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옌데의 시간
카를로스 레예스.로드리고 엘게타 지음, 정승희 옮김 / 아모르문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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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때마다 먹먹해지는 이름이 하나 있다. 살바도르 아옌데 고센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주의적인 방식의 선거로 집권에 성공한 칠레의 대통령. 197094, 보수 우파 후보 알레산드리 호르헤를 꺾고 칠레 최고지도자에 당선되는 순간부터 반대파들로부터 살인협박과 테러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칠레 민중들을 위한 정치역정에 나선 아옌데는 결국 집권 천일 만에 미국 CIA의 사주를 받은 군부 쿠데타로 실각하고 역사가 되었다. 그의 존재를 알게 된 다음부터 꾸준하게 그를 다룬 책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가을 이 그래픽 노블이 나오고 나서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했다. 하지만 바로 거부당했다. 이유는 이 책이 만화라는 점에서였다. 여전히 책이 담고 있는 컨텐츠가 아닌 외형만으로 그 책의 가치를 판단하는 방식이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후, 중고로 나오길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어제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는 길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검색해 보니 비치가 되어 있다는 게 아닌가! 그것도 내가 신청했던 도서관에 말이다. 살짝 울분이 치밀어 오르긴 했지만 그 정도야 이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한켠으로 묻어 버렸다.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린 다음에 네고왕 딜로 산 배라 쿼터 아이스크림을 전리품처럼 사들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귀환했다. 아니 그런데 책의 내용이야 그렇다 치고 웬 놈의 글밥이 이렇게 많은 건가 그래. 눈이 다 침침할 정도다. 원래 바로 다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옌데의 대통령 당선은 많은 이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1970, 세계 경찰국가를 자임하던 미국은 사방에서 도전을 마주했다. 1959년 이미 쿠바에서는 피델 카스트로가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켰고, 베트남에서는 끝도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미국의 앞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아메리카 남녘에서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다고? 닉슨 행정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트랙 1 작전을 구사했다.

 

그동안 숱하게 선거에서 우파 연합에게 패배했던 칠레 좌파들은 인민연합(UP, 우페) 깃발 아래 6개 정파가 연합해서 대선을 준비했다. 1952, 1958년 그리고 1964년 세 번의 대선에서 패배한 살바도르 아옌데가 네 번째 도선에 나섰다. 그리고 아주 근사한 차이(39,000)로 아옌데 박사가 당선됐다. 의회 인준이라는 복잡한 절차까지 거친 끝에 칠레의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아옌데는 그동안 부르주아 계급과 다국적기업으로 대표되는 세력에 의해 착취와 침탈에 시달려 온 칠레 민중들을 위한 정치혁명에 나선다.

 

대농장을 몰수해서 토지개혁에 나서고, 많은 사기업들을 국유화하는 조치에 나섰다. 그리고 칠레의 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구리광산의 국유화를 선포했다. 당연히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기득권층의 반발을 불러왔고, 보수 우파가 지배하고 있던 언론들은 일치단결해서 사회주의자 아옌데에게 공산주의 혁명의 전도사라는 가짜 뉴스와 선동을 동원한 프레임을 씌운다. , <아옌데의 시간>의 화자는 미국 출신 저널리스트 존 니치 특파원으로 1970년 대선부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일으키는 1973년까지의 시간들을 다루고 있다.

 

그동안 자신들을 위한 정부를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한 칠레 민중들은 아옌데 정권의 이러한 조치들을 대환영했다. 하지만, 야당 세력과 기득권층들을 똘똘 뭉쳐 사사건건 아옌데 정권의 개혁 조치에 저항했다. 그들은 준군사조직을 동원한 폭력도 마다하지 않았다. 부유층 마나님들은 냄비시위를 조직해서 정부에 대한 조직적 저항을 시작했다. 아옌데 정권이 시도하는 개혁 조치들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우파의 사주를 받은 트럭운전사들의 파업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금수조치로 칠레 경제는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좌파는 좌파대로 좀 더 개혁적인 조치를 실시하지 못하는 인민연합 정부에 반감을 품었다. 개인적으로 아옌데는 좀 더 장기적인 차원에서 긴 시각으로 개혁을 준비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마디로 속도조절이 필요했지만, 그러기에는 아옌데와 그의 동지들에게는 시간이 너무 없었다. 게다가 미국과 CIA 그리고 ITT는 트랙 2 프로젝트, 그러니까 아옌데 정권을 뒤집어 엎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를 비롯한 전국에서 좌우간의 폭력투쟁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군부에서도 끊임없이 쿠데타를 시도했다. 고육책으로 카를로스 프라츠 최고사령관을 비롯한 일단의 군 지휘관들을 내각에 영입하는 방식으로 아옌데는 위기를 돌파해 나갔다. 하지만 그래픽 노블에 등장하는 음모가들의 예언대로, 그 중에 하나는 성공할 거라는 말처럼 1973911일 사임한 프라츠 사령관에 이어 육군 최고사령관의 자리에 오른 피노체트가 주도한 쿠데타로 아옌데와 동지들이 투쟁한 영욕의 시간들은 과거가 되었다.

 




아옌데의 죽음을 놓고 그동안 자살이나 타살이냐에 대한 논란이 많았는데, <아옌데의 시간>에서는 자결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그 무엇도 사회의 진보를 막을 수 없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다가 역사 그 자체가 된 살바도르 아옌데 고센스. 그의 영광에서 종언에 이르는 연대기에 다시 한 번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살아생전에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마리아 칼라스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옌데 박사의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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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8-12 20: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수서, 넘 기계적으로 하지말고 책 내용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네요.

그레이스 2021-08-12 20:22   좋아요 4 | URL
저 방금 저희 동네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했습니다

레삭매냐 2021-08-12 21:42   좋아요 4 | URL
그나마 수급이 된 것으로
위안을 삼고 싶습니다.

어쨌든 책은 만났으니까요 ^^

coolcat329 2021-08-12 20:1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그래픽 노블을 단순 만화라고 거절하고 알아서 비치해놓다니 웃기네요 ㅋ
그래픽 노블이 깨알같은 글씨로 빼곡하더라구요.
도서관에서 저도 빌려봐야 겠습니다. 생소한 나라의 역사는 이런 그래픽을 곁들여 보면 좋을거같아요.

Falstaff 2021-08-12 20:22   좋아요 6 | URL
ㅋㅋㅋㅋ 이사벨 아옌데의 책 <영혼의 집>으로 읽으세요. 무지 재미나요.

coolcat329 2021-08-12 20:23   좋아요 6 | URL
오 영혼의 집! 그러고 보니 이사벨 아옌데가 조카죠? 알겠습니다 ~책은 있습니다!

레삭매냐 2021-08-12 21:43   좋아요 4 | URL
[폴스태프님] 저도 책은 저업때애~ 수급
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읽다가... 헷

레삭매냐 2021-08-12 21:44   좋아요 3 | URL
그러게요 이건 뭐 어지간한 경장
편 수준의 글밥이더라구요...

그런데 만화라고 안된다고 하다닛!

NamGiKim 2021-08-12 20: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입니다.^^

레삭매냐 2021-08-12 21:44   좋아요 3 | URL
공감하는 바입니다.

청아 2021-08-12 20: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리보기 해보니 꽤 사실적으로 그려냈네요~♡ 마치 다큐같은 느낌도 들고요! 역사 만화들 보면 도서관에서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도서관에도 있길 부디~!!
(희망도서 매번 퇴짜 맞은 미미ㅠ)

레삭매냐 2021-08-12 21:45   좋아요 3 | URL
설렁설렁 그린 게 아니라
아마 당시 사진이나 영상 자료들
을 참조한 게 역력해 보입니다.

도서관에서 왠지 뻰찌를 먹으면
좀 그렇더라구요...

NamGiKim 2021-08-12 20: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눈물흘리며 읽은 책입니다. 특히 아옌데의 마지막 순간은 ㅠㅡㅠ

레삭매냐 2021-08-12 21:47   좋아요 4 | URL
아옌데의 최후는 정말 장렬
했습니다.

무조건 항복해서 망명을
떠나라는 군부의 요구조건
을 거부하고 당당하게 맞
서는 장면에서는 울컥!했
습니다 참말로.

내 조국과 동지들을 두고
어디를 가란 말인가.

NamGiKim 2021-08-12 21:48   좋아요 3 | URL
저도 울컥했었습니다. 특히나 아옌데가 국민들을 향해했던 그 마지막 연설은 정말 심금을 울리죠. 당시 아옌데의 심정이 어땠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오는군요.

2021-08-12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2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8-13 0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혼의 집」 읽고 어설프게 알던 아옌데를 더 알고 싶어졌는데,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용~ 꼭 읽어야징~~

레삭매냐 2021-08-13 06:26   좋아요 0 | URL
저는 역으로 이제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시간>을 만나야겠습니다.

독서괭 2021-08-13 0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닛 거절해놓고 들여놓은 건 뭐죠?=_=
읽고싶은 책이네요! 사진 보니 그림체도 멋진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1-08-13 06:26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유럽 스타일의 그림체
더라구요.

줬다 뺏기인가요? 아니 반대인가 -
애증의 도서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0
뮤리얼 스파크 지음, 서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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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게 됐다. 뮤리얼 스파크, 처음 들어보는 작가다. 그레이트 워라고 불린 1차세계대전이 끝나던 해에 영국 에든버러에서 태어나 새로운 천년에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생전에 모두 22편의 소설을 발표했고 세 번이나 부커상 숏리스트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의 영예는 갖지 못했다.

 

이번에 만난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1961년에 발표된 작가의 6번째 소설이다. 소설의 제목에 나오다시피 진 브로디 선생이 주인공이고, 브로디의 전성기에 그녀가 개스라이팅한 6명의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브로디 무리(Brodie set)라고 불렸다. 마샤 블레인 여학교에서 1930년부터 시작된 그들의 인연은 질기게 연장되었다. 진보적 사고를 가지고 과학보다 인문적 소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진 브로디 선생은 매카이 교장에게는 그야말로 눈엣가시 같은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녀를 해직시키기 위해 매카이 교장은 브로디 무리에게 접근을 시도한다. 하지만, 진 브로디가 어디 그렇게 만만한 인물이었던가.

 

훗날 성적 매력으로 유명한 로즈 스탠리, 수학적 능력이 뛰어났던 모니카 더글라스, 배우가 꿈이었던 제니 그레이, 요정 같은 체조 실력과 수영을 잘했던 유니스 가드너, 진 브로디 선생의 수제자라고 할 수 있는 샌디 스트레인저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이 없고 우둔했던 메리 맥그레거가 그들이었다. 진 브로디 선생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을 밀가루 반죽이라고 부르며 자신이 생각하는 세계로 끌어 들였다.

 

서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여섯 소녀들의 공상을 휘저으며 그렇게 전개된다.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자면, 진 브로디 선생은 결국 브로디 무리 중의 누군가의 배신으로 결국 해직되게 된다. 과학으로 대변되는 이성보다 감성적인 부분을 강조하던 진 브로디 선생은 브로디 무리에게 은연 중에 아니 노골적으로 엘리트 의식을 불어 넣는다. 십대 소녀들에게 학교와 친구들이 전부이던 시절, 자신들을 그렇게 인정해 주고 돌봐 주는 선생님에게 의지하게 되는 건 너무나 당연했던 게 아닐까?

 

그렇게 자신의 전성기를 늘 강조하던 브로디 선생이 알고 보니, 유럽 대륙에서 한창 기승을 부리던 파시즘의 지지자였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는 이미 집권하고 있던 베니토 무솔리니에게 경도되었고, 나중에 독일의 실력자가 된 히틀러의 나치 돌격대를 찬양하지 않았던가. 심지어 7번째 브로디 무리가 되고 싶어하던 조이스 에밀리라는 학생을 부추겨서 스페인 내전에서 죽게 만들지 않았던가.

 

브로디 무리에서 독재자로 군림하던 진 브로디의 모습은 파시스트 지도자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진 브로디 선생이 매카이 교장으로 대변되는 외부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내부의 철통같은 단합을 도모하고, 브로디 무리의 소녀들에게 일체의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라. 도덕적으로도 진 브로디 선생은 이율배반적이었다. 고든 로더 선생과는 연인 사이였으며, 유부남이었던 테디 로이드와 키스하는 장면도 목격되었다.

 

진 브로디 선생은 아무런 경험도 없는 철부지 소녀들을 개스라이팅해서 그야말로 밀가루 반죽을 치대듯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빚어냈다. 그런 브로디 선생에게 브로디 무리가 반기를 들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았을까? 아니 어쩌면 그녀가 그렇게 주장하던 자신의 전성기가 이제 지나간 과거가 되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배신자가 등장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호텔방에서 화재로 죽은 메리를 불쌍하게 생각하면서, 이제 가톨릭으로 개종해서 헬레나 수녀가 된 진 브로디 선생의 엘리트 제자 샌디 스트레인저를 찾은 친구들은 그래도 그 시절이 좋았노라고 고백한다. 샌디도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바로 전성기의 진 브로디 선생이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진리와 아름다움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과도한 자기 확신에 빠져 자신이 구사하는 삶의 방식을 따르라고 주문하는 독선적인 모습은 이중적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교육 공장이라고 부르는 마샤 블레인 여학교를 떠날 것을 요구하는 매카이 교장의 요구를 전면 거부하고 투쟁하고 자신의 아이들을 동원하는 장면 앞에서는 과연 그녀가 진정한 교육자였는 지에 대해 묻고 싶을 정도였다.

 

나는 처음에 조이스 에밀리가 스페인에 갔다고 했을 때, 불의에 맞서 싸우는 공화파를 위해 국제여단의 일원이 되어 싸우러 간 줄 알았다. 하지만, 파시스트 동조자였던 진 브로디 선생의 선동에 넘어가 내셔널리스트 반군인 프랑코 편에서 싸우러 갔다는 사실에 놀랐다. 진 브로디 선생이 과연 자신의 제자의 애꿎은 죽음에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궁금해졌다. 아마도 아니지 않았을까.

 

사실 누가 진 브로디 선생을 배신했는가는 어느 순간 밝혀지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다. 브로디 무리의 소녀들이 선생의 마수에서 벗어나게 순간, 배신은 예정된 수순이었기 때문이다. 그럴 만한 이유는 충분했고, 누구라도 배신의 방아쇠를 당길 준비는 되어 있었으니까.

 

소녀들의 성장과 진 브로디 선생의 몰락의 대비로 구성된 뮤리엘 스파크의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는 은밀한 보이저리즘의 흥미를 제공해 주지 않았나 싶다. 브로디 선생의 몰락은 그녀의 업보이기 때문에 딱히 아쉽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저자의 다른 작품도 한 번 만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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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8-11 12: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브로디 선생님의 반전 저도 놀랐었다능....

레삭매냐 2021-08-11 14:00   좋아요 3 | URL
소설의 진짜 악당은 진 브로디 샘
그리고 한 명의 배신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청아 2021-08-11 12: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읽어보니 에바그린 주연의 영화 <크랙>이 떠올랐어요. 에바 그린이 다이빙 교사라는 큰 특이점을 빼면 다른 것들은 유사한 듯 합니다. 레삭매냐님 별 4개라 하신것도 저에겐 5갠데 3개도 재밌을 것 같아요ㅎㅎ

레삭매냐 2021-08-11 14:01   좋아요 3 | URL
미미님의 <크랙>을 보고는 부랴부랴
너튜브로 해당 영화 리뷰를 찾아 봤
답니다.

영화 <크랙>의 원작은 실라 콜러
의 동명 소설이라고 하는데, 진차
뮤리엘 스파크의 소설과 상당히
유사하더라구요...

별은 무언가 아쉬워서 한 개를
뺐습니다. 소설은 재밌었습니다.

그레이스 2021-08-11 12: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진보적사고와 파시즘, 아이러니네요!
그런데도 그 안에 함께 존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도 그렇구요.
한 쪽으로 경도된 사상은 다른 극단과도 통하나봐요.
교조주의와 독재가 통하듯이...!

레삭매냐 2021-08-11 14:03   좋아요 4 | URL
2차 세계대전 발발 전에, 영국에서
상당한 수의 지식인들이 히틀러
의 국가사회주의에 동조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진 브로디 선생은
왜곡되고 굴절된 방식으로 파시즘
을 받아 들이지 않았나 추정해
봅니다.

뒷북소녀 2021-08-11 16: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봤을 때도 궁금했었는데...
이 리뷰를 보고 나니 내용도 궁금해지는데...
평점은 또 낮으시네요.

레삭매냐 2021-08-11 17:13   좋아요 1 | URL
지난 주말에 도서관에 들른 김에
빌려서 읽었답니다.

재미는 있는데, 뭐랄까 좀 아쉽다
는 느낌이 들어서요. 우왁 좋다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졸라의 <돈> 읽으러 푸슝!

mini74 2021-08-11 16: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크림 중의 크림 ~~이 떠오르네요. ㅎㅎ 이 책 전 재미있게 읽었어요 ~~

레삭매냐 2021-08-11 17:14   좋아요 3 | URL
공감합니다.
저도 재밌게는 읽었어요.

크림 중의 크림이라는 표현
은 무언가 더 뜻이 숨어 있
지 않나 어쩌나...

뒷북소녀 2021-08-11 17: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마 돈은 앉은 자리에서 읽으실거예요^^

레삭매냐 2021-08-12 10:49   좋아요 0 | URL
어제 도서관에 가서 책을
세 권이나 빌려 오는 통에...

게다가 오늘은 엔도 슈사쿠
의 <사무라이>도 도착할
예정인지라 - 뭐 그렇습니다.

<돈>은 아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더군요.

서니데이 2021-08-11 22: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스라이팅을 한다니, 내용 궁금하네요.
제목도 작가도 낯설지만, 리뷰 읽으니 평범한 내용은 아닐 것 같아요.
레삭매냐님, 잘읽었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레삭매냐 2021-08-12 10:4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분량은 적은데 강렬한 한
방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뚜껑이 없어 - 요시타케 신스케, 웃음과 감동의 단편 스케치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컴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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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책이 이게 세 번째인가. 어제 에밀 졸라의 <쟁탈전>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다가 무려 5권의 책을 빌려 왔다. 얍삽하게도 나름 읽기 쉬워 보이는 얇다란 책들을 주로 빌렸다. 그리고 보니 희망도서 책도 안 빌려 왔네 그래. 그리고 냅다 세 권을 줄줄이 읽었다. 이제 올해 목표로 한 120권에 25권 정도 남은 모양이다. 아무래도 예전 같이 왕성한 독서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독서의 길을 걸으련다.

 

역시나 삼천포로구나.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책 중에 이번 책이 가장 파이였던 것 같다. 처음으로 만난 <있으려나 서점>은 좋았었는데...

 

뭐랄까 이번에 <게다가 뚜껑이 없어>는 관통하는 특별한 주제가 없다는 그런 생각이 불쑥 들었다. 제목처럼 그냥 뚜겅이 날아가 버린 것 같은 그런 사유의 행진들이 줄지어 이어진다. 아무래도 편린적이다 보니... 좀 그랬던 것 같다. 좁은 공간 성애자라는 저자가 좁은 공간에서 넓은 곳을 바라보는 장면을 보자니, 어려서 프라모델 조립식을 죽어라 만들던 나의 모습이 생각났다. 물론 특별한 연관성은 없다 그냥 그랬다고. 그 시절에는 왜 그렇게 그게 좋았는지 모르겠다. 사출 성형 그런 것이 조잡해서 조립식을 만들려면 참 쉽지가 않았다. 지금처럼 끌이나 그런 장비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칼과 본드만으로 병사들의 팔다리를 붙이고 바지에 만날 본드를 흘려서 어머니에게 혼난 기억도 많다.

 

요시타케 저자가 엄청 소심한 사람이란 걸 알겠는데, 비오는 날 우산껍질을 벗길 적마다 사무라이가 칼집에서 칼을 뽑는 것 같다는 상상을 하는 장면도 재밌다. 그런 그에게서 어떤 폭력성을 끄집어낸다면 좀 너무하는 걸까 싶기도 하고.

 

중국집이 마감할 즈음에, 하루종일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간장통과 식초 그리고 라유통(?)들이 모여 뒤풀이를 할 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또 어떠한가. 요즘은 그놈의 배달앱 전성시대가 되면서 단지 플랫폼만 제공해 주면서 막대한 이윤을 챙기는 악당들에 대한 성토대회를 열지나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해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느낌이다. 결국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좋을 게 없는데 말이다.

 

구원하고 싶은 동시에, 구원 받고 싶어하는 양가적 감정을 가진 우리 인간에 대한 생각은 또 어떤가. 그 누구에게도 구속받고 싶어하지 않지만, 또 한편으로는 요시타케 저자처럼 모든 결정은 아내에게 미루고 싶은 그런 사람도 존재하는 게 이 세상의 단편이 아니던가. 나처럼 일단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미련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나는 내가 고른 책이 재미가 없다고 해도 꾸역꾸역 마지막까지 읽는 건지도 모르겠다.

 

중학생 시절, 여학생에게 카세트테이프를 빌렸다가 별 것 아닌 일에 막대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모습이 얼마나 웃기던지. 하긴 누군가에게는 어떤 행동이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 싶다. 게다가 그 시절이 얼마나 또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이던가. 조금은 일본 스타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드라마로 만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도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뭐 그런 내용들이 등장하지 않았던가. 모든 게 즉석에서 처리되는 지금과는 다른 시절의 이야기들이 아닐 수 없다.

 

일본에서도 고부갈등이 있는지 텔레비전 드라마를 본 꼬맹이가 엄마에게 나중에 자기 색시를 괴롭히지 말라는 한 컷도 의미심장하다. 세상에 딸 같은 며느리는 없다고 했던가. 딸은 딸이고, 며느리는 며느리지 어떻게 그 둘이 같다고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아닌 건 아닌 것이지. 서로 다른 성장배경을 가진 이들이 결혼이라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같이 산다는 게 얼마나 지난한 일이라는 걸 아이의 시선으로 말하고 싶었던 걸까. 나이가 드니 점점 더 양보하고 포기하는 게 많아진다는 걸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이다.

 

친해지기 위해 몇 십 년이라는 정성이 필요하다니, 가족이 사치스럽다는 주장은 또 어떤가. 대학 시절 우리보다 먼저 사회에 진출한 대학 친구가 술자리에서 가족이 웬쑤라는 말에 얼마나 충격을 먹었던가. 그런데 더 살아 보니, 꼭 우리 가족은 아니더라도 친척들 가운데 다양하게 벌어지는 일들을 마주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이해가 저절로 되더라. 다들 그렇게들 사는구나 싶었다.

 

어쨌든 <있으려나 서점>에 비해서는 매운맛이 좀 덜하긴 하지만, 어쨌든 우리네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에서 이런 상상력을 퍼 올릴 수 있다는 게 요시타케 상을 작가로 만든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첨에 만난 매운맛이 너무 쎄서 그런지 이 책은 아무래도 좀 싱거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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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09 13: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요시타케 신스케, 저는 <있으려나 서점>, <벗지 말 걸 그랬어>, <엄마, 코 좀 뚫어주세요>(요건 그림만) 세권 봤는데 다 좋았어요. 이 책은 매냐님 기대에 미치지 못했나 봅니다. 요시타케 책 몇권 더 보려고 했는데 이 책은 걸러야겠네요.

레삭매냐 2021-08-09 17:57   좋아요 1 | URL
뭐랄까 자아분열하는 고런 느낌
이라고나 할까요?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 모양입니다.
나름 갠춘했는지도요.

라로 2021-08-09 13: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매냐님! 이제 겨우 8월인데 120권 중에 25권 남은 것이 왕성한 독서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입니까??? 저는 한 달에 한 권 겨우 읽;;;33=3=333=33333

레삭매냐 2021-08-09 17:57   좋아요 1 | URL
저야 뭐 만화도 보고 얍삽하게 얇은 책들
로 권수를 채우고 있는 걸요 ㅋㅋㅋ

라로님은 바쁘시니깐요.
바쁘신 와중에도 그렇게 책 읽으시는게
대단하십니다.

새파랑 2021-08-09 15: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올해 전반기 목표가 120권 아니신가요? ^^ 요시타케 신스케 책은 서점 가면 조금씩 읽는데 이 책도 그렇게 읽어봐야 겠네요.

레삭매냐 2021-08-09 17:58   좋아요 3 | URL
요시타케 씨 책들은 왠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전 그래서 서점보다는 도서관을
애용한답니다.
 


백종원의 원조쌈밥집 왕송호수점

주차장 천장에 제비가 집을 지었다.


정말 오래 간만에 만나는 제비집이었다.



어른 제비 녀석의 사진.



단팥빵 1,900원 내일 아침의 일용할 양식으로 샀다.


백종원 밥집에서 밥 먹은 영수증을 제시하면 10%

를 할인해 준다. 커피값은 좀 쎄다.



이 녀석은 이름 모를 들꽃.

뒷 사진이 자동 블루어 처리되어 왠지

느낌이 색다른 걸 그래.



루드베기니아, 내가 해바라기 다음

으로 좋아하는 꽃이다.


사실 오늘 해바라기 사진을 찍으러

나섰었는데 해바라기는 보이지 않

더라.



마리골드. 어제 다이소에 들렀다가

해바라기와 마리골드 씨앗을 한 봉지

에 천원에 팔더라.


살까 말까 하다가 귀찮아서 안샀다.


대신 오늘 마리골드 씨앗을 받아왔다.

그 녀석들을 심으면 싹을 틔우려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연꽃밭이 있어서

잠시 사진 찍기 위해 하차.


예전 같으면 베스트 샷을 찍기 위해

수풀도 헤치고 그랬겠지만 이젠 다 귀

찮다. 그냥 찍었다.



이제 막 꽃이 피려고 하는 모양이다.


만개한 수련을 원했으나... 반대편으로

가야 볼 수 있나 싶다.



커다란 연잎에 눌린 연꽃...


불쌍한 녀석이다.



수련 꽃 사이로 튀어 오른 여치 사진.


원래는 작은 사진이지만 뽀샵 커팅

을 해서 크게 만들어 봤다.



손커피연구소에서 파는 에소백이란다.


처음 보는 거였는데, 왠지 재쿠지에

넣는 입욕제처럼 보이기도 하고 뭐

그렇다.



날도 더운데 잠자리도 잡고 그러다가

집에 들어왔다.


들어 오기 전, 도서관에 가서 부랴부랴

다 읽은 에밀 졸라의 <쟁탈전> 반납하고

무려 5권의 책들을 빌려 왔다.


7권 더 읽고 이 달 안으로 100권 채우겠

다는 욕심으로.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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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8-08 16: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우 꽃 구경 즐거우셨겠어요. 여치까지ㅎㅎㅎ
제비는 시멘트 벽에 잘도 집을 붙여놨군요.😊
에밀졸라 리뷰 기다리겠습니다!

레삭매냐 2021-08-08 21:07   좋아요 2 | URL
따닥개비와 잠자리 조연도
만만치 않았는데 땀이 범벅
이 되서 녀석들 사진은 패스
하게 되었네요.

졸라의 책은 결국 지만지
축약본에 낚여서리... 아쉽더군요.

페넬로페 2021-08-08 18: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맘때 연꽃보러 많이 갔었는데 올해는 진짜 집콕입니다. 사진 너무 선명하고 예뻐요~~담에 기회되면 그 카페에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레삭매냐 2021-08-08 21:10   좋아요 3 | URL
오늘은 해가 나지 않아서
그런지 사진 찍기에 아주
좋았던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간만에 카메라 들고 출사
에 나섰네요 :>

3층에는 갠춘해 보이는
족욕장도 있더라구요.

2021-08-08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8 2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8-08 20: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수풀을 헤치고 베스트 샷을 찍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떠올라서 웃었네요~ 연꽃 시원해 보이고 예쁘네용~👍

레삭매냐 2021-08-08 21:12   좋아요 3 | URL
그러게요. 베스트 샷을 위해서는
수풀을 헤치는 것 쯤이야...

만개한 연꽃 사진을 찍고 싶었
는데, 아직 그런 꽃은 보이지 않
더군요. 그런 사진 찍으려면
계속해서 보러 나가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mini74 2021-08-08 22: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단팥빵을 내일 아침까지 안 먹을 수 있다니! 의지의 한국인이십니다 ㅎㅎ여치 반갑네요 *^^*연꽃송이 파는 걸 얼렸다가 겨울에 꺼내 뜨거운 물 부어서 마심 좋은데 하며 입맛 다시고 있습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1-08-09 06:50   좋아요 1 | URL
네 어제 참고 지금 먹고 있답니다 ~
아이 맛있어라.

연꽃송이를 그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네요. 맛있나 보네요.

바람돌이 2021-08-09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덕분에 오랫만에 제비집을 보내요. 귀여워라.... ^^
경주에서는 이미 7월에 갔을 때 연꽃이 피었었고, 아마 이제는 다 졌을거예요. 역시 우리나라가 작아도 지역별로 기후차이가 있는걸 보면 그다지 작지 않다는 느낌이..... ㅎㅎ

레삭매냐 2021-08-09 06:56   좋아요 1 | URL
아기 제비들이 집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고 있는 게 신기하더라구요.

남쪽에서는 이미 연꽃의 물결이 한
바탕 쓸고 지나갔군요. 그 동네에는
한 동안 걸음을 하지 않아서 몰랐습
니다.

어제 세계지도를 보면서 캐나다에
비하면 울나라는 정말 작다라고
생각했는데, 말씀을 들어 보니 그렇
네요.

라로 2021-08-09 13: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친정이 주택이었을 때 제비들이 집을 지었던 것 보고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입욕제,,에서 빵 터졌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것이 커피란 말인가요?? 어찌 마시는 건지?? 설마 입욕제처럼 더 큰 통에 넣고 풀어 마시는 건 아니겠죠?^^;;
 

오늘이 무려 입추라고 합니다.

아침에 슬슬 추운 느낌이 들더니만, 그렇게 가을의 문턱이 다가온...

오긴 개뿔이랍니까. 여전히 덥습니다 네.

 

아까 낮에 점심 먹으러 나가는데 실외온도가 34도라고 하네요. 네 입추의 온도였습니다.

 

점심에는 꼬막비빔밥을 먹었는데... 웃기는 게 점심 먹으면서 저녁에는 뭐 먹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주말의 먹고사니즘은 쉽지 않습니다.



모던하우스에 들러 약간의 쇼핑을 하고 집에 들어오니 축축 늘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구요, 또 끼니 타령의 타임이 되었습니다.

역시 호구는 무섭습니다.

 

점심을 빵빵하게 먹었으니 오늘 저녁은 가볍게 가즈아~!

그래서 집 근처에 있다는, 말로만 듣던 우키 샌듀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요즘 추세답게 직원분이 응대하시지 않고, 찬란하게 빛나는 키오스크 기계 녀석이 주문을 받습니다. 여전히 사람과 응대하는 걸 선호하는 걸 보면 역시 올드 스쿨입니다.

 

다른 메뉴들도 많았으나 그 중에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더블햄더블치즈샌듀치를 픽했습니다. 빵의 설렉션은 호밀빵으로. 단가는 5,800, 아주 착합니다.




앞의 주문하신 분의 말을 들어 보니 대략 제작하는 데 15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누루라는 주먹밥 집으로 가서 제육볶음 주먹밥과 누루우동인가를 주문했습니다.

 

이번 주문이 좀 더 적게 시간이 걸린다고 하네요. 7~8분 정도. 그래서 인근에 새로 생긴 밀키트 무인가게 구경도 좀 하고, 편의점에 가서 라쿠니아인지 뭔지 하는 IPA 비루도 한 깡 샀습니다.

 

그렇게 다 둘러둘러서 주문한 일용할 양식들을 차에 싣고 신나게 집으로 향합니다.




저녁으로 땡긴 더블햄더블치즈샌듀치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우선 양상추가 아주 낙낙하게 들었습니다. 좀 많다 싶을 정도긴 하지만 문제 없습니다. 다 욱여 넣다가 그야말로 입이 째질 판입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누루 주먹밥은 좀... 솔직히 말하자면 파이였습니다. 오늘이 아무래도 마지막 방문이 될 것 같은 강렬한 예감.

 

누루 주먹밥에 우키 더블햄더블치즈샌듀치 그리고 비루까지 한 깡 든든하게 챙겨 넣고 나니 그야말로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 와우!!!

 

오늘 밤에는 접때 사서 읽다만 맥스 포터의 <래니>를 마저 읽어야 하는데... 작년엔가 부커상 후보작으로 올라서 많이 기대를 했는데 제가 시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어쩐지 왠지 전작에서 만난 시풍의 작법이 저하고는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듭니다. 그래도 산 책이니 읽고 마무리지을라고요.

 

낮에는 매미 소리로 시끄러웠는데 이제는 해가 지고 일상의 소음이 귀뚜라미 소리로 변했네요. , 빠다다다당하는 배달 오토바이 소리도 빼놓을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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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8-07 2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토마토를 압도하시는 양상추, 건강해보이는 샌드위치 고르셨네요^^ 키오스크가 사람을 대체해가는 현실....

레삭매냐 2021-08-07 20:23   좋아요 2 | URL
제가 맥도널드 햄버거는 먹지 않고
꼭 버거킹 버거만 먹습니다 넵.

예전에 토마토가 품절대란이라 버거
에 토마토가 없어서 분노했더라는.

어디선가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햄
버거 가게에 갔다가 키오스크 앞에
서 발길을 돌리셨더라는.

남의 이야기 같지 않습니다.

붕붕툐툐 2021-08-07 2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녁을 가볍게 더 많이 드신 거 같은 건 느낌 탓이죠? 평화로운 토욜 저녁입니다~ㅎㅎ

레삭매냐 2021-08-07 20:24   좋아요 2 | URL
고백컨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어디가 가벼운 건지 제가 묻고
싶습니다 푸하하하하 ~~~

토욜밤은 매우 평화롭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요.

stella.K 2021-08-07 20: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인건비가 빠지니 착한 가격인가 봅니다.그래도 비싼 거 아닌가요? 하긴 제가 샌듀치 가격을 잘 모르는 올드 스쿨이라. 켁.ㅠ

레삭매냐 2021-08-08 08:09   좋아요 1 | URL
다른 곳에 비하면 엄청 가격이
싼 편이랍니다 :>

저희는 배달은 안 시키고 무조
건 픽업한답니다.

이 가게는 평일에 바쁘고 주말엔
한가하더군요.

페넬로페 2021-08-07 2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양상추가 반을 차지하네요.
아삭한 식감이 느껴져 맛있을 것 같아요.
저는 점심으로 약식 샌드위치 만들어 먹고 저녁은 짜장면과 짬뽕으로 해결했어요
뭘 먹을지 매번 고민이예요 ㅠㅠ

레삭매냐 2021-08-08 08:16   좋아요 2 | URL
모두가 하시는 고민이군요 !!!

오늘은 또 뭘 먹나 싶네요.

파이버 2021-08-07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키오스크가 생기고 나서 직원분을 부르는게 더 힘들어졌어요... 키오스크가 생기면서 알바생 수도 더 적어진 것 같고 더 바빠보이는 느낌적 느낌... 샌드위치의 채소들이 맛있어 보입니다 ~

레삭매냐 2021-08-08 08:17   좋아요 2 | URL
어느 기사에서 보니 주문을 고객에게
돌리고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기
업의 꼼수라고 하더군요.

처음 가는 가게의 키오스크 앞에서
는 좀 당황스럽긴 합니다.

양상추 짱이었습니다.

서니데이 2021-08-08 0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키오스크 설치된 가게가 조금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낯설지만, 키오스크 주문이 편한 점도 있긴 한데, 점점 직원에게 주문하는 것들은 이전만큼 잘 말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샌드위치 맛있게 보입니다. 레삭매냐님, 더운 주말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레삭매냐 2021-08-08 08:22   좋아요 1 | URL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를 처음 봤을
때 겁나 버벅거렸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
도 적응이 되었네요.

시대가 바뀌니 사람도...

어제는 저녁에도 덥더라구요, 입추 맞나
싶기도 하구요.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1-08-08 0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점심 먹으면서 저녁에 뭐먹지는 전 매일 하는 고민입니다. ㅠ.ㅠ
저녁 먹으면서는 내일 아침에는 또 뭘 먹지? 아 정말 저 하나에 3명의 입이 더 딸려있다는건...
샌드위치를 보니 저도 내일 점심은 샌드위치로 어떻게 해볼까 싶네요. ^^

레삭매냐 2021-08-08 08:23   좋아요 1 | URL
샌듀치 고~입니다.

저는 내일 점심에 뭐 먹을지
고민 중이랍니다 ㅋㅋㅋ

다음 주 중에는 새로 생긴
버거집에 가서 한 번 버거를
뜯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