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편집광의 비밀서재
릭 바이어 지음, 오공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읽는 것도 먹는 것과 같다.

 어떤 책들은 지루해서 젓가락으로 깨작거리듯 읽게 되지만 또 어떤 책들은 너무도 재밌어서 숟가락으로 떠 먹는 것도 성에 안차서 숫제 주걱으로 퍼먹듯 읽게 된다.

 

 역사 속 발견과 발명의 순간에 일어났던 자잘한 일들을 소상히 알려주는 책,

 릭 베이어의 '과학편집광의 비밀서재'는 내게 있어 후자 쪽에 속했다.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연금술과 성경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서 그 자리에서 보너스 페이지의 마지막 유명인들의 특허까지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도록 재밌게 쓰여진 책이기도 하지만 마치 알사탕을 한 개씩 까먹듯 한 알 한 알 새롭게 드러나는 과학적 발견 발명에 얽힌 사연들이 달콤한 흥미로움으로 자꾸만 뒷 얘기들을 읽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다. 새삼 릭 베이어가 다큐멘터리쪽 뿐만아니라 글에도 무척 재능이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릭 베이어는 역사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그 이름을 들어보았을 법한 작가다.

 

 

 

릭 베이어의 모습

 

 

 무엇보다도 '라이트 형제의 도전'이 있고 각 종 상을 수상하여 더욱 그를 유명하게 만든 미국 혁명이 일어난 그 첫 순간을 다룬 '혁명이 시작된 날'이라는 다큐멘터리도 있으니까. 그 중 특이한 것으로 'Timelab 200' 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건 역사 속에 일어난 200가지 사건들을 모아 만든 다큐멘터리로 지금 말하고 있는 책인 '과학편집광의 비밀 서재'는 바로 이것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 책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릭 베이어는 그 'Timelab 200'을 기초로 하여 죽 분야별로 계속 써오고 있는데 그렇게 2003년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알아두면 좋을만한 놀라운 이야기를 묶어 'The Greatest Stories Never Told'를 2003년에 썼었고 그 뒤 2005년엔 잘 알려지지 않은 대통령들의 놀라운 일화를 다룬 'The Greatest Presidential Stories Never Told'를 썼었으며 바로 그 뒤이어 나온 것이 2007년 'The Greatest Science Stories Never Told', 즉 '과학 편집광의 비밀 서재' 이 책인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놀라운 과학 이야기가 '과학 편집광의 비밀 서재'라는 제목으로 바뀐 내막을 잘 알 수 없으나 아무튼 제목 그대로 이 책엔 모두 100개의 잘 들어보지 못했던 놀라운 과학 이야기가 실려 있다.

 

 

 

 

워낙에 역사 지식에 있어 해박하기로 유명한 작가인데다가 독자의 관심을 잡아 두는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 또한 탁월하기에 100여 가지의 이야기가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힌다. 또한 각 이야기마다 새로이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아 지적 만족 또한 채워준다. 아마도 이 책이 아니었다면 여성들이 세상을 지배해야 이 사회가 멸망당하지 않는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에 그러한 젊은 여성들을 대변할 강력한 영웅 캐릭터로 원더우먼을 창조한 사람이 바로 최초로 거짓말 테스트 방법을 만들어 그 때문에 거짓말 탐지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마스턴이라는 사실을 알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윌리엄 마스턴이 자신이 믿는 신념에 따라 창조한 최초의 여성 슈퍼 히어로 원더우먼.

사진은 영원한 원더우먼의 히로인인 린다 카터가 TV시리즈에서 원더우먼으로 변신한 모습.

 

 

 또한 최초의 기계식 컴퓨터가 사실은 에디슨의 백열전구 보다 50년 앞서 발명되었다든지 최초의 인터넷은 무려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일어났던 해인 1969년에 이미 비밀리에 탄생했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또한 청진기는 사실 신사 체면으로 여자 가슴에 바로 귀를 대로 들을 수가 없어서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도 지금은 유원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대 관람차가 사실은 1893년 컬럼비아 박람회 때 파리 박람회 때 만들어진 에펠탑을 능가하기 위해서 의욕적으로 만들어진 전시물이었다는 사실 또한 몰랐을 것이다. '과학편집광의 비밀 서재'는 바로 그런 의미에서 정확한 제목이 된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과학에 편집광적이지 않았다면 찾아낼 수 없었을 사실들로 가득하니까 말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그런 즐거움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뷔페에 갔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만 가득 나와있는 기쁨을 느낄만한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