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9) 인간에 대한 이해


이 글은 진지리진님이 8월 11일에 쓴 댓글을 보고 제가 8월 12일에 답글을 쓴 것임.  

쓰다 보니 길어져서 그냥 페이퍼에 올리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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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님의 생각이 훌륭해졌군요, 아니 훌륭하군요.

전 그 나이에 그런 생각 못했어요. 아니 그런 영역의 언저리에도 못 갔어요.

요즘 저는 ‘인간에 대한 이해‘에 관심이 많아요. 우리가 가장 관심 많아야 할 문제이면서 사실은 제일 무관심한 부분입니다.


“그런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생각과 관심 어쩌면 제가 좁쌀만큼이나마 가질 수 있는 이해와 공감 등이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나 자신을 알아가는 일이고, 문화 경제 정치에 대한 이해의 장을 넓힐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진님의 생각이 맞습니다.


특히 인간에 대한 이해는 나 개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아마 정치가들 세계에서도 인간에 대한 이해는 필수일 겁니다. 어느 분야이든 인간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죠.


어느 드라마에서 그런 걸 봤어요. 유치원 다니는 아이에게 생모가 나타나서 “너를 낳아 준 진짜 엄마는 나다”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그 유치원생 아이가 큰 충격을 받아서 뇌에 장애가 생겨 실어증에 걸리고 말았어요. 그 어린아이에게 그러면 안 되는 것이죠. -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


어느 집에 강도가 들어 왔는데, 집주인이 무서워하지 않고 강도에게 화를 내고 오히려 먼저 폭력을 휘둘러서 한 대 맞은 강도가 크게 흥분해서 집주인을 죽이고 말았어요. 그 강도는 처음엔 사람을 죽일 마음까진 없었대요. 이럴 땐 강도를 흥분시키면 안 되는 일이었죠. -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에게 엄마의 어떤 잔소리가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고민도 결국은 그 아이(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그 아이가 어떻게 해야 공부를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


연인 사이에서나 부부 사이에서도 마찬가지.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다면 먼저 그 상대(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수조건입니다. 그 상대가 자신의 어떤 모습을 싫어할지를 알아야 하고,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면 상대의 마음이 뒤돌아선다는 사실을 아는 것, 중요합니다. ‘나의 어떤 모습을 그가(그녀가) 사랑할까, 하고 연구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자신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일이 줄겠죠. - 그래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


누군가를 겨냥한 악의의 댓글을 함부로 써서 누군가가 자살을 했다면 그것도 인간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입니다. 함부로 던지는 돌에 누군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게 어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 그래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


인간에 대한 이해는 곧 세상에 대한 이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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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저도 인간에 대해 잘 몰라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한 독서를 많이 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선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한 책들 중, 생각나는 것으로 다음의 책들을 추천합니다. 나중에 시간이 생길 때 이 책들에 대한 리뷰를 올리고 싶군요.


특히 남재일 저자는 어느 신문의 칼럼을 통해 처음 글을 보고, 누가 이렇게 잘 쓰는 거야, 하고는 바로 책을 구입하여 알게 된 분입니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지요.

이럴 때 저는 두 가지의 생각을 합니다.

하나는 당신이 얼마나 글을 잘 쓰는지 내가 얼마든지 감탄해 주리라, 하는 것.

또 하나는 책을 꼼꼼히 읽어서 당신의 약점을 내가 알고야 말겠다, 하는 것.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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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추천도서 4권


남재일 저, <그러나 개인은 진화한다>

강준만 저, <행복코드>

김형경 저, <사람풍경>

에릭 번 저, <심리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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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0-08-12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을 쓰다가 한 편의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글쟁이들이란 세상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오늘 듭니다.
누군가가 주제만 던져주면 거기에 대해 많은 말들을 토해낼 수 있는 사람들, 또는 세상에 대해 불만이 많은 사람들, 아니 이보단 고칠 게 많은 세상이 보이는 사람들. 또는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그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그 다음의 문제이고 일단은 그 생각을 쏟아내고 싶은 사람들이 글쟁이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글쟁이라고 해서 또는 작가라고 해서 옳은 말만 하겠습니까. 완전하지 않은 '인간'일 뿐인걸요. ㅋ
그냥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요. 제가 쓴 어떤 글에 대해서도 '확신'은 없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쓴 글들에 대한 반론을 제가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땐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아니더라, 할 수도 있지요.
세상은 변하고 인간의 사고도 변하는 것이니까요.

진지리진 2010-08-12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 아름다운 쌤~♡
푸른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투명한 생각으로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은은한 글을 쓰시는 거에요??
빨갛지도 파랗지도 검은 응큼함이나 된장 푸는 회색도 아닌 투명한 글을 쓰는 비결,
아니 그보다~ 선생님께서 가져오셨던 그 책에서 체크하듯이 <<읽으셨던>> 흔적을 보고, 잘 읽으니까 잘 말씀하시고 잘 쓰시는구나!! 깨달으셨어요!!
전 진짜 좀 덜 흥분하고 덜 깨닫더라도 좀 차분하게 읽.는. 비결을 배우고 싶어요^^
차분하게 잘 읽고 투명하게 쓰시는 비결이 살아온 인생의 양과 질만이 줄 수 있는게 아니라면 지금 꼭 배우고 싶은 거에요!!! 제 댓글은 그.렇.군.요(그렇습니까?)...고~ 제스처로는 고개를 끄.덕.끄.덕.. ^^ 잘 알고 잘 이해하는 사람은 바로 잘 읽는 사람이라는 교훈을 깨우쳐 주셨어요^^

페크pek0501 2010-08-12 14:32   좋아요 0 | URL
"잘 알고 잘 이해하는 사람은 바로 잘 읽는 사람이라는 교훈을 깨우쳐 주셨어요^^" - 이렇게 쓸 정도면 진님이 제대로 이해한 것이에요. 훌륭함...

책을 꼼꼼히 읽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하나의 책에서 누구는 열 가지를 얻고 누구는 백 가지를 얻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읽느냐, 하는 건 중요. 그래서 전 학생들에게 두 권의 책을 읽기보다 같은 책을 두 번 읽는 게 더 좋다, 라고 말합니다. TV드라마로 말하면 한 번 보는 것보다 재방송할 때 두 번째로 보면 작가의 의도를 확실히 알 수 있음. 처음 볼 땐 그저 스토리를 따라가느라고 다른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보게 되는 일이 많아요. 그런데 재방송을 보면 다 보이죠. 예를 들면, 저 부분에서 왜 주인공이 물건을 잃어버리게 했는지, 왜 그때 비가 오게 했는지 등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되죠.

책을 꼼꼼히 읽게 되면 아마 타인의 마음에 대해서도 꼼꼼히 읽게 되고 세상의 다른 일에 대해서도 꼼꼼히 읽게 될 겁니다. 체질화되는 것이지요.

나도 아직 부족함. 그래서 공부 중...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