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1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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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람을 한 차원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준다고 믿지만,
예외를 만날 때면 당황하곤 한다.
어릴 적부터 책벌레였다는 안철수도 왜 이러는지 설명이 안 되지만,
책을 읽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책을 수십 권 쓴 공지영 작가의 행보는
더 이해가 안 간다.
공지영은 차 옆자리에 탄 주진우의 통화를 들은 기억을 바탕으로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그게 김부선과 이재명이 바람을 피웠다는 증거라고 넘겨짚었는데
그 다음엔 ‘주진우가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다.’는 글을 SNS에 올리더니,
나중엔 이 모든 책임이 다 주진우에게 있다면서 해명을 하란다.
이 과정이 너무도 그로테스크해서, 신작 <해리>를 살까 말까를 망설여야 했다.
공지영의 총기가 흐트러졌지 않을까 걱정해서였다.
그래도 오랜 팬인데 사긴 사야겠다고 마음을 잡고 구매를 했는데,
역시나 그의 소설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재미도 있었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봤던 봉침사건의 궁금증이 풀린 게 최대수확이다.


출간 직후 인터뷰에서 공지영은 이 책을 쓴 이유가 진보인 척 하는 사람들의 위선을 고발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해리> 1권 250쪽에도 그 내용이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언론의 투명성이 떨어졌고...지성이 사라지면서 감정과 원시적인 애증만 남았다. 그럴 때 진보를 가장한 장사꾼과 사기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것만으로도, 세월호를 애도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장사를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난 것이다.”
이건 무슨 말일까?
이명박. 박근혜를 비판하고, 세월호를 애도하는 것은 국민 된 도리였건만,
이걸 가지고 ‘진보를 팔아먹는 장사꾼. 사기꾼’으로 매도하는 건 좀 이상하다.
공지영이 받았던 비판 중 하나가 ‘운동권을 팔아먹는 소설을 쓴다’였다는 걸 감안하면,
‘아니 공지영이 이런 말을 하다니?’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인터뷰에 나온 공지영의 말을 더 들어보자.
70~80년대,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정의를 외치고 좌파가 되는 것은 투옥과 가난을 견뎌야 한다는 걸 의미했지만 (이제는) 좌파인 척하고 정의인 척하면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시대로 바뀌는 전환기에 우리가 있다...정의를 팔아먹는 걸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가능한 시대가 온 것.”
그러니까 공지영은 투옥과 가난을 견뎌야 진보운동의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해리> 2권에도 이 내용이 나온다.
89학번이면 이미 87년에 독재정권이 한풀 물러난 뒤라서 80년대 초나 중반하고 또 달라. 80년대 초. 중반에는 학생운동 이퀄 바로 감옥! 그런데 그땐 아니었거든. 뭐랄까. 개나 소나 학생운동 하던 그런 때라는 거지. (102쪽)”
이 말대로라면 절차적 민주화가 시작된 87년 이후의 진보운동은
감옥에 가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81학번으로 학생운동에도 몸담았던 자신을 정당화하는 말이기도 한데,
이런 걸 넷상에서는 ‘부심’이라고 하고, 이렇게 응용할 수 있다.
“거, 81학번부심 쩌네.”


그러고 보면 책날개에 있는 저자소개도 의심스럽다.
1988년 <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공지영이 구치소에 간 이유는 1987년 발생한 구로구청 부정투표 반대시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지영은 구치소에 1주쯤 있다 나왔다는데,
굳이 ‘구치소 수감 중 단편을 집필했다’는 얘기를,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자소개에 넣어야 하는지?
더구나 1200만부를 판 스타작가가 왜 그 경력에 집착하는 것일까?
책날개를 보면서 이런 의문을 가졌는데,
저 위 구절을 읽다보니 공지영은 ‘난 그 엄혹하던 시절에 구치소도 다녀왔어!’란 말이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재미있는 책을 써주신 공작가님을 위해 이렇게 부르짖어 본다.
“진보의 진정성은 구치소에서 나온다. 구치소 안갔다 온 분들은 닥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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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8-08-12 0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짧은 댓글에 대한 변) 구치소 안갔다온 88인지라. .닥치는 중ㅎㅎ

마태우스 2018-08-12 08:28   좋아요 2 | URL
전 85인데도 닥치고 있습니다^^

stella.K 2018-08-12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아예 공지영 책을 읽지 않고 있는데...ㅠ
이상하게 저는 공지영 책이 별로더라구요.
영화화하기는 좋은 것 같더라구요.
워낙에 사회성 짙은 글을 쓰니.
근데 구치소 1주일 가지고 우려 먹는 건 제가 생각해도 넘 심하네요.
주진우와의 공방도 그렇고. 엄한 사람 잡는 거 아닙니까? ㅉ

마태우스 2018-08-12 18:47   좋아요 1 | URL
안녕하셨어요. 그래도 저는 재밌으면 그냥 읽어요. 도가니 같은 책은 정말 재밌게 잘 썼고, 결국 약간의 해결도 이루어냈으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SNS가 사람을 망가뜨리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하루종일 그거 하다보면 그게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게 되고 뭐 그러지 않을까요. 제가 SNS를 안하는 건-블로그는 SNS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그런 소신이 있어서입니다.

페크(pek0501) 2018-08-13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리함이 담겨 있는 리뷰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마태우스 2018-08-15 15:09   좋아요 0 | URL
앗 이렇게 예리한 댓글을! 감사합니다. 꾸벅

고양이라디오 2018-08-14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원래 공지영씨 팬이었는데 요즘 좀 이상하더라고요ㅎ 그래도 소설은 재밌나보군요ㅎ

마태우스 2018-08-15 15:10   좋아요 1 | URL
자기 일 잘하는 거랑 사회생활 잘하는 게 꼭 일치하진 않죠.^^

북프리쿠키 2018-08-14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공작가 글은 잘 안 읽습니다.ㅎ
독자를 밀어내는 힘? ㅎ ㅎ

마태우스 2018-08-15 15:10   좋아요 1 | URL
혹자는 노이즈마케팅이라고 하는데요, 님 말씀대로 독자를 밀어낸 해프팅인 듯요. 역시 SNS를 끊어야 합니다..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 질문하고 토론하고 연대하는 ‘프랑스 아이’의 성장비결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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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선생이 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이후
프랑스 얘기를 전해준 분들이 여럿 있지만,
그 얘기들은 어떻게 된 게 들을 때마다 놀랍다.
목수정이 쓴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는
저자가 프랑스에서 딸 칼리를 키우며 알게 된, 그 나라의 교육현실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어김없이 놀랐고,
우리나라가 학생들에게 지옥임을 다시금 절감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선 초등학생이 중학교 과정을 배우는 게 우수한 학생이 되는 길이지만,
프랑스는 다르다.
목수정은 1학년 내내 구구단을 5단까지만 외우게 하는 등
학교가 별로 가르치는 게 없는 게 불안해 문제집을 사가지고 칼리에게 풀게 했다.
칼리가 싫은 티를 내자 학교에 가서 교사에게 조언을 구한 목수정은 뜻밖의 말을 듣는다.
“그 책은 당장 불태워버리세요. 집에서 문제집을 가지고 아이에게 추가적인 학습을 시키거나
선행학습을 시키는 행위야말로 공부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앗아가고
공부를 지겨운 것으로 만드는 최적의 방법입니다.” (141쪽)
이곳 역시 학습능력이 유달리 뛰어난 아이에게 월반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그건 우리나라에서처럼 “미래에 대단한 인물로 성장할 싹을 지녔”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아이로 인해 다른 아이들의 수업분위기가 망가질 염려가 있어서란다.
“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특별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면, 공부를 잘하는 것은
한 아이가 갖는 특징 중 하나가 될 뿐이다.” (161쪽)
이런 곳에서 학교를 다닌다면 애들이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그러다보니 다음과 같은 불평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유의 책들 뭐 어쩌라고? 프랑스로 이민가라고?” (어느 분의 100자평)
사회구조와 가치관이 다른데, 내 아이만 프랑스식으로 키우는 건 말이 안 되지만,
개인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도 여럿 있다.
아이를 아이로만 대하는 게 아니라 한 인간으로 대우해 주고
그의 고민에 공감해 주는 것,
아이가 고집을 부릴 때 설명하고 설득하고, 선택의 범위를 제시하는 것 등은
의지만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게 아닐까?
물론 거기에만 그쳐선 안 된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을 공유하고 또 널리 알리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현실에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프랑스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확산된다면,
도저히 변할 것 같지 않은 우리 사회의 악마성에도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프랑스를 우리나라에 알리는 목수정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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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8-08-12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꽉 끼어 붙어있는 그릇이 있을 때, 아래쪽 그릇을 따뜻한 물에 담그고 기다리면 그릇들 사이에 있던 공기가 팽창하여 쉽게 분리되죠. 여기에서 핵심은 온도 차인 것처럼, 도무지 변할 것 같지 않은 우리 사회도 도대체 가능할까 상상하기 어려운 사회와 계속 접하다보면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요? 마태우스님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도자기를 구울 때도 온도차로 인해서 무늬라 착각할만한 작은 균열들이 나타난다고 들었습니다. 균열을 확산시키는 잠재적인 에너지를 믿습니다, 다만 속도의 문제일뿐이라고.

배움의 가장 큰 동기는 자발성이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마주보는 자리에 서는 이들이 종종 고민하게 되는 무거운 숙제죠.^^

마태우스 2018-08-12 08:30   좋아요 1 | URL
나비종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공감해 주셔서 더 감사드려요. 글구...저도 좀 멋진 말로 표현하고픈데 그게 안되네요. 나비종님의 비유력이 부럽습니다. 꽉 붙은 그릇,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소재로 교육현실을 비유하는....

stella.K 2018-08-12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글 제목이 더 의미심장하네요.
외국에 살다 온 사람들은 우리나라처럼 살기 좋은 나라도 없다고
하잖습니까? 고놈의 교육과 정치만 바뀌면 우리나라도 좋은 나라 되지 않겠습니까?ㅎ
얼마 전에 입시 교육을 바꿀 거라더니 돈만 날리고
변한 건 없다고 개탄하던데 언젠간 우리나라도 남의 부러움을 살 날이
있겠죠. 우리가 죽은 뒤에라도...쿨럭~

마태우스 2018-08-12 18:50   좋아요 0 | URL
앗 울나라가 정말 살기좋은가요. 하기야, 우리나라가 좀 배타적이니, 우리가 살기엔 좋을 수도 있지만 타인에겐 좀 배타적이지 않나요. 글구 우리끼리도 서로 잘 지내자는 게 아니라, 매사 경쟁적이고 그래서 피곤할 것 같은데요. 글구 교육이 우리나라가 안좋은 이유의 절반 이상인지라ㅜㅜ 근데 교육을 바꾸는 게 말이 쉽지, 정말 먼 길 같더이다.

stella.K 2018-08-12 19:59   좋아요 0 | URL
아, 인프라가 좋다고 많이들 그러니까.
자연 경관도 좋다고 그러고.
말에 의하면 스위스 보다 좋다고 하더라구요.
글구 아주 배타적이지만도 않은 게
외국 사람들이 여행하다 돈이 떨어졌다고 그러면
그렇게 잘 도와준다는 말을 들었어요
마태님은 울나라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시는 거 아닙니까?ㅎㅎ.

마태우스 2018-08-12 23:36   좋아요 1 | URL
이해해 주세요. 프랑스 교육현실을 알고나니까 우리나라가 겁나 불쌍하게 보이는 중. 며칠 이러다 나아지겠죠 뭐. 어차피 저는 외국에는 3일 이상 나가지 못하는 처지라, 프랑스 외쳐봤자 소용없어요 ㅠㅠ

세실 2018-08-1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마태우스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좋아요 열번 누르고 싶네요.
프랑스의 좋은 교육 환경을 우리나라에 도입하는거죠.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최소한 고3 내내 입시지옥만 기억하는 아이들이 되면 안되겠지요.

마태우스 2018-08-15 15:12   좋아요 0 | URL
앗 세실님 안녕하세요. 공감 감사요. 울나라는 애들 공부 안시키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굴지만, 프랑스는 그렇게 하고도 우리보다 더 잘살고 노벨과학상도 많더라고요. 설사 더 못산다해도, 지금같은 환경은 너무한 거죠..!

고양이라디오 2018-08-14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태우스님 의견에 백번 동의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호기심을 앗아가고 공부를 지겨운 것으로 만드는 거 같습니다. 한 번 시스템이 형성되면 참 바꾸기 힘든 거 같습니다.

마태우스님 말씀처럼 아이를 하나의 인간, 인격체로서 대우해주고, 교육에 다른 방식들도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마태우스 2018-08-15 15:12   좋아요 0 | URL
동의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읽는 내내 프랑스 환경이 부러워서 죽겠더군요. 그런 환경이니 프랑스 출산률이 2.0을 유지할 수 있는 듯요. 우리도 출산장려금 이딴 거 하지 말고, 좀 배우면 좋겠네요.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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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스텔라K님께 교회에 관한 책을 써달라고 한 적이 있다.
종교의 교리 이런 게 아니라,
신자 생활을 하면서 교회에서 겪는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알고 싶어서였다.
그러던 차에 이기호가 쓴 소설집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란 책을 보자
반가운 마음에 구매를 했다.


작가에게 죄송하지만 이 책은 내가 처음 만나는 이기호의 작품이었다.
내 관심사인 ‘교회오빠’ 얘기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 책도 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최미진은 어디로’라는 첫 번째 소설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작중 주인공인 소설가 이기호는 중고나라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책을 파는 것을 본다.
판매자가 내놓은 50여권의 책은 1-3그룹으로 등급이 매겨져 있었는데
자신의 책은 3등급으로 가격도 가장 쌌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것은 다음 구절이었다.
“병맛 소설, 갈수록 더 한심해지는, 꼴에 저자 사인본.
그룹 1, 2에서 다섯권 구매시 무료증정”
그가 올린 책들 중 무료증정이라고 표시된 책은 자기 책이 유일했다.
이기호는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어 직거래를 제안한다.
자신은 광주에 살지만, 판매자가 일산에 산다기에 “저도 그쪽 근처인데 직거래하시죠”라고 말한다.
약속 당일 이기호는 광주에서 KTX를 타고 행신역에 내린 뒤 약속장소인 정발산역으로 간다.
여기까지만 읽어도 너무 재미있는 거다.

그 다음 소설은 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2009년의 용산 철거 사건에 관한 얘기였다.
무거운 얘기겠거니 했는데, 이기호의 시각은 다른 데 맞춰져 있다.
그날 오기로 했던 크레인 중 한 대가 오지 않는 바람에 희생자가 더 컸다는데,
이기호는 그 크레인 기사를 만난 얘기를 소설로 만들었다.
왜 당일에 오지 않았는지 크레인 기사가 늘어놓는 얘기를 들으면서
이런 것도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덩달아 내 시각도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그 두편을 읽자마자 인터넷에 들어가 이기호의 책들을 검색했고,
죄다 주문해 버렸다.
미리 그의 책을 읽은 분들이 재미만은 보장한다고 했으니,
당분간은 자투리 시간에 읽을 책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나머지 단편들도 재미를 주는 동시에 저자 나름의 독특한 시각을 엿볼 수 있었지만,
책 전체에 걸쳐서 가장 충격을 받은 얘기는 의외로 마지막 소설(?)이었다.
‘이기호의 말’이란 제목인데,
이건 소설이 아닌, 작가 자신의 말이었다.
보통 이 공간에는 아내에게 감사드린다, 같은 말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저자 자신이 낸 교통사고에 관한 얘기가 담겨 있었다.
이게 충격을 준 이유는 저자가 베풀고자 했던 작은 선의가
타인에 의해 엄청난 배신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원래 소설을 읽으면, 특히 이번 책처럼 찌질한 군상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구나’는 생각이 들고,
서로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결론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기호의 말’은 그런 생각을 다 쓸어내 버리고,
타인에게 과잉으로 친절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더운 여름철, 이기호의 책과 함께 버텨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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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7-2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작가가 제목은 저리 지었어도 교회 다니는 사람에
대해 쓴 건 별로 없지 않나요?
근데 작가가 좀 시각이 남다른 것 같긴 하네요.ㅎ

저도 제가 베픈 조그만 선의가 적잖은 배신으로 다가 온 적이 있는데,
혼자 사는 후배한테 명절 때 집에서 한 빈대떡 싸 가지고 나갔다가
되로주고 말로 받은 적이 있습니다.
걔는 혼자 산다고 그렇게 많이 외로운 것도 아니고,
웬만치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더군요.
자신이 잘못했는데도 끝까지 자신을 옹호하느라 저의 맛있는 빈대떡은 이미
산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맛있게 먹었다는 말도 없고, 그렇다고 물어 보기도 싫고해서
아직도 이 친구가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남자는 어떨지 몰라도 여자들은 그런 거 은근 민감하거든요.ㅋ
이거 가지고 단편을 써 볼까 하다가 여태 못 쓰고 있습니다.
전 이상하게 소설을 쓴다고 하면 장황 스펙타클이 되버리더라구요.ㅋㅋ
덥기도 하고...ㅠ

마태우스 2018-07-26 21: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 책에서 표제작인 저 단편은 교회를 다니다 이슬람에 빠진 분의 이야기일 뿐, 교회랑 관계있는 얘기는 거의 없습니다. 책 전체에 걸쳐 작가의 시각이 참 독특하다는 걸 느꼈죠. 여자건 남자건 호의를 베풀었을 때 답이 없으면 기분 나쁘죠. 저도 그런걸요. 스텔라K님이 빈대떡을 주제로 단편을 하나 써주시길 기대할게요! 장황한 스펙터클이면 어떻습니까. 9월부터 쓰시길!

stella.K 2018-07-27 12:14   좋아요 0 | URL
9월부터 바쁘게 생겼군요.ㅎㅎㅎ

박균호 2018-07-26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와 책을 구매하는 스탈이 비슷해서 반갑네요. 맘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을 모조리 다 사야 직성이 풀리는...ㅎ

마태우스 2018-07-26 21:22   좋아요 0 | URL
이래서 저희가 돈이 없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8-08-0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글을 읽으니 이기호씨 책도 재밌을 거 같네요ㅎ

P.S 댓글 다신 스텔라님과 박균호님 두 분 다 작가분들이라서 저같은 중생이 감히 댓글을 달아도 되나 고민했습니다ㅠㅋ

마태우스 2018-08-11 09:02   좋아요 2 | URL
고양이라디오님, 답이 늦었습니다 죄송. 글구 작가와 일반인의 차이는 팔리든 안팔리든 책을 내는 것밖에 없는데요 뭐. 그런 말씀 마세용. 댓글 감사드리고요, 이기호님 책 두권 더 읽었는데 겁나 재밌어요.
 
뜻밖의 좋은 일 - 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
정혜윤 지음 / 창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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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7일 토요일, 은평구에 있는 서울혁신센터에서는
의미있는 축제가 열렸다.
‘동축반축’이라고, ‘동물축제에 반대하는 축제’의 줄임말이다.
취지는 이랬다.
그간의 동물축제는 해당 동물을 위한 것이 아닌, 오직 인간을 위한 축제였다.
함평 나비축제를 보자.
이 축제는 어린이날이 있다는 이유로 5월 초에 열리는데,
이때는 나비가 훨훨 날기엔 기온이 좀 낮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나비를 잡아다 나비축제를 여는데,
사람들이 돌아가고 밤이 찾아오면 그 나비들은 죽어서 바닥에 떨어지며,
그 수가 워낙 많아 낙엽이 지는 것을 방불케 한단다.
고래축제는 불법으로 잡은 고래를 먹는 축제이며,
산천어축제 역시 당사자인 물고기들이 인간의 노리개 & 먹이가 될 뿐이다.
나비축제가 열리는 함평이나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이 사실은 이들 동물이 살지 않는,
뜬금없는 장소라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동축반축은 인간만을 위한 이따위 축제를 하지 말자는 퍼포먼스였다.


이 축제는 놀랍게도 한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CBS 피디인 정혜윤이 이 축제를 기획했는데,

여기에 동감해준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축제가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었다. 

축제가 제대로 자리잡는다면 축제의 주인공인 동물들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정피디로부터 이 축제에 협조하라는 부탁을 받기 전까지
내 꿈은 고래축제에 한번 가보는 것이었다.
고래가 대부분 불법으로 잡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런 데 가서 고래고기를 먹으면 운치가 있을 줄 알았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운데,
이왕 깨달음을 얻었으니 앞으로는 그런 축제가 잘 안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밖에도 정혜윤은 세월호 가족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가장 애쓴 사람이며,
이 사회의 진보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 비결이 뭘까?
언젠가 정혜윤이 했던 세바시 강연에 그 답이 있다.
책을 읽었으면 이젠 책에서 얻은 지식을 어떻게 실천할지 궁리해야 한다는 그 말에
난 놀랐었다.
내게 책은 지식을 얻고, 그럼으로써 잘난 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었을 뿐,
그걸 가지고 실천할 생각은 안했는데,
둘째라가라면 서러울 독서가인 정혜윤은 책에서 읽은 것들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동축반축 역시 그 실천의 일환일 터, 어찌 그녀를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혜윤의 신작 <뜻밖의 좋은 일>도 책을 읽는 것이 지적 유희가 아닌,
세상과 맞서 싸우도록 자신의 힘을 키우는 일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가장 공감되는 대목은 다음이었다.
[... 불행을 겪은 사람들은 단 한 단어로 규정된다. 그 사람은 전쟁용사야, 전쟁 때문에 아주 망가졌대...알고 보니 입양아래..성소수자였다는군.
“아, 그래서 그랬구나. 이제 이해된다.”
우리는 한 사람을 얼마든지 축소한다.
그 순간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아, 알겠어. 그래서 그랬군!” (244쪽)]
정혜윤은 그 다음에 쿤데라의 말을 언급한다.
“그는 한 사람의 개성, 정체성, 가치, 이것들을 파괴하여 무의미한 획일성으로 만드는 것이 악마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타인에 대한 존중은 한 사람을 하나의 원인으로, 당위로 환원시키지 않는 것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245쪽)
이것 역시 내가 자주 해오던 것이라, 어쩔 수 없이 진한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워지는 건 나쁜 게 아니다.
책을 안읽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게 나쁜 것이다.
그러니 책을 많이 읽고, 많이 깨닫고, 그걸 실천하려고 노력하자.
그런다고 내가 동축반축을 기획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그 축제에 가서 멋진 연설을 하는 사람은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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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8-07-17 0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나비축제에 나비가 죽다니요...
저도 동축반축에 한표!
세상과 맞서 싸우도록 자신의 힘을 키우는 일... 까지는 못해도,
직장내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면 인정하더라구요^^
독서를 통한 유연한 사고도 큰 장점.
더운 여름날 잘 지내시지요?

마태우스 2018-07-17 0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세실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요즘 저한테 드물었던 댓글까지 흐흐흐 저는 요즘 개 여섯 마리 먹여 살리느라 열심히 알바 중입니다 그래서 더운 것도 모르고 일하고 있어요

stella.K 2018-07-17 10:53   좋아요 1 | URL
ㅎㅎ 아니, 알바까지...?!
그럼 휴가도 반납하신 거 아닙니까?

암튼 정혜윤 PD 정말 잘 하는 거네요.
그런 거 지역 경제 살리겠다고 하는 건데
거기에 동물까지 희생하는 건 온당치 않습니다.
오늘이 초복이라는데 개는 또 얼마나 희생될까요?
아침에 불법도축 현장 보여주는데 정말 끔찍하더군요.
동물협회 사람들과 카메라맨 취재한다고 되려 화를 내는데
어이가 없더군요.
한쪽에선 개고기 반대운동 하고,
그 옆에선 개고기 합법적으로 먹게해서
소고기나 돼지고기처럼 깨끗한 환경에서 도축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는데
국회 발의는 됐지만 벌써 몇년째 계류중이라는데
국회의원 속셈이 뭔지 모르겠어요.
이런 식으로 시간 끌기만 하겠다는 건지.
뭐가 되던지간에 무엇이 개를 위한 길인지 한번쯤 더
생각했으면 좋겠어요.ㅠㅠ

마태우스 2018-07-17 23:17   좋아요 0 | URL
어머나 스텔라K님, 댓글 감사드려요. 개 6마리 키우려고 알바 하고 있어용. 휴가는 무슨 휴갑니까 ㅜㅜ 개들 먹여야죠 ㅠㅠ

암튼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분이라, 정혜윤피디님을 제가 좋아하죠. 개에 대해선....인간의 이기심간의 충돌, 이라고만 정리하고 넘어갈래요.

어린왕자 2018-07-17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경애의 마음>에 이어 또 저와 같은 책을 읽으셨네요. 찌찌뽕! 제가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정혜윤의 책. 알라딘 신간에 뜨면 무조건 보관함에 넣지요. 이번 책은 넘나 사랑스러워서 아껴가며 읽고 있습니다~ 저는 수업 마치고 쉬는 시간마다 알라딘에 들어오는데요, 오늘 교수님 글을 보고 울반 여학생에게 ˝ 서민교수님이라고, 아주 유명한 분이 쌤이랑 같은 책 읽고 계셔! 나한테 댓글도 달아 주셨어!˝ 했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덕분에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아요^^

마태우스 2018-07-17 23:18   좋아요 1 | URL
오모나 정말 찌찌뽕이네요. 이러기가 쉽지 않은데 어쩜... 글구 제가 뭐 유명하다고 그러셨어요 요즘엔 아무리 다녀도 알아보는 이 하나 없는데 말입니다^^ 암튼 님과 저, 그리고 정혜윤 피디 모두 잘되길 빌어봅시당.

북극곰 2018-07-1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몰랐던 사실이네요. 심지어 저는 산천어 축제가 가기까지 했는데. 한마리도 못잡았지만, 피핓이 선연한 채로 투명 비닐에 담겨 사람들 손에 들려다니는 산천어의 모습을 보니 회든 구이든 먹고 싶은 맘이 확 사라지긴 했었어요.

마태우스 2018-07-17 23:1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산천어축제 가는 게 고래축제 다음으로 원하던 로망이었답니다. ㅠㅠ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는...

박균호 2018-07-17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통찰을 주는 좋은 책이네요. 저도 읽어볼게요.

마태우스 2018-07-17 23:19   좋아요 0 | URL
앗 작가님이닷! 반갑습니다. 독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는 책이어요.

hellas 2018-07-20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축제 반대축제 저도 너무 공감해요!! 몰랐던 좋은 정보 잘 알고 있다 기회되면 꼭 참여해보고 싶어요:)

마태우스 2018-07-21 16:48   좋아요 1 | URL
네 내년에도 할 거니까 그때 봬요. 동물축제가 다 없어지는 그날까지 할 듯합니다.
 
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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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인천 모 건물 4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계속 번져 2층까지 내려갔는데,

당시 2층에는 호프집이 있었고,

그 안에서는 축제를 마친 중. 고교생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고,

56명이나 되는 사망자 대부분은 바로 그들이었다.

술값을 받지 못할까봐 주인이 2층 호프집의 문을 잠가 버린 탓에

탈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주인은 불이 커지자 비상구로 혼자만 탈출하는 엽기성을 보였는데,

그 당시 여론은 “술을 먹은 중고생이 문제다.”였다.

정말 부끄럽지만 나 역시 그런 여론에 고개를 끄덕였다.

책이 필요한 이유는 이런 잘못된 생각에 경종을 울려줄 수 있어서다.

 

 

호프집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경애의 마음>의 한 대목.
[맥주를 마셨다는 이유만으로, 죽은 56명의 아이들이 왜 추모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는가 생각했다. 그런 이유가 어떤 존재의 죽음을 완전히 덮어버릴 정도로 대단한가.
그런 이유가 어떻게 죽음을 덮고 그것이 지니는 슬픔을 하찮게 만들 수 있는가. (71쪽)]
이 구절은 유령이 스크루지를 인도하듯 나를 1999년으로 가게 했고,
신문을 보면서 “벌써부터 술 마시고, 싹수가 노랗지”라며 혀를 차던 내 모습을 보게 해줬다.
삶의 대부분을 모범생으로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만들어낸 그 허위의식은
사건의 본질을 보려하지 않고 여론에 편승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난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책을 읽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하지 못할 획기적인 표현을 발견할 수 있어서다.
책의 주인공 상수는 재수학원에서 해병대를 나온 조교로부터 혹독한 대우를 받는다.
나태해질 때마다 선착순 달리기나 뜀뛰기 등의 얼차려를 시키는 그 조교에게
상수는 분노와 원망을 느끼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이 관계에서 약자이며, 그의 선처와 용서를 바라게 된다는 것을 느낀다.
늦잠을 잔 어느날, 오늘도 또 얼차려를 받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운동장에 나갔더니
조교가 매우 평화로운 표정으로 상수를 대한다.
“제가 지각했거든요”라고 상수가 말하자 조교가 답한다.
자신은 이미 계약이 끝났고, 그래서 더 이상 얼차려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상수는, 좀 더 정확히 김금희 작가는, 여기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이끌어 낸다.
[...결론은 사랑이라거나 연애라거나 하는 것에 복무하는 이들이 일종의 노동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다양한 통로로 물질교환이 일어났으며 권력관계가 조성되었고 결국에는 어느 한편이나 쌍방의 착취로 관계가 종료되기까지 끊임없이 성실과 근면을 강요받았다. (153쪽)]
연애가 노동이고 거기 종사하는 자들이 노동자라니, 이렇게 공감이 갈 수가.
내가 권력자에게 했던 수많은 노동들이 생각났고,
그래서 갑자기 욱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 나이에 새삼 욱할 필요가 뭐가 있겠나 싶어서 다음 부분을 계속 읽어 내려갔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뭔가 많이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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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2018-07-1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글을 오랫만에 봐서 기쁘구요, 저도 요즘 이 책을 읽고 있어서 한번 더 기쁘네요^^ 아직 많이 안 읽어서 화재사건이 등장하기 전인데, 벌써 마음이 저려옵니다. 연애가 노동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말마다 저는 집안일하고, 남편은 베짱이로 변하는 현실이 슬프기는 합니다.(저희 부부는 주말부부인데, 제가 다른 지역에 와서 살다가 금요일에 본집에 내려가서 계속 집안일을 하다 일요일에 오거든요.ㅠ.ㅠ.)

마태우스 2018-07-17 01:52   좋아요 1 | URL
아 네... 곧 화재사건이 나올 겁니다 초반에 나오는데 아직 거까지 안읽으신 듯요. 초반엔 진도가 잘 안나가긴 했어요. 암튼 남자분들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부인이 오면 고생했지, 라고 하기보단 부인 없는 동안 자신이 혼자 살아온 걸 인정받으려는 경향이 있는 듯요. -.- 두집살림이 얼마나 어려운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