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 제안으로 독서모임에서 8월에 읽기로 한 책이다. 그랬는데 정작 그날 감기 몸살로 모임에 가지 못 해 아쉬웠다. 오래 전에 읽은 이 책이 가끔씩 생각나는 것은 그만큼 '강렬하게 좋아서'이다.

 

이 책을 읽고 난 얼마 뒤 은평뉴타운 거주자에 한해서(?) 전교10등이었나? 아무튼 성적 우수학생 하나고 입학가능 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뉴타운이 아닌 은평구 다른 동네에 살던 언니가 그 소식을 듣고는 중3인 아들 때문에 뉴타운으로 이사 가버릴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런데 뉴타운 아파트 평수가 너무 넓어 부담된다고 해서 '그럼 우리 식구랑 같이 살까' 이렇게 말을 던져보았다.

 

이 책에 나온 대가족의 삶이 꽤 부러웠고 그렇게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혹시 아이를 낳으면 여러 구성원들의 사랑을 받고 자랄 수 있겠구나 하는 욕심을 품어보았다. 대학 졸업 후 언니네에 꽤 오래 얹혀 살면서 아이들을 함께 키웠던 터라 언니는 좋다고 하는데 우리 남편이야 내 뜻을 늘 받아들여주고 문제는 형부가 제일 걸릴 거라고 했다. 그러나 이 거창한 대가족 계획은 뉴타운 하나고 입학 헛소문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같이 살며 겪을 불편함을 조금만(?) 감수하면 펼쳐질 설렘. 사랑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왁자지껄, 알콩달콩, 변화무쌍한 삶이 펼쳐질 것 같은 환상. 며칠 동안 그런 꿈을 꾸게 해주었던 책이다.

 

몇 년 만에 다시 읽어봤더니 참 많은 사람이 죽어나갔다. 내게는 그저 밝고 따뜻한 기억으로 남은 책이었는데 그렇구나, 삶과 죽음은 서로 맞닿아 있구나. 언제 어디서 죽게 될 지 알 수 없는걸. 어쩌면 잔인해 보이는 죽음도 별 것 아니네. 어떤 형태로 죽든 우리는 결국 죽게 되어 있는데 그걸 자주 잊고 지낸다. 삶과 죽음은 하나이고,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 이 소풍같은 인생임을 기억하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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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0 14: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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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07: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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