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도의 예수 랜덤소설선 1
정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때 처음 읽은 ‘사람의 아들’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이건 뭐 적당한 비유가 아니겠지만.....남녀관계가 캔디식의 순정만화인줄로 알던 소녀가 어느날 도색잡지를 보게되었을 때의 충격이랄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성경과 교회는 우리가 흔히 보고 들어 알고 있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사람의 아들’은 개작된 장편보다는 처음의 중편이 훨 긴장감있고 나은 것 같다. 장편은 너무 늘어지는 느낌이다.) 그 뒤로 조성기의 ‘라하트하헤렙’, ‘야훼의 밤’ 등도 찾아 읽었다. (‘야훼의 손에 애급의 모든 장자들이 죽어자빠지는 유월(逾越)의 밤....’ 어쩌고저쩌고 하던 광고 문구도 기억난다....맞나??) 이 책들 역시 우리가 흔히 아는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성경이라는 책 속에는 사랑과 용서 말고도 온갖 오묘하고 괴이하고 신묘한 것들이 있었던 것이다.

 

구약에 등장하는 야훼는 어떤 신이었던가? 야훼는 아브라함의 충성을 시험하기 위해 아브라함에게 가장 사랑하는 어린 아들 이삭을 번제의 희생 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한다. 아브라함이 눈물을 머금고 어린 자식을 죽이려 하자 야훼는 "아니야! 됐다, 됐어! 이제 니 마음을 알았으니 됐어“ 라며 만류한다. 신이 되어 사람의 마음도 모른단 말인가??? 인간의 가장 약한 것으로 인간을 시험하는 짓은 얼마나 야비한가 말이다. 정의로운 자는 결코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않는다.

 

예수의 조상이자 유대민족의 영웅인 다윗은 어떠한가? 부하의 아내가 목욕하는 것을 보고는 그만 정욕에 눈알이 뒤집어져 결국 부하의 아내와 간통한다. 또 이 사실을 부하가 알게될까봐 두려운 나머지 음험한 계략으로 충성스런 부하를 사지에 보내어 죽게 한다. 천지를 모르는 부하는 다윗을 위하여 전장에서 목숨을 바쳐 싸우다 전사했으니 아아아!! 유대민족의 영웅 다윗은 또 얼마나 비열한 인간인가??

 

여기 또 한사람. 은 30냥에 스승을 팔아먹은 배신자가 있다. 죽은 자를 살리는 예수의 권능으로 고난과 십자가 처형, 부활과 승천으로 이어지는 야훼의 시나리오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나 유다의 배역 조정은 가능했을 것이다. 예수는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유다의 배역을 조정하지 않아 드라마가 끝난 후 유다가 온갖 욕을 다 먹도록 방치했다. 총애하는 제자의 배신으로 자신의 고난은 더욱 극적인 효과를 얻게 될 것이었다. 베드로의 세 번 부인 정도로는 역시 2% 부족한 느낌이다.

 

유다의 억울함을 주장하는 이 이야기는 물론 해괴한 궤변일 수 있다. 하지만 빌라도의 경우는 좀 다르다. 사도신경에 도 나와있다.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매일 수억 명의 사람들이 그의 악행을 기억하며 암송한다. 로마 군인 본디오 빌라도는 다만 자신의 직무에 충실했다. 속주 총독으로서 식민지의 안정적 통치와 질서유지를 위해 분란의 중심에 있던 한 청년의 처형을 승인했을 뿐이다. 그것이 참람되게도 감히 신의 아들을 핍박하였다는 엄청난 죄가 되어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식민지의 토착세력인 제사장들과 장로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고 예수를 방치할 경우 소요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빌라도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 사람의 피에 대해 나는 무관하니 너희가 당하라” 예수를 군중에게 넘긴 빌라도는 손을 씻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경전은 전하고 있다.

 

정찬의 소설 ‘빌라도의 예수’는 예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온전히 빌라도에 대한 이야기다. 철저하게 로마 군인인 빌라도의 입장에서 당시의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상황과 예수의 성향에 대하여 분석하고 있다. 빌라도가 본 예수는 유대사회의 개혁을 바라는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지 신도 아니고 신의 아들도 아니다. 예수는 소설이 3/4이 지나야 등장한다. 더구나 소설 속에서는 예수의 육성을 거의 들을 수 없다.

 

정찬의 소설은 일신교인 유대교의 많은 부분들이 고대 이집트의 오시리스 신앙에서 차용되었다는 것과 지금의 기독교회는 예수의 교회가 아니라 바울의 교회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미 일부에서 제기되어온 주장들이다. 예수가 성전에서 상인들의 좌판을 뒤업고 ‘이 성전을 허물어 버릴 것이다.’ 라고 호언하는 것은 조선시대로 치자면 임금을 능멸하는 역적질에 해당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야 온전하게 이해한 것 같다. 예수 당시의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상황과 종교적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추신 : 작품해설은 이윤기가 썼다.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젊은 시절 이윤기는 사도신경을 외지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세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세례를 받지 않으면 신학대학에 들어갈 수 없어서 이윤기가 신학대학에 들어갈 때는 잘 아는 목사님의 힘을 빌려 세례를 받은 양 서류를 위조했던 것 같다고 고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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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5-10-12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어보고 싶게하는 흥미로운 리뷰이네요. ^^

붉은돼지 2015-10-13 09:34   좋아요 0 | URL
이런 쪽으로 관심있으시면 일독을 권합니다...재미있습니다.^^

transient-guest 2015-10-13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의 아들`은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지금은 좀 익숙한 테마들인데, 읽을 당시에만 해도 완전히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것 같았어요. 개인적으로 유다이야기나 다윗, 빌라도의 이야기는 결국 선택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본연의 역할이라는 것도 결국은 그들에게 부여된 자유의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좀 들어보면 그럴 듯 한데, 사실 종교이론적으로 이해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ㅎ 읽어보고 싶은데 절판되었네요.

붉은돼지 2015-10-13 10:20   좋아요 0 | URL
`사람의 아들`에서도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우주만물을 뜻대로 하시고 전지전능한 신의 피조물인 인간에게 과연 `자유의지` 라는 것이 있는가??? 없다면 다 신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고 그런 것이 있다면 결국은 신의 전지전능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니 결국 신도 불완전한 존재다. 뭐 이런 비슷한 이야기들이 있었던 같아요....말장난 비슷하죠...

stella.K 2015-10-13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윤기 작가에게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ㅋㅋ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신학을 하려고 했던 건 목회에 뜻이 있어서라기 보단
신학이란 학문이 필요해서란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견디기 쉽지 않았을 거란
짐작도 해 봅니다. 그 양반은 자서전 하나쯤 남겨놓고 갈 일이지 뭐 그리
세상을 일찍 떠났는지 모르겠어요.ㅠ

그런데 역시 책은 재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야훼의 밤이나 사람의 아들을 읽었는데 워낙에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이라
기억이 없네요.
예전엔 이렇게 예수를 소재로한 소설을 보면서 왜 작가들이 좀 더 예수님을 증거하는 쪽으로
쓰지 못할까 그들이 작가라는 이유만으로 복음을 훼손하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지금은 그들은 작가고 예수를 보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할 수도 있겠구나 합니다.
정찬은 또 어떻게 썼을런지 궁금하네요.^^

붉은돼지 2015-10-14 11:46   좋아요 0 | URL
이윤기 작가는 서류위조로 신학대학 들어간 것에 대하여 누가 뭐라고 하면 자신은 하느님의 법정에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니코스카잔차키스가 그런 말을 했다는군요....

`사람의 아들`은 아마도 고등학생 때 처음 읽은 거 같은데 당시로서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어요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조동팔....아하스페르츠.....저는 말하자면 사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하스 페르츠에 대한 전고가 있나 싶어 인터넷을 찾아봤던 기억도 납니다.

비로그인 2015-10-13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의 아들 읽고 싶네요. 도색잡지 같은 충격이라니요ㅋㅋ

붉은돼지 2015-10-14 11:49   좋아요 0 | URL
그때 소싯적에 그랬다는 이야기죠 ^^
지금은 그런 논의들도 적지않아 그때처럼 충격적이지는 않을 것 같아요...

현재 나와있는 `사람의 아들`은 이문열이 중편을 장편으로 개작한 것인데요...
제 생각에는 역시 처음에 나온 중편 `사람의 아들`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장편은 좀 늘어지는 느낌이고...또 경전인가 뭔가가 첨부되어 설명이 너무 많아요..~

 
전설의 땅 이야기 - 환상의 장소들로 우리를 인도할 지식의 나침반 에코 앤솔로지 시리즈 4
움베르토 에코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미리보기가 없네....넉넉하게 좀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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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중생들의 염원이 향한 곳에
갓쓴 돌부처는 묵묵부답....

약사여래불..약사여래불...약사여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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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2-03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잉..붉은 돼지님은 대구분???

붉은돼지 2015-12-03 17:47   좋아요 0 | URL
예! 달서구민입니다. 유레카님도 달서구민이시죠^^
 

 

 

 

 

 

 

 

 

 

 

 

 

 

 

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 것 같다. 소생은 천품이 소심한 돼지여서 남 앞에서 노래부르거나 춤추는 걸 몹시 싫어한다. 무슨 삐에로도 아니고 누군들 그러길 즐겨하겠나만은 소생의 이야기는 회식 후에 노래방에 갔을 때의 이야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못하니까 싫어한다. 고주망태 꽐라가 되지 않는 한 노래방 자체를 가지 않는다. 조직에 몸담고 있는 직장인에게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소생은 다년간의 시행착오와 눈물겨운 노력 끝에 나름의 비법을 강구해 내었다. 물론 한번씩 꽐라가 되었을 때는 추태를 보여주기도 했다.

 

부르는 걸 싫어하다 보니 듣는 것도 자연 멀리하게 되어 소생 이 나이까지 좋아하는 가수도 없고 좋아하는 노래도 없다. 더 고백해보자면 소생은 운동도 싫어한다. 역시 당연한 이야기지만 못하니까 싫어한다. 하는 것을 싫어하니 보는 것도 멀리하게 되어 스포츠 경기라고는 월드컵 본선 경기를 빼고는 거의 보지 않는다. ~ 저 돼지는 무슨 재미로 인생을 살아가나? 고 묻는다면 웃지요가 아니고 소생은 먹는 재미로 인생을 사오이다. 세상에는 둘이 쳐묵쳐묵하다가 둘 다 죽어도 모르는 겁나 맛있고 졸라 맛있는 진미들이 널려 있소이다. 노래하고 춤출 시간이 없다오물론 이건 아니다. ‘소생은 글하는 선비이니 책 읽는 즐거움으로 세상을 살고 있소이다. 이 세상에는 필설로 다 할 수 없는 엄청나게 많은 훌륭한 책들이 있으나 우리 인생은 너무나 짧지요. 노래하고 춤출 시간이 없다오’.....개가 웃을 일이다. 다 쓸데없는 이야기고.....

 

인생이라는 것이 뭐 재미로 사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재미가 있으면 인생이 조금 더 살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서 소생은 어느날 혼자 몰래 가요방에 가서 노래도 불러보고(춤은 추지 않았다.) 했지만 역시 안되는 것은 안되어서 그냥 안 되는대로 놓아 두기로 했다.

 

가무와 운동은 싫어하지만 어떻게 요행히 책 읽는 것은 좋아해서 이런 저런 책을 읽다보면 어쩔 수 없이 음악을 접하게 된다. 하루키를 좋아하니 음악을 싫어하더라도 오자와 세이지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를 읽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에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에스트로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카라얀이니 글렌 굴드니 이런 사람들 하고도 친하고 레너드 번스타인과는 뭐 상당히 밀접해서 번스타인을 말끝마다 래니라고 부르고 있다. 책은 글자로 되어있어 어쨌든 소생은 두 눈으로 글자들은 다 읽었지만 역시 음악에 대해서는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소생은 전에부터 눈여겨 보아둔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베토벤교향곡 전집을 드디어 구입하고야 말았다. 물론 아바도의 베토벤 전집이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지만 문학도 고전에서 시작하니 음악도 고전주의부터 이런 생각에 베토벤을 구입했는데, 베토벤이 고전주의 맞나 모르겠네......낭만주의인가???? 그건 그렇고.... 책에서 오자와는 아바도를 친구처럼 부르고 있다. 베토벤 선생 전집은 금요일 도착했는데 아직 비닐도 안 뜯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오자와를 읽은 보람은 아바도를 구입했다는 것이다.

 

정명훈이 생각났다. 하루키의 이 책에 정명훈은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 중에 동양계는 이 두 사람이 다인 것 같다. 중국인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남자들이란 한심한 동물이어서 요런 상황을 딱 만나게 되면 줄을 세우고 싶어한다. 누구 주먹이 더 센가? 누가 더 뛰어난가?... 당서열을 매기고 싶어한다는 말이다. 혹자는 경력을 들어 오자와를 우위에 두기도 하고 또 혹자는 오자와의 성취는 정명훈과는 달리 일본 정부와 기업의 강력한 지원 덕분이라고 깍아내리기도 한다소생으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전문가들도 판단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정명훈도 머리스타일은 대충 멋대로 흩날리는 백기완(소생은 대학 때 백기완을 가까이서 본 적이 있는데 아~~ 이 사람은 풍운아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휘날리는 머리털 때문인 것도 같다.) 비슷한 스타일로 그리 단정한 모양새는 아닌데, 그러한 봉두난발 바람맞은 수세미같은 머리 스타일로는 단연코 오자와가 우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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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9-2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직 이 책은 못읽었는데..하루키의 음악취향이 광범위하단것 ..그치만 결국 째즈를 찾는 그 여정..ㅡ리듬의 변형 ㅡ에 있지않나..생각하게 되곤해요. 클래식이 어느 지점에서 스윙과 재즈로 이어지는지 그 선을 잘 포착하는 재미..도 있다는 걸..알게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이지만요.ㅎㅎㅎ

붉은돼지 2015-09-22 09:10   좋아요 1 | URL
하루키 책 중에 가장 안 읽히는 게 음악관련 책인 것 같아요...제 경우에 말이죠....
그래도 열심히 찾아 읽기는 읽는데....읽을 때마다 생각합니다....
재즈나 클래식에도 책읽는 시간만큼은 아니라고 어느정도 시간을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을요..
뭐 뜻대로 잘 안되지만 말이죠...ㅎㅎㅎㅎ

앤의다락방 2015-09-21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을 사두고 가끔 째려보고만 있네요 ㅋ `아...읽어야하는데...시작해? 말어? ` 이러면서요~ 음악은 대중가요, 팝... 이런것만 듣다보니 막상 읽기 두려운것이 사실입니다~ 이해를 못할까봐요~ ㅋ 저도...
도전해도 될까요???

붉은돼지 2015-09-22 09:40   좋아요 1 | URL
너무 째려보지 마셔요. ㅋㅋㅋㅋ 빵구가 날수도 ..ㅎㅎㅎㅎ
어쨋든 일독을 권합니다. 저도 뭐 음악이야기는 하나도 공감 이해하지 못했지만..
클래식을 좀 들어봐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는 계기는 된듯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5-09-21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몇일 전 대학로에서 백기완 선생님 우연히 뵈었습니다. 여전히 멋 있으시던데요. ^^

붉은돼지 2015-09-22 09:41   좋아요 1 | URL
저도 정말 오랜만에 일전에 티비에서 뵈었습니다...
여전히 청년같으신 모습이더군요...휘날리는 모양의 머리털도 여전하시구요..ㅎ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15-09-22 0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클래식에 대해 문외한이라서 그런가 하루키의 책 중에 이 책이 가장 읽기 힘들었어요ㅠ

붉은돼지 2015-09-22 09:43   좋아요 2 | URL
저도 클래식에는 완전 문외한입니다만....이 책을 읽고 아바도를 구입했어요...
함 들어볼려구요...그런데 아직까지도 비닐도 뜯지 않았습니다....ㅜㅜ
쉽지않은 것 같아요...ㅜㅜ

[그장소] 2015-09-2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에 들리는대로 들으시면 됩니다.ㅎㅎ 악기들의 하나하나 소리가 좀 잘 들어오고 이미기본은 있는것이아닌가 하거든요..클래식 어렵게 느끼면 시작도 못할..그냥 영화음악처럼 장면을 이미지화하면더 좋은..들으며 떠오르는 자신의 이미지..를. 찾아가는 거거든요.그래야 음악도 자신것이 되고요.

붉은돼지 2015-09-23 10:43   좋아요 1 | URL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베토벤 전집을 일단 구비는 해 놓았는데요....오늘까지도 아직 비닐을 뜯지도 않았어요
오늘은 집에 가서 비닐이라도 뜯어내고 내용이라도 한 번 훑어 봐야겠어요 ㅎㅎㅎㅎ

[그장소] 2015-09-23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문가.아마추어.랄수없는 막귀인데..ㅎㅎ
그냥 좋아합니다.좋아하면 들리게 되거든요.하나하나 듣다보면 곡에 얽히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아직 유명 오케스트라나 명 지휘자며..연주자들을 뜨르르 꿸 처지는 못되도..귀가 즐거운 ..그거면 ..알아듣는 곡이 늘면..그 기쁨도 ..거의 중독같거든요.^^ 부족한 말에 반응을 해주시니 고맙고 염치없고 그럽니다.^^

붉은돼지 2015-09-24 10:01   좋아요 1 | URL
클래식은 듣는 훈련이 좀 필요하다고 하더라구요...
대학 때 어떤 강사선생님은 처음엔 클래식이 별로였는데 어떤 계기로 듣게 된 후로는
완전 클래식에 중독되어 클래식없이는 못살겠다고 하시던 기억도 납니다..
뭐 그 정도는 원하지도 않고 이런 저런 유명한 곡들이라도 좀 찾아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장소] 2015-09-24 10:16   좋아요 0 | URL
예~^^ 저도 막 찾아가는 중이라서요.이것저것 듣는 중입니다.음악에 큰 거부감이 없어서 그런지 클래식..하고..딱! 어렵게 생각을 안해봤어요. 음악이 잘 나오는 영화같은 것에 도움을 받으심 좋을지도 몰라요.저는 학교때 포카혼타스 라는 애니메이션영화..를 보고 그 노래랑
악기들이 들리더라고요.미치게 좋았어요.
Ost가..거기 빠지다보니 클래식이더라고요..ㅎㅎㅎ
 

 

 

 

 

 

 

 

 

 

 

 

사노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을 읽고 있다. 유쾌하지만 어딘가 쓸쓸하다. 으아아아아!!!! 늙고 싶지 않다...는 참으로 한심한 생각을 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사는 게 뭐라고” 이거 어디서 많이 들은 말인데,,,하이트 맥주 광고 문구 아닌가?? 맞쥬? 현빈이 나와서 ‘사는 게 뭐라고’ 하면서 친구들과 맥주잔을 격렬하게 부딪히면 허연 개거품이 멋들어지게 튀어 오르고....‘사는 게 뭐라고’ (맥주나 한 잔 하지....말이죠 ㅋㅋ) 코러스가 깔리고. 소생은 이 광고를 볼 때마다 생각했는데 ‘사는 게 뭐라고’란 멘트와 현빈은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 소생이 볼 때 이 광고는 실패다. 전혀 공감이 되지 않는다. 현빈같은 비주얼의 남자는 ‘사는 게 뭐라고’ 이런 멘트를 절대로 날리지 않을 것만 같다. 저런 멘트는 정말 사노 요코쯤은 되어야 어울릴 듯도 하고, 어쨌든 사는 것에 대한 쓴맛을 좀 본 사람이 해줘야 어울린다. 티끌하나 없는 깨끗한 대리석 조각같은 얼굴로 사는 게 뭐라고라고라.....에이씨...

 

 

이런 구절이 있다. “일본으로 돌아오던 해에 네 살짜리 남동생이 죽었고, 그 다음 해에는 오빠가 죽었다. 영양실조였을 것이다. 오빠가 죽은 이듬해 여름, 아버지는 엄마에게 또다시 자식을 낳게 했다. 아, 생명이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네 살짜리 남동생은 죽을 때까지 쌀밥이라는 걸 먹어보지 못했다.”(P56)

 

 

터키 해변에서 엎드려 잠자는 듯한 주검으로 발견된 시리아 난민 꼬마는 세 살이라고 했다. 오늘 인터넷을 보니 이집트의 한 억만장자가 지중해의 섬 하나를 통째로 사서 난민들의 정착지로 제공하겠다고 한다. 시리아의 정부군이나 반군이나 IS나 모두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싸우는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전체인구 2300만 가운데 400만명이 조국을 떠나 난민이 되었다고 한다. 세상은 알 수 없는 곳이다. 답이 없다. 진짜.

 

 

이런 구절도 있다. “나는 노인이 된 이래 적어도 자세만은 똑바르게 걸으려고 언제나 신경 썼다. 어느 날 길거리에서 딱 마주친 지인이 말했다. “뭘 그리 거만하게 으스대며 걷는 거야” 세간(世間)은 어렵다."(P59)   맞는 말이다. 세상은 어려운 곳이다. 사는 게 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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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09-06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의사에게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보고는 항암치료도 생명을 연장시키려는 시도도 하지 말라고 요청하는 대목이 와닿았어요. 오래 고통받으며 심지어 죽지도 못하는 상태가 될까봐 걱정이에요ㅠㅠ 미리 걱정해봤자 소용도 없지만요.-_-;;
아일란 쿠르디 아기는..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ㅠㅠ. 맞아요. 도대체 이 세상이 어찌된 건지, 사는 게 뭔지, 정말 모르겠어요.ㅠㅠ;;;

붉은돼지 2015-09-06 21:40   좋아요 0 | URL
아직 거기까진 못읽었어요
한국 드라마이야기도 재미있더라구요 ㅎㅎㅎ

자유도비 2015-09-06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2쪽, 문어 요리하면서 선정적인 풍속화 떠올리는 장면은 읽으셨어요? 호쿠사이의 <문어와 해녀>를 말하는 거여서, 그 대목 읽다가 뿜었어요.

붉은돼지 2015-09-07 09:20   좋아요 0 | URL
오오오!! 놀랍군요. ㅎㅎㅎㅎ 이런 거시기한 작품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오늘날의 일본의 거시기한 것들이 역시 그냥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었군요....그것이 무엇이든간에 만발하기 위해선 거름이나 토양이 필요한 법이죠 ㅎㅎㅎㅎㅎ

아무개 2015-09-07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늙는것에 대해 거의 공포수준의 감정을 느껴요.
왜 그래야 하는건지 ...
당연한 일에 대해 이렇게 공포를 느껴야 한다는게 참....


붉은돼지 2015-09-07 09:23   좋아요 0 | URL
저는 오락가락하고 있어요
어떨 때는 몹시 두렵다가도 또 어떨 때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가.....
하지만 역시 두려움이 맞겠죠..ㅜㅜ

뭐 지금도 젊은 건 아니지만 늙는다는 건 슬픈 일인 것 같아요,....흑흑
하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요...늙으면 늙은대로 잘 적응해 살겠죠....뭐 도리 없잖아요??? ㅎㅎ

Mephistopheles 2015-09-0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한 맥주 한잔에 응어리가 풀리면서 ˝사는게 뭐냐고˝ 외치는 인생은 글쎄요....그냥 너무 단순해보이네요..
그래서 저 역시 저 하XX 맥주 광고는 볼때마다 별로네..란 생각을 하곤 합니다.

붉은돼지 2015-09-07 17:10   좋아요 0 | URL
저 같이 뭐 늙지도 젊지도 않는 그냥 그런 직장에 다니는 중년의 남자들.....끼리모여 소주 서너 잔에 꽐라되어서 `인생 뭐 있나?` 이러고 주접떠는 건 뭐랄까.....약간은 심금을 울리는 게 있는 것도 같아요 ^^
저 하**맥주 광고는 그런 이미지를 조금 젊고 세련되게 만들려다 실패한 듯한 그런 느낌이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