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킬거리며 웃다가 갑자기 눈시울을 붉히다가 또 큭큭거리다 감동먹다 어제 밤에 다 읽었다. 내가 너무 재밌게 읽고 있으니 아이들이 궁금했는지 서로 읽겠다고 해서 뺏길 뻔..
둘째가 오전에 절반 정도 읽더니, "엄마가 읽으라고 하는 책보다 이게 재밌네" 라고 인정, 둘째는 매일 한글 책 한 권 읽기가 의무다(그래서 매주 도서관에 가서 책 빌려오는 건 나의 의무). 마치 자기한테는 재미 없는 책 주고 나만 재밌는 책 읽냐는 듯이.
작년에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래 머물고, 북플에서도 많이 회자되어 읽고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싶은 마음(?), 아마 많은 분들이 책을 사서 내가 사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마음이었나? 그래서 대출예약 걸기 전에 몇달(예약이 5명까지만 가능해서), 대출예약 걸고 몇 달을 기다렸다. 잊어버렸을 때 쯤 온 반가운 도서관 문자. 기다린 보람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아이였을 때와 내가 아이였을 때도 많이 생각난다. 김소영 선생님이 글쓰기를 집에 비유하다가 어릴 적 단칸방에 네 식구가 살 때 이층 양옥집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간 에피소드에서는 나의 기억도 소환되었다. 나도 어릴 때 두칸방에 여섯 식구가 복닥거리며 살 때 놀러 간 친구 집이 생각났다. 좁은 골목길이 아닌 산자락 높은 지대에 있던 친구네 집은 대문에 초인종이 있고, 너른 마당이 있고, 거실에 피아노가 있는 2층 양옥집이었고, 혼자 쓰는 방에 침대와 책상이 있고, 친구 어머니가 과일과 주스를 '쟁반'에 예쁘게 담아서 주시고. 어쩜 이리 똑같은지.. 그 때의 부러움이 생각난다. 그 때의 원망이 생각난다. 나도 내 방이 갖고 싶다(물론 아직도 '내' 방이 없다. 얘들을 빨리 내보내자!).
김소영 선생님 너무 스윗하시다. 너무 선한 심성으로 사회생활하면서 마음을 많이 다치셨을 것 같은데, 아이들과 함께하는 독서교실로 그 마음 많이 치유되셨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치지 않겠다(?)고 주장하지만, 맹세하지만, 아이들로부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그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랑이 넘치는 분이다.
나도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