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자 주도성, 미래교육의 거대한 착각 - 교사 없는 학습은 가능한가?
경기도교육연구원 기획, 남미자 외 지음 / 학이시습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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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의 흐름은 과거 존 듀이 시절의 개별화에서 산업화 및 대중화 시대의 보편화, 그리고 4차산업혁명시대를 목전에 두고 다시 개별화의 방향 가고 있다. 이는 개별화가 교육 본연의 목적 달성에 합당하고 AI 및 빅데이트등의 과학기술발달로 학생의 자율과 선택에 기반한 개별화 교육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학생의 자율과 선택은 필연적으로 학습자 주도성의 개념과 맞닿는데 과연 이 방향이 맞는지에 대한 딴지를 건게 이 책이다. 사실 딴지를 걸었다기 보다는 제대로된 학습자 주도성을 위한 방향설정과 철학을 갖춰야 한다는게 책의 골자다. 

 책은 먼저 한국 공교육을 꼬집는다. 한국의 공교육은 능력주의를 최우선으로 한다. 때문에 개별학생의 자율과 선택을 보장하되 그 결과 역시 개인의 문제로 귀책하게 된다. 때문에 능력주의는 정의로운 것이 되며 교육은 계층 이동의 수단이자 도구, 신화로 전락한다. 이 과정에서 공교육은 필연적으로 공적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지배권력 강화수단의 도구가 되며 개인에게 모든 것이 귀책되는 고도의 불안속에서 오히려 개인의 사적 욕망을 채우는 도구가 된다. 

 한국 교육이 이렇게 방향타를 잘못 잡게 된데는 우선 5.31교육 대책이 있다. 5.31교육 대책은 김영삼 정부 시절 이루어진 것으로 한국 교육과정은 크게 바꾼 7차교육과정을 낳은 대책이다. 당시 이 대책은 학습자 중심으로의 전환을 대대적으로 명시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강조했던 자율은 그간 정부에 의한 획일 및 타율로 강조되던 교육의 방향을 정반대로 바꾸는듯 했으며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의 전환도 이때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 5.31 교육대책은 당시 김영상 정부의 신자유주의 기조하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자율은 사실 교육적 자율이나 학습자 중심으로의 전환보다는 규제완화에 가까웠으며 경제적 개념인 수요자 중심 교육, 교육 소비자등의 지금까지도 문제가 되어 교육현장을 어지럽히는 개념들이 이 당시 도입되었다. 즉, 학습자 중심으로의 최초 방향전환의 기저에 경제적 논리가 깔려 있는 것이다.

 이어진 OECD의 영향도 마찬가지다. OECD는 경제협력모임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새 전 세계 교육현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교육정책들을 개발해내고 있다. 우리 언론이 매년 떠드는 PISA도 이들의 작품이다. OECD는 경제기구에기에 필연적으로 그들의 교육정책은 경제적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즉, 인간을 인적자원으로 이해하고 경제발전의 수단으로 교육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전세계에 도입된 역량중심교육도 그러한 기저에서 탄생했다. 1997-20089데세코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역량중심교육은 향후 새로운 자본주의 생산과정에서 성장과 자본축적을 담보할 새로운 인간자본형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등장한 개념이다. 게다가 OECD는 언급한  PISA의 개발로 여러국가의 교육을 비교할 단일기존을 개발함으로써 더욱 깊이 여러 나라의 교육에 관여할수 있게 되었다. 교육의 시장화가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이런 신자유주의 맥락하에서 학습자 중심의 원리는 수요자 중심의 원리로 대체되게 된다. 학교는 시장화되고 학교별로 공개되는 성적 등의 지표가 수요자인 고객이 학교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이런 맥락하에서는 개인 학습자에게 학습의 권한을 이양하는 자율은 학교와 개인이 자신의 운명에 책임을 져야하는 채무성의 개념으로 다가오게 된다. 학교와 개인은 무한 경쟁사회에서 스스로에게 생긴 문제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 관리, 자기 경영 능력을 갖춰야하며 교육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관리할 책임 또한 단위학교와 개인에게 전가된다. 학교의 교사에게도 교사 책무성이 이러한 방향으로 강화되며 이로써 교사는 고립되고 단절된 교직문화에 빠지게 된다. 교육에 대한 회의감과 교사 정체성에 대한 불안이 야기된다. 이런 상황에서의 학생 선태권은 자신의 삶을 위한 유의미한 선택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오히려 선택을 위한 부모배경과 정보력이 무척 중요해지며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교육의 시장적 기제는 계급 양극화 된 사회를 고착화하고 불평등 구조를 심화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학습자 주도성의 방향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책은 주도성은 개인이 자신의 세운 삶의 방향성에 따라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역량 또는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주도성은 자유의 개념이 내포되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이 될 수 있는가의 응답으로서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자 소중이 여길만한 삶을 영위하는 역량이 된다. 그리고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에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실질적 자유의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사러 다른 고유성을 지닌 개인들이 고유한 차이 속에서 함께-서로-존재 함을 의미한다. 즉, 실질적 자유는 제약이 없는 자유와 달리 가치와 윤리를 전제로 한다.  

 때문에 공교육은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전제하에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개별성과 독특성을 발현하면서도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것이된다. 또한 개별학습자가 자신의 고유성을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발현하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가는 사회적 존재로써 총체적 잘 살기를 하도록 실천하는 책임성 있는 시민이 되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교육을 담아내는 교육과정은 현재 학습자의 수준과 능력에 맞게 구성되어야 하되 낯선 세계와의 만남에서 오는 어려움 또는 지루함을 견디는 힘을 기르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교육이 교사, 또래, 중요한 경험과의 관계 맺기이므로 이를 중시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털 기술 위주의 학습자 주도성을 강조한 개별화 교육은 그렇지 못하다. 우선 디지털 기기에 의한 개별화 교육은 배움과 학습자간에 올바른 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에 의한 학습은 성공적인 경우엔 괜찮지만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이 학생에게 있는지 아니면 이를 활용해 지도한 교사에게 있는지 애매하게 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개별화 교육은 다른 문제점도 내포한다. 우선 학습자의 개별 특성을 양적 지표로 세분화하여 학습자의 특성을 파악할 있다는게 교육의 전제인데 이 경우 질적 특성과 정보가 배제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알고리즘에 의한 학습의 진정성도 부족해진다. 알고리즘 자체의 문제도 또 있다. 알고리즘은 객관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설계과정에서 얼마든지 객관성은 사라지고 설계자의 주관이 강하게 반영되며 이로 인해 특정 집단 차별의 가능성도 생겨난다. 또한 개별교육으로 사회적 관계 맺기가 어려우며 책임의식의 양성이 어렵다는 점도 거론된다. 

 이런 점 때문에 책은 학습자 주도성을 올바르게 정의하고 고찰하며 최근의 흐름인 디지털 플랫폼, 인공지능, 빅데이터에 의한 개별화 교육을 맹신하지 말것을 당부한다. 또한 학습자 주도성이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발현되기 어려운 만큼 교육 전문가인 교사에 의한 올바른 접근및 지도가 이루어질때 자신의 배움을 개쳑할 용기가 생겨나고 비로서 교육적 환경과 다양한 선택에 의한 학습자 주도성이 가능해진다. 

 책은 학습자 주도성에 대한 여러 교육집단의 생각도 드러내었는데 재밌었다. 학습자 주도성발현 촉진 요인으로 초등학생은 사고의 촉진상황, 분명한 목표, 권위 있고 신뢰할만한 교사, 다른 생각에 대한 여지를, 중고생은 분명한 목표, 정서적 지지, 평등, 소통과 존중의 환경을 초등교사는 단위학교의 자율성 보장, 정책적 경인, 혁신교육의 보편화, 교사 학생간 관계의 교차성을 중등교사는 교사별 교육과정 구성과 절대평가, 교육과정 유연화, 가치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교육 풍토, 교사저문성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연구자집단은 교사의 학습동기 설계, 학습 계열의 개방성, 교사권위와 신뢰감, 학생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꼽았다. 

 반대로 학습자 주도성의 저해 요인으로는 초등학생은 정답이 정해진 수업, 강압적이거나 지나치게 친구같은 교사, 피곤함 배고픔등 신체요인, 산만한 분위기를 중고생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수업, 너무 높은 목표, 소통의 부재, 노력의 배신을 초등교사는 주도성에 대한 오개념, 교사의 고정 관념, 정책의 획일성과 폭력성, 사회불안과 불평등을 중등교사는 경쟁적인 교육문화, 주도성에 대한 오개념, 입시와 직결된 평가, 교사의 재량권 부족을 연구자들은 기능을 상실한 평가, 경쟁적인 대학입시제도, 분절적 교육과정, 교사의 전문성 부족을 꼽았다. 

 책은 잘못오해되는 것처럼 학습자 주도성과 교사는 서로 반대개념이 아니며 학습자 주도성의 달성을 위해 교사의 적절한 교육적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또한 경제적 개념에 오염된 교육계의 개별적 선택 위주의 방향도 꼬집었으며 디지털 플랫폼에 의한 개별화 교육의 문제점도 잘 드러내었다. 실제 조사결과 학교 급을 막론하고 학생들은 교사변인을 학습자의 주도성을 발현하고 촉진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결국 미래시대의 학습자 주도성에느 교사의 학습자 주도성에 대한 올바른 철학과 인식을 토대로 한 교육과정 설계 및 개입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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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6-11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기주도 학습’이 어느날 뚝 떨어진 개념이 아니라, 큰 역사적 배경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OECD가 교육정책까지도 개발하여 강요하는군요... 무서운 놈들... ㅠㅠ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왜 점점 산으로 가는지 조금 이해될 것도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닷슈 2021-06-14 14:12   좋아요 1 | URL
OECD는 무서운 놈들이긴 합니다만 어느 정도 맞는 교육정책을 만들긴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혁신교육도 이걸 받아들이긴 한 거죠. 하지만 말씀 하신 것처럼 그들 본연의 목적을 항상 알고 교육이 수단화 되지 않도록 경계하긴 해야 합니다.

붕붕툐툐 2021-06-11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사에게는 위로가 되는 부분이 있고, 저에겐 뜨끔한 부분도 있네요~ 궁금했는데 넘 잘 요약해 주셔서 한 권 다 읽은 기분이네요~ 감사합니다!

닷슈 2021-06-14 14:13   좋아요 1 | URL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등이신지 초등이신지 궁금하군요.

붕붕툐툐 2021-06-15 00:50   좋아요 1 | URL
전 중등이에용~ 고등학교에 있습니다. 닷슈님은용?

닷슈 2021-06-15 07:23   좋아요 1 | URL
전 초등입니다

붕붕툐툐 2021-06-16 00:26   좋아요 1 | URL
훌륭하십니다~👍👍
 
잠자는 거인을 깨워라 - 학교혁신을 위한 교사리더십
메릴린 캐천마이어 외 지음, 양성관 외 옮김 / 에듀니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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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 놀랍게도 학교엔 리더가 없는 편이다. 물론 어느 학교나 법적으로 보장된 공식 리더가 있긴 하다. 교장이다. 하지만 학교 교직원 대부분은 학교장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따르지만 그가 학교의 리더라고 까진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장들이 그만한 교육철학이나 비전, 리더십, 인성, 교육이론과 실천에 정통한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거의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장이 아니라면 학교를 혁신으로 이끌어가야할 리더는 누구일까? 이 책은 그것을 교사리더라고 말한다. 그래서 책은 교사리더 역할은 누가 맡아야 하고, 또 그런 사람이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그런 사람을 발굴하고 지원할수 있을까에 대해서 서술한다. 

 오늘날 교육현장의 리더를 교사중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른데는 그간의 교육실패가 있었다. 1970-80년대에는 교육과정에서 아예 실천가인 교사를 배제했었다. 외부전문가인 교사나 고위 교육행정직들이 강제적 개혁을 요구했고, 교사는 대부분 이를 무시했다. 교육현장에 대해 이렇다할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배울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리더십은 부장교사정도가 갖고 있었으며 교과목이나 학년 운영같은 형식적인 차원의 리더십이었다. 1990년대 들어서야 미국 정도에서 공유된 의사결정이나 집단적 교사리더십 개념이 등장했고 지금 우리나라의 혁신교육에서 많이 도입된 개념인 전문적 학습공동체 개념이 대두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학교현장기반교수리더십으로 책무성과 더불어 탁월한 능력을 갖춘 개별교사에 의한 교사리더십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그가 영향력이 미쳐 학교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책무성에 대한 정책효과 연구에 따르면 학생의 성과 향상을 가져오는 현명한 투자는 더 많은 평가가 아닌 교사와 교사의 학습에 달려있다고 한다. 그리고 해결이 쉽지 않은 교육문제에 대한 해답도 지금처럼 교사와 관리자를 구분해서 관리하는 관료적 교육시스템이 아닌 교사의 재능을 활용하는 학교공동체의 구성에 달려있다고 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교사리더십은 크게 4가지다. 하나는 학급 안팎에서의 리더십 수행이다. 교사리더는 대개 담당학급에서 탁월한 교수능력을 보이며 이를 바깥으로도 전수해 리더십을 갖게 된다. 다음은 전문적 학습 공동체의 기여다. 세 번째는 교수 능력의 향상을 위한 영향력 행사다. 교사리더는 성실, 혁신, 다양한 능력으로 학생의 동기를 고취하고 언제나 다른 교사에 도움을 준다. 마지막은 결과에 대한 책임감이다. 교사리더는 다양한 시도와 혁신을 수행하며 이것을 성공시키기 위한 강한 책무성을 갖는다. 

 교사리더십은 최근 무척 요구되는 상황인데 우선 교사 리더십은 조직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교사들은 자신만의 자율성을 무척 중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마땅히 변화가 있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교사리더는 개별교사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학생 학습에 대한 통일적 접근과 모든 교사를 위한 양질의 전문적 학습이 강조되는 학교문화를 구축한다. 그리고 민주적 공동체 모델이다. 교수활동은 복잡하며 학교의 독특한 환경엔 민주적 공동체가 가장 잘 적합함이 입증되었다. 이런 상황에 수직적 리더십보다는 교사리더같은 수평적 리더십이 어울린다. 다음은 교사의 권한 강화와 전문성 향상이다. 이 역시 교사리더로 인해 강화된다. 

 이 같인 교사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이점을 갖는다. 우선 전문가로서의 효능감증대, 그리고 우수 교사의 장기근속(공무원으로 정년이 보장된 한국과 다르게 미국교사는 적은 급여와 대우로 이탈이 매우 잦다) 변화에 대한 저항 극복, 경력 개발, 교수전문성 개발, 동료교사에 대한 영향, 결과 책무성, 지속적 발전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능력의 차이가 매우 많으며 이로 인해 발전과 변화를 거부하는 교사도 제법이다. 처음엔 열심이였지만 구조적인 문제에 가로막혀 교육현장에 환멸을 느낀 교사, 현실에 안주하는 교사, 참여를 거부하는 교사, 외부 탓으로 돌리는 평범한 교사, 무능한 교사가 이들이다. 때문에 교사리더는 이런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ADS인데 서로 간의 차이점을 확인하고 자신의 가치와 관점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단계다. 

 이를 통해 다른 교사들과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형성되면 교사리더는 학교변혁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자신의 입장을 명활학게 확인하고 진술하며 그 입장을 지지할 데이터를 사용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고 탐색하며 이를 통해 다른 서로에게 중요한 현안을 파악하게 된다. 특정상황, 문제 해결을 위한 옵션을 마련하게 되고 마지막으로는 사안에 대해 합의하게 된다.  

 이처럼 교내의 탁월한 교사를 통한 학교의 변혁은 최근의 화두다. 그를 통해 단순한 개인적 탁월함의 추구에서 벗어나 학교의 교사들은 협업을 통해 교육력을 극대화나가게 된다. 책은 교사리더뿐만 아니라 그를 구조적으로 방해하고 또는 도울 수도 있는 학교장과 교육청의 역할도 중시한다. 이들의 주 역할을 권한을 위임하고 이런 사람을 발견하고 양성하는 것이다. 대학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대학의 역할을 예비교사시절부터 교사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교사리더를 양성하고 발견하는 과정에 학문적 지원을 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혁신교육감들이 많이 당선되면서 현장의 훌륭한 경험이 담긴 교육도서와 교육연수들인 무척 많아졌음을 느낀다. 2000년대 혹은 2010년초반만 하더라도 교육관련책은 사실 볼것이 많지 않았다. 그만큼 교사리더가 많아 진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역시 갈길이 먼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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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6-03 1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어려운 문제인거 같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를 따르려 하지만, 리더가 진짜 존재하는 조직이 있는지 궁금해 집니다.
만약 어느 조직이나 참 리더가 없다면, 상투적으로 각 개인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건 또 개념상 리더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복잡한 상황에서도 조직은 방향을 갖고 굴러가는 걸 보면, 결국 조직에 리더나 각 개인이 중요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건 뭘까라고 잠시 생각해 보면, 소견으로 시스템이나 구조 아닐까 생각듭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과 구조를 지배하는 건 다수의 이데올로기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학교를 잘 모르지만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닷슈 2021-06-04 13:15   좋아요 1 | URL
저는 한국엔 리더가 참 있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오래전 형성된 나이나 직위에 따른 위계질서에 따른 리더 형성, 그리고 실제 역량보다는 공정성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둔 상위직 시험등으로 리더가 다른 구성원들이 기대하는 역량을 충족시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자도생인 경우가 많고 형식적 리더가 도움이 되기 보다는 안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최근뉴스를 보니 한국의 구글이나 애플을 자처하던 네이버같은 곳도 그렇구요.
그래서 한국에 진정한 리더가 들어서려먼 말씀하신 그 시스템과 구조를 지배하는 위계질서와 역량을 배제한 시험등이 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거기에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야겠죠. 진정한 리더를 원하면서도 가짜 리더에 저항하지 않거나 봉사하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희망찬샘 2021-06-04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쓰신 글에 무척 공감하며 이 책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별점을 낮게 주셨어요. 읽을만하지 않다는 뜻일까요?

닷슈 2021-06-05 14:19   좋아요 0 | URL
책은 학교내 교사리더십에 관하여 읽을만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분야를 다룬 교육학 책은 드물기에 가치가 있습니다. 별점이 좀 낮았던건 미국책이라는 특징 때문입니다. 미국 책들은 핵심내용을 꾸준히 순차적으로 전개하기보다는 좀 쓸데없는 중언부언으로 분량을 늘려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책도 다소 그랬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상황이 다르기에 미국상황에서 서술한 이 책에서 좀 한계가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읽을많다는 평가입니다. 제가 좀 교육학 책에 별점이 짭니다.
 
블렌디드러닝 온라인 수업도구 싹쓰리
우치갑 외 지음 / 디자인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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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달이면 끝날 것 같던 코로나 상황이 1년 반 가량 지속되고 있다. 작년에 쓸데 없이 과도한 방역으로 등교를 막았던 교육부는 올해 상황이 훨씬 악화되었음에도 정신을 차리고 제법 많은 등교를 허락하고 있다. 2학기엔 전면 등교를 장담하였는데 어찌 될진 두고볼 일이다. 하여튼 이미 거의 모든 학교는 어느 정도 등교를 하고 있으며 소규모 학교는 이미 예전처럼 전면 등교를 하고 있다. 

 이런 등교반 원격반의 블렌디드 상황에서 교사들은 수업에 필요한 온라인 수업 도구를 많이 찾게 되었고, 책 '블렌디드 러닝 온라인 수업 도구 싹스리'는 그래서 제법 유용하다. 아마 코로나 상황이 끝나더라도 이런 온라인 도구와 디지털 플랫폼의 활용법을 익힌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의 교육력 차이는 더욱 현격히 벌어질 것이다. 

 책은 패들렛, 팅커벨, 멘티미터, 플립그리드, 티쳐메이드, 구글클래스룸, 잼보드를 소개한다. 많은 교사들도 느꼈겠지만 온라인 상황에서 학생의 협업과 의견을 공유하는 이런 플랫폼이나 도구를 제공하는 것은 모두 미국업체다.(팅커벨만 아니다.) 그리고 한국인에게 직관적 친숙함과 편의성을 주지 않는 외국업체들이 많든 도구다보니 교사들의 적응이 더 늦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네이버가 최근 구글의 크롬처럼 웨일이란 브라우저를 새로 만들고 구글 워크 스페이스를 본 딴듯한 웨일 스페이스를 곧 출범할듯 한데 어찌될진 두고 볼 일이다. 웨일 스페이스는 곧 유료화하는 줌처럼 실시간 영상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도 제공하며 크롬처럼 여러가지 기능을 탑재한 듯 하다. 

 패들렛은 8가지의 형태를 제공한다. 각각의 형태는 수업에 맞게 사용하면 되는데 개인 활동이나 모둠활동 그리고 토의토론에도 적합한 폼들을 제공한다. 패들렛은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 가입 없이 주소만으로도 들어가 공동작업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렇다보니 들어온 사람들이 모두 익명으로 되어 학생들이 이를 사용할때는 주의도 좀 필요해보인다. 패들렛은 지도도 사용가능한데, 구글 드라이브상의 지도가 우수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탑에서만 지원이 되므로 패들렛은 이 경우 더 유용해 보인다. 패들렛에 작성한 모든 내용은 실시간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죽어라 작업에 열중한 나머지 저장을 소홀히해 모든게 날아가는 기억은 곧 완전히 과거의 일이 될듯 하다. 이미 대부분의 플랫폼이 자기내 서버에 작업물을 실시간 저장해주고 오프상태에서 프로그램을 써도 대부분 시간별로 자동 저장을 해준다. 날려먹기도 쉽지 않다. 

 팅커벨은 한국의 아이스크림에서 만든 것이다. 아이스크림은 교육이 컴으로 넘어가는 21세기 초반 등장한 업체다. 원래는 티나라라는 업체가 인기 있었는데 단순히 교과서 답만 보여주는 티나라에 비해 동영상이나 동기유발 자료가 좀더 있었던 아이스크림이 티나라를 압도해 지금에 이르렀다. 팅커벨은 5가지의 퀴즈와 6가지의 토의토론폼을 제공한다. 퀴즈는 선택형과 , OX퀴즈, 단답형, 빈칸형, 서술형이다. 토의토론은 찬성반대, 신호등, 가치수직선, 투표, 씽킹보드, 워드클라우드이다. 교사가 토의토론이나 퀴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업체답게 학년, 학기, 교과, 단원, 내용등을 클릭하게 해서 팅커벨 서버에 남을 자료가 분류되게 해놓았다. 그러니 한국 교사들을 팅커벨에서 다른 선생님들이 작업한 많은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큰 장점이다.

 멘티미터는 이미 여러 연수나 교육현장에서 동기유발 자료로 많이 사용된다. 처음엔 접할땐 우와 했는데 이젠 좀 식상하다. 멘티미터는 내가 원하는 도표를 간단히 만들어주고, 결과가 빠르고 쉽게 공유 가능하다. 직관적이고 설문도 무한히 많이 만들수 있다. 

 플립그리드는 동영상 사이트다. 플립그리드 상에서 학생들은 영상을 만들고 공유할수 있으며 영상으로 서로 간에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도 가능하다. 동영상 저장 공간도 필요 없고 간단한 동영상 편집도 플립 그리드 상에서 가능하다.

 티쳐메이드는 좀 놀랍다. 많은 교사들이 평가에 종이시험지를 사용한다. 디지털로 만드는게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이다. 티쳐메이드는 교사가 만든 워크시트지를 이미지 파일로 변환하여 올리면 이걸 디지털 워크시트지를 바꿔준다. 단원평가 20문항짜리 시험지를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로 답안을 입력할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티쳐메이드는 이걸 채점까지 해준다. 교사가 문항마다 배점을 하지 않으면 그냥 전체를 n분의 1해서 퍼센트로 점수가 나간다. 20문제중 2개 틀리면 90%이런 식이다. 구글 클래스룸과 연동이 되며 단답형, 드롭다운, 선택형, OX, 매칭등 대부분의 시험지들 문항이 커버가능하다. 

 구글클래스룸은 너무 유명하다. 협력과 공유가 가능한 구글 문서, 구글슬라이드, 구글스프레드시트를 제공한다. 몰랐던 기능인데 책에 의하면 글자가 있는 이미지 파일을 구글드라이브에서 텍스트로 변환도 해준다. 다소 제한이 있는듯 하지만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다. 구글엔 잼보드도 있다. 잼보드는 패들렛과 비슷하다. 패들렛에 비해 프레임을 20개까지 만들수 있고 구글의 앱이다 보니 구글 클래스룸과 연동이 더 잘 되는 장점도 있다.

 최근 온라인 도구가 넘쳐난다. 선생님들이 이 모든걸 다 배울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몇가지 만이라도 좋으니 조금씩 활용해 보는 게 어떨까? 분명 온라인 상황 이후에도 개별화 교육이나 학생들 자체가 이미 디지털 세대이므로 이런 요구는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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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교실 - 아이의 미래,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다이앤 태브너 지음, 우미정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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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교육 관련 책을 보면 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한국은 그래도 서열화에서 좀 벗어난 사람들이 '모두가 공부를 잘 할 수는 없다'라고 선언하는 반면 미국은 그래도 서열화에서 좀 벗어난 사람들임에도 '모두가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라고 선언한다는 점이다. 비슷한 교육관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임에도 정반대의 서술이 일어난 건 한국은 아직도 공부를 잘 하는 것을 남보다 잘 하는 상대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반면 미국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을 스스로가 잘하는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로 아직도 한국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을 점수나, 스펙차원에서 생각한다면 미국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을 보편적 역량이나 일상생활에서의 실제 수행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으로 생각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다이엔 테브너는 모두가 공부를 잘 하는 학교인 공립고등학교인 서밋고등학교를 만들었다. 이름 처럼 모두가 정상에 오를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195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 고용주가 중시한 가치는 빠른 속도로 오래 일하는 능력, 세부사항과 방향 기억 능력, 산술계산능력이었다. 하지만 2020년인 지금 기업은 인재들에게 복합문제해결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인간관계능력, 타인과의 조정능력을 요구한다. 이는 혁신적 사고와 독립성 그리고 자기주도성에 기반한 능력들이다. 때문에 서밋 스쿨은 프로젝트 기반학습과, 깊은 사고, 협업을 기반으로 삼는다. 이 세 가지 활동을 통해 위와 같은 역량들이 양성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실행하는 것을 교사이기에 서밋은 교사 채용시 두 가지를 고려한다고 한다. 우선 이 교사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걸 믿는지, 그리고 이 교사가 새로운 접근 방식을 배우기 위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훈련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다. 즉, 교사가 지금가지 평균적으로 해온 믿음과 철학을 버리고 새로운 철학과 믿음을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일부 혁신적인 학교에서도 프로젝트 학습은 부분적으로만 운영된다. 각 교과가 모두 분절제시되어 있고, 각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도 다르며 각 교과의 목표나 성취기준은 그 교과만을 위해서 설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사가 이 모든 것들을 프로젝트로 꿸만한 디자인 능력을 갖추기 어렵다. 하지만 서밋은 매일 프로젝트 학습을 구성한다. 프로젝트는 학생들과 그들의 공동체 그리고 그들의 삶과 관렪나 문제 및 질문, 도전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문제를 직접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거나 관련 도전을 받아들이는 과제를 수행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서빗에서 학습은 일정 점수를 얻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역량과 지식을 배우고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학습으로 정의된다. 서열적, 객관적, 분절적 지표가 아니라 삶에서 필요한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을 얻는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이 학습의 과정은 철저히 자기 주도적이다. 모든 학생의 관심사와 능력, 성장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자유와 자료를 마음껏 주고 이에 대해 접근이 가능하게 한다. 독서나 영상, 팟캐스트, 온라인 모의체험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후 학생은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시험을 보며 스스로 완전히 학습했음을 입증하면 학습이 성공이고 이에 실패하면 성공할때까지 다시 공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각각의 자료가 범주별 하위 항목으로 구성되고, 배워야할 내용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주기를 원했고, 문제를 더 연습할 기회를 얻기를 원했으며, 자신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 것인지 알기를 원했다. 즉,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해줄때 존중받은 느낌을 갖고 더 좋은 성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밋은 경쟁이 아닌 협업을 택한 학교다. 연구 결과 한 명이 결정하는 것보다 집단 지성을 발휘한 다수의 결정이 66%정도 더 좋은 성과를 보였다. 때문에 서밋은 학교분위기와 문화, 학습방법으로 협업을 강조한다. 서밋의 협업은 프로젝트나 학습에서의 협동 뿐만 아니라 서로의 관심사와 성장속도 학습방법의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이기도 하다. 때문에 자기주도적 학습에서 서밋스쿨의 학생은 서로 돕고 같이 성장한다. 이런 협업시스템 속에 서밋의 아이들은 자신만의 삶에 대한 전망과 자신만의 진로를 설정하는 잠재력도 생겨난다.

 서밋스쿨에서도 학교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혁신적이고 열정넘치는 교사를 선발했지만 그들 역시 기존의 사고에 젖어 있는 부분이 많았고, 이로 인해 학교 혁신과정에 진통이 적지 않았다. 서밋 역시 기본적으로 의사결정에 만장일치를 선호한다. 다수결의 의한 결정은 빠르고 과반을 대표하지만 과반이 크지 않을 경우 대표성의 문제와, 패배한 소수가 방해자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만장일치를 선호하지만 모든 문제가 만장일치로 가기는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서밋은 만장일치를 강요하는 강한 의사결정 도구를 만들었다. 이는 구성원들에게 역할을 주는 것으로 D는 의사결정을 내릴 권한을 갖는 사람으로 해당문제에서 가장 권위가 높다. 하지만 그에겐 이 문제를 만장일치로 이끌어야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V는 결정에 반대하는 역할을 맡은 자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기 위해 더 나은 제안을 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P는 결정에 대해 제안을 할 수 있는 자이며 I는 단순히 의견을 낼 수 있는 자이다. 그리고 이 외에 해당 문제에 대해서 정보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 다수로 구성된다. 이런 역할을 맡고 회의가 진행되면 주어진 역할들로 인해 보다 생산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만장일치로 갈 가능성도 높아지고 말이다. 

 이 같은 방법은 한국의 혁신학교나 일선학교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도구로 쓰이면 좋을 듯하다. 워낙 반대를 위한 반대도 많고, 주체성을 잃고 타성에 젖은 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서밋의 여러 가지가 인상적이었지만 아무래도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철학이었던 것 같다. 모든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철학. 그것이 서밋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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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치 시대의 인사제도 혁신
김성천.신범철.홍섭근 지음 / 테크빌교육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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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는 입직하자마자 일반 공무원 7급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으며, 경력이 쌓여 급여가 24호봉에 이르면 4급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는다. 생각보다 높은 대우다. 물론 교직은 수평조직이며 실제 급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는 어디까지는 예우다. 그리고 교사집단에서 한 학교를 책임지는 위치인 학교장은 3급정도에 해당한다. 이 역시 예우겠지만 한 마을의 행정총책임자인 면장이 5급임을 감안한다면 역시 상당히 높은 직위다. 거기에 학교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다. 물론 대통령이 매년 임용되는 수많은 학교장에게 임명장을 직접 건네진 않지만 학교장의 임명장엔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간다. 그만큼 중요한 위치라는 셈이다.

 실제 학교에서 학교장의 권한과 책무는 막강하다. 많이 민주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학교내 거의 모든 의사결정 권한이 학교장의 소관이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심의기구에 불과하며 일부 학부모만의 리그다. 교사집단은 수가 많지만 오랜 비민주적 풍토에 길들여져 있어 주체라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소신이 있더라도 권한이 많이 집중된 학교장의 의사에 반해 일을 진행하기는 매우 어렵다. 현 상황이 이러한 만큼 한 학교의 어떠한 역량과 민주성, 혁신성을 가진 학교장이 부임하느냐는 그 학교의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한국의 학교장 제도는 승진제도다. 이는 일반 교사가 경력 및 여타 점수를 쌓아 승진하는 구조인데 이런 체계를 갖춘 나라는 적어도 OECD국가중 한국이 유일하다. 다른 나라들은 학교장을 승진구조로 바로 보지 않으며 교사 집단과는 다른 투 트랙체제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50대 가까이 되어야 간신히 교장이 되는 한국과는 다르게 젊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교장이 될 수 있다. 거기에 다른 나라들은 교장선발을 위한 심사과정에서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고 다단계 심사를 거처 임용한다. 또한 교장에 대한 업무 평가를 매우 중요시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이 과정에 적극 참여한다. 거기에 교장이 되기 위한 엄격한 양성 프로그램을 거치며 이를 통해 교장 자격을 취득하게 한다. '  

 한국의 교장은 위와는 무관하게 언급한 것처럼 교직생활 중 승진을 위한 점수를 쌓아서 임용된다.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우선 직무역량의 문제다. 현시대 교장에게 요구된는 역량은 민주적 리더십과 혁신교육성공경험, 이론을 겸비한 실천가, 사람을 아우르는 인성이다. 하지만 승진 점수를 쌓는 과정은 이와 무관하다. 각 시도교육청은 자신들이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는 경우 업무부과에 부담감을 느끼는 교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이 업무를 수행하는 자들에게 승진가산점을 부여해왔다. 돌봄교실이나 방과후, 청소년단체, 영재학급운영등이 이러한 것들이다. 물론 이와 같은 업무를 수행해보고 그 절차과 운영방안을 터득하는 것은 학교장에게 필요한것들이라 볼수 있겠지만 앞서 말한 학교장의 직무역량을 쌓게해주는 것들이 보기는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교직문화다. 한국은 승진을 위한 가산점을 쌓기 위해 남들이 기피하는 어려운 업무들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승진대상자들도 같이 학급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그들이 더 힘든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문화가 생겨나게 된다. 

 민주성도 문제다. 한국은 교장으로의 임용이 다른 보직을 맡는 것이 아닌 승진의 개념이다. 때문에 교사가 교장으로 임용되면 자신이 다른 교사보다 우월한 직위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며 실제 한국의 체계는 그러하다. 때문에 비민주성이 발생한다. 또한 승진과정에서도 비민주성이 쉽게 발생한다. 승진대상자는 가산점을 따기 위한 업무를 맡아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은 대부분 학교장이 결정한다. 때문에 승진희망자들을 중심으로 학교장에게 순응할수 밖에 없는 구조적 비민주성이 발생하게 된다. 

 마지막 문제는 제약과 차별이다. 언급한 것처럼 교사는 교장이 되기 위해서 상당기간을 점수를 쌓으며 준비를 해야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교장에 필요한 직무역량을 쌓는 길을 아니다. 그것과 무관하게 현장에는 교육실천에서 상당한 내공을 쌓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은 교사로서 성공적일수 있어도 교장이 되기는 불가능하다. 즉, 한 가지 길만 열어놓음으로써 다양한 방식으로 역량을 쌓아올린 여러 교사들이 교장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학교장 승진제도의 문제점으로 교육 현장에선 교장공모제를 실행해왔다. 하지만 현재의 공모제는 그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유명무실하다. 현행제도는 3개의 공모제로 초빙형과 내부형, 개방형을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장자격증으 가진 자로만 그 대상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활용가능한 인력풀이 적다. 또한 현 교장들은 4년임기에 대부분 별 평가 없이 중임을 하여 8년간 교장으로 임용되는 것이 가능한데 공모제교장의 경우 이 8년의 임기에 포함하지 않아 교장임기를 실제적으로 12년까지 늘려주는 역할만 하고 있다. 이는 과도한 특혜란 지적이 많다. 때문에 책은 공모제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한다. 우선 쉬운 방법은 초빙형과 내부형을 합쳐 통합형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는 현 직위에 상관없이 15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교사라면 누구나 지원을 가능하게 하여 인력풀을 크게 늘리는 형태다. 외부인사가 임용가능한 개방형은 그대로 유지한다.

 공모제의 경우 그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 담보가 도마위에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책은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도 제시한다. 공모제 교장의 총 수를 예측하여 교육청에서 일괄 공채를 운영 실시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교육청 담당 인사실무자, 해당교의 교사, 지역전문가, 주민등을 포함하는 심사단이 대거 구성되어 심사를 실시하게 된다. 

 그리고 학교장 양성 프로그램도 매우 중요하다. 언급한 것처럼 한국의 교장승진제도는 교장에게 필요한 직무역량을 쌓게 만들지 못한다. 그럼에도 한국의 경우 교장으로 임용되면 고작 35일 219시간의 연수만으로 교장에 임용된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들의 경우 교장 양성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운영한다. 우선 학교장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제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이론과 실천 교육을 병행한다. 즉, 이론으로 무장했으면서도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학교장을 양성하는 것이다. 거기에 엄격한 학사관리를 바탕으로 최소 1년 이상의 교육 기간을 설정하고 있으며 현직 교장 이외에도 학교장 직위를 희망하는 교원에 대해 프로그램 참여를 열어놓는다.

 즉, 책에서 정리하는 학교장 승진제도를 정리하면 이렇다. 학교장을 승진으로 바라보는 개념을 버리고 하나의 직무로써 바라보아 민주성을 확보하며, 직무역량을 갖춘 학교장을 임용하기 위해 다양한 인력풀 확보방안으로 최소 자격기준(일정경력이상, 혹은 학교장양성프로그램이수자 등)을 갖춘 사람들을 상대로 질적 평가위주의 공모제를 실시하여 임용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임용되면 강력한 학사기준을 갖춘 학교장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거나 혹은 그 이수자들을 대상으로 학교장을 공모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직무역량과 민주성을 갖춘 학교장이 학교에 자리잡게 하자는게 책의 생각이다. 

 책은 교육전문직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교육전문직원은 각 시도교육청에 소속된 장학사, 장학관, 연구사, 연구관을 말한다. 이들을 각 지역교육청에 소속되어 장학에서 행정, 예산, 기획등 교육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매우 다양한 일들을 수행한다. 교육전문직원들은 교사와 마찬가지로 국가직 공무원이었지만 시도교육청에 자율성을 주기 위한 인사방안으로 2011년부터 지방직으로 전환되었다. 또 재밌는 것이 교사의 경우 24호봉이 이르면 4급에 상당하는 대우를 받지만 어이없게도 힘들게 교사에서 시험을 통과해 장학사에 임용되면 6급대우를 받는다는 셈이다. 

 일반교사들이 교육전문직원을 하는 이유는 승진때문이다. 교육전문직원이 되면 장학사의 경우 5년 장학관이 경우 3년이면 각각 교감, 교장으로의 승진이 가능하다. 점수를 쌓는 일반 승진의 경우보다 승진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일반 승진의 경우 거의 교장만이 될 수 있는 반면 교육청이 끈이 있는 이들은 교육청 내의 다양한 보직과 교육장등을 독점할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교육전문직원이 수행해야할 업무들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장에선 전문적이어야 할 교육전문직원이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못함을 성토한다. 이는 교육전문직원이 고작 5년만 근속하고 교감으로 승진하기 때문이며 그 5년동안에도 여러 보직을 맡게 되어 전문성을 갖출수 없는 구조적 원인에서 기인한다. 때문에 책은 교육전문직원을 승진시키는 지금의 구조를 바꾸어 행정업무를 보다 희망하고, 적성이 있는 교사가 오래도록 교육전문직원으로써의 전문성을 쌓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교육전문직원 역시 교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교육전문직원이 어떠해야 하는 가라는 비전과 직무전문성에 대한 합의가 사실상 부재하며 그간 기능적인 업무중심으로 선발한 만큼 앞으로는 이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선발하고 관리햐야 함을 주장한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혁신성, 현장지원, 전문성, 학습을 전문직원의 상으로 설정했다고 하는데 참고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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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3-03-31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장이 3급은 아니고, 5급이나 4급 정도로 보면 됩니다. 대통령 임명장이 나오는걸로 봐서 5급 정도로 보면 될 듯 합니다. 선생들끼리는 3급이라고 생각해줄 순 있겠네요.
호봉수 쌓여서 4급 대우라는건 그냥 대우공무원 수준의 처우이구요. 실제 직급과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