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문명의 붕괴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0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미래에 대해서 사람들은 얼마나 낙관적일까? 지식수준이나 성향, 사는 나라 마다 상당히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분명히 낙관론자에 속한다. 과학기술과 미래에 대한 서적에 관심이 많고 그것들이 그려내는 걱정스럽지만 장및빛 미래를 믿고 있는 편이다. 요즘 같이 후쿠시마 원전 붕괴나 북핵문제, 중국의 미친듯한 환경오염, 남극 중요 빙붕의 붕괴, 어리석은 지도자를 뽑아내고 있는 더 어리석은 각국의 시민들을 보면 함부로 낙관적이기 힘들지만 그래도 낙관적이다. 무신론자이면서도 은근 내세를 기대하는 그런 묘한 심리이다. 

 책 문명의 붕괴는 정말 대단한,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시리즈 3권의 하나다. 총균쇠와 어제까지의 세계를 정말 재미나게 보았고,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었다. 책은 제러드가 세심하게 쓴 만큼 다른 두시리즈 처럼 상당히 두껍지만 역시 가독성이 좋다는 장점을 확실히 지녔다. 

 사람들은 환경문제에 관해 비관론자이건 낙관론자이건 간에 과거 문명들의 환경파괴 문제에 대해 좀 경시하는 느낌이 있다. 그것은 과거의 환경파괴가 비관론자들이 보기엔 지금과 비교해 그다지 심각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고, 낙관로자들이 보기엔 오늘날과 같은 과학기술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기에 일어난 비극정도로만 여겨지기 때문일 수 도 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과거의 환경파괴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문명의 붕괴에서 제러드가 제시하는 한 사회의 몰락 원인은 다섯 가지이다. 인간에 의한 환경의 파괴, 기후의 변화, 적대적 이웃의 존재, 우호적 무역 상대의 존재, 환경파괴시 그것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대처 반응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다섯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붕괴를 맞게된 문명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이스터 섬과 태평양의 핏케언 섬과 헨더슨 섬, 중앙아메리카의 아나사지 문명과 마야 문명, 바이킹이 세운 유럽의 그린란드가 그것들이다. 

 이스터섬은 인간의 한계선까지의 성장과 발전으로 인한 환경파괴, 그리고 그것이 가능했던 섬의 지리적 경계성의 약화로 환경파괴가 극단까지 치달았다. 이에 대한 대처 역시 미흡하여 위기시 이스터 섬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세력을 자랑하는 상징인 모아이 석상의 크기를 더욱 크게 만들어 나감으로서 파국을 맞았다. 

 태평양의 핏케언 섬과 헨더슨 섬은 교역에 의한 파국이었다. 인구를 부양할 자생력이 없던 두 섬은 외부 섬들과의 교역에만 의존하였고, 외부섬들이 핏케인과 헨더슨에서는 전혀 알수 없는 위기에 봉착하여 교역이 중단되자 자연스럽게 파국을 맞았다. 

 아나사지와 마야 문명은 위의 문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발전하여 붕괴가 다소 복합적이다 우선 이들은 역시 환경적으로 적합한 지역에서 문명을 시작하였고 자연스레 문명이 성장하며 인구 부양이 가능한 한계지까지 경작범위와 세력범위를 넓혀나갔다. 하지만 이런 한계상태에서 약간의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의 감소, 이로 인한 주변세력들과의 전쟁 또한 이런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지도창의 무능으로 사회가 붕괴한다.

 바이킹의 그린란드 역시 마찬가지. 비교적 기후가 온화한 시기에 살기 좋은 곳에 자리 잡았으나 실상 그곳은 살기 좋은 곳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자연히 간신히 빚어놓은 풀과 숲을 바이킹은 빠른 속도로 잠식해내갔다. 실상 그린란드의 자연은 유럽식 낙농에 적합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그것을 고수하였으며 주변에 성공적인 정착민인 이누이트로부터의 기술교류역시 거부하였다. 양자는 적대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기후가 한랭해지자 그린란드는 버티지 못하였고 적대적인 이웃인 이누이트들에 의해 붕괴되었다. 

 이처럼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과거 무너진 문명들을 상황마다 제시하였지만 그들의 붕괴는 상당한 공통점을 보인다. 우선은 비교적 환경이 좋은 곳에 자리잡는다. 그리고 좋은 환경을 이용하여 인구의 성장을 거의 최대치까지 이루어낸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을 자리잡은 좋은 환경이 사실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이로 인해 한계치까지 성장한 문명은 기후의 악화나 교역상의 문제, 혹은 적의 등장으로 인한 위기에 상당히 크게 흔들리게 되며, 이를 수습하지 못한 무능한 대처로 파국을 맞게된다는 것이다. 

 제러드는 과거의 위기 뿐만 아니라 호주의 환경문제, 중국의 환경문제, 아이티와 도미니키 공화국의 예, 르완다 내전등을 환경으로 인한 문명의 주요 위기로 제시한다. 르완다 내전을 후투족과 투치족의 다툼, 그리고 그들을 한데 묶은 유럽식민주의자들의 탓으로만 생각해왔던 나에게는 내전의 원인으로서 환경문제의 지적은 상당히 색다른 시야였다. 그 광활한 영토에도 고작 2000만정도의 인구만을 부양하는 호주의 심각한 자연환경, 그리고 같은 섬에 존재하면서도 사회구성원의 정책방향에 따라 서로 완전히 다른 현재를 걷고 있는 아이티와 도미니카의 예도 흥미로웠다.

 책의 결론은 모두가 신중한 낙관론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와는 다르게 우리의 과학기술은 상당히 성장하였고, 많은 문제에 대해 대처가 가능하다. 하지만 비관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환경파괴와 문명붕괴에 대한 파국적 힘도 같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세계화로 모두가 연결되어 과거 혼자 망했던 문명은 물귀신 처럼 다른 문명에도 큰 악영향을 끼치는 세상에 이르렀다. 때문에 제러드는 지구는 네덜란드의 개척지인 폴더처럼 하나로 연결된 것이며 환경문제에 관해 그런 식으로 연계된 접근을 강조한다. 

 과거의 작은 문명들은 그다지 좋지 못한 환경에, 그 한계를 겉으로 볼수는 없어서 한계까지 인구를 성장시켰고, 그 결과 약간의 기후나 외부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붕괴하였다. 이것을 제러드는 지구전체로 확장시킨다. 지구역시 얼핏 환경이 매우 좋아보이나 그 성장의 한계가 분명하며 인간 문명은 상당히 한계치까지 인구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환경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변하고 있으며 지구의 부족함을 채워줄 외계 교역망을 전혀 없고 다행히 적도 없다. 그러므로 남은 변수는 구성원들의 대처인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강조하고 신중하게 기대하는 점인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 지난 200년 동안 인류가 풀지 못한 문제
이언 모리스 지음, 최파일 옮김 / 글항아리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날의 세계를 설명하는 즉, 서양의 우위를 설명한 책은 항상 흥미롭다.

가장 흥미로우면서 설득력있던 책은 단연 총균쇠였고, 남경태씨의 '역사', 그리고 '리오리엔트' , '생각의 역사' 등도 나름의 해답을 제시했다. 책'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도 역시 그러한 설명을 제시한다. 책은 무척 두껍다. 무려 1000페이지에 달해 교양서적으로는 확실히 부담스럽다. 다행히 가독성은 좋은 편이다. 

 저자는 지금 서양의 우위를 제시하는 이론으로 장기고착이론과 단기우연이론을 말한다. 장기고착이론은 주로 지리학적 설명으로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며 총균쇠의 설명에 가깝다. 단기우연이론은 리오리엔트에 나오는 것처럼 주로 우연적 사건이나 행운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이 책은 그것의 종합을 시도한다. 

 책은 동서양의 비교를 위해 사회발전지수를 제시한다. 척도로 삼는 것은 최대 도시의 인구수와 에너지사용능력, 군사력, 정보통신기술(문맹률)이다. 그리고 비교로 삼는 동서양에서 서양은 중심지의 이동에 따라 초기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지역과 유럽, 북미를 말하며 동양은 주로 중국문명과 현대 일본 문명을 말한다.  

 책은 길게 마치 역사책처럼 인류문명을 되짚어 보면 동 서양간의 힘의 우위관계를 살펴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서양은 문명발생초기부터 동양보다 우위를 보이다 로마제국에서 전성기를 찍었으며 그 로마제국의 멸망후 동양에 추월을 허용한다. 동양은 계속 서양과의 격차를 유지하다 로마제국 멸망기에 역전한 후 근 1000년 이상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송나라때 전성기를 찍은 후 서서히 등락을 거듭하다 18세기 경에 서양의 산업혁명 이후 돌이킬 수 없는 열세에 처한다. 이는 서양문명이 에너지부분에서 시작된 혁신으로 인해 농경사회에서 가능했던 서양과 동양의 한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이전까지 동서양의 중심부는 주변부와 더불어 엎치락 뒤치락 하며 흥망성세를 반복하는데 여기에 저자가 제시한 이론이 '발전의 역설'과 ''후진성의 이점'이다. 

 발전의 역설은 발전이 성숙해진 핵심부가 역설적으로 그 성공으로 인해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발생하는 것이다. 주로 경제발전으로 인한 지나친 인구의 증가와 환경파괴, 그리고 주변부의 침략자들의 침공과 약탈이 그것들이다. 주로 유목민이었던 주변부 침략자들은 강력한 군사력과 더불어 전염병을 가지고 오는 경우도 많았으며 동서양 모두 총포로 무장하기 전까지 이 스텝세력들로 인하여 상당한 흥망성쇠를 거듭한다. 

 후진성의 이점은 사회발전과정에서 핵심부의 발전에 대한 모방과 확산이 미진했던 곳에서 오히려 더 큰 진보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후진성의 이점으로 동서양 모두 중심부가 외부 세력에 의해 점령당하거나 중심지 자체가 이동하는 일이 발생한다. 전자는 주로 동양에서 후자는 주로 서양에서 발생했다. 

 책은 이와 같은 관점에서 역사 전반을 서술한다. 상당히 무거운 작업이고 워낙 긴역사를 다루다보니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히 단순하게 다뤄지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인 추세를 본다는 면에서 큰 흠은 없다. 

 전체적인 느낌은 기존에 서양 우위에 대한 설명에서 크게 더 나아간 부분은 없다는 점. 보다 새로운 비교 척도와 재밌는 개념도 보여주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머리를 울릴만큼 신선하지는 않았다. 역사에 관심이 있고, 오늘날의 세계를 설명하는데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볼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서울의 삶을 만들어낸 권력, 자본, 제도, 그리고 욕망들
임동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적 서울에 살았다. 집근처엔 동사무소가 있었는데 웬일인지 아버지는 항상 그곳을 '동회'라고 하셨다. 워낙 어릴적이라 '동해'라고 들렸었다. 왜 아버지가 동사무소를 동회라고 하셨고 그것이 어느 순간 주민자치센터로 바뀐 이유를 이책은 잘 설명한다. 

 책 제목은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이며 서울의 오늘날까지의 형성과정도 잘 드러내지만 어찌보면 강남이나 아파트 선호문화, 오늘날 한국의 지형이 형성되는 것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현대 한국의 탄생도 적절해 보인다.

 책은 대담형식인데 대담형식의 책 내용이 이렇게 많은 정보를 제시하는 것도 처음이다. 주로 설명하는 대담자인 임동근 박사는 한국의 건설현대사를 쭉 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다. 책이 주는 새로운 정보가 두께에 비해 워낙 방대해 재밌던 주제만 몇개 뽑아봤다.


1. 동회의 변천 

 동회의 동자는 같은 우물을 공유한다는 뜻인데 그것은 자연적으로 한 마을을 구분하는 단위가 될수 밖에 없다. 이러한 동회는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일제는 전염병이 퍼지자 이것을 막기 위해 상당히 무식한 방법을 동원했다. 감염자나 감염원이 있는 곳을 모두 태우거나 사정없이 격리하는등 마을에 재산상에 많은 손해를 입힌 것. 이 과정에서 노비를 많이 데리고 있는 지주층의 타격이 격심했고 이들은 동회를 구성하여 적극적인 방역에 나선다. 

 이렇게 시작한 동회는 한국전쟁 이후 마을의 재건, 그리고 4.19혁명시에는 상당히 마을 자치적 성격을 갔고 있었다. 즉, 동회가 마을의 구심적으로 많은 문제를 해결했던 것. 이런 기억을 갖고 있는 우리 아버지에게 동사무소는 행정기관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자치적 성격인 동회로 부르는게 더 적절했을 것이며 그만큼 동회는 주민밀착형 기관이었다. 임동근 박사는 우리나라만큼 행정이 편리하고 주민과 가까운 곳에 기관이 위치하는 것은 극히 드문일이라 말한다.

 하지만 독재정권이후 주로 주민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변질되기 시작하고 행정적 기능이 크게 강화되면서 명칭도 동사무소로 바뀌게 된다. 그러던 것이 통신기술의 발달로 동사무소의 행정서비스 제공으로서의 기능이 크게 약화되고 그 부분을 만회하고 위해 주민에서 문화편의기능을 제공하는 주민자치센터로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2. 그린벨트

 나에게 그린벨트는 박정희가 그나마 잘한일. 땅이 그린벨트에 묶인 사람은은 정말 통곡의 눈물을 흘리는 곳. 이정도로 알고 있었다. 다른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린벨트의 조성과정은 정말 놀라웠다. 우선 박정희는 일본에 다녀온 후, 일본과의 항구로서 부산의 중요성, 그리고 서울과 부산을 있는 고속도로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하지만 문제는 돈. 당시 일본에서 얻어온 굴욕적 배상형식의 차관과, 베트남 전쟁에서 얻은 돈이 있긴 했지만 예상되는 금액이 3천억인 반면 확보 예산은 5백억 수준이었다. 땅살돈 조차 없는 지경이었는데, 당시 정권은 놀랍게도 고속도로 주변땅을 강제로 무료 수용해버린다. 더욱 놀랍게도땅주인들은 대부분 이에 호응했는데 땅을 설령 반이상 빼았겨도 도로 주변땅으로 개발되면 시세가 수십배 올라 손해를 충분히 만회했기 때문. 

 이렇게 빼앗은 고속도로 주변땅을 체비지라 하는데 정부는 고속도로 개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이 땅을 적극적으로 판매한다. 하지만 주변에 다른 개발지가 있으면 체비지가 팔리자 않으므로 개발될만한 다른 땅을 무식하게도 개발제한구역인 그린벨트로 묶어 버린것. 


3. 아파트 선호문화

 원래 한국은 아파트를 선호하지 않았다. 초기 아파트가 난방방식이 온돌형식이 아니었고, 장을 보관할 곳도 마땅치 않았기 때문. (생각해보니 어릴적 살던 서울의 집에는 대문위에 장독을 잔뜩 올릴만한 공간이 있었다.)

 이런 아파트의 시작은 앞서 말한 체비지와 연관이 깊다. 정부는 처음에는 체비지를 쪼개서 팔았지만 성과가 지지부진하자 체비지를 큰 형태로 구획하여 대단지로 팔았던 것. 그리고 이곳에 전기 수도등의 생활인프라를 거의 무료로 제공하는등 엄청난 혜택을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건설사들이 거져 먹기 시작하면서 대단지 아파트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또한 경제가 개발되면서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도 시작되며 중산층으로서의 재산형성 수단, 김대중 정부이후 분양가상한제가 풀리며 투기의 수단으로 변질되며 아파트 선호문화가 완전히 정착된다. 


4. 서울특별시의 탄생

 서울은 원래 특별시가 아니었고, 조선의 한양이 그렇듯, 지금의 강북지역 4대문지역과 용산정도가 서울의 경계였다. 그러던 것이 경제개발로 인한 인구폭증으로 서울이 커질 필요가 생겨났다. 

하지만 당시 권력층의 알력다툼도 서울의 특별시 지위와 영역 확장에 적지 않은 작용을 했었다. 당시 서울시장은 내무부장관 산하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문제는 서울시장이 나이나 군경력상 내무부장관보다 선배였던 것. 이런 상황인지라 내무부장관이 잠시 부재중일 틈을 타 서울시장은 서울을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바꾸며 영역역시 크게 넓히며 특별시의 지위를 획득한다. 

 당시 경계가 워낙 급하게 자의적으로 확대되어 묘지 한가운데를 지나는 우스운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책은 서울과 현대 한국이 형성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한번 읽어도 정말 좋은 책이 될듯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리숲 2021-02-07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회와 그린벨트에 대해 새로 알게 되었네요 고맙습니다
 
[eBook] 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상에 발붙이고 사는 이상 이 땅의 생김새는 매우 중요하다. 땅의 위치와 높낮이 등으로 우리가 사는 기후가 결정되며, 강이나 산맥, 높낮이 등으로 방어상의유리함, 교역의 유리함이 모두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의견을 지리적 결정론 혹은 지리적 환원론이라고 핤수 있는데 지금의 강대국들과 각 지역들의 오늘날의 모습이 지리와 관련하여 어떻게 형성되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갈지를 보여주는 것이 이책 지리의 힘이다.
혹자는 기술의 발전으로 지리의 중요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지리의 힘을 온전히 넘어서지 못한게 인간의 현실이며 저자의 생각도 그러하다.
나는 게임 문명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항상 지도로 지구모습을 택한다. 내가 지리 전체를 알고 있어서 복잡하게 굳이 맵을 파악할 필요도 없으며 보다 현실감이 들기 때문이다. 어쨌든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게임 문명이 떠올랐다.
 
게임을 하다보면 지리의 중요성은 정말 잘 느낄수 밖에 없다. 지대가 높으면 적의 이동성이 떨어져 침공이 어려우며 산맥으로 둘러쌓였다면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다. 주변에 어떤 자원들이 분표하였는가도 매우 중요하며 평지라면 내가 움직이기도 좋지만 상대방이 침공하기도 너무 쉬워 방어가 어렵다.
 
또한 지정학적으로 주변에 여러나라들로 둘러쌓여 있다면 그야말로 방어가 어렵다. 적은 한쪽방향에만 있는 것이 앞도적으로 유리하다. 그런면에서 미대륙은 정말 유리하다. 특히 북미지역은 사방에 적은 없고 자원은 많아 안정적 발전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적이 바다를 건너 대군을 몰고 올수 있는건 아주 훗날이므로 초기에 염려가 없다. 하지만 초기에 이렇다할 교역상대가 없다는 것이 약점.
책은 중국, 미국, 서유럽, 중국, 러시아, 한국과 일본, 중동, 아프리카, 북극, 남미등 10개지역을 다룬다.
 
전체적으로 모두 인상이 깊은데 미국의 경우 우선 유럽과 가까워 당연히 대서양쪽부터 정착이 시작되었으며 애팔래치아 산맥에 갇혀 딱 산맥 동부쪽으로만 초기 미국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그다지 높지 않은 산맥을 넘어서서 매우 이동하기 쉬운 대평원쪽으로 이주가 시작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구매와 전쟁에서의 승리가 미국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 현재 이나라는 태평양과 대서양이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두 바다를 손에 놓고 있으며 거대한 태평양의 경우 기착지로 하와이와 괌등까지 확보하고 있다. 대양으로 둘러쌓여 있으니 방어에 매우 유리하며 기후역시 열대가 아닌 온대기후에 위치한 축복을 받았다. 지리적으로 최강대국이 나오기 매우 유리한 상황.
중국은 미국과 매우 비슷한 땅덩어리를 지녔지만 미국에 비해 불리한 점이 많다. 우선 사막과 고지대가 많으며 과거 평야 지대인 중원세력을 사막과 고지대에서 발원한 세력이 자주 침공한 것. 침공이 어려운 사막과 고지대의 특성으로 중국의 통합은 상대적으로 미국에 비해 매우 느렸다. 지금의 중국 영토가 청조에 확립된 것이니 매우 그러하다. 또한 그로 인해 중국에겐 고지대인 티베트와 사막지역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며 지금의 중국은 이지역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바다 역시 매우 미국에 비해 불리하다. 탁 트인 좌우 대양을 갖고 있고 좌우 대양에 이렇다할 근거리 적이 없는 미국에 비해 중국은 대양을 하나만 접하고 있으며 그나마다도 미국의 영향권인 한국과 미국이 지척에 있다. 이러나 유일한 통로인 남중국해에 집착할 밖에 없는데 동남아 주변국들이 최근 미국과 협력하고 있어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에너지 자립성이 미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중국으로서는 해양의 확보가 그만큼 중요하므로 이 사업은 더욱 공격적이고 절실히 실행될 것이다. 중국이 해양강국을 꿈꾸며 여러곳에 해양로 확보를 위한 기지를 건설중인데 파나마 운하에 이은 니카라과 운하를 건설중인게 흥미롭다. 또한 아프리카 여러나라와 남미에 손을 뻗고 있는 것도 중국의 자구책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우리 한국이다. 이런 외국 저자의 책에 한국이 언급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 그만큼우리 한국의 지정학이 세계적으로 미치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한국의 땅덩어리가 침공에 방해될만한 것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 그게 무슨소린가 깊지만 저자가 말하는 방어에 의미 있는 산이나 하천은 나일강이나 피레네 산맥정도는 되어야 한다. 실제로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을 보면 적은 매우 신속하게 침공하는게 충분히 가능했다. 저자는 한국의 분단이 매우 불운한 강대국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분단으로 한국은 북한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이 지역에 평화적 통일이 찾아올 경우 통일 한국은 동해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갖춘 강국이 될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통일 한국을 중국과 일본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외에도 재미있는 지역이 정말 많이 다루어진다. 지리는 정말 중요한데 역사에 비해 대중서가 너무 적다는 한 지리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재밌고 뜻깊게 읽을 수 있다. 보면서 문명을 하거나 지도책을 펴서 본다면 더욱 재미있을 수 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9-2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 책을 읽게 되면 한국을 언급한 저자의 말을 자세히 봐야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우리나라는 지정학, 지질학 같은 땅덩어리와 관련된 학문을 소홀히 여기는 풍조가 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가 주변국가들 눈치를 많이 받고, 지진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것 같아요.

닷슈 2016-09-29 16:20   좋아요 0 | URL
그런부분이있죠 정말 땅생김새의 영향을 많이 받는나라인데 아쉬운부분입니다 분단영향도있는것같구요

Krähe 2016-10-30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5개 주신 책이 많지 않은데 그만큼 좋으셨나보군요!

닷슈 2016-10-30 20:16   좋아요 0 | URL
좋기도 한데 지리책은 좀드물어서요
 
부자의 지도 - 다시 쓰는 택리지
김학렬 지음 / 베리북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만 보고 기대한 것은 인문지리학 서적이면서도 약간 부동산에 발을 담그고 있는 그런 성격의 것이었다. 읽어보니 일단 반대다. 부동산이 주류이면서 인문지리학과 자연지리학이 다소 섞인 독특한 성격의 부동산 투자책같은 느낌이었다.
읽고나서도 약간 혼동이 들만큼 책의 성격을 모호하지만 그게 더 매력같기도 하다.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다중지능 검사만 하면 워낙 공간지능이 가장 낮게 나올 지경이고 네비없이는 운전 불가일 정도로 지명이나 지리에 워낙 둔감한 편이다. 그래서 서울놈이면서도 서울을 모른다.
그런데도 지리엔 관심이 많은 편인데 책을 보면서 서울의 웬만한 구와 동들 그리고 누가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대체 왜 그 동네는 비싼지, 거기다가 덤으로 동네의 지명 유래나 유명인물 등등까지 대충 알게 되었다. 그것만 해도 이책은 볼만하다. 물론 서울의 모든 구를 다 다루는 건 아니다. 부동산으로 값어치가 있는 그리고 미래에 발전가능성이 큰 지역만 두루었다. 그래서인지 금천구와 관악구는 다루어지지 않았다. 내가 나고 자란 지역이라 더욱 씁쓸하다. 이래서 흙수저인가!
경기지역도 다소 다루는데 의외로 안양시와 구리시, 광주시, 의정부시 정도만을 다루었다. 마땅히 노른자위인 성남이나 고양시, 화성시 등을 다룰 법한데 다소 의외였다. 아무래도 현재의 모습보다는 향후의 모습에 더 중점을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나 광주시에 초점을 두는데 사람 사는 지역만 지도로 그린다면 주요 자연환경에 막혀 길게만 불가사리처럼 뻗기만 한 이 도시에 전철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인근인 여주나 이천, 양평등에 대한 설명도 있었으면 했는데 다소 아쉽다.
읽어보니 저자는 유독 광주시와 수도권 외의 지역이라 다루지도 않았지만 청주시를 좋아하는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