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경, 「그렇게 심각할 필요 없어」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나를 사랑하는 법’이란 부제가 붙은 책이다. 이 책은 부제가 말해주듯 누구보다 자기자신을 사랑하라고 설파한다. 


저자는 책을 내랴 방송 출연을 하랴 강연을 다니랴 바쁘게 사는 작가다. 내가 한 친구에게 유인경 님 같은 사람을 사귀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자기도 그렇다고 말해서 함께 웃은 적이 있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 선배님이라고 부르든지 언니라고 부르며 만나고 싶은 사람이다. 너그럽고 활달해 보여 좋다. 내가 그녀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다 들어주고 지혜로운 조언을 해 줄 것만 같다. 큰 고민거리도 그녀에게 말하고 나면 하찮은 일이 되고 말 것 같다. 

 


전자책을 읽다가 마음에 새겨 두고 싶어 옮겨 본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도 나이 들면 낙엽 지고 가지 치듯 저절로 정리되더군요. 내가 서서히 물러나거나 저쪽에서 사라지거나 번잡한 관계들이 사라지고 핵심 인물만 남아요.


오래전에 한 스님이 고민이나 속상한 일이 생기면 ‘구나’ ‘겠지’ ‘다행이다’란 3단계로 나눠 생각하라고 했어요. 누가 친구들에게 내 흉을 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 당연히 기분 나쁘죠. 그때 ‘아무개가 내 흉을 봤구나’(인정), ‘나한테 못마땅한 게 있었겠지’(이해), ‘그래도 뒷말만 하고 인터넷 게시판에 엉뚱한 글은 안 올려 다행이다’(긍정 수용)로 나눠 생각하면 크게 고민할 것도 없다고 했는데 꽤 도움이 됐어요. 누군가는 날 욕할 권리가 있고 난 그걸 무시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나이 들어 편안해지는 가장 큰 비결은 나 이외의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아서예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안달복달하고, 되고 싶은데 될 수 없는 사람을 질투하느라 더 이상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거든요. 60년 넘게 살아 보니 부와 권력과 미모와 화목한 가정을 영원히 유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아요. 처녀 시절의 눈부신 미모에 집착해 성형중독이 된 여배우, 거물이었다가 고물로 추락한 정치인, 재산은 많지만 자녀가 엉망인 재벌, 과거의 명함과 영화를 못 잊어 “나 때는 말이야”만 떠들어 꼰대 취급을 받는 이들을 보면서 나는 연연할 것이 별로 없어 다행이라는 안도의 숨을 쉰답니다.


질투를 하지 않으니(아주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들에게 착한 말, 좋은 말, 축복의 말을 자주 해요. 별장을 가진 친구 덕분에 별장에서 놀아보기도 하고, 부자인 데다 넉넉한 품성의 친구가 사는 밥과 선물을 기꺼이 받으면서 땡큐만 연발합니다. 세금 걱정이나 관리는 친구의 몫이고 나는 잠시라도 누리기만 하니까 그들이 계속 잘 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답니다. 뻔뻔하다고요? 편안해지려면 기꺼이 뻔뻔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게 나이의 힘이죠. 


승신 씨, 지금부터 너무 평화와 편안만 누릴 필요는 없어요. 목마르다가 마신 한 잔의 물이 생명수처럼 느껴지듯 오래 걸려 스스로 만든 편안함이 진짜 값지답니다. 조금 더 기다려 봐요. 


편안해지는 비결은 세월이 아니라 확실한 걱정거리와 막연한 두려움이 안개처럼 나를 감쌀 때 잠시 멈추고 그 생각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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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essa 2025-04-30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산홍이 뷰티풀해요. ^^!!!

페크pek0501 2025-04-30 12:58   좋아요 0 | URL
연산홍도, 철쭉도 화려한 색상이 마음을 끕니다. 봄이 주는 선물입니다.^^

Vanessa 2025-04-30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개했네요~~~

페크pek0501 2025-04-30 12:58   좋아요 0 | URL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25-04-30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01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25-04-30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는 날 욕할 권리가 있고 난 그걸 무시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다른 듯 같은 이 권리가 참 어려워요. 우리 눈이 바깥만 보도록 구조화되어서 안으로 밖으로 향하는 것에 대하여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되나봐요.

페크pek0501 2025-05-01 11:49   좋아요 0 | URL
우리는 자신의 내면보다는 외부 사람들의 시선을 더 중요시하도록 훈련을 받아 온 셈이죠.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내면, 자신의 삶을 중요시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책이 요즘 많이 나오네요. 어떤 상황에 놓여도 중요한 건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것 같습니다. 네가 나를 욕해도 내가 그 욕을 안 받아들이면 되는 거다, 이런 식으로요. 완벽해지려고 하지도 말고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도 말고 자기를 존중하고 자기 삶을 행복하게 가꾸어 나가는 연습이 필요한 듯해요. 남을 위해 사는 건 아니니까 말이죠.^^

stella.K 2025-05-01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세월지나면 다 정리가 되는데 당시엔 왜 그렇게 아웅다웅하는 건지. ㅋ 유인경 기자 참 젊게 사는 것 같아요. 일선에서 물러날 때도된 것 같은데. 이런 분은 은퇴하면 병 날 거예요.^^

페크pek0501 2025-05-02 22:10   좋아요 0 | URL
유인경 작가(책을 많이 냈더라고요.)는 늘 활력 있게 살 것 같고 이런 분은 집콕~ 하면 정말 병 날지 몰라요. 자기 성향에 맞게 살아야 건강해요. 경향신문 기자로, 부장으로 퇴직후에도 왕성한 활동 보기 좋아요. 대단한 능력자이죠.^^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는 400편이 넘는 중·단편 소설을 써서 극작가보다는 소설가로서 더 유명하다. 나는 일찍이 그의 단편집 두 권을 읽고 소설 팬이 되었었다. 이번에 읽은 그의 희곡 또한 색다른 맛의 즐거움을 선사하여 희곡 팬도 되어 버렸다. 


“세계적으로 널리 공연되는 극작가 체호프의 희곡은 이른바 ‘4대 장막극’이라 불리는 <갈매기>, <바냐 외삼촌>, <세 자매>, <벚나무 동산>으로 국한되어 있다. 이 작품들은 지금 이 시각에도 지구촌 어디에선가 공연되고 있을 것이다.”(옮긴이의 말, 771쪽) 


앞서 언급한 네 작품 모두 아래의 책에 실려 있다. 

   













안톤 체호프, 「체호프 희곡 전집」


네 작품 중 <갈매기>와 <바냐 외삼촌>을 소개하고자 한다.  

 

*

젊은 날에 미팅을 하거나 맞선을 본 경험을 통해 알아낸 사실이 하나 있다. 상대가 내 맘에 들면 상대는 나에게 관심이 없고, 상대가 내 맘에 들지 않으면 상대는 내게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 엇갈리는 현상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간사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한편으로 다행한 일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만약 이성을 처음 만날 때마다 서로 좋아하게 된다면, 우리는 다른 이와 연애할 기회를 놓치게 되고 처음 만나는 이성과 사랑에 빠져 앞뒤를 헤아리지 않고 결혼할 가능성이 높다. 또 바람둥이라면 많은 이성과 사귀고 나서 누구와 결혼을 할 것인지 결정하기 어렵게 된다. 엇갈리는 현상으로 인해 평생의 배우자를 만나기 어려우니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갖게 된 절호의 기회가 찾아올 때, 두 남녀는 비로소 결혼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주관적인 해석일 뿐이지만.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에서도 메드베젠코는 마샤를 사랑하고, 마샤는 트레플료프를 사랑하고, 트레플료프는 니나를 사랑하고, 니나는 트리고린을 사랑한다. 엇갈리기에 사랑은 이룰 수 없는 꿈이 되고 만다. 


소설가 트리고린은 남편이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 혼자 사는 아르카지나의 연인이다. 트리고린은 니나와 함께 살다가 니나를 버리고 옛 연인인 아르카지나의 곁으로 돌아온다. 아르카지나는 유명한 여배우로 트레플료프의 어머니다. 말하자면 트레플료프는 니나를 어머니의 연인한테 빼앗긴 셈이다. 


다음은 자살을 예감한 듯 트레플료프가 니나에게 의미심장하게 말하는 대목이다.


트레플료프 : (소총과 죽은 갈매기를 들고 모자를 쓰지 않은 채 들어온다) 당신 혼잔가요?

니나 : 그래요. 

이게 뭐예요?

트레플료프 : 오늘 비겁하게 이 갈매기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당신 발치에 놓겠습니다.

니나 : 무슨 일이죠? (갈매기를 들고 들여다본다)

트레플료프 : (사이를 두고) 조간간 나는 이런 식으로 자살할 겁니다.

니나 :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군요.

트레플료프 : 그래요. 내가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 그 이후로 그렇게 됐죠. 나에 대한 당신의 태도는 변했어요. 당신의 눈은 냉랭하고, 내가 있으면 당신은 괴로워합니다.(‘갈매기’, 423~424쪽) 


다음은 중견 소설가인 트리고린이 젊은 아가씨인 니나와 말을 주고받는 대목이다.(두 사람 앞에 트레플료프가 죽인 갈매기가 있다.)

 

니나 : 뭘 적으시나 봐요?

트리고린 : 그래요. 써 넣는 거죠……. 줄거리가 떠올라서요……. (책자를 감추면서) 작은 이야기를 위한 줄거립니다. 한 호숫가 마을에 마치 당신 같은 젊은 아가씨가 어릴 적부터 살고 있어요. 갈매기처럼 호수를 사랑하고, 갈매기처럼 행복하고 자유롭죠. 그런데 우연히 한 사내가 와서 보고는 이유도 없이 그녀를 파멸시킵니다. 마치 이 갈매기처럼 말이죠.(‘갈매기’, 430~431쪽)


트리고린은 니나를 보고 그런 착상이 떠올랐던 것. 신기하게도 트리고린의 말은 현실이 된다. 마치 미래에 대해 예언을 한 듯한, 비극을 암시하는 복선을 깔아 놓은 듯한 이 대사를 체호프는 왜 트리고린이 말하게 했을까 헤아려 본다. 그 이유는 이 희곡의 등장인물들 중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은 소설가란 직업을 가진 트리고린이기 때문이리라. 


놀라운 것은 트리고린이 말한 ‘한 사내’가 바로 트리고린 자신이라는 점이다. 물론 트리고린은 자기의 착상이 현실이 될 줄 몰랐을 테고 더군다나 ‘한 사내’가 본인이 될 줄 몰랐겠지만 말이다. 니나는 트리고린을 사랑하게 되고 그와 동거하고 아이를 낳는다. 그런데 그 아이가 죽고 만다. 그 뒤 니나는 트리고린에게서 버림을 받아 불행에 빠진다. 만약 트리고린이 나타나자 않았다면 니나는 그녀를 사랑하는 트레플료프라와 짝이 되어 불행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트레플료프와 아르카지나는 말다툼을 하고 나서 서로 화해한다. 


트레플료프 : (그녀를 끌어안는다) 엄마가 아신다면! 전 모든 걸 잃었어요. 그녀는 저를 사랑하지 않아요. 이제 글을 쓸 수도 없어요…….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고요……. 

아르카지나 : 낙심하지마라…….  다 잘될 게다. 그 사람이 떠나면 그 아이도 다시 널 사랑하게 될 게야. (그의 눈물을 닦아준다) 그렇고말고. 우리 이제 화해한 거다.

트레플료프 : (그녀의 손에 키스한다) 네, 엄마.(‘갈매기’, 441쪽)


트리고린이 자기와 이곳을 떠나고 나면 니나가 트레플료프를 사랑하게 될 거라고, 어머니가 아들을 위로하는 장면이다. 

 

이와 같이 이야기가 흥미 있게 전개된다. 그리고 등장인물 중에서 작가와 배우가 있기에 문학과 예술에 관련하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가령 이런 것.


도른 : 콘스탄틴 가브릴로비치, 당신 희곡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조금 이상하고, 끝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쨌든 강력한 인상을 받았어요. 당신은 재능 있는 사람이니, 계속 써야 합니다. (...) 당신은 추상적인 사유의 영역에서 주제를 포착했어요. 당연히 그래야 했던 겁니다. 왜냐하면 예술 작품은 반드시 어떤 거대한 사상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진지한 것만이 아름다운 법이오.(‘갈매기’, 411~412쪽)


작가 지망생이었던 트레플료프라는 작가가 되고, 배우 지망생이었던 니나는 연극 배우가 된다. 그러나 그들은 왜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었을까? 


젊은 나이에 아버지가 있는 집에서 무모하게 가출할 만큼 용기가 있고 사랑에 쉽게 빠지고 현실 감각이 없는 니나. 그녀는 트리고린에게 버림을 받고 배우로 성공하지도 못하며 폐인이 된 듯한 모습이 되어 버린다. 작가가 되었으나 글을 쓸 수 없고 니나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며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트레플료프. 니나는 트레플료프의 사랑 고백을 받아 주지 않고 자신을 버린 트리고린을 여전히 사랑한다고 말한다. 트레플료프는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니나와 트레플료프 같은 순수한 정신의 소유자들은 행복한 삶을 살기가 어려운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 작품 속 명대사


작품에는 분명하고 명백한 생각이 들어 있어야 해요. 무엇 때문에 글을 쓰는지 당신은 알아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고 이 그림 같은 길을 명백한 목적도 없이 걸어간다면, 당신은 길을 잃을 것이고, 재능이 당신을 파멸시킬 겁니다.(‘갈매기’, 412쪽)

 

투르게네프 작품에 이런 대목이 있죠. “이런 밤에 지붕 아래 앉아 있는 사람과 따뜻한 모퉁이를 가진 사람은 행복하다.”(‘갈매기’, 465쪽)





**

체호프의 또 다른 희곡 ‘바냐 외삼촌’에서는 바냐가 지난 25년 동안 세레브랴코프에게 속아 황소처럼 일하며 어리석게 살았다며 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세레브랴코프는 연구 업적이 없이 퇴직한 교수로 지금은 통풍 환자가 되어 있다. 


보이니쓰키(바냐) : (...) 아, 난 얼마나 속아왔던가! 난 저 교수를, 저 보잘것없는 통풍 환자를 숭배했고, 그를 위해서 황소처럼 일했어! 나와 소냐는 이 영지에서 마지막 안 방울까지도 짜냈어. 한 푼 두 푼 모아 수천 루블을 만들어 그에게 보내주려고 우리는 마치 구두쇠처럼 식물성 기름과 완두콩, 치즈를 팔면서도 정작 자신은 배불리 먹어보지도 못했어. 난 그와 그의 학문이 자랑스러웠고, 그로 인해 살았고 숨 쉬었어! 그가 쓰고 말한 모든 것이 내겐 천재적인 것으로 보였지……. 맙소사. 그런데 지금은? 그는 은퇴했고, 그래서 지금 그의 인생 결과가 드러났어. 그가 죽고 나면 단 한 페이지의 저작도 남지 않을 거야. 그자는 전혀 유명하지 않아. 아무것도 아니라고! 비누 거품이야! 그래 난 속았어…… 알아. 어리석게 속은 거라고…….(‘바냐 외삼촌’, 497쪽) 


교수와 바냐는 예전에 매제와 처남 사이였다. 그런데 바냐의 여동생이 죽었고 그 여동생이 낳은 딸이 소냐다. 소냐와 바냐는 조카와 외삼촌 사이. 그래서 소냐는 바냐를 ‘바냐 외삼촌’이라고 부른다. 교수는 현재 엘레나 안드레예브나와 살고 있다. 엘레나 안드레예브나는 빼어난 미인으로 소냐의 새어머니인 셈이다. 바냐는 엘레나 안드레예브나를 짝사랑한다. 그녀에게 사랑 고백을 해 보지만 허사였다. 


‘바냐 외삼촌’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두 사람이다. 그 첫째는 교수였던 세레브랴코프의 학문을 위해 25년간 황소처럼 노동하며 희생했던 ‘바냐’다. 그 교수가 위대한 학자가 될 줄 알고 그의 학문에 희망을 걸고 산 바냐의 25년간의 삶은 바냐의 말처럼 어리석게 속은 삶이기만 했을까?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오히려 25년 동안 희망을 갖고 살았으니 희망찬 인생을 살았다고 말이다. 결과만큼 긴 시간의 과정도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둘째는 애인과 달아난 아내의 딸들의 양육을 위해 재산을 준 ‘텔레긴’이다. 그는 아내에게 배신당하고 버림을 받은 상황 속에서 친자식이 아님에도 양육비를 주었고 그래서 행복을 잃었지만 자부심은 남았다고 말한다. 그의 인생은 의미 있는 인생일까, 헛된 인생일까? 생각하기에 따라서 전자일 수도 후자일 수도 있겠다.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 인생과 행복을 좌우한다는 것을 ‘바냐 외삼촌’이란 희곡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여서 말하고 싶은 것은 바냐처럼 누구에게 인생을 바치는 삶은 후회와 원망이 따르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맞벌이부부가 흔치 않았던 과거에는 기혼 여성들이 자기 삶에서 얻지 못한 충족을 자녀의 학업 성적이나 남편의 출세에서 구하려는 경우가 많았다. 남을 통해 대리 만족을 얻기보다 본인의 인생에 관심과 에너지를 쏟고 살 때 인간은 행복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자기 삶의 주체자가 되려면 본인 인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먼저 있어야 할 것이다. 


삶을 비관하고 모르핀이 들어 있는 병을 훔쳐갖고는 자살까지 생각했던 바냐 외삼촌에게 소냐는 다음과 같이 위로한다. 


보이니쓰키(바냐) : (소냐에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얘야, 몹시 괴롭구나! 내가 얼마나 괴로운지 네가 알아준다면!

소냐 : 어떻게 하겠어요. 살아야죠!

바냐 외삼촌, 우리 살도록 해요. 길고도 긴 숱한 낮과 기나긴 밤들을 살아나가요. 운명이 우리에게 보내주는 시련을 참을성 있게 견디도록 해요. 휴식이란 걸 모른 채 지금도 늙어서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해요. 그러다가 우리의 시간이 오면 공손히 죽음을 받아들이고 내세에서 말하도록 해요. 우리가 얼마나 괴로웠고, 얼마나 울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슬펐는지 말이에요. 그러면 하느님이 우릴 가엾게 여기실 테고, 저와 외삼촌, 사랑하는 외삼촌은 밝고 아름다우며 우아한 삶을 보고 우리는 쉬게 될 거예요. 지금 우리의 불행을 감동과 미소로 되돌아보면서 우린 쉬게 될 거예요. 전 믿어요, 외삼촌. 뜨겁고 열렬하게 믿어요…….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그의 두 손에 놓는다. 지친 목소리로) 우린 쉬게 될 거예요!(‘바냐 외삼촌’, 545쪽)

 

“우린 쉬게 될 거예요!”라는 말이 마치 절규처럼 깊은 울림을 준다. 소냐 역시 자신의 사랑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어 괴로워하는 바냐에게서 동병상련을 느꼈으리라. 소냐의 훌륭한 정신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 작품 속 명대사


늙은 까마귀 같은 우리 엄마는 끊임없이 여성 해방에 대해 떠들고 계셔. 한쪽 눈으로는 무덤을 보고 있으면서, 다른 눈으로는 그 잘난 책자에서 새로운 인생의 여명을 찾고 있거든.(‘바냐 외삼촌’, 477쪽)


자기 아내도 아닌데 어째서 당신들은 여자를 무심하게 바라볼 수 없는 건가요? 그 의사가 옳게 말한 것처럼 당신들 모두의 내부에는 파괴의 악령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당신들은 숲도, 새도, 여자도, 누구에 대해서도 동정하지 않아요.(‘바냐 외삼촌’, 487쪽)


세상은 강도나 화재 때문에 파멸하는 게 아니라, 증오, 적대감, 온갖 사소한 말다툼 때문에 파멸한다는 사실을 말이죠…….(‘바냐 외삼촌’, 495쪽)


여자는 오직 다음과 같은 순서로만 남자의 친구가 될 수 있어. 처음에는 아는 사람, 그다음엔 애인, 그러고 난 다음에 친구.(‘바냐 외삼촌’, 498~499쪽)


이런 날씨엔 목을 매기 좋지요…….(‘바냐 외삼촌’, 483쪽)




..............................

‘바냐 외삼촌’에서 엘레나 안드레예브나가 “오늘 날씨가 좋네요……. 덥지도 않고…….”라고 말하자 바냐는 “이런 날씨엔 목을 매기 좋지요…….”라고 응수한다.






인간의 속도 모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봄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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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7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28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5-04-27 1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갈매기는 예전에 영화로 나왔던 것 같습니다 본 적은 없지만... 사람 마음은 참 이상하기도 하네요 마음이 엇갈리다니... 그럴 때는 참 마음이 안 좋겠네요 이성 사이만 그런 건 아닌 듯해요 친구도 다르지 않은 듯... 그런 것도 그러려니 해야 할지도... 다른 사람 마음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말이에요

자기 삶을 사는 게 좋기는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도 좋은 일인데, 그저 도와준 것만으로 기뻐하는 게 좋겠지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5-04-28 08:07   좋아요 0 | URL
갈매기, 는 유튜브 영상으로 연극이 있더라고요. 인간관계에서 엇갈리는 일은 흔한 일이지요. 운명의 장난, 같지요.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는 건 좋지만 자기 삶을 다 바치는 건 좋지 않겠죠. 인간인지라 본전 생각을 하고 대가를 바라거든요. 난 이만큼 했는데 너는 내게 어떻게 했어?, 라거나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네가 이럴 수 있니? 라고 하게 되거든요. 자기 삶을 충실히 살 때 후회가 없을 것 같아요. 그건 희생이 아니니까요. 좋은 봄날 보내세요..^^

태인 2025-04-28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을 매기 좋은 날이라니.중증 우울자의 모습이네요.T.T바냐 아저씨의 응수가 슬프네요.바냐 아저씨를 읽어 봐야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5-04-30 10:10   좋아요 0 | URL
제가 사족, 으로 붙여 봤어요. 요즘 날씨가 매우 좋아서요.
작품 속에서도 의사가 바냐는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의사로서의 직감인 거죠. 희곡은 무대 상연을 전제로 쓰는 것이지만 저는 책으로 읽는 게 좋더라고요. 태인 님도 읽으시면 희곡의 매력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태인 님 반가웠습니당~~

그레이스 2025-04-30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냐삼촌, 여운이 오래 남았습니다.

페크pek0501 2025-04-30 12:36   좋아요 1 | URL
역쉬~~ 독서광 그레이스 님은 읽으셨군요.ㅋㅋ
 



몇 개의 이야기 6



어디 있니. 너에게 말을 붙이려고 왔어. 내 목소리 들리니. 인생 말고 마음, 마음을 걸려고 왔어. 저녁이 내릴 때마다 겨울의 나무들은 희고 시린 뼈들을 꼿꼿이 펴는 것처럼 보여. 알고 있니. 모든 가혹함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가혹해.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86쪽.


자식을 잃은 아픔을 짊어지고 사는 이들은 죽는 날까지 그 아픔을 지울 수 없기에 너무 가혹한 것이다.

  


몇 개의 이야기 12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原石)과 같다.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87쪽.



날개



그 고속도로의 번호는 모른다

아이오와에서 시카고로 가는 큰길 가장자리에

새 한 마리가 죽어 있다

바람이 불 때

거대한 차가 천둥 소리를 내며 지나칠 때

잎사귀 같은 날개가 조용히 펄럭인다

십 마일쯤 더 가서

내가 탄 버스가 비에 젖기 시작한다


그 날개가 젖는다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88쪽.





봄꽃은 이리도 아름다운데!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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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4-23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벨상 수상 기념으로 산 시집인데,,, 이번 오월에 읽으려고 고이 간직중입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25-04-26 20:07   좋아요 0 | URL
적절한 시기의 시 감상, 입니다. 저도 몇 달 전에 구매했는데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 좀 어두운 시들이 많이 있습니다. 문학과 예술은 밝음보다는 어두움을 지향하는 법이죠.^^

희선 2025-04-24 0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월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늘 시간은 잘 갑니다 봄꽃은 많이 지고... 아니 아직 핀 꽃이 있기는 하겠습니다 사과꽃이나 꽃사과꽃 보기도 했군요 꽃이 피고 지든 그냥...


희선

페크pek0501 2025-04-26 20:09   좋아요 1 | URL
4월도 가려 합니다. 맞아요, 늘 시간은 잘 갑니다. 비가 올 적마다 꽃이 지곤 합니다.
꽃 이름은 잘 모르겠어요. 들었는데 까먹었어요. 굉장히 예쁘더라고요.
예쁜 꽃 많이 보는 봄날을 보내시길...^^

서니데이 2025-04-25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잘 지내셨나요.
4월이 되니 벚꽃이 지고 이제는 라일락이 피는 시기가 되었어요.
사진에서 하얀색은 라일락 같은데, 분홍색은 잘 모르겠습니다. 나무 가득 피어서 꽃이 예뻐요.
이번주 초반만 해도 벚꽃이 많이 피었는데, 비가 오니 거의 떨어지고 조금 남아있어요.
벌써 4월도 이번 주말이 지나면 다음주엔 5월이 되네요.
햇볕 뜨거운 시기지만, 아직은 좋은 시기 같아요.
편안한 주말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5-04-26 20:1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도 잘 지내셨나요?
4월은 꽃 잔치의 세상 같아요. 벌써 5월로 가는 길목에 닿으려 하네요.
요즘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예요.
편안한 주말 보내시고... 예쁜 꽃 많이 감상하십시오...^^

그레이스 2025-04-30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시집 꺼내서 읽어봅니다.

페크pek0501 2025-04-30 12:36   좋아요 1 | URL
예, 한강 작가의 책을 이 시집 포함해 다섯 권 갖고 있어요. 다 그렇듯 이 시집도 아픔이 느껴지는 시가 많은 듯합니다.^^
 



*

생각하고 말하는 방법


딱 1분만 집중해서 읽어봐


“생각하고 한 말인가요?”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지? 솔직히 그냥 말부터 튀어나올 때도 있잖아. 근데 진짜 생각하고 말을 할 수가 있을까? 누군가와 말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하려는 말을 뇌에서 먼저 정리한 다음 입으로 내뱉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말을 하기 전에 생각을 하고 해. 근데 여기서 문제는 생각을 조금 더 길게 할 필요가 있다는 거지. 


대개 사람들은 대화가 끝나기고 전에 ‘상대방은 이런 말을 하고 있구나’라고 쉽게 단정하고 결론을 내려버려. 그렇게 빠르게 결론을 내려버리면 자신의 말이 빠르게 뇌 속에서 처리되어 입으로 나와버리지. 그러면 그 상황에서 해서는 안 되는 말, 상대의 의도를 모르고 해버린 배려 없는 말들이 필터링 없이 튀어나오게 되는 거야.


그렇게 자신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말을 뱉고 나서야 눈치채게 돼. ‘아차’ 하고 말이야. 그 짧은 순간에도 머리는 상황을 인지해서 이 말이 여기에 잘 안 어울리는 말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해내. 그만큼 우리의 뇌는 똑똑하다는 말이지. 이 말을 반대로 해보면, 우리는 모두 말을 하기 전에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거야. 


말하기 전에 네가 충분히 아는 말이라도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아야 하고, 말이 끝났다고 해도 진짜 잠시만 쉬었다가 말해봐. 그러면 그 짧은 시간에도 너의 똑똑한 뇌가 빠르게 정리해서 하면 안 되는 말들을 골라 내줄 거야. 그럼 훨씬 더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


그렇다고 대화하는 데 5초 정도씩 쉬어가면서 말하면, 상대가 빡치니까 절대 그러진 말고!


1분만, 「딱 1분만 읽어봐」에서. 









**

앉아서 다리를 떠는 이유는 뭘까?


딱 1분만 집중해서 읽어봐


옆에서 누가 다리를 떨면 자꾸 신경 쓰이고 짜증도 나잖아. 대체 왜 사람들은 다리를 떠는 걸까? 다리를 떠는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는데, 그동안 다양한 학자들이 제시한 몇 가지의 유력한 가설이 있어.


첫 번째는 신체적인 원인이야. 우리 몸은 특정 부위에 압박을 받으면 혈액 공급이 안 되어 본능적으로 그 부위를 움직이게 되어 있거든. 다리를 떠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앉아 있지? 앉은 자세에서는 하체가 의자에 눌리기 때문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다리를 떨게 되는 거야. 미국 미주리대학교의 한 연구에서도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계속 움직인 사람이 그냥 가만히 앉아 있던 사람보다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훨씬 낮다는 결과가 나왔어. 


다리를 떠는 데는 심리적인 이유도 있어. 사람은 불안을 느끼면 그걸 해소하려는 방어기제가 신체적인 행위로 나타나기도 해. 예를 들어 손톱을 물어뜯거나 손을 계속 꼼지락거리는 행동 등이 있는데, 다리를 떠는 것도 그런 행동 중 하나인 거지. 


한 심리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처음에는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다리를 떨기 시작하지만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무의식중에 다리를 떨기만 해도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고 해. 그러니까 이렇게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심리적인 안정감도 주는 다리 떨기를 너무 안 좋게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근데 “다리 떨면 복 나간다”는 말은 팩트더라고! 나도 아까 엄마가 다리 떨지 말라길래 ‘불안감 해소’ 논리로 반박했다가 바로 등짝 스매시당했거든!


-1분만, 「딱 1분만 읽어봐」에서. 






















1분만, 「딱 1분만 읽어봐」


채널 개설 2년 만에 누적 조회수 4억 2천만을 기록하고 9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인기채널 '1분만'의 콘텐츠들 중에서 특히 재미있고 반응이 뜨거웠던 것들만 엄선해 단행본으로 출간했다.(알라딘 책소개)


나는 전자책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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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4-12 1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분 이상 걸리니 초조해서 다리가 떨리는군요.

페크pek0501 2025-04-12 18:03   좋아요 0 | URL
재밌는 말씀이십니다.ㅋㅋ 이 책을 조금만 읽으려고 했는데 며칠 만에 완독하게 되었어요. 물음과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간략하고 재밌어요. 전자책을 읽어 주는 기능을 사용해 들으면 더 재밌어요.^^

감은빛 2025-04-15 14:07   좋아요 1 | URL
잉크냄새님, 저도 다리를 떨면서 읽었어요! ㅎㅎ

페크pek0501 2025-04-17 10:55   좋아요 0 | URL
두 분은 읽는 데 1분 이상 걸리면 큰일 날까 봐 불안해서 다리를 떨었나 보군요.ㅋㅋ

서니데이 2025-04-12 1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벚꽃도 목련도 개나리도 피는 봄이네요. 날씨가 좋은 날에 찍은 사진은 환한 느낌이 좋은 것 같아요.
유튜브 영상도 재미있는 것도 많고 유익한 내용도 많은데 보다보면 시간이 참 빨리 가서 그게 문제예요. 그래서 쇼츠가 인기인 것 같습니다. 유튜브 내용을 책으로 다시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5-04-12 18:31   좋아요 1 | URL
이 전자책은 제가 윌라 오디오북,의 회원이라 볼 수 있었어요. 거기에 등록된 책들은 오디오북이든 전자북이든 다 볼 수가 있어서 읽다가 재미 없으면 다른 책으로 골라 보는데 이 책은 끝까지 다 읽게 되더라고요. 어떤 문제가 나올지, 또 그 답변을 어떻게 할지가 궁금해서요.
저 역시 유튜브 보느라 티브이 방송은 뉴스만 보게 됩니다. 하루가 너무 짧죠? 봄날은 또 얼마나 짧을까요? 봄꽃을 많이 봐 두어야겠습니다.^^

희선 2025-04-13 0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읽고 나서 이걸 1분에 다 읽을 수 있나, 대단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일분 더 걸린 듯하네요 1분이라고 하면 짧은 것 같지만, 그걸 셀 때는 짧지 않겠습니다 누군가와 말할 때 오초 쉬면 길다고 느낄까요

비가 오고 조금 쌀쌀해졌네요 이럴 때 감기 걸리기 쉽겠습니다 페크 님 감기 조심하시고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5-04-15 11:45   좋아요 1 | URL
1분이라는 표현은 아마도 그만큼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짧은 시간, 이라는 표현보다는 1분, 이라는 표현이 좋은 것 같아요.
5초가 길다고 느껴질 때가 있지요. 모르는 사람과 단 둘이 엘이베이터를 탔을 때요. 특히 무섭게 생긴 남자랑 타면 1분도 길지요. 친근하지 않은 사이에서 5초 동안 말이 없으면 어색해지지만 친근한 사이에서는 괜찮지요.
어제 친정에 갈 때 우산 쓰고 걸었네요. 오늘은 비가 오지 않네요.
희선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한 주 잘 보내세요.^^

꼬마요정 2025-04-13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어디인가요? 너무 예쁩니다!! 봄은 역시 다채롭고 향긋한 계절입니다.

대화할 때 5초씩 쉬면 상대가 빡친다는 말 너무 웃깁니다. ㅎㅎㅎ

페크pek0501 2025-04-15 11:48   좋아요 1 | URL
동네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이에요. 개나리 사진은 흑석동 현충원이고요.
꽃이 활짝 피기 전에 찍은 사진인데 어제 비와 오니 꽃잎이 많이 떨어졌더라고요. 사진을 찍어 두길 잘한 것 같아요.
글 마지막에 한 번씩 웃기고 끝나서 재밌는 책입닌다. 그러나 사유가 깊은 글을 기대하시면 안 되고 기분 전환용으로 읽으면 될 듯한 책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은빛 2025-04-15 14: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으면서 이거 1분이 아니라 4분은 걸리겠는걸 하고 생각했는데,
다른 분들도 그 말씀들을 하셨군요. ㅎㅎㅎㅎ
처음 인용문에서는 생각하면서 말 하라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그 다음 얘기들에는 그다지 공감이 안 되었어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방식은 다르고,
제가 겪어본 사람들 중에는 말을 끊거나 무례한 대응을 한 사람들은
대게 자신이 그렇게 무례한 말이나 행동을 했다고 깨닫지도 못하더라구요.

두번째 인용문은 재미있네요. 그런 이유로 다리를 떠는 거군요.
저도 다리를 자주 떠는데, 혼자 편하게 있어도 다리를 떠는 걸 보면 불안해서는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날 깨달았는데, 저는 누워서도 다리를 떨고 있더라구요. ㅎㅎㅎ
과연 제가 다리를 자주 떠는 이유는 뭘까요?
누가 좀 연구를 해주면 좋겠어요. ㅎㅎㅎㅎ

페크pek0501 2025-04-17 10:53   좋아요 0 | URL
말하는 도중 말을 끊으면 김 새지요.ㅋ
저도 다리를 떤 적이 있는데 그러면 외관상 좋지 않을 것 같아 그만두었어요.
누구나 다리를 떨었고 그것을 그만두거나 습관이 되었거나 할 것 같네요. 그런데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고 하니 다리 떠는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봐야겠어요.
누구나 불안을 느낀 경험이 있을 테니 그때 다리 떨기,가 시작되었다고 봐요. 그러다가 안정감이 생기니 습관이 되었겠지요. 좋은하루보내세요.^^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 프랑스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드니 디드로 외 지음, 이규현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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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을 비롯해 프랑스의 단편 14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미 번역된 것은 가능한 한 배제했기에 희귀본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환상적인 요소를 내포하거나 상상력이 뛰어난 소설이 인상적이었다. 프랑스적 단편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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