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거인을 깨워라 - 학교혁신을 위한 교사리더십
메릴린 캐천마이어 외 지음, 양성관 외 옮김 / 에듀니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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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 놀랍게도 학교엔 리더가 없는 편이다. 물론 어느 학교나 법적으로 보장된 공식 리더가 있긴 하다. 교장이다. 하지만 학교 교직원 대부분은 학교장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따르지만 그가 학교의 리더라고 까진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장들이 그만한 교육철학이나 비전, 리더십, 인성, 교육이론과 실천에 정통한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거의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장이 아니라면 학교를 혁신으로 이끌어가야할 리더는 누구일까? 이 책은 그것을 교사리더라고 말한다. 그래서 책은 교사리더 역할은 누가 맡아야 하고, 또 그런 사람이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그런 사람을 발굴하고 지원할수 있을까에 대해서 서술한다. 

 오늘날 교육현장의 리더를 교사중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른데는 그간의 교육실패가 있었다. 1970-80년대에는 교육과정에서 아예 실천가인 교사를 배제했었다. 외부전문가인 교사나 고위 교육행정직들이 강제적 개혁을 요구했고, 교사는 대부분 이를 무시했다. 교육현장에 대해 이렇다할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배울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리더십은 부장교사정도가 갖고 있었으며 교과목이나 학년 운영같은 형식적인 차원의 리더십이었다. 1990년대 들어서야 미국 정도에서 공유된 의사결정이나 집단적 교사리더십 개념이 등장했고 지금 우리나라의 혁신교육에서 많이 도입된 개념인 전문적 학습공동체 개념이 대두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학교현장기반교수리더십으로 책무성과 더불어 탁월한 능력을 갖춘 개별교사에 의한 교사리더십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그가 영향력이 미쳐 학교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책무성에 대한 정책효과 연구에 따르면 학생의 성과 향상을 가져오는 현명한 투자는 더 많은 평가가 아닌 교사와 교사의 학습에 달려있다고 한다. 그리고 해결이 쉽지 않은 교육문제에 대한 해답도 지금처럼 교사와 관리자를 구분해서 관리하는 관료적 교육시스템이 아닌 교사의 재능을 활용하는 학교공동체의 구성에 달려있다고 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교사리더십은 크게 4가지다. 하나는 학급 안팎에서의 리더십 수행이다. 교사리더는 대개 담당학급에서 탁월한 교수능력을 보이며 이를 바깥으로도 전수해 리더십을 갖게 된다. 다음은 전문적 학습 공동체의 기여다. 세 번째는 교수 능력의 향상을 위한 영향력 행사다. 교사리더는 성실, 혁신, 다양한 능력으로 학생의 동기를 고취하고 언제나 다른 교사에 도움을 준다. 마지막은 결과에 대한 책임감이다. 교사리더는 다양한 시도와 혁신을 수행하며 이것을 성공시키기 위한 강한 책무성을 갖는다. 

 교사리더십은 최근 무척 요구되는 상황인데 우선 교사 리더십은 조직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교사들은 자신만의 자율성을 무척 중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마땅히 변화가 있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교사리더는 개별교사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학생 학습에 대한 통일적 접근과 모든 교사를 위한 양질의 전문적 학습이 강조되는 학교문화를 구축한다. 그리고 민주적 공동체 모델이다. 교수활동은 복잡하며 학교의 독특한 환경엔 민주적 공동체가 가장 잘 적합함이 입증되었다. 이런 상황에 수직적 리더십보다는 교사리더같은 수평적 리더십이 어울린다. 다음은 교사의 권한 강화와 전문성 향상이다. 이 역시 교사리더로 인해 강화된다. 

 이 같인 교사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이점을 갖는다. 우선 전문가로서의 효능감증대, 그리고 우수 교사의 장기근속(공무원으로 정년이 보장된 한국과 다르게 미국교사는 적은 급여와 대우로 이탈이 매우 잦다) 변화에 대한 저항 극복, 경력 개발, 교수전문성 개발, 동료교사에 대한 영향, 결과 책무성, 지속적 발전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능력의 차이가 매우 많으며 이로 인해 발전과 변화를 거부하는 교사도 제법이다. 처음엔 열심이였지만 구조적인 문제에 가로막혀 교육현장에 환멸을 느낀 교사, 현실에 안주하는 교사, 참여를 거부하는 교사, 외부 탓으로 돌리는 평범한 교사, 무능한 교사가 이들이다. 때문에 교사리더는 이런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ADS인데 서로 간의 차이점을 확인하고 자신의 가치와 관점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단계다. 

 이를 통해 다른 교사들과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형성되면 교사리더는 학교변혁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자신의 입장을 명활학게 확인하고 진술하며 그 입장을 지지할 데이터를 사용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고 탐색하며 이를 통해 다른 서로에게 중요한 현안을 파악하게 된다. 특정상황, 문제 해결을 위한 옵션을 마련하게 되고 마지막으로는 사안에 대해 합의하게 된다.  

 이처럼 교내의 탁월한 교사를 통한 학교의 변혁은 최근의 화두다. 그를 통해 단순한 개인적 탁월함의 추구에서 벗어나 학교의 교사들은 협업을 통해 교육력을 극대화나가게 된다. 책은 교사리더뿐만 아니라 그를 구조적으로 방해하고 또는 도울 수도 있는 학교장과 교육청의 역할도 중시한다. 이들의 주 역할을 권한을 위임하고 이런 사람을 발견하고 양성하는 것이다. 대학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대학의 역할을 예비교사시절부터 교사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교사리더를 양성하고 발견하는 과정에 학문적 지원을 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혁신교육감들이 많이 당선되면서 현장의 훌륭한 경험이 담긴 교육도서와 교육연수들인 무척 많아졌음을 느낀다. 2000년대 혹은 2010년초반만 하더라도 교육관련책은 사실 볼것이 많지 않았다. 그만큼 교사리더가 많아 진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역시 갈길이 먼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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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6-03 1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어려운 문제인거 같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를 따르려 하지만, 리더가 진짜 존재하는 조직이 있는지 궁금해 집니다.
만약 어느 조직이나 참 리더가 없다면, 상투적으로 각 개인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건 또 개념상 리더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복잡한 상황에서도 조직은 방향을 갖고 굴러가는 걸 보면, 결국 조직에 리더나 각 개인이 중요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건 뭘까라고 잠시 생각해 보면, 소견으로 시스템이나 구조 아닐까 생각듭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과 구조를 지배하는 건 다수의 이데올로기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학교를 잘 모르지만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닷슈 2021-06-04 13:15   좋아요 1 | URL
저는 한국엔 리더가 참 있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오래전 형성된 나이나 직위에 따른 위계질서에 따른 리더 형성, 그리고 실제 역량보다는 공정성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둔 상위직 시험등으로 리더가 다른 구성원들이 기대하는 역량을 충족시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자도생인 경우가 많고 형식적 리더가 도움이 되기 보다는 안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최근뉴스를 보니 한국의 구글이나 애플을 자처하던 네이버같은 곳도 그렇구요.
그래서 한국에 진정한 리더가 들어서려먼 말씀하신 그 시스템과 구조를 지배하는 위계질서와 역량을 배제한 시험등이 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거기에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야겠죠. 진정한 리더를 원하면서도 가짜 리더에 저항하지 않거나 봉사하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희망찬샘 2021-06-04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쓰신 글에 무척 공감하며 이 책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별점을 낮게 주셨어요. 읽을만하지 않다는 뜻일까요?

닷슈 2021-06-05 14:19   좋아요 0 | URL
책은 학교내 교사리더십에 관하여 읽을만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분야를 다룬 교육학 책은 드물기에 가치가 있습니다. 별점이 좀 낮았던건 미국책이라는 특징 때문입니다. 미국 책들은 핵심내용을 꾸준히 순차적으로 전개하기보다는 좀 쓸데없는 중언부언으로 분량을 늘려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책도 다소 그랬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상황이 다르기에 미국상황에서 서술한 이 책에서 좀 한계가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읽을많다는 평가입니다. 제가 좀 교육학 책에 별점이 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