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를 올리는 사람의 습관을 다시 확인해 보자. 성과를 올리는 사람의 첫 번째 습관은 바로 <공헌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습관은 <자신의 시간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를 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습관은 <두드러지게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영역에 힘을 집중한다>것이고, 네 번째 습관은 <강점을 기준으로 삼는다>이다.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방법은 가장 중요한 일에서 시작하고 한 번에 하나만을 수행해서 완전히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적이지 않은 과거의 방식을 조직적으로 폐기해야 한다. 강점을 기준으로 삼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강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의 약점을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의 다섯 번째 습관이기도 하면서 리더가 매일 부딪히는 문제가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은 경영자의 고유한 역할이기도 하며 의사결정을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사람은 리더의 자질이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사결정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의사결정을 단계적으로 분석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의사결정을 잘하는 사람은 ‘의사결정을 프로세스’로 인식한다. 의사결정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문제의 분류(4가지) - 문제의 정의 - 해답을 규정하는 명세서(경계조건) - 의사결정하기 - 필요한 행동하기 - 피드백
 
리더가 다루는 문제를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리더가 다루는 대부분의 문제는 일반적인 문제이다. 일반적인 문제가 아닌 특수한 문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처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예외적인 특수한 문제는 예외로 규정하고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새로운 종류의 일반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원칙을 세워서 해결해야 한다. 결국 리더는 특수하거나 예외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는 모든 문제를 일반적인 문제로 다루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일반적인 문제는 룰이나 원칙을 수립해서 해결해야 한다.
전에 있는 룰과 원칙에 의거하여 처리할 수 없는 새롭고 일반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그 물음의 해답을 규정하는 명세서, 경계조건을 의사결정 책임자와 실행하는 사람이 함께 잡아내야 한다. 경계조건에 꼭 들어갈 내용은 옳은 해답 찾기, 실시를 위한 행동, 피드백 수행 등이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다산에듀 이 팀장과 마케팅팀 민 팀장이 출간아이템 두 개를 가져왔다. 그래서 나는 두 사람과 함께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경계조건을 정리해보자고 했다. 검토한 경계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최소한 1만부 이상 판매 가능한가?
2. 다산에듀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가?
3. 저자를 다산에듀 저자로 계속 브랜딩 할 수 있는가?
4. 아이템 자체는 새로운가?
5. 콘텐츠를 완성할 수 있는 전문성이 있는가?
6. 화제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소는 있는가?
 
이 경계조건에 대한 답을 정리하고 그 답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정리해보도록 했다. 두 사람이 준비를 매우 잘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책 출간을 결정할 수 있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의사결정 실행자의 행동 지침을 의사결정 안에 끌어넣는 것이다. 행동지침으로 거론된 것은 경계조건에 대한 답을 더 명쾌하게 정리해서 문서로 보고하라는 것, 그리고 보다 세밀한 기획을 하기 위해 목차구성을 철저히 하라는 것이었다. 나중에 그것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피드백 받으면 의사결정의 프로세스는 완성되는 것이다.

성과를 올리는 리더들의 의사결정의 비결은 바로 프로세스에 있다.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의사결정을 잘하는 진짜 비결은 “중요한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것”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
 
1.  개념적으로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최고수준의 의사결정에 집중한다.
2.  불변의 것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3.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전략적이고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4.  급하게 의사결정하지 않는다.
5.  그 의사결정이 어떤 현실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러나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리더가 언제나 마지막으로 할 질문은 “의사결정이 정말로 필요한가?”이다. 새로운 의사결정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이미 세워진 룰과 원칙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하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고도의 개념과 집중이 필요하다. 리더는 그런 일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실행을 위한 행동은 단순해야 한다. 특히 의사결정은 수행자의 능력이 고려되어야만 그 의사결정이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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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里始足下 高山起微鹿 (천리시족하 고산기미록)

 吾道亦始比 行之貴日信 (오도역시비 행지귀일신)

 천리길도 작은 발밑에서 시작되고
높은 산도 작은 먼지에서 시작된다.
나의 길도 이와 같고
이를 실천함에 날로 새로움을 귀하게 여기도다.

백거이(白居易)가 이 시를 쓸 때 어떤 처지에 있었을까? 
 백거이가 큰 성공을 이룬 때는 아닌 것 같고, 무언가 중요한 것을 깨닫고 그 마음이 움트기 시작한 때인 것 같다. 어떤 것에 대한 중요성에 눈뜨게 되면 비단 백거이가 아니라도 누구든지 이를 실천하고 날로 새로워지는 것을 귀하게 여기게 된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눈뜨지 못하면 조금 힘을 쓰다가 자기가 하는 일에 보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원망하고 괜히 역정만 내 스스로 화를 견디지 못하게 된다. 이때 이 시 구절을 낭송해 보면 좋으리라.

 날로 실천하여 깨달음이 없으면 그 모든 것은 헛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헛된 것에 집착한다. 왜냐하면 실천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책상머리에 앉아 작은 이견을 가지고 서로 무엇이 명백히 다른가를 가지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지만 그 명백히 다름이 독자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내고 느끼기에는 아직 실천이 부족하다.

 눈뜨지 못한 사람이 많기에 아닌 것을 옳은 것으로 이야기하고 또 그것을 우격다짐으로 우겨대는 사람이 많다. 그 우격다짐의 용감성과 무사안일에 우리 모두는 지쳐 있다. 그런 시간이 있다면 내 몸을 움직여 독자의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어보는 실천이 필요하다. 
 ‘내 몸을 움직여 독자의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으려고 하는 행위’를 나는 마케팅이라고 정의한다. ‘내 몸과 마음을 움직여 독자의 소리를 듣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는 행위’를 경영이라고 정의한다. 나는 그래서 마케팅과 경영이라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조직이든 나라든 가정이든 잘 경영하면 모두가 잘살고 행복하다. 어떤 조직이든 마케팅을 잘하면 상품이 잘 팔리고 소비자에게 인정받게 되며 조직은 날로 성장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입으로 마케팅이 중요하다 외칠 뿐 마케팅의 중요성에 눈뜨지 못한다. 마케팅을 베스트셀러 등수 올리기로 정도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마케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이란  ‘마케팅은 아직까지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끊임없이 찾아내 해소해 주는 겁니다. 한 차원 더 높은 스타일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는 것(satisfying needs in superior fashi on)’ 이라고 말한다. 코틀러가 말하는 마케팅의 단순한 정의를 당신이 하는 일에 제대로 적용한다면 당신은 분명히 성공할 것이다. 그렇다고 필립 코틀러가 훌륭한 마케터냐? 당연히 아니다. 그는 마케팅을 연구하는 훌륭한 학자이다. 

 진정한 마케터는 어떤 결과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사람이다. 어떤 결과는 지나간 과거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는 현재를 위해 충고자의 위치에 머물러야 한다.

새로움이란 매일 실천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실천하지 않고 새로움을 구한다는 말은 다 거짓이며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마케팅과 역사는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날로 새로워지지 않는 자는 망한다는 사실이다. 날로 새로움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그냥 치부해버린 자들도 같은 운명을 걷는다.

 그래서 나는 우리 책이 잘 팔리지 않으면 우리 출판사가 출판하는 책이 새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정신이 없는 곳에 새로움이 움틀 이유도 없다. 그러나 다시 그 중요성을 깨닫고 새로움에 눈을 뜨면 다시 그들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지 않다. 새로운 정신과 더불어 고도화된 섬세함, 단순함, 일관성이 필요한 매우 힘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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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기획하고 만들어 오면서 언제나 벽에 부딪힐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 화두가 있다. 나는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책을 만드는 일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사랑하느냐의 질문이다. 두 번째로 독자를 얼마나 사랑하느냐, 세 번째로 얼마나 마케팅을 이해하느냐이다. 이 3가지 질문은 언제나 내가 출판 일을 하는 한 계속되어야 할 질문이며 이 세 가지에 대한 내 생각과 가치관이 내가 가지고 있는 출판에 대한 철학이 될 것이다.

 

 오늘은 이 세 가지 중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왜냐하면 나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마케팅에 대한 이해나 실행력이 깊어갈수록 회사도 성장하고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될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초에 한국을 방문한 필립 코틀러는 나에게 다시 한 번 마케팅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주는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필립 코틀러의 말을 잠시 들어보자.

 “소비자들의 사랑을 얻는 방법은?"

 그의 설명은 명쾌했다. “이렇게 생각해보죠. 왜 지구 상에 수많은 종류의 음료수가 있는데도 계속해서 ‘새로운 음료수’들이 생기는 걸까요?” 탁자 앞에 놓인 탄산 음료를 가리키며 그는 말을 이어갔다. “처음 사람들은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콜라를 마셨고, 그 다음엔 에너지를 얻기 위해 게토레이를 마셨어요. 그러다 이제 또 건강을 위해 비타민 드링크를 마시죠. ‘사랑 받는’ 마케팅은 이처럼 아직까지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끊임없이 찾아내 해소해주는 겁니다.” 




 ‘마케팅은 이처럼 아직까지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끊임없이 찾아내 해소해 주는 겁니다.’라는 말을 나는 몇 번이고 다시 읽어내려 갔다. 내가 모르는 말이 아니다. 또 대다수의 직원들도 이 정도의 마케팅 사고는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 단순한 마케팅 원칙이 실현되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의 정의를 한 차원 더 높지만 단순하게 정의 한다.

 “마케팅을 정의해 보라면 ‘한 차원 더 높은 스타일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는 것(satisfying needs in superior fashion)’ 소비자 욕구를 그냥 충족하는 게 아니라, 한 차원 더 높은 ‘가치’까지 얹어주는 거죠. 스타벅스의 커피엔 꿈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스타벅스 매장에 앉아 커피를 들이키면서 ‘내가 무언가 독특한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는 꿈을 꿉니다.”

 나는 당분간 직원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한 차원 더 높은 스타일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는 것(satisfying needs in superior fashion)’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답을 요구할 것이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이 답을 찾기 전에 그 전에 해온 방식대로 일하고 마케팅하고 책을 만든다. 그러나 이 답을 찾지 않고 하는 행위는 대부분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자신과 기업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마케팅의 8할은 기회를 탐색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것이다.  ‘한 차원 더 높은 스타일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는 것(satisfying needs in superior fashion)’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답을 얻는다면 그것이 바로 기회를 탐색하는 과정이며 기회를 발견하는 능력이 될 것이다. 마케터와 기획자의 능력은 대부분 여기에서 결정이 난다.

 우리 회사 내부에 좋은 케이스가 있다. 우리 회사는 인문, 역사에 대한 경험이 없는 출판사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출간한 역사서가 모두 4권인데, 4권 모두 역사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조선왕 독살사건, 조선선비 살해사건,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이 책들의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바로  ‘한 차원 더 높은 스타일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는 것(satisfying needs in superior fashion)’을 전략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역사 분야의 독자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만족시켜 줄 새로운 역사서를 원한다.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그곳에 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 분야의 기획자와 마케터는 여기에 대한 답을 얻으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우리가 생각한 역사서 시장에서 ‘한 차원 더 높은 스타일’이란 ‘콘텐츠의 새로운 구성방식’ + ‘재미’였고 그것은 적중했다. 

 

 우리는 역사서에서 얻은 마케팅 승리에 만족하지 말고 이런 사고를 전 브랜드에 확산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다른 브랜드는 혁신성과 기회를 발견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강력한 도전정신으로 뭉쳐있지 못하다. 언제나 마케팅의 세계에서는 기존의 정신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정신을 가진 자가 승리자가 될 것이다. 그 답이 나올 때까지 나 자신과 독자에게, 그리고 세상에 끊임없이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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虛其心 實其腹 (허기심 실기복)

 弱其志 强其骨 (약기지 강기골)



 

 원문 그대로 해석해보자.




 <그 마음을 비우고 그 배를 실하게 하라. 그 뜻을 약하게 하고 그 뼈를 강하게 하라>라는 뜻으로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한 마디로 역설이 담긴 아름다운 문장이다. 나부터도 그렇고 세상에는 얼마나 이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가? 나도 이 문장을 대하고 지난날을 오랫동안 되돌아보았다. 마음을 비우고 배를 튼튼히 했는가? 그 뜻을 약하게 하고 그 뼈를 강하게 했는가?

 아니다. 뜻만 높아 그 높은 뜻을 좇는 것에 미쳐 뼈를 튼튼히 하는 것을 게을리 했다. 마음을 비우지 못했고 목표에 사로잡혀 진정으로 책 만드는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그 마음을 비우고 그 배를 실하게 하라. 그 뜻을 약하게 하고 그 뼈를 강하게 하라> 그  뜻을 제대로 실천한 사람은 누가 있을까? 성인에 오른 여러 사람들도 있겠지만 공자의 제자 안회가 생각난다. 공자가 가장 아끼는 제자, 안회. 공자는 왜 안회를 가장 아끼고 사랑했을까? 스스로 깨달은 인의 사상을 세상에 펼쳐 세상과 사람을 구하고자 했던 사람 공자. 그런 공자가 안회의 죽음을 대하고 보인 인간적인 슬픔의 한 장면은 그가 얼마나 안회를 아꼈는지 증명해 준다.




 “공자는 안회의 관을 보자마자 신고 있던 신을 벗어 땅을 세 번 치며 이렇게 외쳤다. 하늘이 나를 버리셨도다! 하늘이 나를 버리셨도다! 하늘이 나를 버리셨도다!”




 공자는 왜 이처럼 슬퍼했을까? 자신을 능가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안회였기 때문이다. 안회는 오히려 공자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올라 있는지 모른다. 아무리 가난해서 병이 나고 몸이 아파도 학문을 사랑하는 마음을 한 치도 흐트러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위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자는 더욱 안회를 아끼는 것이다. 노자가 이야기한 虛其心 實其腹(허기심 실기복) 弱其志 强其骨(약기지 강기골)의 뜻이나 안회가 이야기 한 安貧樂道 (안빈낙도_ 가난해도 만족할 줄 알며 도를 즐길 줄 안다.)의 뜻도 거의 같은 경지에서 나온 이야기다.




 노자와 공자, 안회 이야기를 통해 많이 에둘러 왔다. 그 진정한 뜻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한 마디로 잔꾀를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잔꾀를 부릴 시간이 있으면 오히려 스스로 배를 튼튼히 하라는 말이다. 또 멀리 길을 가려거든 뜻을 약하게 하고 뼈를 강하게 하라, 즉 잔꾀를 부리지 말고 강건한 체질을 세우라는 것이 이 이야기의 가르침이다.




 내가 출판을 하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금과옥조처럼 지키려고 하는 것이 3사를 금한다는 원칙이다. 많은 유혹과 기회에도 불구하고 이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신입직원들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는 <3사를 금한다>는 원칙을 어기면 바로 해고 시키겠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3사 금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사재기 하지마라 - 인위적으로 독자의 요구를 조작하지 마라.


 2. 사기치지 마라 - 좋지 않은 내용을 좋은 것으로 꾸미지 마라.


 3. 베끼지 마라 (베낄사, 따라하지 마라) - 따라하지 않아도 세상은 넓고 할 이야기는 많다.




 잔꾀를 부리지 말고 강건한 체질을 세우기 위해 내가 내 자신과 했던 약속이며, 이제는 우리 출판사의 가장 중요한 출판 정신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출판 정신이 되는 환경이 우스운 일이다. 왜냐하면 출판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작은 소양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스워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오히려 우리의 자세를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뜻만 높아 그 높은 뜻을 좇는 데 미쳐 뼈를 튼튼히 하는 것을 게을리 했다>는 아픈 반성이 뼈에 사무치도록 내 자신부터 원칙을 더 튼튼하게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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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항상 따라다니는 5가지 질문
 
피터 드러커는 모든 기업은 항상 5가지 질문을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유명한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5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what is our business?)
2. 고객은 누구인가? (who is the customer?)
3. 고객에게 가치란 무엇인가? (what is value to the customer?)
4. 우리의 사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what will our business be?)
5. 우리의 사업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what should our business be?)
 
출판사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피터 드러커의 5가지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거시적인 질문이지만 이 질문들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통찰을 요구하고 있다. 피터 드러커의 5가지 질문 중 첫 번째 질문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자.
첫 번째 질문은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what is our business?)에 대한 것, 즉 ‘출판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나는 직원을 채용할 때마다 이 질문을 꼭 해본다. 출판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면 사람마다 다양한 대답이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나 또한 많은 고민 후에 내린 대답이 있는데 그것은 아주 간단하다. 출판이란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 명제를 더 쪼개어 생각해 본다면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기획편집의 영역이고, <판매하는 행위>는 마케팅의 영역일 것이다.
마케팅 영역의 중요성이 갈수록 확대되어가고 있다. 다른 업종에서는 기획이니 마케팅이니 하는 영역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오히려 상품기획이나 상품개발에 관한 것은 마케팅 영역으로 통합되어가고 있다. 오직 어떻게 하면 소비자를 잘 이해할 것인가? 그리고 또 소비자의 욕구를 필요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을 만들 것인가가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필요 충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나는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는가?>하는 물음들은 내가 기획자로서 내 자신에게 언제나 묻는 질문이다. 
 

먼저 인쇄 기술을 배우다

대학 4학년을 마치면서 학창시절에 품었던 내 삶의 원칙을 놓지 않고 더욱 열심히 살고 싶었다. 당시 당면한 군대문제도 해결해야 했지만, 노동현장에서 일하면서 생생하게 삶과 마주하고 싶었다. 우선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우기로 마음먹고 상계직업 훈련원 사진제판과에 입학했다. 나는 그곳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학생이었으나, 갓 스무 살이 된 가정이 어려운 아이들과 1년 동안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론적인 것과 실질적인 기술과의 결합을 보면서 막연히 가졌던 관념적인 생각을 많이 깰 수 있었다. 여기에서 국가자격증 두 개를 획득했는데, 사진제판사 기능사 2급 자격증과 사진촬영기능사 2급 자격증이 그것이다. 우선 이 기간을 통해 인쇄와 제판의 원리와 과정을 이론과 실습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천이 결합되어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병역 특례업체로 들어가게 된 곳은 ‘(주)대흥’이라는 회사였는데 150여 명 정도가 근무하는 중견 중소업체였다. 주로 박스나 쇼핑백을 인쇄해서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거나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는 회사였다. 제판, 인쇄뿐만 아니라 코팅, 합지, 도무송, 완제품의 가공 조립까지 모든 과정이 회사 내에서 처리되었다.
나는 제판실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제판실에서 주로 고바리(소첩)와 하리꼬미(대첩), 그리고 소부를 담당했다. 그러나 인쇄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필름의 상태(아미의 상태)와 그 상태를 적절한 소부를 통해 판에 옮기는 과정이다.
이곳에서 3년 동안 매일 같이 잔업과 야근 속에서 살았다. 또한 소부가 잘못되어 인쇄가 잘못되면 인쇄 기장들이 머리 끝까지 화를 내면서 다짜고짜 인쇄판을 나에게 던지는 수모를 여러 번 당했다. 나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제판기술과 인쇄과정 하나하나를 배워 나갔다. 또한 필름의 상태를 확인하고도 그것을 감안해서 색깔을 맞추는 법, 인쇄가 짙게 나올 때 인쇄를 더욱 밝게 하는 법 등 다양한 제판기술을 터득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배운 것은 기술적인 차원의 것만은 아니었다. 3년 동안 이곳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인쇄기장들의 색깔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능력과 그것을 제품으로 표현하는 능력에 대한 경외심이었다. 다만 그만두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그들이 자기 자신이 가진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체계화시키지 않는다는 것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출판계에 들어와서

나의 출판 경력은 그리 길지 않다. 정식으로 출판계에 들어온 것은 1998년 12월이니, 어느덧 10년째에 들어선다. 처음 들어간 출판사는 대학 때 함께 서울지역대학생문학연합회에서 활동하던 선배가 창업하는 회사였다. 그 회사에서 처음 나에게 떨어진 보직은 영업과장이었다. 그때, 나는 신입사원으로서의 열정을 가지고 매일 거래처를 확보하러 다니느라고, 구두창이 닳아 없어지는 줄도 모르고 뛰어다녔다. 그때는 신생 출판사라 거래를 해주지 않는 서점들도 꽤 많았는데, 그 서점에서 퇴짜를 맞고 돌아 나오면서 눈물 바람도 많이 맞곤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언젠가 꼭 좋은 책을 출간해서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날이 오면 크게 떵떵거리리라는 발찍한 마음을 먹기도 하였다. 그러나, 출판사는 속수무책이었다. 처음 책 3권을 펴냈는데 그 3권이 모두 다 물을 먹었고, 이내 사장의 창업자금도 바닥이 보이는 듯 하였다. 힘들다 보면 남의 것이 크게 보이는 법이라 당시 내가 가장 부러워한 출판사는 5~6명 정도의 직원이 일하면서 매달 수금 3천 만원을 할 수 있는 규모의 출판사였다. 우리는 언제 그런 안정적인 출판사를 만들까? 그때는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나의 그 바람은 1년 남짓 지나 이루어졌지만, 신생 출판사의 창업 과정에서 느낀 아픔이 참 컸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내게는 우리 출판사 책들이 서점 매대에서 빠질 때마다 느끼는 고통이 다른 무엇과 비견될 수 없을 만큼 컸는데, 그 때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는데 왜 안 될까’, ‘무엇이 문제였을까?’ 하는 질문이 하루에도 수 백 번, 수 천 번씩 나를 괴롭히곤 했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보니 내가 창업멤버로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참 행운이었다. 선배의 창업초기 어려움은 나에게 많은 가르침이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출판을 배워오며, 마음속으로 스승으로 여기는 분들이 세 분 있는데, 내가 출판계에서 만난 3명의 스승 중 첫 번째 스승을 여기에서 만났다. 그 첫 번째 사람은 바로 첫 회사였던 미다스북스의 류종렬 사장이다. 사장은 나에게 편집이란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려준 사람이다. 그가 보여준 콘텐츠 완성에 대한 집요함, 끈질긴 열정, 편집광적인 꼼꼼함은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는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3가지는 죽어도 하지마라

나의 두 번째 직장은 거름출판사였다. 초반에 내가 맡은 업무는 영업부장과 제작업무였다. 그리고 그 후에는 주로 기획 업무을 담당하게 되었다. 나에게 기획을 가르쳐주고 기획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해 준 분이 바로 거름출판사의 하연수 사장이다. 나의 출판계 두 번째 스승이다.
하연수 사장이 나에게 가르쳐준 기획의 원칙은 딱 한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신문이나 방송 잡지를 보았을 때, 좋은 아이템이 떠오르면 그 즉시 전화기를 들어라. 전화기를 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기획의 승패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이것을 내 기획의 실천행동 강령 제 1호로 삼고 있다.
내가 거름에서 배운 또 하나의 소중한 자산은 기업문화이다. 문화상품은 창의성을 먹고 살아간다. 구성원 개인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출판사는 도태된다. 이런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출판사의 문화이다. 거름출판사의 문화 중에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외국의 콘텐츠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콘텐츠 생산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다. 부족하더라도 국내 콘텐츠를 생산, 개발하고 좋은 국내 필자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거름에는 3불가론(不可論)이 있다. 많은 출판사들이 사재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데 거름출판사가 사재기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철저히 3불가론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거름의 3불가론은 다음과 같다.
 
1. 사재기 하지 말 것 - 인위적으로 베스트를 만들지 않는다.
2. 사기치지 말 것 - 좋지 않은 콘텐츠로 독자를 속이지 않는다.
3. 따라하지 말 것 - 따라 하기는 죽음이다. 따라 하려면 포기하라.
 
거름에서 배운 이 3불가론은 다산북스의 중요한 출판 철학이기도 하다. 이 3불가론과 함께 거름이 경계했던 것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거대출판사의 기획자들이 범하는 3가지의 오류이다. 거대출판사 기획자들의 3가지 기획유형을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1. 계보의 기획 - 국내외 유명 필자 계보의 책 출간을 독점한다.
2. 연착륙의 기획 - 아마존의 흥행 성공을 한국에 연착륙 시킨다.
3. 가로채기 기획 - 작은 출판사가 필자를 발굴해 놓으면 빼앗아 자기 필자로 만든다.
 
기획을 하며 나도 이런 유혹에 많이 빠지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런 부분이 거름에서는 용납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세상에는 책 낼 사람도 많고, 아이템도 많다, 다른 출판사 것에 욕심내지 말라는 일침이 내려졌다.
 

기획, 하면서 배운다

나는 기획에 ‘기’자도 모르는 상황에서 기획을 시작했다. 오직 사장이 준 원칙 하나 가지고 겁도 없이 뛰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기획을 배우게 되었고 또 내가 기획하는 책들이 소비자들의 욕구와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조금씩 갖게 되었다.
처음 영업을 하며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생각들이 출간 과정에서 하나하나 책의 제목이 되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영업달인에게는 특별한 비법이 있다』, 『나의 몸값을 10배 높여주는 6가지 방법』, 『최강 영업팀 만들기』, 『영혼을 사로잡는 50가지 서비스 기법』등의 책이 그것인데, 이것은 책의 제목임과 동시에 당시 정말 영업의 달인이 되고 싶고, 몸값을 올리고 싶고, 최강 영업팀을 만들고 싶었던 나의 바람이기도 하였다.
본격적으로 기획을 하면서 기획과 마케팅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그러한 나의 고민을 독자들의 니즈 측면해서 다시 생각해보았고, 그렇게 해서 세상에 나온 책들이 있다.  『브레인 스토밍』, 『마케팅 플래닝』, 『맥킨지식 사고와 기술』, 『맥킨지식 전략시나리오』, 『브랜드 네이밍』, 『1page 마케팅』, 『광고 불변의 법칙』, 『손익분기점을 배우자』, 『좋은 컨셉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시나리오 씽킹』등이 그것이다. 기획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책들이었고, 예상외로 반응도 괜찮았다.
이후 회사전체의 기획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진행하면서 기획했던 책들에도 나의 문제의식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사장이 직원을 먹여 살릴까, 직원이 사장을 먹여 살릴까』, 『사람의 기를 살리는 칭찬의 기술』, 『총각네 야채가게』,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종자돈 1억 만들기』, 『부자들의 저녁식사』등인데 나에게 있어 이즈음은 회사 내의 사람관계와 인맥, 진로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 된 시기이기도 하다.
처음 출판계에 들어오면서는 서른 다섯 살이 되면 꼭 창업을 하겠다고 다짐하곤 했는데 그 계기가 된 책이 바로 그즈음 기획한 책이다.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라는 책인데 이 책을 만들고 나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 같다.
나에게 거름은 기획을 배우고 가르쳐 준 고마운 회사이다. 나는 가끔 우스갯 소리로 우리 출판사 직원들에게 거름이 친정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지금은 떠났지만 어깨너머로 거름을 들여다보고 거름의 무한한 발전을 마음으로 빌고 있다.
나는 창업을 결심하면서 내가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수없이 묻고 물었다.  창업이라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거름 출판사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다. 내가 가진 문제의식은 하나의 출판사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평소 마음에 품고 있던 우리 출판계의 3가지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1. 보상의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
2. 교육의 체계가 없다.
3. 비전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당시 나는 보상에는 불만이 없었지만, 누구의 도움이나 공동의 협력 없이 나 혼자의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교육해야 했고, 스스로의 비전을 마련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조금은 다른 출판 조직의 모델을 꿈꾸게 되었다. 
 
 
3가지 시스템을 만든다

창업의 과정에서 만난 분이 위즈덤하우스 김태영 사장이다. 이 분을 나의 3번째 출판계 스승이라 여기고 있다. 이 분은 내가 고민해온 문제 즉, 위에서 말한 3가지에 대해 이미 고민하고, 개선하고자 실천하고 있었으며, 그것을 제도적인 시스템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출판사 내에서 <보상>, <교육>, <비전>에 대한 명확한 개선이 있다면, 지금처럼 이 많은 편집인들과 영업인들이 우후죽순처럼 성공확률이 적은 창업의 과정에 나설까?’하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이 세 가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각자 외롭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능력 있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함께 좋은 출판사를 이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김태영 사장을 만나서 배운 여러 가지 중에 가장 큰 깨달음은 결국 기획, 마케팅, 편집도 성공하려면 결국 하나의 조직을 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몇 뛰어난 기획자나 마케터에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다. 이제 출판계도 뛰어난 몇몇 개인의 능력에서 벗어나 출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 시스템 안에서 만들어지는 노하우을 통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을 조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기획과 마케팅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려고 자신을 채찍질 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뛰어난 기획자나 마케터가 되기보다는 가장 뛰어난 기획편집본부, 마케팅본부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김태영 사장과의 만남은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출판의 기획이나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소중한 출발점이 되었다. 눈에서 비늘이 떨어지는 그런 과정이었다.
 

기획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이 원고를 쓰기 위해 고민하다가 『책으로 세상을 편집하다』(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를 다시 읽어보았다. 그 중에 내가 평소 기획에 대해 생각했던 것이 그대로 잘 정리한 글이 있었다. 에코의 서재 조영희 사장이 쓴 <책을 창조하여 사는 기쁨>이라는 글이다.
다시 돌아와 생각해 본다. 기획자는 무엇으로 살까? <창조적 열정과 기쁨으로 산다>고 생각해 본다. 책을 기획하고, 컨셉을 잡고, 제목, 목차, 광고를 만들며, 그 모든 과정에 기획자의 숨결이 살아있을 때 그 책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가슴도 함께 뛴다는 진리를 믿는다.
모든 책은 먼저 기획자의 가슴에 창조적인 변이현상이 일어나야 독자가 그것을 읽을 때, 독자의 가슴 속에도 변이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모든 책은 독자의 가슴 한 켠이라도 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기획하는 사람의 가슴을 한 켠이라도 울릴 수 있어야 독자에게 비로소 감동과 즐거움으로 전이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출판의 길에 작은 첫발을 내딛고,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한 기획자의 짧은 생각이다.
 

다산의 꿈을 생각하며

<다산북스>는 다산 선생님의 호 다산을 따다 지은 이름이다. 그만큼 우리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다산선생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또한 우리 출판사의 인문역사 브랜드는 <다산초당>이다. 처음 출판사를 시작하기 전에 강진에 있는 다산 초당에 가서 다산 선생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며 500 여권의 책을 저술하신 것처럼 저도 출판사를 하게 되면 세상에 좋은 책 500권을 내놓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제 첫걸음을 한 지 4년째 되어가고 있다. 글을 쓰다 보니 너무 신변잡기적인 글이 되어버린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필립 코틀러의 말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마케팅을 기획이라는 단어로 교체해서 읽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마케팅(기획)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신념은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활동 없이도 잘 팔리는 상품을 창조하는 것이다. 마케팅(기획) 관리자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아직 충족되지 않는 욕구, 혹은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해결책 등)를 알아내고, 그것으로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서 성공하도록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 필립 코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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