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속 직업놀이 - 꿈과 자존감을 키우는 행복한 학급 운영
이수진 지음 / 지식프레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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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사가 가진 교실 철학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교실에 잘 적응한 어린이들이 아닌, 소심한, 이기적인, 공격성향이 있어 트러블이 자주 일어나는, 자신감 없는, 빠르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교육이 힘든 지점이 바로 이 것이다. 교사는, 잘 해 내는 어린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그 뒤 편 그늘진 곳에 서 있는 어린이들이 자꾸 눈에 밟히는 이들이다. 그래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행하는.

그런 철학 아래에서, 저자는 교실 속 직업놀이를 통해 이를 구현해내고 있다. 사실 방법은 부차적인 지점일지도 모른다. 핵심은, 우리의 교실은 어떠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그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어떠한 방식으로든지의) 실행일테니.

자신의 교실 철학을 실현해나가는 탁월한 방법에 박수를 보내면서, 두 가지 정도 의문을 가지게 된다.

어쩔 수 없이 교과 교육과정과 연계해야 할 듯 한데, 과연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에 이 활동을 통해 도달케 할 수 있을까. 그게 어렵다면 창위적 채험활동 시간을 다 털어내면 될텐데, 범교과영역 또는 7대 안전 영역과 관련된 필수적 활동이 이미 창체 시간을 꽉 채우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는 이런 활동을 위한 시수를 확보할 수 있을까?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교사가 교과 배움을 설계하면서 이 거대하면서 기나긴 역할놀이의 사회자 역할을 지치지 않고 수행할 수 있을까?

물론, 해 보지 않고 가지는 의문이라 조심스럽지만, 해 보지 않은 이의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 장기간의 프로젝트에 쉽게 뛰어들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만,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이미 많은 시간이 주제통합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 프로젝트를 토대로 두 마리 토끼 - 어린이들 모두를 교실의 주인공으로 만들면서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 이상으로도 도달할 수 있도록 - 를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6학년 담임을 해 왔고 또 할 입장에서, 특히 일인일역을 운영하고 있지 않으면서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 책은 2022년도의 교실살이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다. 이를 어떻게 우리 교실에 구현할지를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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