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산보
플로랑 샤부에 지음, 최유정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원제 - Tokyo Sanpo

  저자 - 플로랑 샤부에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우연히 일본에서 머무르게 된다. 도쿄에서 보고 겪고 스쳐지나간 것들과 그곳의 사람들에 대해 자기만의 스타일로 그려낸 책이다.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이곳저곳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적고 그리고 있다. 때로는 자전거 주차 위반으로 경고 스티커를 받거나, 경찰의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한 울분을 토하기도 한다.

 




  모든 페이지가 저자가 그린 그림과 짧은 설명이 한 줄, 한 문장 정도 붙어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헐! 깨알같이 적힌 글들을 꼼꼼하게 보다보니 다른 소설책을 읽는 시간과 비슷했다.

 

  그림은 무척이나 꼼꼼했다. 그래서 가보지 않은 동네지만, 어쩐지 본 것 같은 착각을 할 정도였다. 거기에 저자의 경험이 녹아든 한 문장은 읽으면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저자의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거리뿐만 아니라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그림이 꽤 많았다. 마치 2층이나 3층에 위치한 커피숍 창가에 앉아서 사람들의 옷이나 행동 등을 지켜보는 걸 좋아했던 것 같다. 음, 나도 가끔 그러는데……. 다만 저자와 달리 난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서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지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눈을 찌푸리는 문장을 하나 발견했다. 길에서 지나간 사람들 그림 옆에 짧은 문장으로 느낌을 적어놓았는데, 너무 과하다 싶은 것이 한 줄 있었다. 한 남자 옆에 '변태'라고 적어놓은 것이다. 그런데 왜 그 사람이 변태인지 그림을 아무리 봐도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얼굴만 보고 그런 평을 내린 것인지, 아니면 진짜 길에서 변태 짓을 했기 때문인지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그래서 단지 선입견으로 그 사람을 판단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 외국에 출판까지 할 정도의 책이라면 그런 부분은 좀 조심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모르는 사람이 내 외모를 보고 나 몰래 평가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심지어 외국 사람들까지 볼 수 있는 곳에 내 그림을 올려놓고 '돼지'라고 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비록 진짜 돼지라고 해도 말이다. 그 때문에 그 전까지 상당히 독특하고 개성 있다고 생각했던 저자의 그림과 글이, 그 부분을 보는 순간 무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부분만 빼면, 그림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 모든 그림은 출판사에서 인터넷 사이트에 제공한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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