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인문학 - 하루를 가장 풍요롭게 시작하는 방법
다이앤 애커먼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부제 - 하루를 가장 풍요롭게 시작하는 방법

  원제 - Dawn Light: Dancing With Cranes And Other Ways To Start The Day, 2009

  저자 - 다이앤 애커먼

 

 

 

 

  인문학이라고 해서 철학이나 문학에 대한 얘기가 펼쳐져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런 부분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개의 이야기는 저자가 새벽에 눈을 떠서 바라본 주변 자연에 대한 사색으로 이루어져있었다.

 

  사전에서 본 인문학의 정의는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으로,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고 되어있었다. 흐음, 그러면 제목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이 책은 저자가 주변 자연의 사물들과 거기에서 연상되는 여러 가지 생각의 흐름을 적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이라든지 인간이 잃어버린 것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으니까, 인문학의 다른 표현법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인문 사색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지도.

 

  이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이렇게 각 계절마다 저자가 새벽에 바라본 하늘이라든지, 그 날 맨 처음 만난 동물이나 식물에 대한 첫인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고,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을 것이라고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때로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그들의 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라든지 인간과의 관계 등등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제일 첫 번째인, 봄의 첫 이야기를 읽는 순간 ‘우왕!’했다.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동물들의 이름을 알고, 구별할 수 있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이런 감각적이면서 진솔한 문장을 쓸 수 있는 걸까? 그러면서 어떻게 너무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이런 독특한 분위기를 풍길 수 있는 걸까? 게다가 어떻게 저자는 이 많은 분야를 다 꿰고 있는 걸까? 화가면 화가, 언어학이면 언어학, 문학이면 문학……. 그리고 어떻게 저자는 자연과 인간을 이리도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는 걸까?

 

  계절마다, 아침마다 새로운 자극을 만나는 저자가 부럽기도 했다.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서일까? 아니면 자연과 함께 하려고 노력해서 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아는 것이 많고, 생각을 깊이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

 

  어쩌면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이지만, 모든 것을 새롭게 보고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평범하게 보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여러 각도로 생각하고 상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책의 띠지에 보면, ‘매일 새벽, 우리는 죽음에서 깨어난다.’라고 적혀있다. 처음 책을 집었을 때는,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다. 하지만 한 장 두 장 읽어가면서 ‘아!’하고 알았다. 죽음에서 깨어나는 것은 부활하는 것이다.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것이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나로 살아갈 기회를 더 얻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시작이 중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하루의 시작인 새벽에 하는 사색을 통해 그 날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제시하는 것 같다.

 

  어디서 들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침에 눈을 떠서 그 날의 계획을 세우면 하루를 활기차고 의욕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요즘 사람들은 일이나 학업에 치여서 눈뜨자마자 일어나서 활동하기 바쁘다. 하지만 조금 일찍 눈을 떠서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생각한다면, 좀 더 하루의 시작이 뿌듯하지 않을까 한다. 너무 깊고 긴 사색을 하다가 늦는 건 안 되지만.

 

  ‘모네는 그저 깨어났을 때의 짜릿한 느낌이라든가 우리 모두가 맞닥뜨리는 순간순간의 경험을 내세우고 찬미했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안타깝게도 그런 것들을 쓸모없고 자기중심적이고 비생산적이라고 치부하거나 우리 자신을 진정한 자아에서 분리하기 위해 고안된 용어를 들어 무시하려고 한다. 자아를 해방시켜 자연에 함몰할 때 우리는 엄청난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언제, 어디에서든 살아 있는 순간을 느낄 수 있다.’ - p.83

 

 

 비록 저자처럼 새벽형 인간은 못되지만, 아침에 눈을 떠서 하루에 대해, 내 자신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주위의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하면 내 하루하루는 나날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몸은  일상에 묶여있을지라도, 정신만은 자유로운 인간이 되고 싶다.

 

 

 그리고 비둘기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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