서 전략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때문에 필립 코틀러는 다시 한 번 거기에 관계된 책을 펴내야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2006년에 나온 책이 CSR의 총론에 해당한다면 지금 나온 '굿 워크 전략'은 그 각론으로, CSR에 의거하여 어떻게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인가에 대한 그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지침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이 나와야 했던 이유는 당연하다. 막상 CSR 마케팅을 하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기가 그리 쉽지 않은 까닭이다. 잘못 캠페인을 펼쳤다간 CSR과 기업의 가치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게 된다. 그만큼 공익 활동은 쉽지가 않다. 그러므로 거기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러한 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거기에 주안점을 두고 쓰여졌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마케팅을 하려는 사람이 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쓰여진 것이다. 필립 코틀러는 기업의 CSR 활동을 모두 6개의 범주로 나눈다. 이것은 기업이 CSR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여섯 가지 전략적 마케팅 방법이기도 하다. 그 6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공익 캠페인
2) 공익 연계 캠페인
3) 기업의 사회 마케팅
4)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
5) 지역사회 자원봉사
6) 사회책임 경영 프랙티스
공익 캠페인은 공익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관심을 드높이기 위하여 벌이는 캠페인이나 기금을 모집 등 그렇게 기업이 직접 참여하고 활동하는 것을 말한다. 공익 연계 캠페인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등이 그러한 활동을 할 때 일종의 스폰서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사회 마케팅은 기업이 직접 주도한다는 점에서는 공익 캠페인과 같으나 공익 캠페인이 주로 대중의 인식과 관심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기업의 사회 책임은 대중의 구체적 행동 변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은 공익 연계 캠페인과 비슷한데 여기서는 직접적인 현물 투자나 자금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지역사회 자원봉사는 지금 한창 유행중인 '재능기부'와 같은 활동을 기업이 주도적으로 조직하고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사회책임 경영 프랙티스는 경영 단계에서 이미 그러한 공익적 목적을 두고 조직이나 투자등을 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책은 이것을 각각 하나의 장으로 분할하여 구체적 설명과 함께 다양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그것을 성공적으로 해 낼 수 있을 것인지 설명한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답게 설명은 체계적이고 이해를 도와주는 사례는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개념 잡기도 어려울 것 같았던 CSR 마케팅에 쉽게 다가가도록 하고 있다.
- 각 부문별마다 이렇게 도표로 정리해 놓아 더욱 쉽게 이해하게끔 돕고 있다. -
요즘도 TV를 보면 기업이 주도하는 재능 기부 프로그램이나 공익 광고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도 CSR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만큼 이제 기업의 패러다임은 변했고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활동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필립 코틀러의 '굿 워크 전략'은 이렇게 달라진 시대에 어떻게 하면 잘 대응할 수 있을지 쉽고도 편하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공익 마케팅에 다가가기 어려웠던 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