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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물어봐도 되나요? - 십대가 알고 싶은 사랑과 성의 심리학 ㅣ 사계절 지식소설 2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0년 4월
평점 :
사랑 참 진하게(?) 해 본 내게는 아주 익숙하고 어찌보면 뻔한 얘기들이었다. 우리 부부가 연애하며 부부로 지내면서 늘 나누었고 지금도 주고받는 이야기들이다.
연애 한번 못 해봐서 인지 내가 발정기(?)라고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길 가다가 눈에 띈 아무(녀석은 아니라고 뭔가 느낌이 통했다며) 여자만 보면 사귀는 사람 있어요 묻고 거절당하기를 여러 차례인 사랑에 서툰 조카녀석에게
얼마 전 빚없이 34평(이렇게 구체적인 평수를 언급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리고 새로 지은 브랜드 아파트여야 한단다) 아파트를 구해줘야 혼례를 올려주겠다는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이 혼례 반댈세!) 남편 회사 동료에게
뜨거운 연애를 하였으나 부부생활은 최악으로 치달아 1촌 관계를 끝낼까 고민하는, 아는 사람에게
이와 비슷한 상황(?)으로 정 따위 없이 오직 의리로 살아가는 숱한, 우리와 가까운 부부에게......
들려주는 우리의 사랑론이 이 책에 나왔다고 할 법하다. 저번달 독서모임 책이었는데 망설이다 이제야 서평을 적어본다.
하지만 10대에게는 꼭 필요한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10대시절엔 뭐가 그리 답답했는지 세상일이 온통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도 누구하나 속 시원히 얘기해 준 적이 없다.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는 고1 생물 선생님에게 처음으로 솔직한 얘기를 들었다. 그 전까지 받은 성교육은 막연하고 뭔가 확실히 말해주지 않아 정말이지 몸만 닿아도 아기가 생기는 줄 알았다. 중 1때 시작한 달거리가 중 2때 6개월 정도 멈췄는데 남자 손 한번 못 잡아본 내게 친구들이 임신했다고 놀려댔다. 정말일까 불안해했을 정도이니 내가 10대 시절 성교육이 얼마나 엉망이었나 새삼스럽다. 요즘처럼 지식인에 물어볼 수도 없었다. 대학 때 선배들이 새내기들을 데리고 문화비디오라는 것을 보여줬다 들었는데(그 새내기들도 나보다 한참 윗선배들이었고 우리 땐 그런 게 없었다.) 우린 그나마 고등학교 때 빨간비디오를 접했으니 선배들보다는 나아진 거지만.
10대에는 워낙 성에 관심이 많고 무지하기도 하니까 얘기가 길어졌지만 성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사랑의 본질에 대해 말한다. '지우개로 깨끗이 지우고 다시 써도 되는' 사랑이라는 얘기다. 책, 영화, 드라마... 온갖 매체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말하고 고민하는 고것. "사랑이 변하니?" 라고 했던 광고 카피처럼 사랑은 변해야 제대로라는 얘기를 한다. 자꾸만 고여있고 똑같은 사랑만 바라다 보니 서로를 할퀴고 오해하고 힘겨워하는 것임을. 인간의 성장과 더불어 사랑도 똑같이 커가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사람들이 잊고 지낸다고 일깨운다.
우리 부부가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다른 부부나 연인에게 하는 말이 그거다. 언젠가 죽을 때가 되어서 "수십억 인구가 사는 지구에서 우리보다 더 사랑한 사람들이 있을까?" 하고 말할 수 있게 죽도록(?) 정말로 혼신을(?) 다해 사랑하라!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