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로 이사를 왔습니다. 무사히 이사를 끝냈어요.

사람들이 말하기를, 짐정리를 완전히 하려면 한 달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빨리 정리하기를 포기하고 느긋하게 맘 먹고 있어요. 

그런데 물건들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좀 불편합니다. 그릇을 찾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옷을 찾는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아마 책 한 권 찾는데도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러니 제가 물건들을 전부 끄집어내어 직접 다시 정리해야 할 것입니다.    

창 가까이에 컴퓨터가 있어서 찻길을 보며 글을 쓰고 있어요. 여기는 아파트 9층이라 아래가 훤히 보이는데(그것도 사거리가 보입니다), 지금 새벽 한 시가 넘었는데도 차들의 분주한 행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저 행진은 깊은 밤이라도 멈추지 않을 것 같네요. 그런 바쁜 풍경이 앞으로 저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예상하게 됩니다. 다행히도 정적이 아닌 동적인 풍경이 마음에 듭니다. 집도 마음에 듭니다.

비가 오고 있는 지금, 여기는 서울입니다.  

 ........................................................................................................

<후기> 

지인들께 일일이 연락 드릴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어서 이렇게 블로그에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나중에 여유가 생길 때 많은 이야기들을 올리겠습니다. 어제 잠을 못잤더니 졸립군요.  자야겠어요.ㅋ 밤은 잠을 자라고 있는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0-08-2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로 이사하셨군요.
고생하셨겠어요~~~ 푹 쉬시고 살림은 천천히 정리하셔요.
그럼요, 밤은 잠을 자는 아름다운 시간이지요.^^

페크pek0501 2010-08-21 12:0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예, 쉬면서 일하려 해요.
창문을 열고 있어 자동차 소리가 요란해요. 그게 저는 마음에 들어요. 어떤 활력이 느껴져서요. 이 집은 최소한 고독한 풍경과는 거리가 먼 집입니다. 분주한 자동차들의 움직임을 큰 창으로 볼 수 있어요. ㅋ

옹달샘 2010-09-04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사 잘 하셨군요. 가깝게 있을 때 자주 만나서 많은 이야기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언제 다시 만나 정담 나눌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미래의 시간들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한마디 글이라도 남기려고 이곳에 들렀습니다. 내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군요. 유난히 비가 많이 오는 2010년입니다. 그리움 한줌과 10분의 여유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페크pek0501 2010-09-05 12:00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아쉽기는 저도 마찬가지예요. 누가 이렇게 갑자기 서울로 이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겠습니까. <알 수 없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이런 말이 저절로 새어나오네요.
다행인 것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것이 이젠 옛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요즘 컴퓨터와 휴대전화의 발달로 모든 인간관계에서 물리적 거리라는 것은 무의미해지고 심리적 거리만 존재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마음의 거리라는 것.ㅋ
 


단상(9) 인간에 대한 이해


이 글은 진지리진님이 8월 11일에 쓴 댓글을 보고 제가 8월 12일에 답글을 쓴 것임.  

쓰다 보니 길어져서 그냥 페이퍼에 올리기로 함.

................................................................


진님의 생각이 훌륭해졌군요, 아니 훌륭하군요.

전 그 나이에 그런 생각 못했어요. 아니 그런 영역의 언저리에도 못 갔어요.

요즘 저는 ‘인간에 대한 이해‘에 관심이 많아요. 우리가 가장 관심 많아야 할 문제이면서 사실은 제일 무관심한 부분입니다.


“그런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생각과 관심 어쩌면 제가 좁쌀만큼이나마 가질 수 있는 이해와 공감 등이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나 자신을 알아가는 일이고, 문화 경제 정치에 대한 이해의 장을 넓힐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진님의 생각이 맞습니다.


특히 인간에 대한 이해는 나 개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아마 정치가들 세계에서도 인간에 대한 이해는 필수일 겁니다. 어느 분야이든 인간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죠.


어느 드라마에서 그런 걸 봤어요. 유치원 다니는 아이에게 생모가 나타나서 “너를 낳아 준 진짜 엄마는 나다”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그 유치원생 아이가 큰 충격을 받아서 뇌에 장애가 생겨 실어증에 걸리고 말았어요. 그 어린아이에게 그러면 안 되는 것이죠. -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


어느 집에 강도가 들어 왔는데, 집주인이 무서워하지 않고 강도에게 화를 내고 오히려 먼저 폭력을 휘둘러서 한 대 맞은 강도가 크게 흥분해서 집주인을 죽이고 말았어요. 그 강도는 처음엔 사람을 죽일 마음까진 없었대요. 이럴 땐 강도를 흥분시키면 안 되는 일이었죠. -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에게 엄마의 어떤 잔소리가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고민도 결국은 그 아이(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그 아이가 어떻게 해야 공부를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


연인 사이에서나 부부 사이에서도 마찬가지.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다면 먼저 그 상대(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수조건입니다. 그 상대가 자신의 어떤 모습을 싫어할지를 알아야 하고,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면 상대의 마음이 뒤돌아선다는 사실을 아는 것, 중요합니다. ‘나의 어떤 모습을 그가(그녀가) 사랑할까, 하고 연구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자신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일이 줄겠죠. - 그래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


누군가를 겨냥한 악의의 댓글을 함부로 써서 누군가가 자살을 했다면 그것도 인간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입니다. 함부로 던지는 돌에 누군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게 어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 그래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


인간에 대한 이해는 곧 세상에 대한 이해입니다.


........................................................................


<후기>


저도 인간에 대해 잘 몰라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한 독서를 많이 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선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한 책들 중, 생각나는 것으로 다음의 책들을 추천합니다. 나중에 시간이 생길 때 이 책들에 대한 리뷰를 올리고 싶군요.


특히 남재일 저자는 어느 신문의 칼럼을 통해 처음 글을 보고, 누가 이렇게 잘 쓰는 거야, 하고는 바로 책을 구입하여 알게 된 분입니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지요.

이럴 때 저는 두 가지의 생각을 합니다.

하나는 당신이 얼마나 글을 잘 쓰는지 내가 얼마든지 감탄해 주리라, 하는 것.

또 하나는 책을 꼼꼼히 읽어서 당신의 약점을 내가 알고야 말겠다, 하는 것. ㅋ


.........................................................................


나의 추천도서 4권


남재일 저, <그러나 개인은 진화한다>

강준만 저, <행복코드>

김형경 저, <사람풍경>

에릭 번 저, <심리게임>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0-08-12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을 쓰다가 한 편의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글쟁이들이란 세상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오늘 듭니다.
누군가가 주제만 던져주면 거기에 대해 많은 말들을 토해낼 수 있는 사람들, 또는 세상에 대해 불만이 많은 사람들, 아니 이보단 고칠 게 많은 세상이 보이는 사람들. 또는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그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그 다음의 문제이고 일단은 그 생각을 쏟아내고 싶은 사람들이 글쟁이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글쟁이라고 해서 또는 작가라고 해서 옳은 말만 하겠습니까. 완전하지 않은 '인간'일 뿐인걸요. ㅋ
그냥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요. 제가 쓴 어떤 글에 대해서도 '확신'은 없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쓴 글들에 대한 반론을 제가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땐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아니더라, 할 수도 있지요.
세상은 변하고 인간의 사고도 변하는 것이니까요.

진지리진 2010-08-12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 아름다운 쌤~♡
푸른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투명한 생각으로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은은한 글을 쓰시는 거에요??
빨갛지도 파랗지도 검은 응큼함이나 된장 푸는 회색도 아닌 투명한 글을 쓰는 비결,
아니 그보다~ 선생님께서 가져오셨던 그 책에서 체크하듯이 <<읽으셨던>> 흔적을 보고, 잘 읽으니까 잘 말씀하시고 잘 쓰시는구나!! 깨달으셨어요!!
전 진짜 좀 덜 흥분하고 덜 깨닫더라도 좀 차분하게 읽.는. 비결을 배우고 싶어요^^
차분하게 잘 읽고 투명하게 쓰시는 비결이 살아온 인생의 양과 질만이 줄 수 있는게 아니라면 지금 꼭 배우고 싶은 거에요!!! 제 댓글은 그.렇.군.요(그렇습니까?)...고~ 제스처로는 고개를 끄.덕.끄.덕.. ^^ 잘 알고 잘 이해하는 사람은 바로 잘 읽는 사람이라는 교훈을 깨우쳐 주셨어요^^

페크pek0501 2010-08-12 14:32   좋아요 0 | URL
"잘 알고 잘 이해하는 사람은 바로 잘 읽는 사람이라는 교훈을 깨우쳐 주셨어요^^" - 이렇게 쓸 정도면 진님이 제대로 이해한 것이에요. 훌륭함...

책을 꼼꼼히 읽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하나의 책에서 누구는 열 가지를 얻고 누구는 백 가지를 얻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읽느냐, 하는 건 중요. 그래서 전 학생들에게 두 권의 책을 읽기보다 같은 책을 두 번 읽는 게 더 좋다, 라고 말합니다. TV드라마로 말하면 한 번 보는 것보다 재방송할 때 두 번째로 보면 작가의 의도를 확실히 알 수 있음. 처음 볼 땐 그저 스토리를 따라가느라고 다른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보게 되는 일이 많아요. 그런데 재방송을 보면 다 보이죠. 예를 들면, 저 부분에서 왜 주인공이 물건을 잃어버리게 했는지, 왜 그때 비가 오게 했는지 등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되죠.

책을 꼼꼼히 읽게 되면 아마 타인의 마음에 대해서도 꼼꼼히 읽게 되고 세상의 다른 일에 대해서도 꼼꼼히 읽게 될 겁니다. 체질화되는 것이지요.

나도 아직 부족함. 그래서 공부 중...ㅋ
 

1) 오늘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시, 무척 좋아해서 한때 30편 정도를 외워본 적이 있어요. 김기림의 <길>이란 시는 지금도 기억해요.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대신 차라리 시에서 비유적인 표현, 참신한 표현을 배우는 게 좋을 듯한대요. 시인 출신의 소설가들, 또는 시를 아는 소설가들이 문장력이 좋습니다. 시를 공부해서죠. 


제 생각엔 스티브 잡스 같은, 성공하는 인물이 되려면 시보다 소설을 읽는 게 좋을 듯해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신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의 경우, 인간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판매전략을 써야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등을 아는 게 중요해요. 인간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죠.  


식물에 관한 공부를 하려면 식물학을 공부해야 하고,
사회에 관한 공부를 하려면 사회학을 공부해야 하고,
인간에 관한 공부를 하려면 인간학을 공부해야 합니다.
소설은 인간학입니다.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볼 수 있죠. 
 

인간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면 아마 스티브 잡스처럼 사회적인 성공은 물론, 연인관계에서도, 친구관계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걸요. ㅋ
여러 인물의 내면을 마치 남의 일기장을 보는 것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은 인간을 아는 데에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2) 7월에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작가란 결국 삶을, 그리고 인간을 얼마나 꿰뚫어 깊이 보는가,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능력이 있어야 돈키호테나 햄릿 같은 캐릭터의 인간형이 창조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셰익스피어가 훌륭한 것도 그 때문.   

차라리 사상성이 없는 소설이 더 훌륭할 수 있어요. 어떤 메시지로 탁월한 작가는 소설 말고 칼럼을 쓰는 게 나을 듯해요. 그 시대, 예를 들면 1930년대를 적확하게 보여 준 소설이라는 점으로도 명작이 될 수 있고, 한 인간의 내면을 깊이 보여 줬다는 것만으로도 명작이 될 수 있고, 또 경험하지 않는 일을 상상력만으로 마치 경험한 것처럼 구체적이고 리얼하게 썼다면 그것도 훌륭한 것. 꼭 대단한 메시지가 있는 것만이, 또는 사상성이 있는 것만이 명작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이런거야, 또는 세상은 이런거야, 라고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게 명작입니다. 우리는 인간이면서 인간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걸 가르쳐 주는 게 작가죠.  

 

3) 2월에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리영희님에 대한 비판이 한때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의 사고를 확 엎었다는 사실로 그는 우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분입니다. 우리의 관점을 흔들어 놓았으니...소설가 박완서님도 그의 저작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어요. 전 그래서 <전환시대의 논리>를 알게 되었죠. 또 유시민님의 <청춘의 독서>에서도 그 분을 사상의 은사라고 썼지요.

어쨌든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 주고 사고의 영역을 넓혀 주시는 분은 소중합니다

 

4) 2월에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귀족이지만 귀족을 미워했다는 톨스토이. 자신의 삶에 사회에 순응하며 살지 않았기에 그의 삶은 모순 투성이일 수밖에 없겠죠. '삶과 사회'와의 마찰 때문에 좋은 글을 뽑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야말로 작가의 저항정신입니다. 마찰과 저항이 있어야 좀더 바람직한 세상에 대한 모색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한 작가의 고뇌가 만든 그의 저작을 통해 우리가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톨스토이는 인류에게 훌륭한 공헌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5) 1월에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전 소심한 사람을 낮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소심함의 다른 말은 신중함이거든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신중해져서 생각을 많이 하다보면 소심해져요. 또 소심해져서 망설이게 되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 신중해지죠. 차라리 소심하지 않아서 생각 없이 막 구는 사람들을 경계합니다. 극단적인 예가 되겠지만 소심하지 않아서 길거리에 쓰레기를 겁없이 버리고 소심하지 않아서 식당에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큰 소리로 말하고 그런 사람들... ㅋ.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내용도 좋지만 생각을 다양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글이라서 더 좋은 글입니다

  

6) 1월에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전 글 쓰다가 그런 것 헷갈릴 때 꼭 국어사전 찾아봐요. 지금 사전을 찾아보고 답을 쓰면 반칙이니까 못 찾아보겠고...ㅋ 그래서 글 쓸 땐 국어사전을 옆에 두고 씁니다. 우리나라 말 띄어쓰기는 또 왜그리 어려운지요. 예를 들면 필요 없다 -는 띄어쓰는데, 쓸데없다 와 쓸모없다-는 붙여 쓰거든요. 이것을 구분하는 쉬운 방법은 사전에 필요없다 라는 낱말이 나와 있지 않으면 띄어쓰는 것, 쓸데없다 와 같이 낱말이 사전에 나와 있으면 붙여 쓰면 됩니다. 붙여 쓰는 말은 사전에 꼭 붙여서 나와 있거든요. 우리가 습관적으로 붙여 사용하는 말은 붙여 쓰는 것임다.

추신 : 국어학자들이 띄어쓰기 -이런 것좀 통일해서 좀더 간단히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을 가르치기 힘들어요. 시간낭비 아닐까요. 그리고 불법을 꼭 불법으로 읽어야 하나요? 그냥 소리나는 대로 편하게 불뻡으로 통일해 읽기로 하면 될 것을... 꼭 복잡해야 과학적인 언어가 되나요? 외국인들도 한국어를 많이 배우는 추세인데 언어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좀 간단히 고쳤으면 좋겠어요. 그럼 학생들도 국어를 배우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절약될 터인데...   

  

 

7) 1월에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진중권님이‘정치권의 아바타’로 정운찬 총리를 꼽았다는 것이 놀랍군요. 정말 그런 것 같아서요. 진중권님답게 참 예리합니다. 교수임용 탈락 소식은 안타깝군요. 그리고 의외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중권이 없는 한국사회는, 정말 좀 허전한데요. 미네르바 사건때 같은 속 시원한 멘트를 이제 어디서 들을까요. 외국 가신다니 그의 저작 몇 권 더 사봐야겠네요. 이런 글 오려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몇 자 적게 만드는 글입니다. 추천 누르고 갑니다

 

8) 1월에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문학작품이 읽을 가치가 없다는 건 작가의 무지인 것 같습니다. 책을 낸 작가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겠지요. 어떤 사회생활을 하든지 인간관계가 생기는데 이 인간관계에 있어서 제일의 지혜란 상대방을 얼마나 아느냐 하는 것, 아닐까요.‘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 아니겠습니까.

만약 우리가 문학을 모르고 산다면 지바고가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라라를 사랑하는 그 심리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으며, 불륜을 저지른 안나 카레니나를 어떻게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겠습니까. <닥터 지바고><안나 카레니나>뿐만 아니라 모든 소설은 인간에 대한 탐구이며 그래서 인간학입니다.

전쟁이 왜 일어나고 그 결과는 얼마나 참혹한지도 문학을 통해 더 잘 알 수 있지요. 아마 문학을 모른다면 우리는 세상의 현상만 보고 그 본질은 알 수 없을 겁니다.

인간세상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지혜를 얻게 되는데, 모든 걸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문학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간접경험하게 만듦으로써 지혜를 얻게 합니다.

전 비즈니스맨들에게도 필요한 건 소설읽기라고 생각합니다. 

 

9) 1월에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가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불행을 안고 있다.-로 시작하는 소설이죠(범우사). 러시아 혁명가 레닌이 <안나 카레니나>를 표지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몇 번이나 읽었다는 일화가 있어, 얼마나 재밌길래, 하는 궁금증으로 사 본 책입니다. 실제로 톨스토이의 이웃에 사는 한 여자가 남편과 미모의 가정교사 사이를 질투하여 달리는 기차에 뛰어들어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것이 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의 하나라고 함.  

처음엔 톨스토이가 안나를 밉쌀스런 여자로 구상했는데 이 소설을 완성할 즈음엔 안나에 대해 애정을 품게 되었다고 함. 이것에 대해 쿤데라 "그는(톨스토이는) 제가 즐겨 소설의 지혜라고 부르는 것에 귀를 기울였던 것"이라고 썼습니다.- <소설의 기술>p170  

안나를 불륜을 저지른 비도덕적인 여자로 보기보다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되고 가여운 여자로 여겨지는 소설입니다.  

차라리 사랑하지도 않는 안나를 체면의 중시 등의 이유로 이혼할 수 없다고 말하는 남편에게 비난의 화살이 갈 수 있는 작품...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10) 1월에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그는 호의를 베푸는 대신에 노동을 했고 나는 고마운 마음 대신에 돈을 지불했다"-좋은 글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뒤돌아보게 만듭니다. 욕을 먹지 않으려면 선의로써 행하는 도움마저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야 하는 세상은 씁슬하게 느껴지네요.  

살면서 인간으로서의 처신이 쉽지 않음을 가끔 깨닫습니다. 어떤 경우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잘 모를 때가 있어요. 무엇을 받는 행위도 간단치 않습니다. 답례를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섭섭하게 생각할 것 같고, 그렇다고 매번 답례를 한다면 '너도 받으면 꼭 답례를 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은연중 주는 것 같고... 그 적절함이란 어느 쯤인지 모르겠단 말이에요.  

결국 중요한 건 상대방에 대한 파악이겠죠. 어떤 인간인가, 즉 어떻게 해 줘야 상대방은 기분 좋은가, 하는 것이 관건. 정보란 이럴 때도 중요하네요.   

  

 

11) 작년 12월에 어느 블로그에 내가 쓴 댓글

도스토예프스키는 "우리는 모두 고골리의 <외투>속에서 나왔다"라고 <외투>를 격찬했지요. 도스토예프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이란 작품이 그 영향을 받은 작품이지요.  

전 <외투>라는 작품을 이렇게 읽었어요. 민중의 힘없는 비참한 현실의 이야기이며 그런 가엾은 사람을 도와 주지 못하는 무력한 권력 이야기라고. 멋지게 장만한 외투라기보다는 억울하게 빼앗긴 외투로 봅니다. 외투를 빼앗기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아무도 도와 주지 않습니다. 순경도, 경찰서장도, 유력한 인사도...  그러니까 '이것이 현실이다. 세상이 이래서야 되겠는가'라고 작가가 말하고 있다고 봅니다.  

문학(또는 예술)의 매력은 해석의 다양성에 있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보는 게 옳은가, 하며 따지는 것보다 그저 많은 해석이 나오는 작품이라면 흥미로운 작품이다, 라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요. 우리의 사고영역을 확장시켜 주니까요. 다른 해석이 많이 나오길 기대하며...

......................................................................................... 

 

글과 관련한 책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맘대로글> 다음엔 서울에서...


가끔, 아주 가끔 이 블로그가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무엇의 소유가 그러하듯이...


그래서 무소유의 편안함을 생각하며 잠시 동안 폐쇄조치를 할까, 하고 생각해 보았으나 그건 방문자들께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당분간 글을 올리지 않더라도 이 블로그를 그냥 놔두기로 합니다.


방문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최근의 글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올린 글이 없으면,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는 방문자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글을 쓴 시간과 그 글의 질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의 경우, 차라리 최근의 글보다 예전의 글이 더 나은 글이라고, 저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예전에 비해 최근 점점 성의 없는 글을 올렸다고 생각되니까요.


제가 방문자들께 추천하고 싶은 글은 생활칼럼, 책 속의 구절로 쓴 칼럼, 연애칼럼 등과 책 리뷰입니다. 이것들은 잘 썼다기보다는 공들여 썼기 때문.


다음에 새 글을 올릴 때는 아마 서울에서일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서울사람으로서 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을 제 자신을 상상하며 끝을 맺습니다.


한 달 뒤, 다음엔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크pek0501 2010-08-12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엔 서울에서'라고 해 놓고 저는 여전히 대구에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ㅋ 며칠 후 이사갑니다.
사람들은 포장이사인데 뭐 할일이 있는가, 말하기도 하는데 사실은 포장이사라 해도 할일이 많습니다. 오늘아침엔 락스로 욕실청소를 했어요. 장마철 습기로 생긴 곰팡이를 없애려구요. 이사 들어올 사람이 흉을 보고 동네에 소문을 낼까봐 했어요.ㅋ
어젠 집 도배를 할 도배지를 고르려 다녔어요. 전세를 놓고 가는데, 제가 세입자에게 도배를 해 주기로 했거든요. 가게마다 가격이 어찌나 다른던지...
또 화분정리도 해야 하네요. 이사 갈 곳은 베란다 확장공사를 해서 베란다가 없어요. 그러니 화초 화분을 다 가지고 갈 수 없어 실내에 둘 것만 빼서, 버릴 것을 구분해 놓는 작업을 해 둬야 합니다. 안 그러면 이삿짐 싸는 사람들이 전부 트럭 위에 올려 놓을 거예요. 돌맹이도 많은데, 씻어서 봉지에 담아 두려고 합니다. 어떤 가전제품들은 중고판매가게에 팔기로 했어요. 그러느라 인터넷 사용시간이 많았고...
휴우, 유능하지도, 두뇌가 좋지도 못한 제가 여러 일을 보느라 정신이 없어요.
서울에서도 일이 많아요. 짐정리는 물론이고 둘째아이의 전학, 교복과 교과서 구입 등...
언제쯤 모든 일이 지나가서, 이젠 일 끝났다, 할까요.

추신 : 이렇게 바쁘니 지인들께서 제가 일일이 인사 못하고 이사 가는 것에 대해 이해해 주시겠지요?ㅋ
블로그의 글을 보시고 전화하신 분들이 많아 편히 전화 받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맘대로글> 이사 준비를 하면서




삶이 무겁다


나이가 들수록 삶이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삶의 무게를 느낄수록 삶은 재미없어지고 인간된 도리와 의무감이 생겨납니다.


삶을 경쾌하게 살려면 삶을 가볍게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을 너무 무겁게 인식해 버리면 심각해져서 생각만 많아집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제게 이렇게 읊조립니다. ‘삶은 풍선처럼 가볍게 두둥실 살다가 떠날 때에도 두둥실 가는 거야’라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삶은 무겁습니다. 부모님께 자식된 도리를 다해야 하고, 자식들에겐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하고, 또 남편에겐 아내로서 충실해야 하고...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것들을 빼고 나면 나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것들이라도 있으니 삶의 맛이 느껴지는 것이겠지, 라고.



이사준비를 하다


살고 있는 집을 부동산에 내놓고, 이사할 집을 보기 위해 서울을 여러 번 가느라 바빴습니다.


앞으로도 바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사하기 전에 버려야 할 것들을 골라내는 일을 해야 합니다. 굳이 쓸데없는 것들을 먼 거리의 집으로 힘들게 끌고 다닐 필요가 없으니까요. 아이들이 학년이 바뀌어서 소용없는 책들을 버려야 하고, 키가 커져서 입지 않는 옷들을 버려야 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그릇들도 버릴 생각입니다. 각 가구의 서랍들의 물건들도 다 쏟아 놓고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릴 것입니다.




논문을 쓰다


이사준비와 함께 논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할 일을 다하고 시간이 남을 때 논문을 쓰곤 했는데, 그렇게 해서는 논문을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엇을 완성하려면 그것에 미쳐야 한다, 하는 게 이번에 얻은 결론입니다.


그래서 자나 깨나 논문을 생각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논문을 쓰기 위해 노트북을 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는 이유도 정신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저는 이 일도 하면서 저 일도 잘 하는 사람이 되지 못해서 병행하는 것을 포기하고 논문 쓰는 일에 치우쳐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논문의 진도가 많이 나갔습니다. 올해 12월 초까지 논문을 완성하면 되는데, 저는 그 전에 끝낼 생각을 하고 서두르고 있습니다.


늦은 나이에 석사논문을 쓰는 일이 뭐 그리 중요한가, 그 나이에 취직을 할 것도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사실 이 일은 제 자신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능력이 부족해서 또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 뭔가를 완성하지 못한 채로 사는 일은 제게 힘 빠지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나이에 그 어려운 작업을 끝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자신에 대한 긍지를 갖게 할 수 있으므로. 그래서 자신과의 관계가 원만할 수 있으므로.


타인과의 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자신과의 관계’이니까요.




자신을 사랑해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고, 자신과의 관계가 좋아야 타인과의 관계도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gimssim 2010-08-1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스 처리한 글...당근이죠,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도 사랑하지 못합니다.

페크pek0501 2010-08-15 10:0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도 등급이 있대요.
낮은 등급은 자기애만 강하고 높은 등급은 타인도 존중할 줄 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