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을 처음 듣는 당신에게
박종호 지음 / 풍월당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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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공연을 가기 전에 연주될 곡목을 미리 들어보지도, 공연 이후 다시 감상하지도 않고서, 클래식 모르겠다, 너무 어렵다, 안 들린다 하며 클래식과 내 귀만 탓하는 것은, 시험 보기 전에 예습도 복습도 하지 않으면서 시험 어렵다, 머리 나쁘다 하며 시험과 내 머리만 탓하는 것과 같다는 큰 깨달음에 가짜 청중은 무척 뜨끔하여 반성하게 된다. 클래식은 몰입의 시간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작가님의 따끔한 충고를 깊이 새겨야겠다!


이렇게 음악회의 결과는 연주보다는 감상자의 자세와 마음가짐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회는 연주자만 준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상자도 마치 시험을 준비하듯이 음악회를 대비해야 합니다. 대단한 음악 애호가나 전공자 혹은 엄청난 지성인이 아니라면, 그렇게 세계적인 작곡가들이 만든 명곡을 아무런 준비 없이 처음 들어서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착각입니다. 청력이 좋다고 음악이 들리는 것이 아니랍니다. – P118~119


청중은 음악회에서 연주될 곡목을 예습해가야 합니다. 이 한 줄의 문장은 음악회에 임하는 가장 중요한 선제 조건입니다. 그리고 음악회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음악회의 기본 사항이며, 음악회의 사전에 이루어져야 하는 필수 사항입니다. 이런 생활이 쌓인다면 우리의 공연문화는 분명 멋지게 발전할 것입니다. - P171


음악회에 간다고 해서 다 훌륭하거나 멋진 청중인 것은 아닙니다. 음악회의 문화를 역행시키는 가짜 청중은 많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열 가지를 골라봤습니다.


첫째로 집에서 음악은 듣지 않으면서, 연주회만 찾아서 다니는 사람입니다. 클래식 음악은 한 번 들어서 느낄 수 있는 음악이 아닙니다. 만약 그것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그는 음악가이거나 상당한 훈련을 받은 사람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최소한 집에서 그 곡을 5회에서 10회 정도는 듣고 음악회에 가야만, 작곡가의 의도나 연주의 개성이나 좋고 나쁨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음악을 전혀 듣지 않고 심지어는 무슨 곡이 연주되는지도 모르는 채로 음악회만 다닌다면 그들이야말로 대표적인 가짜 청중이며, 연주장의 분위기를 망치는 존재들입니다. - P193


그러므로 클래식을 감상한다는 것은 위대한 사상을 배우는 인문 공부입니다. 음악을 듣다 보면 그 음악과 관련된 인문적인 흥미가 생기게 되며, 또한 음악을 통하여 다양한 인문 분야에 대한 더욱 깊고 넓은 공부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음악을 들으면서도 오직 음악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이 되는 역사, 사회, 지리, 문학, 미술, 사상 등의 공부도 함께 해보면서 들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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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1-06 1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클래식 공연을 가기 전에는 적어도 2박 3일 동안 면벽참선하고 완전 비건을 준수하여 심신과 오장육부를 청결하게 만든 후에, 공연할 곡을 열 번 이상 들어 주제와 부주제 정도는 외워서, 공연 전에 아무리 늦어도 두 시간 전에 연주회장 근처에 도착해 일찌감치 밥 먹고 한 시간 정도는 여유를 둬 미리 트림과 방귀는 다 끝낸 후, 30분 전에 입장, 경건한 공연 관람을 해야 한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 클래식은 나날이 죽어 자빠지는 겁니다. 지가 기껏해봐야 음악이잖아요. 관객이 음악가와 연주자를 위해 그 지랄을 해야 하는 인문학적 고행을 요구한다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지금도 거기 있는지 모르지만 압꾸정 학파들의 과도한 몰입과 강요가, 저는 느므느므 웃깁니다.
클래식도 그냥 즐기는 겁니다. 청자의 기호가 제일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미리 알고 들으면 좋겠지만 풍월당 학파의 지나친 근엄주의, 솔직히 겁나게 웃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1-06 20:59   좋아요 2 | URL
ㅋㅋㅋ 책도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 같은 면이 많지만^^ 고수이신 골드문트님은 즐기실 수 있지만 저같은 초보는 즐기기 위한 초석은 필요하다는 말에 절감합니다^^ 저는 심지어 무슨 곡인지도 모르고 가는 경우도 있어서:;; 최소한 1-2번은 듣고 가야죠~

바람돌이 2023-01-06 2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수 콘서트도 노래 알고 가야 재밌는거니까 당연한거겠죠. 아는 곡이 히나도 없으면 당연히 재미없을듯요. 앞으로 혹시 클래식 공연 갈 일이 생기면 명심해야겠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3-01-06 22:3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콘서트도 노래 잘 모르면 재미없더라고요^^ 예습의 중요성^^

은하수 2023-01-06 22: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람마다 다른 콘서트 취향이 있으니 알아서 하는 거 아닌가요?
모든 연주 음악을 다 들어볼순 없어요. 모든 레파토리를 대체 어디서 찾아 들을 수 있는건지 궁금하네요 유튜브에 다 나와 있는것도 아니고 음반을 다 갖구 있는것도 아닌데요
전공자도 아니어서 열심히 듣기만 하는지라 콘서트 전에 예습을 하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럼에도 공개된 곡들은 들어보고 가려고 하는편인데요... 어느 정도 공감은 되지만 처음 듣건 아니건 가짜청중이라는 용어가 좀 거슬리긴 합니다.

햇살과함께 2023-01-07 21:4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각자 알아서 하는거죠^^
다만 작가님은 클래식을 좀더 잘 즐기기 위한 방법으로 좀 세게 말씀하신 걸로 이해됩니다^^
저는 가짜 청중이 맞고요 ㅎㅎ

새파랑 2023-01-07 0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짜 청중 ㅋ 왠지 반대의미의 찐팬이 떠오릅니다. 클래식은 좀 예외일 수 있겠지만 잘 모르는 가수의 콘서트는 안가지 않나요? ㅎㅎ

내 시간을 들여서 가는건데 가짜청중이고 분위기를 망친다는 비판은 좀 아닌거 같아요~!!

햇살과함께 2023-01-07 21:42   좋아요 1 | URL
작정하고 세게 쓰신듯요 ㅎㅎ
잘 모르면서 가서 들으면 뭔가 알겠지 하는게 착각이라는^^

scott 2023-01-07 1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님 말씀처럼 음악은 배경 지식을 갖고 있으면 이전 보다 더 풍성한 선율과 화음에 젖어 들게 됩니다
오페라 장르는 특히 배경 스토리 주요 인물들 관계를 알고 들으면 재미가 두 배가 됩니다
말러 교향곡들도 배경 지식이 있으면 말러에 확 빠지게 되고 당시 시대와 연관된 것들 찾아 읽어 나가면서 동시대 음악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달라 집니다(그림 감상 하는 것과 다름)


한 때 가짜 청중이였던 저
오페라 볼때 푹 잠 잤었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3-01-07 21:43   좋아요 1 | URL
저도 졸다 오는게 태반!
책도 그렇듯 클래식도 배경지식이 있으면 더 잘 즐길 수 있겠죠 scott님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