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충격 - 대한민국 기후변화 탐사 리포트
온케이웨더 취재팀 지음 / 코난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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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제 - 대한민국 기후변화 탐사 리포트

  저자 - 온케이웨더 취재팀

 

 

 

 

 

  몇 년도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 날의 풍경은 아직도 기억난다. 3월의 어느 날, 서울은 하루 종일 눈이 내렸다. 그것도 조금 온 게 아니라, 펑펑 쏟아졌다. 그래도 일하러 가야겠다고 길을 나섰었는데, 버스가 한 대도 오지 않는 것이다. 평소에 이십분이면 도착할 지하철역을 걸어가겠다고 나섰다가 발목까지 쌓인 눈 때문에 도저히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로 했는데, 이런! 집까지 되돌아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3월에 눈이라니, 조만간 세상이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해인지 역시 잘 모르겠지만, 비가 너무너무 많이 내린 적도 있었다. 그 해 여름은 해가 뜬 날보다 비가 온 날이 더 많았다. 한번 쏟아졌다하면 엄청나게 퍼부어서, 지하층에 사는 사람은 물을 퍼내느라 바빴고 우리 집 같은 경우에는 옥상에 물이 너무 많이 고여서 천장이 조금씩 새기 시작했다. 하아, 그 해에는 진짜 물 때문에 물난리가 났었다. 이러다가 하늘에 구멍이 뚫려서 무너지는 건 아닐까 걱정했었다.

 

  요즘은 기상이변이라는 말이 너무도 자주 들려온다. 어느 나라는 더워서 문제인데, 지구 반대편 어느 곳에서는 추워서 큰일이다. 영하 40도라든지 영상 40도라는 말은 신문이나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도대체 뉘 집 개 이름도 아닌데 말이다. 미친 X 널뛰는 것도 아닌데, 온도는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어제는 여름옷을 꺼내야하나 고민하게 만들더니만, 오늘은 추워서 다시 겨울옷을 입게 한다. 매일 날씨를 확인하고 어떤 옷을 입어야 하나 고민고민하게 만든다. 이효리는 고민고민하지 말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날씨는 고민고민 좀 해보라고 한다. 그래서 기상예보가 틀리면 막 화가 난다. 아니, 왜 그거 하나도 딱딱 못 맞추는 거야! 내가 얼마나 고민을 했는데!

 

  이 책은 날씨가 이렇게 변덕을 부리는 요즘, 어떻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준비하면 좋을지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변화를 적게 할 수 있을지 말하고 있다. 또한 조금만 더 변화가 지속되면,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배우는 '한국의 특징은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문장이 교과서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어쩌면 이제 술 먹고 해장할 때 북엇국을 먹는 건 어려워질지도 모른다고 긴장하게 만든다. 그 뿐인가? 노가리나 명란젓, 창란젓도 보기 힘들어질지 모른다는 청천 벽력같은 암시를 하고 있다. 헐, 나 명란젓 좋아하는데…….



 

  게다가 예전보다 더위가 오래가는 여름과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에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제일 큰 문제는 돈이었다. 난방비와 냉방비를 부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작게는 개개인의 생활 여러 부분, 크게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주는 여러 기후 변화에 대해 이 책은 짚어주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여름과 겨울의 냉난방 문제도 그렇고, 점점 사라지는 계절의 변화와 동식물의 생장 환경의 이동 등으로 인한 먹을거리의 변화 등등이 점점 범위를 넓혀가면서 지구 전체에 위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어쩌면 조만간 살아남는 것조차 어려워지는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아니, 살아남는 것이 최대의 과제가 될지도 모르겠다.

 

  의자에 오래 앉아서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엉덩이만 아픈 게 아니라, 다른 신체부분까지 조금씩 영향을 받아 안 좋아진다. 목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심하면 어깨와 손목까지 아파온다. 지구의 상황도 그렇다. 지금까지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다른 생명체를 희생시켜왔다. 어떤 종류는 멸종시키기도 하고, 복구시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생명체들에게 변화가 생기면서, 후폭풍이 닥치기 시작했다.


  준비는 시험 볼 때만 하는 게 아니다. 모든 것에 준비는 필요하다. 잠자기 전에 이 닦는 것도 준비이고, 밥 먹기 전에 밥을 먼저 하는 것도 준비다. 자연 환경이 바뀌고 있다면,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라고 손 놓고 있을게 아니라 준비를 해야 한다. 어쩌면 이건 천재지변이 아니라 자연의 시험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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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 2015-04-19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게요..저 또한 훗날 투모로우같은 기후 재난이 올까봐 걱정되는 1인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바다별 2015-04-19 20:21   좋아요 0 | URL
아예 안 오면 좋겠지만,요즘 날씨를 보면....감사합니다 ^^
 
세계 1위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업무 방식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어떻게 자유로운 업무 스타일로 운영하는가
아마노 마사하루 지음, 홍성민 옮김 / 이지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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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어떻게 자유로운 업무 스타일로 운영하는가

  저자 - 아마노 마사하루

 

 

 

 

  다 읽고 든 생각은 ‘과연 이 책의 목적은 무엇이냐’였다. 소위 ‘실리콘밸리’라고 말하는 미국의 IT회사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활용하는 업무 스타일을 소개하는 것인지, 아니면 꽉 막힌 각자의 나라를 떠나 창업의 꿈을 안고 그곳으로 가보라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곳에서 취업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저건 단편적이고 겉으로만 봤을 때 나올 수 있는 생각이다.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판단도 가능하다.

 

  그러니까 요즘처럼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눈코 뜰 새 없이 빠른 속도로 바뀌는 속도에 적응하려면 경직된 기존의 회사 업무 형식보다는 융통성 있고 유연한 업무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 좋은 예가 실리콘밸리에서 적용되고 있는 의사소통 방법이라고 저자는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마치 약 파는 사람처럼 좋은 점만 한 권 내내 나열해놓았는데, 이 부분 때문에 나에게는 좀 별로였다. 특히 4장은 실리콘밸리에 어떻게 하면 취직을 할 수 있는지 계획을 세우는데 할애하고 있었다. 설마 이 저자, 헤드헌터인가? 원래 나란 인간이 의심이 많아서, 뭐든지 다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다가 저 부분을 보니, ‘이 저자가 어디서 약을 팔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런 부정적인 인간 같으니라고…….

 

  저런 단점을 제외하고 보면, 책은 어떤 의사소통 방법과 어떤 업무 스타일이 현대 사회에 알맞을지 딱 집어 얘기하고 있다. 만약에 어떤 정책이 시행되었는데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업무 결정 방식이라면, 지침을 내려주길 윗사람의 입만 바라보는 아기새 같은 조직이라면 망하지 않은 게 다행일 것이다. 저런 관료제의 병폐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우리나라와 같은 조직 업무 체계에서는 꽤 부러울만한 방법들이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이 나라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곳에서는 실패에서 뭔가를 배우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서 나가도록 주변의 멘토나 엔젤이 도와준다고 한다. 멘토나 엔젤이 무조건 도움을 주는 존재라기보다는 함께 공존하면서 좋은 쪽으로,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발전하는 동반자 개념이라는 것도 색달랐다. 멘토는 그냥 좋은 말로 위로를 해주고 힐링만 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게다가 우리 사회는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이고, 모든 것에 나이를 따지는 사회이다. 그러니 그곳의 자유로우면서 업무 스타일이 과연 잘 적용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좋은 건 알겠는데, 실행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일본인인 저자도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었나보다. 하긴 일본 사회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경직되어 있으니까. 그래서 그는 책 전반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우발적인 일이 일어나고, 그것에 반응해서 받아들이면 그 다음에는 고생과 망설임이 기다린다.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세계는 어떤 의미에서 고생일 수 있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가슴 설레는 도전이다. (중략) 우발적인 일이 일어난다, 그것에 반응한다, 극복한다. 이것으로 커리어가 만들어진다.’ -p.41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어요. 나도 그랬는데, 행동하면 상상도 못했던 일을 체험하게 되고 그때 비로소 책에 있는 말의 의미가 이해되죠.’ -p.74

 

  ‘20대의 젊은이에게는 평생의 직업을 결정할 만큼 지식과 판단력이 없다. 사회에 나아서 많은 일을 경험하고 때로는 '우발성'에 의해 생각지 못한 '배움'을 얻어야 자신의 커리어나 업무 방식에 대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p.142

 

 

  음, 그래. 돈 많이 벌어서 조카들을 미국으로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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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인문학 - 하루를 가장 풍요롭게 시작하는 방법
다이앤 애커먼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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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하루를 가장 풍요롭게 시작하는 방법

  원제 - Dawn Light: Dancing With Cranes And Other Ways To Start The Day, 2009

  저자 - 다이앤 애커먼

 

 

 

 

  인문학이라고 해서 철학이나 문학에 대한 얘기가 펼쳐져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런 부분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개의 이야기는 저자가 새벽에 눈을 떠서 바라본 주변 자연에 대한 사색으로 이루어져있었다.

 

  사전에서 본 인문학의 정의는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으로,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고 되어있었다. 흐음, 그러면 제목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이 책은 저자가 주변 자연의 사물들과 거기에서 연상되는 여러 가지 생각의 흐름을 적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이라든지 인간이 잃어버린 것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으니까, 인문학의 다른 표현법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인문 사색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지도.

 

  이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이렇게 각 계절마다 저자가 새벽에 바라본 하늘이라든지, 그 날 맨 처음 만난 동물이나 식물에 대한 첫인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고,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을 것이라고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때로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그들의 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라든지 인간과의 관계 등등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제일 첫 번째인, 봄의 첫 이야기를 읽는 순간 ‘우왕!’했다.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동물들의 이름을 알고, 구별할 수 있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이런 감각적이면서 진솔한 문장을 쓸 수 있는 걸까? 그러면서 어떻게 너무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이런 독특한 분위기를 풍길 수 있는 걸까? 게다가 어떻게 저자는 이 많은 분야를 다 꿰고 있는 걸까? 화가면 화가, 언어학이면 언어학, 문학이면 문학……. 그리고 어떻게 저자는 자연과 인간을 이리도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는 걸까?

 

  계절마다, 아침마다 새로운 자극을 만나는 저자가 부럽기도 했다.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서일까? 아니면 자연과 함께 하려고 노력해서 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아는 것이 많고, 생각을 깊이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

 

  어쩌면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이지만, 모든 것을 새롭게 보고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평범하게 보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여러 각도로 생각하고 상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책의 띠지에 보면, ‘매일 새벽, 우리는 죽음에서 깨어난다.’라고 적혀있다. 처음 책을 집었을 때는,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다. 하지만 한 장 두 장 읽어가면서 ‘아!’하고 알았다. 죽음에서 깨어나는 것은 부활하는 것이다.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것이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나로 살아갈 기회를 더 얻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시작이 중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하루의 시작인 새벽에 하는 사색을 통해 그 날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제시하는 것 같다.

 

  어디서 들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침에 눈을 떠서 그 날의 계획을 세우면 하루를 활기차고 의욕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요즘 사람들은 일이나 학업에 치여서 눈뜨자마자 일어나서 활동하기 바쁘다. 하지만 조금 일찍 눈을 떠서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생각한다면, 좀 더 하루의 시작이 뿌듯하지 않을까 한다. 너무 깊고 긴 사색을 하다가 늦는 건 안 되지만.

 

  ‘모네는 그저 깨어났을 때의 짜릿한 느낌이라든가 우리 모두가 맞닥뜨리는 순간순간의 경험을 내세우고 찬미했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안타깝게도 그런 것들을 쓸모없고 자기중심적이고 비생산적이라고 치부하거나 우리 자신을 진정한 자아에서 분리하기 위해 고안된 용어를 들어 무시하려고 한다. 자아를 해방시켜 자연에 함몰할 때 우리는 엄청난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언제, 어디에서든 살아 있는 순간을 느낄 수 있다.’ - p.83

 

 

 비록 저자처럼 새벽형 인간은 못되지만, 아침에 눈을 떠서 하루에 대해, 내 자신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주위의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하면 내 하루하루는 나날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몸은  일상에 묶여있을지라도, 정신만은 자유로운 인간이 되고 싶다.

 

 

 그리고 비둘기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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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산보
플로랑 샤부에 지음, 최유정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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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okyo Sanpo

  저자 - 플로랑 샤부에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우연히 일본에서 머무르게 된다. 도쿄에서 보고 겪고 스쳐지나간 것들과 그곳의 사람들에 대해 자기만의 스타일로 그려낸 책이다.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이곳저곳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적고 그리고 있다. 때로는 자전거 주차 위반으로 경고 스티커를 받거나, 경찰의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한 울분을 토하기도 한다.

 




  모든 페이지가 저자가 그린 그림과 짧은 설명이 한 줄, 한 문장 정도 붙어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헐! 깨알같이 적힌 글들을 꼼꼼하게 보다보니 다른 소설책을 읽는 시간과 비슷했다.

 

  그림은 무척이나 꼼꼼했다. 그래서 가보지 않은 동네지만, 어쩐지 본 것 같은 착각을 할 정도였다. 거기에 저자의 경험이 녹아든 한 문장은 읽으면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저자의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거리뿐만 아니라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그림이 꽤 많았다. 마치 2층이나 3층에 위치한 커피숍 창가에 앉아서 사람들의 옷이나 행동 등을 지켜보는 걸 좋아했던 것 같다. 음, 나도 가끔 그러는데……. 다만 저자와 달리 난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서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지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눈을 찌푸리는 문장을 하나 발견했다. 길에서 지나간 사람들 그림 옆에 짧은 문장으로 느낌을 적어놓았는데, 너무 과하다 싶은 것이 한 줄 있었다. 한 남자 옆에 '변태'라고 적어놓은 것이다. 그런데 왜 그 사람이 변태인지 그림을 아무리 봐도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얼굴만 보고 그런 평을 내린 것인지, 아니면 진짜 길에서 변태 짓을 했기 때문인지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그래서 단지 선입견으로 그 사람을 판단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 외국에 출판까지 할 정도의 책이라면 그런 부분은 좀 조심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모르는 사람이 내 외모를 보고 나 몰래 평가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심지어 외국 사람들까지 볼 수 있는 곳에 내 그림을 올려놓고 '돼지'라고 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비록 진짜 돼지라고 해도 말이다. 그 때문에 그 전까지 상당히 독특하고 개성 있다고 생각했던 저자의 그림과 글이, 그 부분을 보는 순간 무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부분만 빼면, 그림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 모든 그림은 출판사에서 인터넷 사이트에 제공한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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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서울여행 - 서울에서 꼭 가봐야 할 223곳! 코스 가이드
유철상 글.사진 / 상상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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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서울에서 꼭 가봐야 할 223곳! 코스 가이드

  저자 - 유철상

 

 

 

 

  연애 중인 큰조카를 위한 새해 선물로 고른 책이다. 사실 이제 직장인이기에 굳이 세뱃돈을 줄 이유가 없어졌지만, 동생들은 다 뭔가 받는데 혼자 안 받는 것도 생각하니 안쓰러워서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골랐다. 남자친구와 카페와 극장을 오가는 재미없는 데이트 말고 재미난 연애를 해보라는 고모의 깊은 뜻을 알아주면 좋겠다.

 

  그런데 고모가 먼저 읽어보고 있다. 조카야 이해해줄거지?

 

  내가 골랐지만 책은 괜찮았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서울에 대해 잘 모른다. 누군가 어떤 곳을 얘기하면 ‘서울에 그런 곳이 있어?’라고 반문하게 되는 경우도 간혹 있고, 아직 가보지 못한 장소도 많다. 예를 들면 종묘라든지 중앙 박물관, 서래 마을 등등……. 청계천 역시 반 정도밖에 가보지 않았다.



 

  책은 서울을 궁궐, 도심, 서부, 동부, 강남, 서부강서, 그리고 근교로 나누어 가보면 좋을 장소들을 무려 223개나 소개하고 있다. 여기 나온 곳만 일주일에 하나씩만 다녀도 4년은 걸릴 것이다. 거기다 홍대나 이태원 같은 곳은 소문난 맛집만 다녀도 여러 번 가야할 것이다.

 

  거기에 열리는 줄도 몰랐던 축제와 먹거리 장소 그리고 시티 투어 버스 노선까지 자세히 얘기하고 있다. 위에서도 적었지만, ‘서울에 이런 곳도 있었나?’하는 놀라움과 호기심이 들었다. 다음번에는 나도 애인님과 여기에 나온 곳을 돌아다녀봐야겠다. 가능하면 오래 걷지 않는 곳으로…….



 

  그런데 책이 좀 두껍다. 이 책을 들고 돌아다니기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장소를 미리 정해두고, 그곳에 대해 검색을 충분히 한 다음에 책은 두고 다녀야 할 것 같다.

 

  큰조카가 이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미 다 갔다 왔다면 어떡하지? 하아, 걱정이 앞선다. 고모와 달리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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