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소 - 채식의 불편한 진실과 육식의 재발견
다이애나 로저스.롭 울프 지음, 황선영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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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리적인 동기에서 채식주의를 선택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 환경 보호를 이유로 채식주의를 선택한다. 육식은 탄소 배출량이 너무 많고 더구나 아프리카 같은 제 3세계의 농토 대부분이 선진국의 축산업을 위한 사료 작물을 키우는데 쓰이느라 대기근 같은 것도 초래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잘 정리한 책이 바로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이었다. 나 또한 그 책을 읽고 육식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채식을 해야하나 진지한 고민을 했더랬다. 고기를 좋아하는 습성을 도저히 버릴 수 없어 채식주의자로 나아가진 못했지만. 그로 인한 마음 한 구석에 죄책감이 살며시 웅크리고 있었는데 그걸 단번에 휘발시켜 준 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신성한 소'라는 책이다. 

 

 


 

 다이애나 로저스와 롭 울프가 함께 쓴 이 책은 육식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육식을 하더라도 채식주의자가 우려하는 환경 파괴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이다. 특히 소고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른 가금류와 달리 소는 오히려 환경 보호에 더 유리하다고 말이다. 이 책은 모두 4부, 17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인간은 해부학적으로 육식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시작으로 채식주의가 육식을 비판할 때 들었던 이유들을 최근의 과학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하여 조목조목 반복하고 있다. 한 예로 사료에 대해서라면, 소의 경우 오로지 곡류만으로 이뤄진 사료는 섭취할 수 없어 문제가 된다고 한다. 소가 주로 섭취하는 것들은 인간이 식량으로 쓸 수 없는 것뜰인데 소는 그런 것을 주로 먹어서 그런 것들이 야기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여주기 때문에 특히 방목 형식으로 기르는 소는 환경 보호에 더 유리하다고 전한다. 이들이 전하는 과학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육식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면서 예전에 육식을 즐길 때 가졌던 죄책감도 털어내 버리게 된다. 이런 식으로 이 책은 오래도록 채식주의를 윤리적으로 옳다고 여기게 만들었던 이유로 자리잡은 '신성한 소'를 객관적으로 공박한다. 여기서 이 책의 제목이 '신성한 소'인 것은 이 책이 주로 소고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저자들에 따르면 '신성한 소'란 (부당하게) 그 어떤 비판도 허용되지 않는생각이나 관습을 뜻한다고 한다. 저자들은 그 '신성한 소'를 제대로 도살한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마이클 셸런버거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읽으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채식과 육식에 대한 관점이 많이 바뀌었는데 '신성한 소'는 거기에 자세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 그 바뀐 관점이 더욱 선명해지는 도움을 받았다. 나쁘게만 여겨져왔던 육식에 대해 새롭게 제대로 고찰하고 싶으면 '신성한 소'를 벗하시기를 살짝 권해드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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