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무려 입추라고 합니다.
아침에 슬슬 추운 느낌이 들더니만, 그렇게 가을의 문턱이 다가온...
오긴 개뿔이랍니까. 여전히 덥습니다 네.
아까 낮에 점심 먹으러 나가는데 실외온도가 34도라고 하네요. 네 입추의 온도였습니다.
점심에는 꼬막비빔밥을 먹었는데... 웃기는 게 점심 먹으면서 저녁에는 뭐 먹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주말의 먹고사니즘은 쉽지 않습니다.
모던하우스에 들러 약간의 쇼핑을 하고 집에 들어오니 축축 늘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구요, 또 끼니 타령의 타임이 되었습니다.
역시 호구는 무섭습니다.
점심을 빵빵하게 먹었으니 오늘 저녁은 가볍게 가즈아~!
그래서 집 근처에 있다는, 말로만 듣던 우키 샌듀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요즘 추세답게 직원분이 응대하시지 않고, 찬란하게 빛나는 키오스크 기계 녀석이 주문을 받습니다. 여전히 사람과 응대하는 걸 선호하는 걸 보면 역시 올드 스쿨입니다.
다른 메뉴들도 많았으나 그 중에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더블햄더블치즈샌듀치를 픽했습니다. 빵의 설렉션은 호밀빵으로. 단가는 5,800원, 아주 착합니다.
앞의 주문하신 분의 말을 들어 보니 대략 제작하는 데 15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누루라는 주먹밥 집으로 가서 제육볶음 주먹밥과 누루우동인가를 주문했습니다.
이번 주문이 좀 더 적게 시간이 걸린다고 하네요. 7~8분 정도. 그래서 인근에 새로 생긴 밀키트 무인가게 구경도 좀 하고, 편의점에 가서 라쿠니아인지 뭔지 하는 IPA 비루도 한 깡 샀습니다.
그렇게 다 둘러둘러서 주문한 일용할 양식들을 차에 싣고 신나게 집으로 향합니다.
저녁으로 땡긴 더블햄더블치즈샌듀치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우선 양상추가 아주 낙낙하게 들었습니다. 좀 많다 싶을 정도긴 하지만 문제 없습니다. 다 욱여 넣다가 그야말로 입이 째질 판입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누루 주먹밥은 좀... 솔직히 말하자면 파이였습니다. 오늘이 아무래도 마지막 방문이 될 것 같은 강렬한 예감.
누루 주먹밥에 우키 더블햄더블치즈샌듀치 그리고 비루까지 한 깡 든든하게 챙겨 넣고 나니 그야말로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 와우!!!
오늘 밤에는 접때 사서 읽다만 맥스 포터의 <래니>를 마저 읽어야 하는데... 작년엔가 부커상 후보작으로 올라서 많이 기대를 했는데 제가 시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어쩐지 왠지 전작에서 만난 시풍의 작법이 저하고는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듭니다. 그래도 산 책이니 읽고 마무리지을라고요.
낮에는 매미 소리로 시끄러웠는데 이제는 해가 지고 일상의 소음이 귀뚜라미 소리로 변했네요. 아, 빠다다다당하는 배달 오토바이 소리도 빼놓을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