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의학교육에 관한 워크숍을 마치고 집에 온 건 오후 5시가 지났을 무렵이었다. 어제 술을 워낙 많이 마신 탓에 피로가 극에 달해 있었는데, 집에 오니까 엄마는 자아를 찾느라 밖에 나가셨고, 할머니가 혼자 소파에 앉아 계시다 날 보며 반가워한다. 아 맞다, 오늘이 토요일이지. 돌봐주는 사람이 교회 때문에 집에 가버려 할머니가 제일 심심한 날. 이런저런 얘기를 하려 했지만, 날이 갈수록 안들리는 할머니 귀가 우리의 대화를 방해한다.

“밥 드셨어요?”

“엄마 있냐고?”

“밥 먹었냐고요!”

이런 4차원적 대화가 오가다보면 솔직히 짜증이 난다. 그래서 할머니의 착한 양아들은 어쩌다 한번씩 할머니한테 오면 말귀 못알아먹는다고 화만 버럭버럭 내다가 가버리곤 한다. 화는 안냈지만 난 더 이상의 대화 시도를 포기한 채 자리에 눕는다. 밥 생각도 없고, 잠만 쏟아진다.


그래도 오늘은 토요일이었고, 나와 할머니는 간만에 만난 거였다.

"할머니, 옷 입으세요.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께요.“

“엄마 어디 갔다.”

집에서 드시겠다는 걸 간신히 설득해 할머니가 옷을 입도록 한다. 그리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모레네 설렁탕’에 모시고 간다. 설렁탕을 보니까 나도 식욕이 불처럼 일어나, 원래 먹으려던 보통 대신 고기가 많은 ‘특’을 시킨다. 보통을 시킨 할머니는 고기가 많다면서 당신 것을 내 거에다 덜려고 한다.

“할머니, 많으면 그냥 남겨요.”

할머니는 집요하다. 세 번이나 더 시도를 한다. 고기 한점을 받아 내 그릇에 넣는다. 다시 한점을 숟가락으로 뜬다.

“할머니, 이제 할머니 드세요!”

할머니는 내 표정을 보고 거부의 뜻을 알아챈 듯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드시기 시작한다.


내 그릇을 바닥까지 비우고 한숨을 돌린다. 평소에는 3분의 1 정도는 남기는 할머니가 오늘은 심상치 않다. 국물이 점점 없어지고 바닥이 드러나려고 한다.

“할머니, 오늘 잘 드시네요?”

“나 더 못먹어.”

“그게 아니고 오늘 많이 드신다고요.”

할머니는 손까지 내저으신다. “이거만 먹으면 충분해.”

나중에 차에서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가며 의사소통을 한다.

“할머니, 배고프셨어요?”

“오늘 점심을 안먹어서 배가 좀 고프더라.”

아이고, 그랬구나. 그럴 줄 알았다면 바로 모시고 나갈 걸, 한시간을 괜히 뭉그적거렸네.


식사 후 할머니에게 월드컵 공원에 모시고 간다. 추워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다. 내 잠바를 벗어 할머니에게 입혀 드린다.

“할머니, 이제 안추우시죠?”
내 잠바가 황송한 할머니는 잠바를 벗으며 내게 내민다.

“너 입어. 감기 들어.”

난 저만치 도망가 버린다.

“싫어요. 할머니 그냥 입어요”

호숫가를 걷던 할머니가 허리가 아프다고, 그만 집에 가잔다. 집에 와서 연방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하는 우리 할머니, 어째 우리집에 오신 뒤 훨씬 더 늙으신 것 같다.


다른 집이라면 자식들이 다 나 정도는 할 거다. 아니, 나보다 더 잘할 거다. 하지만 그렇지가 못한 애들만 바글거리는 우리집인지라 상대적으로 내가 좋은 자식이 되어 버린다. 원망도 해 보지만, 그래도 나 하나라도 있는 게 다행이다 싶다. 차에다 기름을 가득 채워주고, 재떨이에다 비상용으로 쓸 천원짜리를 채워주는 아들이 없었다면 우리 엄마의 삶이 얼마나 쓸쓸했겠는가. 적어도 우리집에서 난 괜찮은 자식이다. 

 

 

울 할머니,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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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6-11-18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넘 멋져요!

2006-11-18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예진 2006-11-18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가 자아를 찾으러 나가셨다는 이야기에 깔깔깔~
부리님 말씀대로 멋지세요 :)

마노아 2006-11-18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느 집에서도 마태우스님은 멋진 아들이어요(>_<)

chika 2006-11-18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넘 멋져요! 2 (^^)

다락방 2006-11-18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늘 지금처럼만 하세요, 늘 지금처럼만.
멋진 아들(손자)이 곧 멋진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걸, 전 마태우스님을 보며 깨달았답니다.

또또유스또 2006-11-18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정말 멋져요...
이쁜 아내가 잇다면 더욱 멋질텐데...
제가 다리를 놓아드리고 싶다는..ㅎㅎㅎ
음.. 저도 제 차의 기름을 가득 넣어 주는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당...

로쟈 2006-11-19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은' 남편이란 소리도 빨리 들으셔야 할 텐데(근데, '괜찮은'은 '관계없는'의 줄임말이라죠?)...

얼룩말 2006-11-19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훌륭하세요. 괜찮은이라는 말로는 모자라요.

비로그인 2006-11-19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과 결혼하실 여성분은 복도많으셔~^^

moonnight 2006-11-19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마태님은 어느 누구랑 비교해도 효자에 효손이세요. 쓸쓸하게 계시다 손주랑 식사하고 산책하신 할머니는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어머니의 자아찾기도 도와드리는 정말 멋진 마태님. ^^

모1 2006-11-19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은 정도가 아닌걸요. 그러고보니 할머님과 영화본지 좀 되시지 않았나요? 할머님과 영화관으로 데이트 가시면 좋았을꺼란..생각을 해봅니다. 후후..

하루(春) 2006-11-1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덕끄덕. 효도가 뭐 별건가 싶군요.

해리포터7 2006-11-1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마태우스님...할머니 참 행복하셨을꺼에요..

이네파벨 2006-11-19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씨 고운 마태님...마태님 어머님은 정말 자식농사 성공하신겁니다!

클리오 2006-11-19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마태님과 결혼할 여자에 대한 부러움과 좋은 전망에 엄청엄청 딴지...!! 원래 효자는 좋은 남편이 되기 힘들어요... 게다가 그렇게 잘하는 아들과 손자가 다른 여자에게 잘해주는 걸 보면, 할머님은 아니더라도 어머님은 질투를 많이 하시지 않을까요? 호호호... (이뤄질 예정도 아직 없는 미래사에 대한 괜시리 딴지.. ㅋㅋ 마태님께는 좀 죄송하여요... 우어어~^^;;)

무스탕 2006-11-19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 울 할머니 보고싶어졌어요... 울 할머니 돌아가신지 8년이나 지났구만요... ㅠ.ㅠ
계실땐 몰랐는데 돌아가시고 난 후에 더욱 보고싶어지더군요.
가끔씩 혼자 산소도 찾아가곤 해요...
계실때 잘해~ 라는 말이 정말 맞더군요.
마태우스님. 정말 괜찮게 멋지세요~ ^^b

sooninara 2006-11-1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이야 항상 괜찮은 분이시죠?^^
할머님께도 어머님께도 님이 있으셔서 다행입니다.
저도 친정엄마에게 나쁜 딸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네요.

마태우스 2006-11-20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부끄럽습니다. 사실 전 님같은 딸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무스탕님/맞아요 돌아가시면 잘하고 싶어도 못하죠... 전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글 쓰고나서 님들 댓글보니까 잘해야겠다 싶어요...
클리오님/전 효자가 아니라니깐요!!! 저얼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하여간 클리오님 주제로 글 한편 쓸까하다 관둡니다. 남자를 택할 때 탁월한 눈을 가진 분이라는..
이네파벨님/에이 설마요... 제가 잘할 때만 여기다 적어서 그렇지 사실은 아니라는....^^
해리포터님/일이주에 한번 꼴인데요... 술먹고 미녀 만나는 시간에 비하면 너무 약소하게 투자하는 거죠... 댓글읽다 반성하게 되네요
하루님/제 글 읽다가 조셨죠!! 끄덕끄덕...
모1님/음, 영화관 간지 한달 정도 되었어요 마음이,란 영화 같이 봤거든요. 근데 눈이 잘 안보이고 귀도 안들려서......
달밤님/호호, 어머님은 자아를 대충 찾으신 거 같은데 아직도 찾아 헤매고 계시더이다^^
크리슈미미님/그, 글쎄요 전 좋은 남자가 아닌데...좋은 애인이 될 수 없는 100가지 이유가 있답니다. 첫째, 외모가 후지다..둘째 배가 나왔다.....세째 미녀에 약하다...
얼룩말님/한가지 행동만 보고 판단하심 안되죠^^ 하여간 고맙습니다 제가 얼룩말,을 특히 좋아한답니다. 근데 사실은 줄말 아닌가요?
로쟈님/님의 유머실력에 대해서 지난번에 알게되었습니다. 여기서도 역시...^^
유스또님/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다리라....안서호에 다리 놔주세요!
다락방님/앞으로 잘하겠습니다 제맘 아시죠?
치카님/아이 부끄럽습니다. 이런 걸 옆구리찔러 절받기라고...
마노아님/설마요 저희 집에서만 그렇죠....^^
예진아씨/호호 하여간 전 엄마가 자아 찾으러 다니시는 게 좋아요
속삭이신 분/좀...답답하긴 해도... 할머니 생각하면 안스러워요.... 저도 귀가 안들리면 어떨까,란 생각을 합니다.
부리님/고마워요 님밖에 없어요

이누아 2006-11-20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댓글을 답니다. 괜찮은 외삼촌에, 아들에, 손자시군요. 제가 다 흐뭇해요.
기왕이면 할머니께 보청기를 하나 사드리면 어떨까요? 청각장애인복지관이나 유관단체를 알아보시면 노인성 난청의 경우에도 정부에서 일정액을 지원해 줍니다. 할머님이 보청기로 듣는 것에 적응하는 기간이 좀 필요하기는 하지만 보청기를 끼시면 점차 부드럽게(소리지르지 않고) 대화하실 수 있을 거예요. 참고로 노인성난청은 고음을 듣는 게 힘들어요. 낮고 또박또박하게 이야기하시면 좀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마태우스 2006-11-20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누아님/보청기 생활하신지 꽤 되었죠 아마. 이제는 보청기로도 한계가 있나봐요... 마음이 아픈 대목이죠... 오랜만에 댓글, 반갑네요.
 

 

 

 

 

“홍만이(가명. 누나 첫째아들)가 외고 붙었단다. 축하한다고 전화라도 해줘라.”

엄마의 말에 난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외고에 간 게 대단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누나가 두달이 다 되도록 엄마에게 전화조차 안한다는 사실이 떠올라서였다. 일설에 따르면 자기 아들이 외고 시험 치는데 엄마가 뭐 하나 도운 게 없다는 게 삐진 이유라던데, 그 얘기를 들으니 나도 그쪽 패밀리와는 연락을 끊는 게 좋겠다 싶었다.


엄마의 거듭된 간청에도 홍만이에게 전화를 안하던 나, 지난 목요일 갑자기 그날이 수능 날인 걸 깨달았다. 그와 동시에 홍만이가 집에 있을 거란 생각이 나서 드디어 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집에 있었다.

“나랑 놀러 나갈래?”

순순히 그러잔다. 전날 새벽 4시까지 일을 하느라 무척 피곤한 상태였지만, 난 가방을 싸들고 홍만이네 집으로 향했다. 가다가 예과 학생을 만났을 때 이걸 물어봤다.

“학생은 중 3때 뭐가 제일 하고 싶었어요?”

학생의 대답, “게임방에 가고 싶었겠죠.”


어느 새 내 키보다 더 커버린 홍만이를 데리고 고속터미널에 갔고, 거기 있는 만화방에 둥지를 틀었다. 두시간쯤 만화를 보다가 아웃백에서 스테이크를 사줬고, 홍만이는 레모네이드, 난 맥주잔을 부딪히며 외고 합격을 축하해 줬다. 그러고 나서 근처 PC방에 갔는데, 누나한테 전화가 온 건 그때였다.

“너 어디서 뭐하니?”

나, “왜?”

“혹시 PC방 같은 데 간 건 아니지?”

“그--럼. 나 지금 경기도 양평이야. 밥 사먹이고 있어.”

누나는 집에서 아예 게임을 못하게 만들어 놨단다. 절대적으로 옳은 건 없지만, 애가 그렇게 게임을 좋아하는데 어느 정도는 할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홍만이는 게임을, 난 주 업무인 댓글달기를 하다 못다 본 만화가 있어서 다시금 만화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9시가 넘어 집에 들어가자 날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조카들이 도대체 왜 이렇게 늦게 왔느냐고 아우성이다. 장난도 치고 유치한 유머로 웃겨 주면서 시간을 보냈다. 10시 반, 뭘 타고 갈까 망설이다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집에 가는 동안 피곤해 죽는 줄 알았지만, 마음만은 뿌듯했다. 간만에 좋은 삼촌 노릇을 해서. 더 중요한 이유로, 내가 그렇게 함으로써 엄마가 기뻐하셔서.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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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2006-11-18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재미있네요~
'난 괜찮은 자식이다'하셔서 '난 효자다'라고 말하시려는 줄 알았답니다!

파란여우 2006-11-18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 성이 설마 '최'씨는 아니죠?...아항, 가명이래두...^^*
마태님, 넘 멋져요!<==이건 부리 버전
마태님, 넘 착해요!<==이건 알라딘 아파트 아줌마들 버전
마태님, 앞으로도 잘하실꺼면서!

짱꿀라 2006-11-18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너무 로맨틱하다고 할까 아니면 멋지시다고 해야 할까 어떤 말을 붙혀야 할까 고민입니다. 정말로 굿입니다.

프레이야 2006-11-19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제들끼리 잘 지내는 모습을 보시면 제일 행복해하시죠.. 그 반대이면 마음이 참 괴로운신가 보더군요. 괜찮은 외삼촌, 동생, 아들!!

마태우스 2006-11-19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괜찮은 외삼촌인 건 맞다고 생각하지만...호호...좋은 동생은 결코 아니고.. 좋은 아들은....아직 부족하죠.
산타님/고맙습니다. 로맨틱, 굿, 멋지다 전부 과분한 말이옵니다^^
여우님/님께서 꼬리로 절 쓰다듬어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박예진님/어마 오랜만이네요 요즘 한창 클 텐데, 이미지 사진 바꿔주세요^^

moonnight 2006-11-19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외삼촌이세요! >.< 조카들이 친구들에게 얼마나 자랑을 할지.. 수고많으셨어요. ^^

모1 2006-11-19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 산같은데라도 같이 가시는 줄 알았어요. 홍만군..삼촌덕에 행복한 하루였겠어요.

비로그인 2006-11-19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악관정책차관보 던가...
아무튼 한국 최초 맹인 박사님으로 유명하신 강영우 박사님 책을 보면
그런 대목이 나온답니다.

"맹인이고, 고아였던 내가 오늘날 이자리에 있을 수 있게된 것은
내 삶의 여정에서 만난 인간천사들 덕분" 이라고요.

아마 마태님이 그 "인간천사들" 중의 한분이신지도 모르죠 ^^

춤추는인생. 2006-11-19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그--럼. 나 지금 경기도 양평이야. 밥 사먹이고 있어.” 저여기서 감동먹었어요
세심하고 가슴따뜻한 멋진 남자분이시죠 마태우스님은..^^


무스탕 2006-11-19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랑 만화방 가고 피씨방 가주는 삼촌, 정말 멋지구리~!! 세요.
분명 나중에 술도 알려주시는 진짜 멋지구리~!! 삼촌이실거에요 ^^

마태우스 2006-11-2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안그래도 누나가 그걸 걱정합니다. 조카한테 술만 왕창 먹일까봐... 물론 오해죠. 전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저 혼자 마시지 다른 이한텐 안권한다는....
춤추는인생님/가슴이 따뜻해서 더위를 많이 탄답니다^^
고양이님/안그래도 겨드랑이가 가려운데 날개가 나려나봐요^^
모1님/산 같은 데 가자고 하면 싫어할껄요. 역시 애들은 지가 좋아하는 걸 해야..
달밤님/정말 멋진 댓글이어요. 님 댓글 다른 이들한테 자랑할래요
 
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알랭 드 보통의 책들은 읽는 내내 경외감을 가지게 만든다. 어쩜 저렇게 아는 게 많을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난 그의 해박함에 질식할 것만 같다. <불안>을 소재로 책 한권을 써내는 그 박학다식이란! 게다가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추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맞아! 정말 그래!”라고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니 그에게 식상하려면 앞으로 한 트럭분의 책을 더 읽어도 모자랄 것 같다. 그런 사람의 이름이 평범함을 뜻하는 ‘보통’이라니,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동물원에 가기>는 보통이 그 동안 썼던 글들을 발췌해 ‘손을 보고 보완한’ 작품이란다. 대중가요로 따지면 ‘골든 베스트 앨범’ 정도가 되는 셈, 이걸 알고 나면 출판사의 상품성이 얄미워지고, 보통의 책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뭐야 이거 전에 읽은 거 재탕이잖아!(특히 클로이가 나오는 ‘진정성’ 파트)”라고 투정을 부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뒤에 나온 인디펜던트의 서평은 “전혀 예상치 못한 기쁨을 선사한다.”라고 되어 있던데, 세상 그렇게 살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다들 한번 읽어볼 가치가 있다. 지금까지 보통을 모르고 산 사람이라면-도대체 무슨 낙으로 살았을까?-이 ‘입문서’를 통해 보통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의 모든 책을 읽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읽을 당시의 흥분과 짜릿함을 되새김질할 수 있으니 8,500원을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 게다가 에드워드 호퍼를 다룬 첫 이야기는 그림 해석은 이렇게 한다는 걸 잘 가르쳐주며, 이걸 읽고 나면 빨리 미술관에 달려가 아무 그림이나 보면서 분석을 해 보고 싶어진다 (지금 내가 그렇다).


두가지만 더 말해 본다. 하나. 이 책은 지하철 안 같은 짜투리 시간에 읽어서는 안된다. 에드워드 호퍼 외에 페터 드 호흐같은 화가도 나오는데, 그림을 책에 실어주지 않은 관계로 인터넷을 통해 그림을 보면서 책장을 넘겨야 한다. 두 번째. 보통의 책은 투자한 것 이상의 교양을 우리에게 돌려준다. 90년대에 베르베르를 읽었다면, 21세기에는 보통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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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6-11-1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르베르, 보통 모두 유난히 한국에서 사랑받는 저자들이군요(보통의 경우는 좀 뒤늦게)...

비로그인 2006-11-17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의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제가 왠지 면구스럽게 느껴집니다.

역시 지름성 리뷰- ^-^

비로그인 2006-11-17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 호퍼의 '스산한' 그림..
보통의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답니다.
제가 구세대가 맞나봅니다.
여러분들께서 보통의 책을 소개해주시더군요.


파란여우 2006-11-17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리뷰에 '반'하는 말씀을 깜찍하게 해 주셨습니다.
님의 리뷰는 알집처럼 딴딴하지만
이 책의 '투자할 가치'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보통씨는 제게 특별한 작가이지만 이 책은 '보통'이었습니다.
그래서 슬펐더랬죠

하루(春) 2006-11-17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21세기는 학력이나 나이, 성별에 얽매이지 않는 '보통' 사람들의 시대가 되어야... ^^

다락방 2006-11-18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이 책을 포함 보통의 책을 네권 읽었건만 아직 매력을 잘 모르겠어요. 흐음. 오히려 마태우스님의 리뷰가 더 재밌는데요. :)

짱꿀라 2006-11-18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정말 대단하십니다. 왜이렇게 리뷰를 다들 잘쓰시는지......
쪼기이~~ 보이는 파란여우님 그렇고 마태우스님도 거의 신의 경지에 다다르려고 그러니! 아무튼 부럽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앞으로 계속 부탁드립니다. 주말 잘보내세요.

moonnight 2006-11-18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도 요즘 나온 책들은 왠지 읽혀지지가 않더라구요. 마태우스님이 이렇게 좋아하신다니, 저도 21세기 인간이 되어야겠어요. ^^

마태우스 2006-11-18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흠, 전 보통보다 달밤님을 훨씬 더 좋아한답니다^^
산타님/파란여우님과 절 비교하시면 아니되지요. 여우님은 리뷰의 신이고 전 그냥 재벌2세입니다^^
다락방님/오옷 그래요? 그렇다면 보통의 리뷰어로 한번 떠볼까나...^^
하루님/님답지 않게 유머를....원래 웃기셨는데 제가 몰랐던 거겠죠?^^
여우님/사실 중간쯤 읽을 땐 별로라고 리뷰 쓰려 했는데요 막판에 글쓰기에 대한 멋진 글이 나와서 맘이 획 변했습니다. 제마음은 갈대.... 님 리뷰가 더 진실에 가깝습니다. 꾸벅.
한자님/제가 매료되긴 했지만 아닌 분도 있더라구요. 중요한 건 자신이 재미있어야죠..... 한자님의 페이보리트는 과연 누구일까 궁금!
고양이님/보통이랑 동업을 시작했습니다 5% 준다네요 호호
로쟈님/베르베르--> 노통--> 보통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앞의 두 작가는 약발이 다한 듯...제게는 말이죠.
 

 

 

 

 

SMS 서비스 짱.

110번째: 11월 10일(금)


미녀와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맥주 세트 하나를 먹었다. 술이 다 비었을 무렵 난 카운터로 가 카드를 내밀었다. 하도 긁어서 거의 닳아버린 카드를. 아무 생각없이 싸인을 하고 자리로 돌아왔다. 미녀가 화장실에 가 있었기에 할 일도 없고 해서 문자를 확인했다. 카드 회사에서 보낸 문자가 있다. 난 내 눈을 의심했다. 2만7천원이 아니라 27만원이 찍혀 있었으니까.


난 다시 카운터로 갔다.

“&^^%%*()(*@()))”

카드 전표를 보니 전표에도 27만원으로 되어 있다.

‘내가 그것도 확인 안하고 사인을 했단 말인가.’

종업원은 당황해 했다. 그리고는 열심히 승인취소를 시도한다. 20분 쯤 있다가 내 휴대폰으로 문자가 온다. 승인취소가 되었다면서. 미안했는지 종업원이 과일안주를 서비스로 준다. 그걸 보니 그냥 갈 수가 없어서, 4만5천원짜리 술을 또 시켰다. 다시금 미녀와 즐겁게 수다를 떨면서 마셨다. 새벽 두시, 다시금 카드를 내밀었다. 이번에는 금액을 확인하고 사인을 한다.


다음날 아침, 난 엄마가 깨워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니 전화가 계속 울리더라. 받아봐.”

전화를 보니 부재중 전화가 무려...십여통이다. 테니스를 치기로 했던 친구인데,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황급히 옷을 차려입고 내려갔다. 하지만 술이 덜 깨서 그런지 몸놀림은 예전만 못했고, 난 그저 라켓만 들고 서 있는 수준의 테니스를 쳐야 했다. 시종 이런 소리를 했다. “술만 안취했으면 저거 칠 수 있었는데.”


역시 두시까지 마시는 건 무리다. 게다가 술에만 취한 게 아니라, 미녀에도 취했으니...


111번째: 지도학생을 추억하며

11월 14일(화)


슬픈 표정으로 술을 사달라고 한 지도학생의 말이다.

“민호(가명) 형 오늘 아침 군대 갔어요.”

민호는 올 5월까지 내 지도학생이었다. 본과 2학년을 두 번 유급하고 세 번째 다니다 결국 학교를 잘렸다. 그는 “미안해서” 내게는 연락하지 못하지만 고교 후배인 이 지도학생과는 그래도 연락을 한단다. 나 역시 마음이 착잡했다. 그 학생이 어려운 처지인데 내가 해준 게 아무것도 없어서. 사실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었기에.


지도학생은 내가 몰랐던 민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작년엔 학교를 거의 안나갔어요. 사귀던 여자가 좀 안만나주고 그랬나봐요. 그 여자애 학교에 가서 며칠씩 기다리고 그랬어요....”

“올해 농구하다가 발을 다쳐서 일주일간 학교를 못갔어요. 그래서 그 과목을 F 맞은 거예요.”

“블록강의(3주간 한 과목만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친 뒤 끝나는 과목으로 본 2 때는 이것만 한다)는 다들 1주째 주말부터 공부를 하거든요. 근데 민호 형은 2주째 수요일 지나서 해도 된다고 했어요. 실제로는 금요일부터 시작하기도 했고요.”


하나하나가 다 유급생의 삶으로 보이지 않았다. 내가 그에게 뭐라고 했던가. 여자는 대학 생활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공부를 아주 잘 할 필요도 없고 그냥 기본만 갖추면 삶이 편하다고 그러지 않았던가. 그래서 민호는 “교수님께 미안해서 연락 못드리겠다”고 말했을테고, 같은 이유로 나 역시 그에게 연락하지 못했다. 그리고 어제, 민호는 군대에 갔다.


민호는 부모님께 그동안 학교에 다닌 걸로 거짓말을 했단다. 군대에 가게 되면서 사실을 털어놓자 부모님이 이러셨단다.

“그 동안 많이 힘들었겠구나. 잘 다녀와라.”

이 말을 들으니 그 부모님께도 미안해진다. “다시 의대에 편입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는 민호에게 겨울방학 때 면회를 가기로 지도학생과 약속했다.


눈을 떴을 때 난 고속버스 안에 있었고, 청소 아줌마가 버스 안을 치우는 중이었다. 황급히 가방을 챙겨 내려 보니 버스를 향해 거대한 물줄기가 퍼부어지고 있다. 그곳은 바로 세차장이었다. 너무 많이 마셨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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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1-15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지도학생을 추억하며..편은 그럼 꿈이라는 말씀이신가요..??

해적오리 2006-11-15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그러게요.. 끝이 어째 묘한 뉘앙스가 있네요..

모1 2006-11-15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메피스토님과 같은 생각중...

클리오 2006-11-15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닌데... 다른 페이퍼에서 그 지도학생 이야기 읽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요... 근데 정말 끝부분 뉘앙스가 묘~하네요...

가시장미 2006-11-15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7만원.. ㅋㅋ 고의가 아니였을까.. 의심스럽네요. -_-; 조심하세요! 음주쟁이 형~

마노아 2006-11-16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당황.... 꿈일런가 현실일런가... 누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이죠? ^^;;;

마태우스 2006-11-16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아, 꿈은 아니구요 술 마시고 버스타고 왔는데 너무 취해서 못내린 거였어요 꿈이라면 좋겟네요
가시장미님/아니 누가 음주쟁이라고 그래요 저 맘 잡았다구요
클리오님/그죠... 뉘앙스를 신비모드로 했는데 좀 이상한가요?^^
모1님/현실이어요...흑
해적님/아앗 오랜만이어요. 신비주의는 역시 제게 안어울리는 듯
메피님/흑 그 학생, 그날 군대간 거 맞아요...

또또유스또 2006-11-18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민호라는 그학생은 훌륭하신 부모님과 선생님 밑에서 어찌 그리 안타깝게 되었는지...
역시 옛말이 그르지 않네요...
말을 물가로 끌고는 갈 수 있지만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는 ..
저도 님의 댓글이 아니었으면 무엇이 꿈얘기이고 생시이야기인지 헷갈릴뻔 했다는...

마태우스 2006-11-1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스또님/민호 부모님 정말 의연하고 멋지시지 않습니까. 근데 그 학생이 배신을 했네요... 제 이미지를 물먹는 말로 바꿔볼까요...
 

 

 

 

 

105번째: 작업의 정석


우리 학교엔 나랑 친한 선생이 두명 있다. 한명은 여자분으로 주량이 세서 내가 좋아하고, 또 한분은 남잔데 교수 치곤 드물게 인간 냄새가 나서 좋아한다. 전자와는 가끔씩 술 대결을 하고, 후자와는 일주에 한번씩 미녀 조교 셋과 더불어 점심 모임을 한다. 못다한 이야기를 하기엔 점심시간이 너무 짧기에 남자 선생과 저녁을 한번 같이하자고 했고, 그게 성사된 건 10월 24일(화)이었다.


1차에서 소주를 열심히 마시고 2차로 간 오뎅바, 술이 약한 남자선생은 1차만 끝나고 집에 갔고, 요즘 우울해 보이는 조교 한명도 귀가해 버려 2차에는 나랑 미녀 조교 둘만 갔다. 디귿(ㄷ)자 모양의 테이블 중 난 가운데에 앉았고, 미녀 조교는 왼쪽, 오른쪽엔 남자 둘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즐겁게 수다를 떨며 술을 마시던 중 남자 중 젊은 쪽이 조교 한명에게 말을 건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의 고뇌에 대해 얘기하는 듯했다. 순간 생각했다. 이게 작업이구나.


난 한번도 모르는 사람에게 작업이란 걸 해본 적이 없다. 언제나 같이 간 사람에게 충실했고, 혼자 술을 마실 때도 별반 한눈을 팔지 않았다. 물론 이건 해봤자 안될 걸 알아서 그랬던 거지, 마음마저 없었던 건 아니다. 내 외모가 좀 괜찮았다면 종업원에게 “저기 앉아 있는 미녀에게 마티니 한잔!” 이런 주문을 넣기도 했겠지. 어쨌든 피부가 하얀 그 남자가 작업을 거는 게 참 신선하고 귀엽게 보였다. 작업의 대상이 된 미녀조교는 놀란 와중에도 이런저런 대답을 했는데, 좋은 얘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난 옆에 있던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젊다는 게 좋네요. 저렇게 모르는 여자에게 말도 붙이고. 전 마흔이 되고나니 모든 것에 심드렁해지던데.”

그 남자의 답변에 난 기절할 뻔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몇 년만 있으면 마흔이거든요.”

난 그 남자가 한 50정도, 잘 봐줘야 45 정도는 된 줄 알았다. 근데 아직 마흔도 안됐다니. 꼭 대머리라서 그런 건 아니었고, 풍기는 인상이 너무 나이들어 보였는데.


미녀조교가 그다지 신통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남자는 이내 작업을 중단하고 다시 술을 마셨다. 그 다음날부터 미녀 조교가 더 멋져 보인다. 작업의 대상이 되다니 정말 미녀구나 싶어서.

 

 

 

 

 

 

107번째: 무자식 상팔자

11월 3일(금)


친한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 무에서 출발해 지금은 죽전에 자기 이름으로 된 아파트를 얻은, 소위 자수성가한 그는 무척 날 환대해 줬다. 1차는 맛있는 돼지갈비에 소주, 2차는 자기 집에서 맥주.


배가 좀 나오긴 했지만, 그 친구는 고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성실한 삶을 살고 있다. 부인과 사이도 아주 좋고, 내가 아는 한 그 친구가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린 적도 없다. 그렇게 금술이 좋던 그 부부가 이제 떨어져 살아야 한단다. 12월이면 자기 애들 둘과 아내를 캐나다로 보내야 하기에.

“남들이 다 하니까 어쩔 수 없잖아.”

친구는 쓸쓸히 말한다. 난 자식을 외국에 보내는 건 특권층의 일로만 알았다. 하지만 특권층이 아닌 이 친구마저 그렇게 하겠다는 걸 보니 ‘대체 기러기는 어느 단계까지 내려와 있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는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다. 남이 하니까 자기도 애들 사교육을 시키고, 역시 남이 하니까 처자식을 외국에 보낸다. 외국에 보내는 돈은 어떻게 감당하는지, 떨어져 사는 걸 감수할 정도로 자식 교육이 중요한지 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된다. 부부는 부부의 삶이 있고, 자식은 그 나름의 삶이 있는 게 아닐까. 꼭 그렇게 해야만 자식들의 경쟁력이 길러지는 걸까. 그러고보면 내게 자식이 없는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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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1-15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의 고뇌같은 걸로 작업을 걸면...십중팔구 퇴짜..아닐까요..^^

paviana 2006-11-15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니까 죽전까지 오셨는데 연락도 없이 가셨단 말이지요? 음 ...글쿠나....
흑흑흑

비로그인 2006-11-15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태우스님께서 마흔.. 한참 멋질 때입니다.


모1 2006-11-15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5회째/여전히 마태우스님 주위에는 미녀들만 있다..일반인은 과연 존재하는가?
107번째/기러기아빠..쉽지 않은 선택이셨을텐데..그분 대단하시네요. 갑자기 드는 생각..그 분도 마태우스님의 술친구 멤버에 정회원으로 등록?

클리오 2006-11-15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자식이 중요해도, 가족이란 서로 같이 살며 사랑하라고 하는 존재인데, 전 아직까지 기러기 부부들이 이해가 잘 안가요.. 국내 주말부부도 아니고...

다락방 2006-11-1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5/작업의 대상이 되다니. 정말 미녀가 맞나보네요. 부러워라.
107/기러기 아빠라니. 쓸쓸해요. 휴~

마태우스 2006-11-16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제마음 아시죠^^
클리오님/책을 읽어보니 부부는 정답이 없다고 하네요. 제가 모든 부부를 이해할 수야 없겠지요... 하지만 님과 저는 생각이 일치하는군요 반가워요
모1님/일반인도 가끔 있지요^^ 그 친구는 제 조직은 아닙니다....
한자님/그, 그런가요? 한때는 마흔이 되기 싫어서 몸살을 했지요...
속삭이신 분/오랜만이어요 반갑습니다!
파비님/사정이 좀 어려웠어요. 삐지지마세요
메피님/그렇겠지요? 역시 작업엔 유머가 최고겟죠?

마태우스 2006-11-1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롱범님/어 님은 닉넴으로 보아 아롱이의 아버님,쯤 되는 줄 알았는데... 글구 전 딸의 애교보다 나이든 미녀의 애교가 훨씬 더 좋습니다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