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혐시대의 책읽기
김욱 지음 / 개마고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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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 교수가 쓴 <책혐 시대의 책읽기>를 받았을 때,
“이 책은 또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거의 마지막으로 낸 책이 <서민독서>고,
그 책은 ‘독서’를 권하는, 아니 강요하는 책이다.
처음엔 <책은 도끼다>와 쌍벽을 이루는 책이 될 것으로 믿었건만,
판매고는 내 예상치의 100분의 1도 안될 지경이다.
게다가 시중에는 독서를 권하는 책이 계속 나온다.
가뜩이나 어려운 이 때, 김욱교수처럼 지명도가 있으신 분이
‘권독서’를 한 권 냈으니 내가 기분이 좋을 리가 있겠는가?


내가 우려했던대로 이 책은 매우 논리적이고 분석적으로 책읽기를 권하고 있었다.
게다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독서의 장점까지 나열했는지라 배우는 바가 많았다.
책이 나온 건 4월,
이 책을 읽어버린 건 5월,
그럼에도 내가 오래도록 리뷰를 쓰지 않은 건
이 책이 나와서 승승장구할 때 날개를 달아주지 말아야겠다는 치졸한 마음 때문이었다.
더 얍삽한 것은 책에서 본 문구를 내 강의 때 써먹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책 25쪽부터 34쪽에 나온,
책 추천을 부탁하는 분들에 대한 저자의 한탄을 잽싸게 가져다 이렇게 정리했다.
[독서에 관한 강의 때마다 책 추천 좀 해주세요, 라고 묻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어떤 마음으로 그러는 걸까요?
첫째, 난 책 안읽고도 잘 살고 있다
둘째,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셋째, 하지만 네가 그렇게 독서를 권하니, 추천하는 책 한 권 정도는 읽어주겠다.
넷째, 만약 그 책이 재미없으면, 난 다시는 책을 읽지 않겠다]


그것 말고도 이 책에서 감명받고 또 강의에서 우려먹는 부분이 한두곳이 아닌데,
반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이 책의 리뷰를 쓰는 건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일말의 양심
첫째, 이 책을 견제한다고 서민독서가 잘 팔릴 것 같지 않아서.
셋째, 조금 있으면 다른 내용의 책이 나오니 거기에 집중하려고, 등등이다.
한 마디로 마음을 비웠다는 뜻인데,
마음을 비운 이 리뷰가 <책혐시대의 책읽기>로 인도하는 안내판이 됐으면 한다.
원래 좋은 책은 반년쯤 묵혀뒀다 읽으면 더 재미있는 법이니 말이다.


여기에 넘어가지 않는 분들을 위해 떡밥을 하나 더 던진다.
저자는 책을 읽지 않고 좋은 말들, 즉 명구만 수록된 소위 ‘명구집’만 읽는 행태를 비판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명구의 역사적 사연을 이해하고 그 명구가 품은 뜻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책읽기라는 번잡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다. 나는 오히려 의미도 모르는 명구 찾기를 책읽기라고 생각하며 즐기는 것이야말로 시간낭비라고 생각한다.(121쪽)]
장담컨대 이 책에는 이런 주옥같은 말들이 가득하다.
니체가 말한 ‘신은 죽었다’를 들어는 봤지만 뜻은 모른다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시라.
원래 책을 안읽던 분들은 맹렬히, 원래 읽던 분들은 더 맹렬히 책을 읽게 될 테니까.


● 리뷰를 쓰면서 꺼림직했던 점이 하나 있다. 김욱교수는 후반부에 각 분야별로 읽어야 할 책을 추천해 놨는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자연과학 책에 내가 쓴 책들을 하나도 집어넣지 않았다! 특히 <기생충열전>을 빠뜨리다니, 너무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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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10-15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마태우스님~~
언제 읽어도 유쾌한 마태우스님 페이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책 목록에 <기생충열전>이 빠졌는데도 이 책의 장점을 잘 정리해주신 글을 읽으면서, 역시 마태우스님은 진정한 대인배이시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마태우스 2018-10-15 23:4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단발머리님 사실 제가 대인배는 아닌데요, 그냥 솔직한 겁니다^^ 속으심 안됩니다

stella.K 2018-10-1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이 책 검색하면서 보긴 했는데
저자는 처음 접해봤습니다.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가요?
하지만 저는 마태우스님이 더 익숙합니다.

맨 마지막 문단을 생각하면 저도 할 말은 없습니다.
저의 책에 마태님 책은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았으니...
오히려 제가 마태님께 은혜를 입었지 말입니다.ㅠㅠ

마태우스 2018-10-15 23:43   좋아요 0 | URL
스텔라K님, 안녕하셨어요 우리야 가끔 이리 대화 나누니 서로 아는 거구요 김욱교수님은 책 세상에서 훨씬 유명하실 걸요. 아주 낯선 상식이란 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글구 님이 할말이 없다뇨. 그러지 마세용. 김욱님한테 칭얼거린 건 그저 웃자고 한 차원입니다. 뭔가 시비를 걸어야 하니깐요. 님이 그러심 제가...ㅠㅠ뭐가 됩니까. ㅠㅠ
 
현대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
제임스 르 파누 지음, 강병철 옮김 / 알마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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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을 하는 게 좀 쑥스럽지만, 그간 ‘의학의 역사’라는 책을 쓰느라 바빴다.
제목은 정해진 게 아닌데, 아무튼 신석기시대부터 최근까지
의학의 발전과정을 다루는 내용이다.
첫 삽을 든 것은 3월 초의 일이였으나 글에만 매달리기엔 사정이 그리 좋지 않았기에
짬이 날 때마다 쓰다보니 결국 원고를 다 완성한 게 9월 말이다.
지금은 수정 단계인데, 고칠 부분이 워낙 많다보니 언제쯤 책이 나올지는 아직 모른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시중에 나와있는 ‘의학의 역사’를 거의 다 구입해 읽었다.
그 중 최고의 책을 꼽으라면 단연 제임스 르 파누가 쓴 <현대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다.
워낙 알찬 정보가 많은데다
의학발전에 기여한 결정적인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게 나열돼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신장이식에 혁혁한 공을 세운 ‘로이 칸’이란 의사의 에피소드를 보자.
[“당시 과장님이 그 아이가 1-2주 안에 죽을 거라고 말했기 때문에 되도록 편안하게 해주어야 했지요.”라고 칸은 회상했다. “나는...콩팥 같은 장기는 과일 나무나 장미 가지를 이식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이식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물어보았죠. 신장을 이식할 수는 없나요? 과장님은 대답했어요. 안 돼. 불가능해. 왜요? 안 되니까 안 되지. 옆에 있던 친구가 더 이상 묻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속삭였어요.” (180쪽)]
게다가 번역도 오자나 비문 하나 없이 완벽하다시피해서, 술술 읽힌다.
가격이 3만3천원이라 좀 비싸긴 해도, 598쪽에 이르는 분량을 생각하면 수긍할 만하다.


책을 쓰는 내내 생각했다.
이렇게 훌륭한 책이 있는데 도대체 내가 왜 또 의학의 역사를 쓴단 말인가?
가장 큰 이유는 ‘출판사가 시켜서’지만,
책을 쓰면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한 게 ‘의학의 역사를 재미있게 쓴 책은 없잖아?’였다.
하지만 다 쓰고 난 뒤 수정을 위해 내가 쓴 원고들을 다시 읽어보다 보니,
‘재미’ 면에서도 <거의 모든 역사>가 나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사 확인한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는 충격 그 자체다.
2016년 1월에 나왔으니 2년 반이 더 지나긴 했지만,
‘429’의 세일즈 포인트는 이 좋은 책이 받아야 할 점수 치고는 너무 적어 보인다.
리뷰는 물론이고 100자평마저 하나 없다는 것 역시 안타깝다.
그러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의학의 발전사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여기서 앞으로 나올 내 책의 운명을 점쳐볼 수 있다.
이렇듯 훌륭한 책이 429라는 결과에 좌초하고 만 걸 보면
그보다 못한 내 책이 잘 될 것 같진 않다. 
이 생각을 하면 그간 책을 쓰느라 고생했던 게 아깝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책 쓰는 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는 법,
덕분에 내가 의학의 역사에 대해 잘 알게 됐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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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8-10-0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가 시켜서.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할게요^^

stella.K 2018-10-09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출판사가 시켜서 쓰는 게 안전하긴 하죠.
새로운 책이 나오는군요.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마태님 책이 훨씬 재밌을 것 같습니다.

알라딘의 세일즈 포인트가 낮은 건 이런 책은 일반인이
거의 읽지 않는 책이죠.
이렇게 마태님 같으신 분들이 알려줘야 알려지지 않을까요?
지금쯤 슬슬 입질이 오고 있을 겁니다.
그나저나 저도 분발해야 할 텐데 갑자기 일이 밀려 들어서
지금은 주춤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다시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마태우스 2018-10-10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기대에 감사드립니다 님의책도 기대할래요

마태우스 2018-10-10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참좋은책이고 우리가 의료를 알아야하는데 아쉽더군요 더큰목표는 이책으로 파이를 키워서 내책을 판다ㅋㅋ 분발합시다우리 일하며 쓰는게 원래어렵습다
 
메스를 잡다
아르놀트 판 더 라르 지음, 제효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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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를 잡다>는 ‘아르놀트 판 더 라르’ (이하 아르놀트)라는 네덜란드 외과의사가 쓴 책이다.
‘세상을 바꾼 수술, 그 매혹의 역사’라는 제목에서 보듯
이 책은 외과수술의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들을 기술하고 있다.
오랜 기간 교황직을 수행한 요한 바오로 2세가 총을 맞고 살아난 이야기.
이란의 왕이었던 팔레비가 수술상의 실수로 죽은 이야기,
이젠 전설이 된 케네디 대통령의 사망 이야기처럼
일반인들이 한번쯤 들어봤을 인물들이 겪었던, 수술과 관련된 사건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다.


수술이란 환자의 몸을 절개하고 들어가 그 안에 있는 병소를 제거하는 것,
몸에 칼을 대는 그 순간부터 외부에 있는 세균들이 침투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당연히 수술실은 멸균된 상태여야 하고
환자에겐 세균의 침입을 막는 항생제가 투여돼야 하지만,
항생제의 원조인 페니실린이 대량생산된 건 2차대전 후반에 접어들면서부터다.
심지어 마취제가 쓰이게 된 것도 19세기 중반인 빅토리아 여왕의 분만 때부터였다니,
그 이전에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그래서 외과의사는 늘 신속하게 움직여야 했다. 통증이 지속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수술 보조나 다른 도우미들이 환자를 붙들고 있는데
여유롭게 수술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로 인해 수술은 항상 빠를수록 좋은 것으로 여겨졌다.’ (152-153쪽)
이런 열악한 조건에도 수술을 시도했던 의사들,
그리고 그 수술을 기꺼이 감내했던 환자들 덕분에
지금처럼 심장이식 수술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지 않겠는가, 하는 게
이 책이 집필된 의도이리라.


매우 공들여 쓴 책이라는 걸 읽는 내내 느낄 수 있기도 하지만,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재미’이며, 그 재미는 다음에서 기인한다.
1) 일반인은 접근하기 힘든, 수술과 관련된 과거 사건의 전말을 알려줌.
2) 독자가 흥미를 가질 만한 사건들을 선별하는 저자의 안목.
3) 각 사건을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게 기술하는 저자의 뛰어난 필력.
사정이 있어서 의학의 역사에 관해 시중에 나온 책을 죄다 읽어봤는데
재미 면에서 이 책만큼 뛰어난 책은 단언컨대 없다.
책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기쁨을 <메스를 잡다>에서 느껴보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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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8-09-2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배송 예정인 책들 중 하나예요. 마태우스님이 극찬하시니 얼른 읽고 싶네요^^

마태우스 2018-09-29 16:32   좋아요 0 | URL
조금 잔인한 장면들도 나와요. 그걸 워낙 담담하게 서술하니 더 잔인하게 느껴지기도...ㅠㅠ 다리 절단 장면에서 읽다가 잠시 덮었다는...제가 외과 못한 게 그 때문이기도 한데요, 달밤님은 잘 견뎌내실 수 있을 거에요
 
당신에게 고양이
이용한 지음 / 꿈의지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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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개빠지만, 고양이도 좋아한다 (개빠 대부분이 그러지 않을까?)
길냥이들에게 참치캔을 뜯어서 접시에 담아준 적이 족히 100번은 될 것이며,
길고양이 한 마리를 구조해 다른 이에게 분양해준 뒤 사료비를 매달 보내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이유는
1) 이미 개를 키우고 있다.
2) 개들이 눈이 튀어나와, 고양이와 장난치다 눈에 상처가 날 확률이 높다
3) 사람에게 밀착한다는 점에서 개가 뛰어나다, 등등인데
그렇다 해도 고양이가 개보다 행동 면에서는 훨씬 귀엽다고 생각한다.


이용한 작가의 <당신에게 고양이>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건
내 안에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어서다.

저자가 고양이아빠가 된 것은 고양이로부터 선택을 받아서였다.
길고양이 랭보는 어느 날 수시로 고양이밥을 주던 저자의 가슴에 매달렸다.
“녀석은 가슴에서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뒤에서 목덜미를 들어 올려도 녀석은 완강하게 내 옷에 발톱을 박고 버티었다...결국 나는 녀석을 가슴에 품고 집으로 돌아왔다.” (18쪽)
랭보가 대견한 것은 저자가 자신이 매달리면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는 점,
그리고 한번 마음을 굳히고 난 뒤 실행에 옮기고 버텨냈다는 점이리라.
그렇게 저자 이용한은 고양이 아빠가 됐다.
여기엔 저자의 아내분도 저자만큼 고양이를 예뻐하고,
심지어 처가 역시 그렇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저자 부부가 나와 질적으로 다른 것은
내가 족보가 있는, 그래서 가격도 비싼 강아지들을 데려와 키웠던 반면
저자가 데려온 것은 길고양이라는 데 있다.
일정한 거처가 없고 제때 먹을 것을 먹지 못하는 길냥이로 살았다면
랭보와 랭이 일가의 수명은 길어야 3년을 넘지 못했을 테지만,
저자의 은총 덕분에 그들은 어엿한 집고양이로 장수하고 있다 (랭이의 일은 슬펐다).
그들에게 아름다운 삶을 선사해 준 이용한 작가는 참 좋은 사람이며,
책 곳곳에서 그 선함이 티가 난다.


많은 이들이 애가 태어나면 개나 고양이를 없애라고 난리를 친다.
대부분이 그 성화를 이기지 못하고 파양을 하지만,
저자 부부는 그런 것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주변에서 아기가 태어났는데 아직도 고양이 키우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당연하게 그럼요 하고 대답한다. 당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222쪽)
아기가 고양이와 노는 모습으로 보건대 그 아이도 저자만큼 선한 어른으로 자라,
이 사회를 더 밝게 해줄 것으로 믿는다.
열혈 개빠라 앞으로도 쭉 개만 키우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에 대한 호감도가 더 커졌다.
발랑 뒤집는 게 유일한 특기인 우리 개들과 달리 고양이들은
별 것 아닌 도구-예를 들면 박스-를 가지고도 포토제닉을 만든다.
고양이들이 천장에 맞닿은 높츤 책장에 올라가 있는 사진을 보면,
자신들을 위해 설치한 낮은 계단도 잘 못올라가는 우리 아이들 생각에 웃음짓게 된다.

 

 

저자는 스스로를 고양이주의자라고 칭한다.
이 땅엔 수많은 ‘주의자’가 있다.
민주주의자, 환경주의자, 종교 주의자 등등.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고양이주의자만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고양이주의를 응원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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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9-26 1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너무 좋아요 ㅎㅎ 저도 냥이를 키워서인지 공감이 확 가네요 ㅎㅎ 물론 지나다니면서 산책 다니는 개를 보면 입꼬리가 귀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면 개도 좋아하는 게 대부분 아닐까요?^^

마태우스 2018-09-27 11:02   좋아요 0 | URL
요정님은 이미 키우고 계시군요. 개빠와 고양이빠는 서로 cross 하는 거 같습니다. ^^

blanca 2018-09-27 0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새 반려동물 키우고 싶어 고양이 눈여겨 보고 있어요. 그런데 너무 사랑하게 될까봐 --;; 무서워서 못 키우겠어요. 키우기 전부터 헤어질 걸 생각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나 봐요.

마태우스 2018-09-27 11:01   좋아요 0 | URL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그런다고 하고픈 일을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맘껏 사랑하고 또 이별하는 게 인생의 행복이랍니다. 전 젤 걱정되는 것이 제가 개보다 먼저 죽는 건데요. 그럼 개들이 어찌되나 생각하면 ㅠㅠ
 
책에 빠져 죽지 않기 - 로쟈의 책읽기 2012-2018
이현우 지음 / 교유서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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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청년이던 시절, 쇠고기는 그냥 쇠고기였다.
모든 쇠고기는 ‘소’라는 이유만으로 찬양받았고,
한번 소를 먹고 나면 적어도 보름 동안은 자랑을 하곤 했다.
언제부터인가 쇠고기에도 급이 생겼다.
투플러스와 2등급은 같은 쇠고기긴 하지만 다른 취급을 받았다.
2등급 소를 먹고 자랑을 하다간 본전도 못찾았는데,
심지어 2등급 소가 돼지고기보다 못한 취급을 받기도 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고기를 못먹던 시절엔 고기 자체가 권력이었지만,
고기가 흔해지니 고기가 갖는 힘이 줄어들고,
고기 중에서 최상급의 고기만이 대접받게 된 것이다.


책이 귀하던 시절, 그러니까 사람들이 책값 때문에 책을 못읽던 그때,
책을 쓴 사람은 ‘저자’라는 이유만으로 칭송받았다.
A: 제가 저서가 하나 있는데요. <마태우스>라고...
B: 정말입니까? 그렇게 훌륭한 분인 줄 몰랐는데, 오늘 밥값 제가 내겠습니다.

하지만 책이 흔해진 지금은 저자라고 다 대접받는 건 아니다.
A: 제가 저서가 하나 있는데요. <마태우스>라고...
B: 흥, 그걸 저서라 우기다니. 제 조카가 써도 그것보단 잘쓰겠네요.


그렇다면 어떤 게 투플러스 책일까?
읽는 내내 가슴이 벅차고,
읽고 난 뒤 최소한 보름 동안은 뿌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며,
누군가 만나서 얘기할 때면 “너 <xxxx> 읽었어?”라고 뻐기고픈 책이라면
투플러스 등급을 매겨도 괜찮으리라.
최근 읽은 책 중엔 로쟈님이 쓴 <책에 빠져 죽지 않기>가 바로 그런 책이다.
서평집이 흔한 시대에 나온 또 하나의 서평집이긴 해도,
로쟈님이 쓰는 서평은 그 차원이 다르다.
좋은 쇠고기가 사람의 입을 황홀하게 만들 뿐 아니라
우리 몸에도 도움이 되는 것처럼,
로쟈님의 책은 읽는 재미와 더불어 독자에게 큰 도움을 준다.
특히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기술해 놓은 앞부분은
요즘 독서에 관한 강의로 먹고 사는 내가 새겨들을 점이 많았다.
책을 읽는 이유에 관한 책들을 일일이 다 읽을 수 없는 터에
그 책들의 정수를 요약해서 저자 자신의 의견과 접목시켜 주는 이 책은
누군가가 투플러스 등심을 알맞게 구워서 내 입에 넣어주는 것과 같다.
맛있는 고기를 먹고 나면 “이 집 또 와야지”라는 생각을 하듯,
로쟈님이 서평에서 괜찮다 싶은 책들은 적어 뒀다가 다음에 읽게 된다.
내가 갔던 식당을 다른 이가 가면 반가운 것처럼,
내가 읽은 책을 가지고 로쟈님이 서평을 썼다면 그저 반갑다.


문화, 페미니즘, 철학 등 여러 방면에 걸친 로쟈님의 방대한 독서가 부럽지만,
어차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서평이라도 읽고 대리만족을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딱 하나 마음에 안드는 것은 책의 제목이다.
차라리 <책에 빠져 죽기>라고 했다면 좀 더 멋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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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9-16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좋은 술이기도 하죠. 계속 마셔도(읽어도) 되고, 마시는 재미에 푹 취해도 되잖아요. 많이 취해도 죽을 일이 없습니다. ^^

나비종 2018-09-1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구워 먹기>… 마음의 양.식. ^^;;
제게 마태우스님의 글은 비오는 날 김치전 같습니다. 마음에 비내릴 때 읽으면 딱이거든요. 속이 따뜻해지면서 후련해져요. 청양고추같은 촌철살인의 멘트는 덤이구요.
책은 늘 에이플러스 취저(취향저격)이구요, 제 입맛이 참 고급스럽죠?^^;

꼬마요정 2018-09-16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왠지 알라디너라면 이 책 다 갖고 있을것만 같아요^^;; 이 책이랑 이탈로 칼비노의 <왜 고전을 읽는가>랑 너무 좋아요. ㅎㅎ

북프리쿠키 2018-09-16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마태우스>리커버판 내심 제가 살께요 ㅎ

마태우스 2018-09-16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좋은술이 더 좋은 기회인 거 같네요 이런 이런 술에다 비유할 걸 그랬습니다

마태우스 2018-09-16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종님 말씀은 감사하지만 제 글보다는 김치전이 낫지요ㅅㅅ특히 종로 빈대떡에 김치전은 !!그러고 보니까 김치전 먹고 싶네요 아 이런

마태우스 2018-09-16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 요정 님 이 책 벌써 읽으셨나봐요 나온지 얼마 안 됐는데ㆍ 아무튼 모든 한국인이 이 책을 소장할 그날까지 달려 봅시다 말씀해 주신 다른 책도 마음에 담아 놓을게요

꼬마요정 2018-09-16 18:29   좋아요 0 | URL
아니요아니요 아직 다 못 읽었어요오~~ 다만 읽은 데까지 너무 좋아서요^^; 근데 결국 책 읽는 사람들이 또 책을 읽으니 책 읽는 사람들은 한국인이 얼마나 책 안 읽는 줄 잘 알게 된다는..^^;;;

마태우스 2018-09-17 07:22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건너뛴 부분이 많습니당.-.- 제 관심분야만 집중적으로 읽었다는...ㅠㅠ

마태우스 2018-09-16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트리쿠키님 말씀은 정말 감사하지만 님 말고는 아무도 안 사 줄 것 같아요 한 분을 위해서 리커버 판을 낸다는 게ㆍㆍㆍ 아무튼 생각해 볼게요 ㅋㅋ

kwonhb 2018-09-1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오래전에 제게 강연 청탁하셨죠. 겨울 방학에 일정을 잘 조정하면 가능합니다. 몸이 좀 아픈 것은 사실이구요. 제 이멜 주소는 kwonhb75@naver.com 입니다.
고맙습니다.

Ajna 2018-10-17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었습니다.

마태우스 2018-10-24 20:4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2020-02-24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