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제가 세상에 태어난 후 가장 아팠던 날입니다.
너무 추워서 학교에서도 오리털 이불을 덮고 있었고
정신이 혼미해 할 일만 끝내고 계속 잠만 잤지요.
집에까지 온 게 기적으로 여겨집니다.
집에 와서 끙끙 앓다가 엄마의 강권으로 성모병원 응급실에 끌려갔고
링거 한병을 맞고 지금 집에 왔습니다.
체온을 재보니 39.3도였더군요. 어쩐지 죽겠더라구요.
밥 생각이 없어서 오늘 한끼도 안먹었는데
알고보니 목이 부어서 그런 거였습니다.
“편도선에 농이 잡힌다”고 의사가 그러대요.
응급실을 나오기 전 체온은 37.2도,
정상체온보다는 약간 높지만 이 정도 되니까 조금은 살 것 같네요.
의사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진 못했습니다.
그냥 감기가 아닐까,라고 했는데요
전 혹시 조류독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요즘 제가 병아리와 매일같이 접촉을 했지 않습니까.
제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타이레놀 ER이 안들었던 것도
그냥 감기가 아니었던 탓이구요.
그러고보면 지난 5년간, 아니 10년간 아프다고 병원에 간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냥 안가고 버티자, 이게 제 생활 철학이었어요.
근데 오늘은 정말 병원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병원이란 곳이 아픈 사람을 위한 곳일진대
왜 그렇게 병원을 기피했을까요.
제 나이도 나이니만큼 앞으로는 조금만 아프면 병원으로 달려갈래요.
그보다는 지난주처럼 무리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겠지요?
걱정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