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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지 않는 천재는 없다. 계속하는 것, 그게 노력이고 재능이다.

 

대학 시절 나는 글쓰기에 빠져, 경험하는 모든 걸 글로 묘사하려 했다. 내겐 규칙이 있었다. 문장으로 생각하기! 나는 모든 생각을 문장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가 병원에 누워 있는 걸 볼 때도, 연애를 할 때도, 친구와 싸울 때에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문장으로 바꿔 기록했다. 얼마나 비장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우스울 정도다. 생각은 공책 속에 문장으로 쌓였다. 스케이트 연습처럼 지난했던 시간들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 박연준, <쓰는 기분>,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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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학교의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매일 큼지막한 공책에다가 글을 몇 줄씩 쓰십시오. 각자의 정신상태를 나타내는 내면의 일기가 아니라, 그 반대로 사람들, 동물들, 사물들 같은 외적인 세계 쪽으로 눈을 돌린 일기를 써보세요. 그러면 날이 갈수록 여러분은 글을 더 잘, 더 쉽게 쓸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특히 아주 풍성한 기록의 수확을 얻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눈과 귀는 매일 매일 알아 깨우친 갖가지 형태의 비정형의 잡동사니 속에서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골라내어서 거두어들일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사진작가가 하나의 사진이 될 수 있는 장면을 포착하여 사각의 틀 속에 분리시켜 넣게 되듯이 말입니다.”


- 미셸 투르니에, <외면일기>, 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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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느 회사에 입사해 기사를 쓰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동료 중 한 사람이 문맥이 맞지 않는 문장을 간혹 쓸 때가 있어서 의아하게 여겼다. 나는 글을 잘 쓰진 못했지만 최소한 문맥이 맞게 쓸 줄은 알았다. 그것만이 나의 유일한 재능인 셈이었다. 나중에야 알았다. 문맥 맞게 썼던 것은 내가 며칠에 한 번씩 꾸준히 쓴 일기 덕분이었다는 것을. 


 
언젠가 과거에 써 놓은 일기를 읽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내 기억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에 대해 내가 왜곡된 기억을 함으로써 그를 오해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적도 있다. 일기를 통해 과거의 ‘나’를 보고 지금의 ‘나’와 너무 달라 놀란 적도 있다. 이런 일들은 기록의 중요성을 새삼 생각하게 해 주었다. 

 

 

기록은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글을 쓰는 사람에게 기록이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겠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추석 풍경을 기록으로 남겨 놓는 것도 좋겠다. 특히 이번엔 ‘비대면 명절’을 보내야 하기에 2년 전의 추석과 다른 점이 많으리라. 훗날 코로나19가 사라지고 나서 그 기록을 읽어 본다면 옛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단단한 다짐을 하기 위해 새 노트를 마련합시다. 오늘이 기록 1일.)

 

 

 

 

마지막으로 드리는 말씀,

추석 연휴를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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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9-18 14: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청둥오리떼가 너무 귀엽습니다ㅎㅎ 페크님께서도 가족분들과 행복하고 즐거운 추석 연휴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9-18 14:18   좋아요 5 | URL
파이버 님도 즐거운 명절 연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꾸우벅.

잘잘라 2021-09-18 14: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외면일기』라니, 멋져요!
당장 새 노트 하나를 꺼내서 ‘외면일기‘ 제목을 달았습니다.
저도 오늘부터 외면일기 1일!

페크 님 무조건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무조건 무조건이야하~~~

페크(pek0501) 2021-09-18 15:19   좋아요 4 | URL
우하하하하~~~ 외면일기 1일, 축하드려요.
저는 여러 노트를 가지고 쓰고 있는데 잘잘라 님 보니 새 노트를 당장 사고 싶어지네요.

전 부치기 지루할 테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어가면서 무조건 무조건 즐거운 한가위 보낼게요. 히히~~ 님도 맛있게 드시고 즐거웁게 보내세용^^

mini74 2021-09-18 15: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즐거윤 추석 보내세요. 그러고보면 작년과 올해 명절 풍경이 많이 바뀌었어요. ~ 기록하며 기억하며 성찰하는 삶, 좋은 글 고맙습니다. *^^*

페크(pek0501) 2021-09-18 16:29   좋아요 3 | URL
성찰하는 삶. 요것에 제가 좀 약해요. ㅋㅋ
저도 기록하며 사색하며 공부해 나가겠습니다.
명절 연휴에 좋은 시간 많이 가지세요. 고맙습니다. *^^*

새파랑 2021-09-18 17: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노트는 많으나 언제나 초반에만 쓰여있고 꾸준히 쓰기는 어렵더라구요 ㅜㅜ 기록 잘 남기시는 분들 너무 부럽더라구요 😄

페크(pek0501) 2021-09-19 10:28   좋아요 1 | URL
노트 호호호~~~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웃습니다. 앞에 몇 장만 써 있는 노트가 있거든요.
그래도 다 채운 노트 몇 권도 있답니다. 주로 신문이나 책에서 본 좋은 구절을 적거나 내 느낌-거의 낙서에 가까운. 그런 것들로 채워 있어요. ^^

페넬로페 2021-09-18 18: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추석 명절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외면일기 , 좋은 것 같아요^^
시도를 한번 해볼께요~~

페크(pek0501) 2021-09-19 10:29   좋아요 1 | URL
저도 외면일기를 시도해 보려 합니다. 일기를 쓰면 주로 내면 일기를 쓰게 되어요. 외면일기를 쓰면 묘사하는 능력이 향상할 것 같습니다. 관찰력이 생기는 건 덤이고요. 명절을 행복한 마음으로 보내시기 바랍니다. ^^

bookholic 2021-09-18 19: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오리들도 명절 쇠러 가는 것 같군요~~^^
페크님, 즐거운 추석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9-19 10:30   좋아요 0 | URL
오리가 명절 쇠러 간다는 표현이 좋군요. 사진 설명 같은 글이에요.
bookholic 님도 즐거운 추석을 보내세요. ^^

초딩 2021-09-18 1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장으로 생각하기 넘 좋네요 사진도 ㅎㅎ

페크(pek0501) 2021-09-19 10:32   좋아요 0 | URL
저도 생각을 문장으로, 마치 글을 쓰듯 해 봐야겠어요. 꾸준히, 말이죠.
꾸준히, 는 천재도 이길 수가 없겠지요. 노력하지 않는 천재보다 나을 테니까 말이죠. 추석 연휴를 해피하게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09-18 2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기 기억은 정확하다고 믿고 싶은 것 같아요.
시간 지나면 직접 쓴 기록을 읽으면서도 그 때처럼 기억하지는 못할 것 같은데도요.
페크니님, 오늘은 추석연휴 첫 날입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9-19 10:3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제 기억을 신뢰했죠. 그런데 엉터리였다는 경험을 한 뒤부터는 확신은 금물, 이 되어 버렸어요. 왜곡되어 기억하는 것도 있으니 말이죠.
서니데이 님도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 연휴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

희선 2021-09-19 0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기 쓰면 거의 내면만 썼네요 그것도 거의 비슷한 거... 바깥을 쓰면 훨씬 더 좋을 텐데, 그러면 관찰하는 눈 마음도 좋아지겠습니다

페크 님 명절 식구들과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9-19 10:35   좋아요 1 | URL
저랑 똑같군요. 저도 내면 일기를 쓰기 위해 노트를 펼치지 외면 일기는 생각 못했어요. 그런데 소설가들이 풍경 묘사를 참 잘하잖아요. 묘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외면 일기를 쓰는 것도 필요할 듯싶어요.
희선 님도 가족과 함께 즐거웁게 많이 웃으시면서 추석 연휴를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1-09-20 2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내일은 추석입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9-23 16:02   좋아요 1 | URL
댓글이 늦었습니다. 연휴 동안 로그인을 하지 못했어요.
긴 연휴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시간은 잘 가더라고요. 해피하게 잘 보냈어요.
남은 가을날,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왕이면 행복하게~~~

서니데이 2021-09-21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오늘은 추석입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고 계신가요.
보름달처럼 좋은 소원 이루시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9-23 16:04   좋아요 1 | URL
명절 하나를 끝냈네요. 이제 설날이 돌아올 차례인데 날짜가 멀었네요.
서니데이 님도 보름달처럼 꽉 찬 기쁨의 날들이 지속되길 바라겠습니다.
님의 댓글이 기다리고 있으니 좋네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