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는 다른 동물인 고슴도치의 도움을 받아 인간관계를 설명한다. 추운 겨울날 한 무리의 고슴도치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고슴도치들은 얼어 죽지 않으려고 서로 가까이 붙어 서서 옆 친구의 체온으로 몸을 덥힌다. 하지만 너무 가까이 붙으면 가시에 찔리고 만다. 쇼펜하우어는 고슴도치들이 “두 악마 사이를 오가며” 붙고 떨어지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서로를 견딜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거리”를 발견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고슴도치의 딜레마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딜레마는 우리 인간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필요로 하지만 타인은 우리를 해칠 수 있다. 관계는 끊임없는 궤도 수정을 요하며, 매우 노련한 조종사조차 가끔씩 가시에 찔린다.
- 에릭 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162쪽.
⇨ 나는 풍선을 이용하여 인간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 두 사람 사이에 팽팽하게 부푼 풍선이 끼어 있다. 두 사람이 너무 붙어 있으면 풍선이 터진다.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풍선은 날아간다. 어떤 관계든 두 사람 사이에 필요한 것은 풍선이 터지지도 않고 날아가지도 않을 만큼 가장 적절한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