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맞이 식객 읽기~ 거의 15년만에 다시 읽는다. 15년 전에 동네 도서&비디오 대여점(추억 돋는:;;)에서 빌려 읽고 나중에 애들 태어나고 파주 출판단지 놀러갈 때마다 몇권씩 사와서 다 모으고 정작 나는 읽지 않고 애들만 수시로 읽고..1권 읽었는데 지금보니 좀 꼰대같고(?) 그사이 달라진 것도 많네~
지금쯤이면 독자도 이른바 ‘테크래시‘(technology-backlash, 거대 테크놀로지 기업들에 대한 대중의 저항과 거부감)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그나마 우리가 갖고 있던 민주주의에 대한 환상마저 약화시켰고, 스마트폰은 어린아이들의 뇌를 손상시키고 가족간의 담화의 성격도 훼손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컴퓨터 등의 전자기기들은 우리의 주의력을 교란시키면서 현실에 대한 감각을 끝없이 저하시켜왔다. - P78
테크놀로지는 인간적 가치들을 용인하지 못한다. (테크놀로지는) "필연적으로 수리적(數理的) 제의(祭衣)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인간의 삶에서 수학적으로 처리될 수 없는 것은 어떤 것이라도 모두 배제돼야 한다." - P83
엘륄은 우리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자유를 행사할 수 있는 가장 첫 번째 행위는 기술과 기술의 식민화하는 힘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결코 헛되지 않은 저항은 테크놀로지사회의 전체주의적 본성을 의식하고 그 증인이 되는 것에 의해서만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 P86
미장아빔, 새로운 단어도 배우고~
『한밤의 왕국』 또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해체와 탈주의 이야기다. 특히 그림책을 통해 상상미술관(musée imaginaire)을 구현한 미술실 장면에서는 아르침볼도, 클림트, 반 고흐, 로댕, 모네와 같은 과거의 작가들은 물론, 마티스, 모란디, 부르주아, 니키 드 생팔, 뱅크시 등 20세기 작가들도 자연스럽게 전시되어 독자들에게 발견의 재미를 선사한다. 팔레트를 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이 비춰진 거울 -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이나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연상시킨다 - 이나 책상 위에 놓인 도화지 속 그림책 장면은 미장아빔(mise-en-abyme)을 통한 메타적인 미술사 해석을 반영한다. - P139
미장아빔은 문학이나 회화에서 예전부터 사용되어온 기법으로, 그림 속에 거울과 같은 액자가 들어있거나 소설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작품 속에 다른 작품이 삽입되어있는 것을 뜻한다. - P140
그림책은 세 번 읽는 책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 부모가 되어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그리고 나이가 들어 인생을 돌아보면서 읽는다는 뜻이다. 필자로 말하자면 아무리 애써도 두 번밖에 못 읽겠다. 어렸을 때 그림책을 읽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 P143
살다가 힘들 때….… 돌아가고 싶은 때,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엄마와 함께 책을 읽은 시간들이 ‘그때’를 만들어 주신 거예요. 힘들 때 가장 쉽게 스위치오프를 할 수 있는 게 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독서는 즐겁자고 하는 것인데, 좋아서 읽는 독서의 목표에 가장 가까운 것은 어린 시절의 독서잖아요. 함께 그림책을 읽는 건, 아이에게 앞으로 사는 게 힘들 때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신 거예요. - P145
어머니가 읽어주신 그림책은 그림책 내용은 기억나지 않아도, 그 시간의 느낌이 기억납니다. 어머니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그림과 글자를 관찰했던 포근한 순간들입니다. 함께하는 시간과 그 순간의 감각이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P147
어린이 곁에는 감동하는 어른이 있어야겠지요. 감동하는 어른이란 세상을 관찰하며 경직되지 않고 그 경험을 아이와 나누는, 자신을 들여다보며 어린이를 존중하는 어른입니다. - P148
이 모티브는 ‘곤경에 처한 아가씨(damsel in distress)‘ 라고 일컬어지며 서양문화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되풀이되며 강화되었다. 가장 오래된 원형은 그리스 신화 속에 페르세우스가 안드로메다를 구해내는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 P152
이야기를 빚는 자들이 무엇을 괴물로 만들어 없애려하는지 들여다보면, 이들의 공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남자를 죽이는 용이 여자라면, 여자가 용과 같은 힘이 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놀랍지 않은가. 용을 죽이고 아가씨를 구하는 많은 이야기 속에서 용이나 뱀은 ‘남성의 잣대로 볼 때’ 감당하기 어려운 부정적인 여성성이다. 그래서 죽인다. 그리고 오로지 남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나약한 여성성만 구해내 품에 안는다. 여성이라는 한 존재 내에서 부정적인 여성성을 척살하고, 나약한 여성성만을 걸러내는 취사선택이 이루어진 것이다. - P155
이 이야기에 길들여지며 여성들은 왕자님 혹은 기사가 백마를 타고 나타나 자신의 삶을 극적으로 바꾸어주길 기다리는 존재가 되었다. 이야기는 그래서 힘이 세다. 먼저 이야기 속에서 그런 존재가 되고, 그 다음 현실에서 실제로 그런 존재가 된다. 이야기는 현실을 이렇게 빚는다. 여성은 왕자에게 구원을 받는 아름다운 로맨스에 세뇌되어, 삶의 주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 P156
할머니 너무 귀엽다 ㅎ 소피아는 가끔 버릇없고 가끔 애늙은이 같고 ㅎ
"할머니, 모든 게 이렇게 다 괜찮으면 가끔씩은 뒈지게 지루해.""그래?" 할머니가 말하며 담배를 새로 꺼냈다. 열두 개 중 이제야 두 개째를 꺼낸 것이었다. 언제나 남들 모르게 담배를 피우려고 했으니까."아무 일도 안 일어나잖아." 손녀가 말했다. "항로 표지에 기어오르려고 했더니 아빠가 안 된대.""안됐네." 할머니가 말했다."아니야." 소피아가 말했다. "안된 게 아니지. 뒈질 일이지.""뒈진다는 말은 어디서 배웠냐? 아까부터 그 말을 쓰는데.""몰라. 괜찮게 들리잖아.""보라색은 뒈질 색깔이지." 할머니가 말했다. - P54
"사랑은 참 이상해." 소피아가 말했다. "사랑은 줄수록 돌려받지 못해.""정말 그래." 할머니가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하지?""계속 사랑해야지." 소피아가 위협하듯이 말했다. "더욱더 많이 사랑해야지."할머니는 한숨을 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P60
"거봐!" 소피아가 말했다. "다 되잖아! 이제 새 물통을 찾아 줄게!" 하지만 할머니는 낡은 물통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리고 행운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은 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느긋하게 노를 저었다. 집에 왔을 때는 4시가 넘었고, 버섯은 가족 모두가 먹기에 충분했다. - P72
이런 수정이 있었네요!! 우리집 책은 옛날 버전이라 고기가 들어가는 버전.아이들 왈 “만두엔 고기지~!”동심을 잃어버린 것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