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 명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
앨런 스턴.데이비드 그린스푼 지음, 김승욱 옮김, 황정아 해제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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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7월 14일.

 이 날은 태양계 탐사에 있어서 정말 뜻깊은 날이다. 왜냐하면 이 날, 비로소 인류가 태양계에 있는 행성 모두를 탐사했기 때문이다. 그 마지막 행성은 아쉽게도 지금은 그 지위를 잃어버린 명왕성. 그러나 이 별은 오직 명왕성 탐사만을 목적으로 한 뉴호라이즌스 호가 지구를 떠날 때까지만 해도 행성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명왕성이 퇴출된 날은 뉴호라이즌스 호가 발사되는 날이었다. 어쨌든 우주 탐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잊을 수 없는 이벤트임은 분명하다. 아무래도 명왕성 탐사를 떠난 뉴호라이즌스 호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누가 어떻게 그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성공시켰는지 그 과정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정말 좋은 책이 하나 나왔다. 그 프로젝트를 처음 입안했고 마침내 성공까지 시킨 앨런 스틴이 쓴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이 번역되어 나온 것이다. 



 앨런 스턴이 명왕성 탐사 계획을 추진한 것은 무려 1987년부터다. 그는 86년에 터진 비극적인 사건, 즉 첼린저 호가 공중 폭발된 사건에서 큰 충격을 받고 자기 삶 전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당시 NASA는 금성으로 보낼 마젤란 호 계획과 목성으로 보낼 갈릴레오 호 계획이 추진 중이었는데 아무도 명왕성 탐사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거기에 생각이 미친 그는 자신이라도 나서서 명왕성 탐사 계획을 진행시켜야겠다고 생각했고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뛰어난 학자들을 섭외하는 것에 나섰다. 그  때, NASA의 행성 탐사 계획은 여론의 지지도에 따라 많이 영향 받았기 때문이다. 앨런 스틴이 원하는 명석한 두뇌들이 많이 참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왕성 탐사 계획은 늘 다른 행성 탐사 계획에 뒤쳐졌다. 너무나 멀고 크기도 작아 탐사에 별 이익이 없다고 여겨졌던 까닭이다. 앨런 스틴의 팀은 그렇지 않다는 걸 열심히 설득했고(그 이유는 책에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드디어 2001년 마침내 10년 평가 팀에 선정되어 명왕성 탐사 로켓을 설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NASA의 예산은 한정되어 있었고 그 비용으로 어떻게 저 태양계 외곽에 위치한 명왕성까지 가게 할 수 있을 것인가가 큰 화두로 떠올랐다. 그들은 결국 보이저 호 무게의 약 절반인 350KG의 우주선을 만드는 것(실제 우주선의 무게는 400KG이 넘었지만)과 가급적 착륙이 아닌 지나가면서 탐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을 한다. 여기에 앨런과 같은 팀은 로버트 파커 박사가 경로에 대해 아주 혁신적인 제안을 한다. 무게가 많이 줄어든 탓에 로켓이 목성까지 곧장 날아가는 것이 어려웠는데(목성의 중력을 이용해야 명왕성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다. 그건 먼저 로켓의 방향을 태양 쪽으로 돌려 금성과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목성까지 날아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2006년 1월에 지구를 떠난 뉴호라이즌스 호는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 태어난 것이었다.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은 그런 과정을 소상히 담는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어려운 말들이 잔뜩 나올 것 같겠지만 책은 이대로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이해가 쉽고 흥미진진하다. 우주 탐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리고 명왕성에 대해 많이 알고 싶었다면 이 책만큼 그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책은 또 없는 것 같다. 한 사람이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 나가는 장대한 드라마로도 읽힐 수 있기에 이런 논픽션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꽤 좋은 선물이 되리라 믿는다.



뉴호라이즌스가 찍은 명왕성의 사진. 

인류는 이렇게 선명한 명왕성의 모습을 뉴호라이즌스 호 덕분에 처음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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