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졸업시즌이다. 
2월 11일, 우리 막내도 중학교를 졸업했다.
엄마는 중학교 학부모 8년을 마감한 날이고, 이젠 고등학교 학부모 8년 중 3년이 남은 셈이다.
대학교 학부모는 이제 4년 째, 막내까지 마치려면 앞으로도 7년을 더 해야지만...  

졸업식을 시작하기 전, 뒤에서 전체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못 찍고, 식이 끝나고 전체샷 찰칵!
앞쪽에 마련된 운영위원 자리에 앉았더니 측면에서 찍을 수밖에 없었고... 
전날 해질무렵 모친상을 당한 교장샘은 참석하지 못했고,
졸업식 날 새벽 급성맹장염으로 입원한 학생회장의 소식은 정말 안타까웠다. 
막내랑 2.3학년 같은 반이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알기 때문에, 녀석의 멋진 마무리를 기대했는데... 
 
"누나, 받으세요!"
전혀 예상체 못했던 학생회 후배의 장미 한 송이에 감동받았단다.^^

   

꽃다발 필요없다고 했지만, 졸업식에 꽃 없으면 썰렁하고 쓸쓸하니까 교문에서 파는 '일만원'짜리 프리지아 꽃다발을 샀다.
꽃다발은 빈약해도 절대 모자라지 않는 프리지아 향, 역시 꽃이 있으니까 좋았다면서 꽃다발 없는 친구는 좀 짠해보였다고... 

이번 졸업장엔 사진이 들어 있어 더 좋아보였다.
국어를 비롯, 몇 과목 안되지만 2학기 성적우수상과 일만원의 도서상품권을 받았고,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발열로 조퇴해서 개근상을 놓치고 3년 정근상에 무척 아쉬워했고,
빛고을 독서마라톤 가족 풀코스 완주증과 은상 부상으로 도서상품권 25만원을 받았다. 엄마랑 반땅해야 하지만.^^

   

교실로 들어가기 전, 재빨리 잡아서 기념촬영 하나 건지고, 반에서 선생님께 졸업장 받는 걸 복도에서 찍었다.

     

3년간 뒷바라지 한 학부모님께 감사한다는 김*희 담임샘도 한 컷, 친구들과 즐겁게 수다 떨던 3학년 2반 교실과도 작별이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3년간 정들었던 교정을 떠나는 마음은 시원 섭섭한데, 시원의 비중이 조금 더 크단다.ㅋㅋ
친구들은 각자 배정된 고등학교로 진학해 만나기 어렵겠다며, 이런게 인생의 갈림길이구나 실감이 난다고도 했다.   

점심을 먹으러 가긴 이른 시간이라 집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고, 커피 전문점 케냐 에스프레소에 가서,
티라미수 케잌 한 조각과 초코, 치즈, 후르츠, 블루베리 머핀에 캬라멜 마끼야또와 모카치노를 마시며 수다를 즐겼다.
예전에 위기의 시간을 보내던 엄마 아빠를 보면서 무섭고 불안했던 순간을 얘기하며 눈물을 찔끔거린 모녀.
서로 굽히기 싫은 자존심 대결의 이혼위기를 넘기고 엄마아빠의 자리를 지켜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에, 미안하고 고마웠다.

 

   
마음과 마음을 나눈 모녀는 <평양성>을 보면서, 언제 눈물을 흘렸나 싶게 낄낄거렸다.
막내는 생각보다 괜찮다면서 이준익 감독의 메시지가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 낀 현재를 생각케 한다는 소감을 풀어놓았다.

낮시간에 영화를 보려면 거금이 드는데, 알라딘에서 제공한 할인쿠폰 덕분에 둘이 보면서 6,000원을 결제했다. 할인쿠폰을 제공해준 B님에게도 감사를...^^

다음주에 상경하면, 한번도 영화를 보지 못한 친정엄마를 모시고 영화를 볼 생각이다. 염치불구하고 혹시나 할인쿠폰을 쓰지 않는 분이 있다면, 쿠폰산타가 되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쿠폰번호는 비밀댓글로 부탁해요!^^

 


중학교 졸업과 고등학교 입학을 축하하는 알라딘 고슴도치 이모 마노아님은 맛난 과자와 책선물을 보내줬다.
삼남매의 졸업과 입학을 축하해 준 고슴도치 이모께 고맙고 사랑한답니다~~~ ^^
알라딘 없는 엄마의 모습은 상상이 안된다네요.^^ 모든 것을 제공해주는 알라딘이 너무너무 좋대요~ ㅋㅋ


  


레돈도 럭셔리 크림 초코 웨이퍼 덕분에 사흘이나 달달한 행복을 맛보았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고.^^
빈통은 오빠의 필통과 커피믹스 보관통으로 재활용되고.

    

그리고 지난 10월에 달달한 초콜릿을 보내 준 베리베리님께도 감사~ 요건 고3되는 아들 덕분이다.^^ 
우리 애들은 엄마가 알라딘을 해서 너무너무 좋대요, 별별 것을 다 보내주는 알라딘 산타가 그 이유겠지만~ ㅋㅋ 

  


언니는 비싼 책가방을 사주고, 장장 40일을 띵가띵가 뒹굴뒹굴 모드로 지내다가 졸업식도 안보고 올라갔다.
이제 충분히 놀았으니 임고준비 열공모드로 돌입한다고...

 장장 40일을 엄마와 자던 큰딸을 보내고, 오늘은 막내랑 손잡고 저녁잠도 잤고 밤잠도 잔다.
아~~~~~~~~~ 달달한 행복감!
 

추가> 나비님한테 댓글 달다가 생각나서 추가해요. 
         막내가 어제 머핀에 캬라멜 마끼야또를 마시며, 말 한 마디로 엄마를 행복하게 했어요.
         "엄마, 우리 셋은 정말 반듯하게 잘 자란 거 같아. 엄마 덕이야~ " 

졸업식 전날 밤, 10년만에 만난 오빠 친구의 엄마들과 선생님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한 말인데.
이 엄마들과 선생님의 인생 이야기는 나중에 페이퍼를 따로 올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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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2-12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내분 졸업 진심으로 축하드리구요,, 졸업식 현장 사진들을 보니 4녀 전의 고등학교 졸업식이 떠올려서
감회가 새롭네요. 졸업식치고는 상장과 부상 거기에다가 알라딘 산타의 선물까지 어제 무척 기분이 좋으셨을거
같아요. 오늘부터 날씨가 더 추워진다고 하네요. 찬 바람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순오기 2011-02-12 02:03   좋아요 0 | URL
4년 전의 고등학교 졸업식이라니, 생기충천한 청년이시군요.^^
역시 상을 받으면 즐겁죠~ ^^
오늘도 바람이 좀 맵찼어요~~~~ 그래도 마음은 따뜻했어요.

마노아 2011-02-12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리 조용한가 했어요. 졸업식으로 분주했군요. 민경양의 졸업을 축하해요!! 요새는 졸업장에 사진도 나오네요. 아이디어 훌륭해요. ^^
독서 마라톤은 학교에서 주최한 거예요? 졸업하면서 상금도 두둑히 받고, 어휴 민경이는 복덩이에요.^^
평양성은 그리 끌리지 않았는데 잘 보고 오셨다고 하니 또 흔들립니다. 역사 영화는 봐줘야 하는 건데 내리기 전에 다녀와야겠어요. 저도 다음 주에 개봉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엄마와 함께 보려고 해요. 책만큼의 감동이 있었으면 해요. ^^

순오기 2011-02-12 02:10   좋아요 0 | URL
사진이 들어간 졸업장은 처음인데, 썩 훌륭하지요.^^
독서마라톤은 시교육청에서 주최한 건데, 상장 전달식을 한 거에요.
저 상장과 도서상품권을 받기까지 우여곡절에 뚜껑이 열리고, 학생기록부에 등재할 수 없대서 또 수차례 전화와 학교방문으로 결국 졸업식 전날 해저물 때 기록한 눈물겨운(?) 사연은 나중에...
역사를 잘 아는 마노아님이 평양성을 보면 조선명탐정 같은 우수리뷰가 나올거 같아요.
다음 주에 서울가면 나도 친정엄마랑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고 싶어요. 이럴때 찌찌뽕이라 하나요?^^

감은빛 2011-02-12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내따님이 중학교 졸업했군요. 축하드려요!
(왠지 가끔 이집에 놀러올 때마다 이말만 계속 반복한다는 느낌이... ^^)
빛고을 독서마라톤 가족 풀코스 완주! 드디어 해내셨군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게다가 은상도 받았다니! 역시 대단하신 가족입니다.

졸업. 기억해보면 늘 섭섭한 거 보다는 시원한 감정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이제 새로운 출발은 맞는 막내따님과 순오기님 모두 한번 더 힘내시길 바랍니다! ^^

순오기 2011-02-12 02:13   좋아요 0 | URL
예~ 이젠 막내도 고등학생이 되네요.
그런 말씀을 계속했는지 저는 잘 모르지만^^ 축하 고맙습니다!
독서마라톤은 12월 말쯤에 발표돼서 페이퍼를 올렸었는데 못 보셨군요.
금상을 노렸는데 5만원이 적은 은상을 받았지만 그래도 흡족했어요.^^
우리 막내도 섭섭보다는 시원함이 더 많다네요.ㅋㅋ

자하(紫霞) 2011-02-1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내 따님 졸업축하드려요~사진을 보니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이제부턴 고등학생이라니...화이팅입니다! 민경양~

순오기 2011-02-12 13:47   좋아요 0 | URL
서른여섯에 낳은 늦둥이지만 벌써 고등학생이 되네요.
아~ 세월은 정말 빨라요.^^
달달한 초콜릿 먹고 우리애들 모두 홧팅입니다~
10월에 큰딸한테 택배보낼때 베리님표 초콜릿도 보내줬거든요.

세실 2011-02-1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내따님 졸업, 은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어쩜 이리 대박이 이어지는지요~~~~
님의 블로그 들어오면 열정이 샘솟는 느낌이랄까.
사진중 눈에 들어오는건 달달한 머핀. 아 먹고 싶어라~~~~

순오기 2011-02-12 13:50   좋아요 0 | URL
보림이는 이제 중3이 되는 거죠?
열정은 세실님이 저보다 한 수 위라는 거 알아요.^^
달달한 머핀은 너무 많아서 남겼다가 한 시간 수다 후에 마저 먹었어요.ㅋㅋ

울보 2011-02-1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내졸업식축하드려요. 순오기님인기는 정말대단해요그만큼 정이.많으신님이시기에. 모든분들의사랑을받으시는모습에 언제나새삼존경스럽고 끈임없이노력하고사랑하는마음참좋아요저도 님처럼딸이랑잘지내야할텐데요

순오기 2011-02-12 13:51   좋아요 0 | URL
이제 류는 3학년이 되는 건가요?
울보님과 류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도 부러운걸요~ ^^

라로 2011-02-12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언니네 막내도 드디어 중학교를 졸업했군요!!!!제가 다 감개무량이에요~~~.ㅠㅠ
훈훈한 인생 스토리가 느껴지는 듯,,,언니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반듯이 잘 자라주니 그게 다 보상인듯,,
언니와 아이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순오기 2011-02-12 14:22   좋아요 0 | URL
그러게 벌써 중학교 졸업이네요~~~~
나비님은 해든이를 콩나물 키우듯 쑥쑥 키워서 졸업시켜야지요~^^

민경이가 마끼야토를 마시면서, 제가 생각해도 저희들은 너무 반듯하게 잘 자랐다고 하더라고요.^^
요런 말을 페이퍼에 써야 했는데 빼먹었다~~~ 추가해야지.ㅋㅋ

2011-02-12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2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2-1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짠하시겠어요... 막내가 중학교 졸업이라니, 축하드리구염.
너무 멋진 자녀들,, 우리 코알라도 이렇게만 커주면 좋을텐데. 모두 엄마가 멋진 탓이겠죠!

순오기 2011-02-12 14:25   좋아요 0 | URL
나비님 댓글에도 썼지만, 우리아이들이 자기들은 정말 반듯하게 자랐다고...엄마 덕이라고 했어요.^^
이거 추가해야 되는데 댓글만 달고 있네~~~~ㅋㅋ

2011-02-12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2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3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3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1-02-1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내의 중학교 졸업 축하해요.^^
엄마와 딸의 오붓한 졸업식 후기가 너무 좋으네요.^^

순오기 2011-02-13 14:43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

L.SHIN 2011-02-13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졸업 축하드립니다.
풍성한 페이퍼로군요.^^

순오기 2011-02-14 00:05   좋아요 0 | URL
헤헤~ 알라디너 덕분에 풍성하지요.^^

2011-02-13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4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1-02-14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릴 일 투성이네요! 막내 졸업, 게다가 3관왕!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순오기님 지금 모습 제가 그리는 미래 모습과 닮아 있기를 바라요. 다들 너무 이쁘게 잘 크고 있어요. 그게 쉽지 않다는 걸 그리고 무엇보다 가치있다는 걸 알아가는 중이랍니다. 저 과자통 저도 있는데 뭐에 쓸까 고민 중이었는데 페이퍼 보고 커피믹스 통으로 낙찰했습니다.^^

순오기 2011-02-14 00: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알라딘에 형성된 제 이미지는 진실이 아니라고 우리 애들이 반기드는데, 미래의 모습으로 삼으면 안됩니다.ㅋㅋ 과자통은 커피믹스 통으로 딱 좋아요.^^

같은하늘 2011-02-21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라딘에 못 오는 사이 많은 일들이 있으셨군요.
늦었지만 민경양 졸업 축하하고, 고등학교 생활도 화이팅이예요.^^

순오기 2011-02-23 03:38   좋아요 0 | URL
이젠 진정한 고딩의 길로 들어선답니다. 감사~^^
 

깜짝 선물은 언제나 즐겁다.
어떤 기대도 하지 않은채 안겨오는 선물이라 기쁨이 배가 되는 듯.  


엊그제 네이버 쪽지를 하나 받았다.
내가 쓴 <그래도 괜찮아>리뷰를 보고, 감사의 마음으로 성인시집을 보내주시겠다는...
같은 빛고을에 살고 있으니 언젠가는 만날 기회가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사인본을 먼저 받게 되었다. 편집자나 작가들이 알라딘 서재를 즐겨 찾는다는 건 익히 알지만, 시인에게 직접 연락을 받은 건 처음이다. 출판사 카페를 통해 작가와 쪽지를 주고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괜찮아> 청소년 시집을 세 번이나 읽고 리뷰를 썼는데, 제목을 잘 뽑아서 그랬을까?^^ 
<그래도 괜찮아>구원받는 느낌이랄까... 

 
제8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빵점 아빠 백점 엄마>에도 시인의 시 12편이 실렸다.

  http://blog.aladin.co.kr/714960143/4458300 

 

 

>> 접힌 부분 펼치기 >>

 


사인본으로 받은 <화려한 반란>은 2010년 7월에 나온 시집이다. 
안오일 시인은 2009년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과 2010년 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시인은 목포에서 나고 광주에서 산다. 시집에 나온 시인의 프로필을 보고 일면식도 없는 시인을 혼자 반겨했다. 음, 내가 목포 사람을 만나 광주에 둥지를 틀었기에, ...  

시인이 풀어낸 남도 사투리의 시를 읽으며 염화미소를 지었다.
광주살이 20년이 넘는 세월에 엇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 있으니, 소리내어 읽어도 좋았다. 
간혹 깊이와 속내를 다 알 수 없는 남도 말도 있겠지만, 책에서 만나면 무조건 반갑다.
어쩌면 내 고향 충청도 말보다 더 반가운 듯. 이젠 충청도에서 산 세월보다 광주에서 산 세월이 훨씬 더 길다. 그래서 이젠 광주사람이 다 됐다고....^^ 

순오기가 읽어주는 구수한 남도 말로 쓰인 시를 들어보시렵니까... 

 

낙지 부인의 하소연         -안오일-  

첨에 봉긋한 가슴이 있었지라
혹인지 옥인지 모를 새끼들
하나 둘 낳고부터
가슴이 머리로 달라붙어붑디다
이렇게 가분수 머리통이 될 줄 누가 알았간디요
어디 그뿐이단가요?
청춘의 덫에 걸려 뻘 구덩이에 살믄서
게만 잡느라 동분서주하다 보니
이렇코롬 다리만 늘어지게 돼부렀지라
사방 디서 모가지를 잡고 늘어져도
버팅길라면 것도 부족합디다마는
인자 어디서도 찾을 수 없으께라
뻘 가슴팍에 뻥뻥 구멍 내감서
바다를  향해 사래질 치던 그 꿈들,
시방도 휑한 가슴께로 머신가 차오를락치면
시꺼먼 한숨이 폭폭 나와싼디요이
어쩌겄소
한 발 빼고 나면 한 발 빠져 있는 세상인디
나도 나가 징그랍소 


그제는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생신이었는데, 이 시를 읽으니까 어머님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 콧날이 시큰했다.
목포 태생인 시인이 쓴 말이라 어머님이 하시던 말씀과 똑같아서... 

 

종자들의 지론         -안오일- 

처음 심어보는 마늘이지만
보란 듯이 해내겠다며 달려들었다
비닐 구멍 속에 마늘을 열나게 박아 넣는데
어머니의 한마디
--대가리 쪽으로 받아야 뿌리를 내리제 

아차 싶었다 마늘을 깔 때
칼로 대가리를 따내던 생각을 하며
돌아보니 맥이 딱 풀린다
저걸 언제 다시 심나  

바닥만 보며 고른 숨 쉬어가듯 마늘을 박던 어머니
심중을 헤아린 듯 또 한 말씀 던지신다
--놔둬라 비 한번 맞고 나면
    지그들끼리 자리를 잡을 것인께 

이건 또 뭔 말인가 싶어 되물었다, 뭐라구요?
--아 비 한번 맞아불믄 쳐들던 대가리도
   지 몸 궁굴려 흙쪽으로 뿌리를 내린당께
   죽을 놈은 죽겄지만 살 놈은 어쩌코롬 살 것인께 

 

우리네 인생도 세상사도, 비 한번 맞아서 잘못된 것들이 스스로 바로잡아 진다면 얼마나 좋으랴......  

책 뒤표지에는 고재종 시인의 추천사가 있어 반가웠다.
사회교육원 시창작반을 기웃거릴 때 고재종 시인에게 배웠던 인연이 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인의 부인이 내가 다닌 중학교 2년 후배였다. 그래서 시인은 나를 '당진댁'이라 불렀다.^^
내가 빛고을에 살면서 내 고향과 연결된 사람을 만날 줄은 꿈도 못 꿨는데, 사람의 인연은 알 수 없는 세계다. 

http://blog.aladin.co.kr/714960143/241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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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11-02-10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요일 아침...다녀갑니다.^^
유쾌하고 즐거운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다시 춥네요. 으....^^

순오기 2011-02-11 23:00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네요 메르헨님~
설도 지났고 졸업시즌이라서 꽃샘추위가 아닐까요?^^

세실 2011-02-10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사인책을 이리 자주 받는 님은 영향력 있는 인사^*^
님이 들려주시는 구수한 시 낭송 듣고 싶어요.
"분명 옥일 새끼들 낳고....." ㅎㅎ

순오기 2011-02-11 23:01   좋아요 0 | URL
사인본이 얼마나 되나 챙겨봐야겠어요.
이웃동네서 이벤트도 있으니까~ ^^

세실님의 보림양과 규환군도 분명 '옥'일 새끼들이죠.^^

마노아 2011-02-10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의 깜찍한 깜짝 선물이네요. 목포에서 나고 광주에서 사는 그 인연까지도 정겹고 아름다워요.^^

순오기 2011-02-11 23:01   좋아요 0 | URL
그래서 더 반가웠어요~
아마도 광주대 작가초청강연에서 만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요.^^

마녀고양이 2011-02-10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아침부터 염장 페이퍼? 아하하,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이런 소소한 행복...... 저두 행복해요~ 쪽!

순오기 2011-02-11 23:02   좋아요 0 | URL
아침부터 염장이었나요~ ㅋㅋ
쪽~ 소리도 반갑고요.^^

꿈꾸는섬 2011-02-1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시인에게 직접 받는 사인본, 너무 좋으셨겠어요.^^

순오기 2011-02-11 23:02   좋아요 0 | URL
시인과 작가의 사인본은 언제나 반갑죠.^^

잘잘라 2011-02-1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투리에 환장하는 저에게 이런 페이퍼는 정말.. 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잖아요!!!
순오기님 페이퍼에는 '땡스투'를 지르게하는 뭔가가 있어요. 분명!
그게 뭘까 그게 뭘까, 밝혀내겠다고 드나들다가 오늘도 땡스투~

순오기 2011-02-11 23:04   좋아요 1 | URL
사투리에 환장하시나요?ㅋㅋ 어디 사투리에 제일 환장하시는지요...
땡투를 지르게 하는 원인은 밝히셨나요?^^
우리 모두 지름신 강림을 막아내야 하거늘...ㅋㅋ

2011-02-10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2-11 23:04   좋아요 1 | URL
사이트에 가보니 단편동화로 받으셨네요~ ^^

울보 2011-02-10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역시 멋져요,,

순오기 2011-02-11 23:05   좋아요 1 | URL
제가 아니고, 시인이 멋지다는 말씀이죠.^^

cyrus 2011-02-12 0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작가분이 주신 선물, 정말 잊혀지지 못할 특별한 선물이네요. ^^

순오기 2011-02-12 13:45   좋아요 1 | URL
예~ 잊지못할 특별한 선물이죠.^^
 
엄마의 말뚝 - 다시 읽는 박완서 다시 읽는 한국문학 21
박완서 지음 / 맑은소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오랫동안 박완서 작가의 팬이었다. 처녀작 <나목>부터 읽기 시작해 신문에 연재됐던 <휘청거리는 오후>나 <도시의 흉년>을 읽었고, 작품이 나올 때마다 사서 읽었다. 누군가에게 책 선물 할 일이 있으면 박완서 작가의 책을 즐겨 선물했다. 나홀로 흠모하던 작가였는데, 2001년 11월 11일 하동군의 평사리문학제에 박경리 선생과 함께 오신 작가를 뵈었다. 거기 오시는 줄 알았으면 책을 갖고 가 사인을 받았을 텐데, 사진만 같이 찍고 사인도 못 받았는데 돌아가셔서 안타까웠다. 그 분을 추모하는 글은 쓰지 않았지만, 그 분의 작품을 다시 읽으며 나혼자 작별의식을 치르는 중이다. 책꽂이 한 자리에 모아둔 그 분의 작품을 어루만지고 들춰보면서... 

 

“쓰는 일은 어려울 때마다 엄습하는 자폐自閉의 유혹으로부터 나를 구하고,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속시켜주었다.”고 말하는 박완서 작가는, 1970년 여성동아 장편공모에 <나목>이 당선돼 40세의 늦은 등단이었지만, 40년간 빛나는 작품으로 시대를 밝혀준 작가였다. 이 책엔 <엄마의 말뚝>과 단편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가 수록되어 중고생들이 보면 좋다. 중3 막내는 교육청 논술대회 지정도서라 ’엄마의 말뚝’을 읽었는데, 고등학교 문학에서도 만나는 고등학생의 필독도서다.  

 

박완서 문학의 뿌리를 알려면 <엄마의 말뚝>을 봐야 한다. 졸지에 남편을 잃고 박적골을 떠나 대처에 말뚝을 박고 아들 딸을 잘 키워내는 것이 지상 목표였던 어머니는, 작가의 어머니 뿐 아니라 모든 어머니들의 소망이기도 했다. 

"숟가락 하나도 집안 것은 안 건드리고 오로지 당신의 단 하나의 재간인 바느질 솜씨만 믿고 어린 아들의 손목을 부여잡고 표표히 박적골을 떠났다.(18쪽)"

"핵교를? 기집애를 핵교를?"
"네, 기집애도 가르쳐야겠어요."
"야, 너 대처에 가서 무슨 짓을 했길래....... 큰 돈 모았구나? 아니면 간뎅이가 부었던지, 그렇지 않고서야 무슨 수로 기집애꺼정 학교에 보내 보내길?"(21쪽) 


어머니는 딸을 도회지로 데려가 학교를 보내고, 학교를 나와서 신여성이 되길 원했다. 어머니가 그리는 신여성은 당신이 되고 싶은 모습이었을 것이고, 당찬 어머니 덕분에 우리가 박완서 작가를 만날 수 있었던 건 행운이다. 

"신여성이란 공부를 많이 해서 이 세상의 이치에 대해 모르는 게 없고, 마음 먹은 건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자란다."(37쪽) 

어머니는 그렇게 갈망하던 대처로 나왔지만 문안으론 들어가지도 못하고 문밖인 현저동 상상꼭대기에 말뚝을 박으며, 상처받았을 어머니의 허세와 자존심은 외면하기 힘든 우리 모습이기도 하다. 같이 셋방살이를 하면서도 이웃들을 바닥 상것으로 업신여기며 살던 어머니는, 감옥소 마당에서 노는 딸을 문안 학교로 보내기 위해 친척집으로 주소를 옮겼다. 요즘 말로 하면 위장전입을 한 것인데, 서울에 뿌리박은 손자 손녀를 위해 시골에서 마련해 준 돈으로 괴불마당이 있는 여섯 칸 기와집을 사게 되었다. 어머니는 비록 문밖이지만 기어코 서울에 말뚝을 박았다고 감개무량해 하셨다.  


해방이 되고 돈을 번 오빠가 문안에 집을 사서 이사 했지만, 어머니는 괴불마당 집의 말뚝에서 풀려나지 못했다고 회상한다. 박적골을 떠나온지 40년 만에 현저동 옛동네를 지나게 된 나는, 자신도 엄마의 말뚝이 풀어준 새끼줄 길이만큼만 벗어났을 뿐, 의식은 여전히 말뚝을 가지고 있었다는 고백으로 마무리된다.   

 

엄마의 말뚝을 볼 때마다 우리 가족 이야기로 감정이입이 된다. 우린 충청도 시골에 살면서 언니 오빠를 먼저 인천으로 올려보냈고, 형제들이 하나 둘 합류하면서 결국 고향을 떴다. 부모님이 고향을 뜨고도 시골에 남았던 나는, 짧은 기간 할아버지 댁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부평에 말뚝을 박고, 가난한 도시인으로 힘겨운 세월을 견뎠다. 부모님은 5남매를 먹이고 공부시키느라 고생했지만, 도시에 말뚝을 박았으니 학교를 다니게 됐다고 당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셨다. 돌아보면 참 눈물겨운 세월이었지만, 그 덕에 요만큼이나 사는구나 싶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은 틀니>는 절름발이 딸(설희)을 둔 이웃집 여편네와 나의 삶에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를 얘기한다. 부모, 예술, 이민, 가족 간의 알력, 간첩으로 내려올지 모르는 오빠 때문에 감시를 당하면서 삶이 위축되고 황폐화 되는걸 보여준다. 훌훌 털고 이민을 떠나는 설희 엄마가 부러워서, 서른 여덟에 틀니를 한 나는 그 아픔조차 틀니의 아픔으로 대체하려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엄마의 말뚝>은 1.2.3까지 연작으로 읽어야 할 작품이다. <엄마의 말뚝 1>은 대처에 말뚝을 박은 가족사이고, <엄마의 말뚝 2>는 6.25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황폐한 삶과 아들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엄마의 말뚝 3>은 아들을 잃은 상실감에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어머니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어머니의 말뚝인 아들을 잃는 사건은 삼대에 걸쳐 대물림되었다. 박완서 작가의 아버지와 오빠, 아들까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보냈다. 이제 작가님은 박적골의 할머니와 어머니랑 한 자리에서 당신들의 말뚝이었던 아들들과 함께 계실까? 이제는 당신들의 말뚝과 편안히 안식하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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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2-08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의 말뚝>,, 정말 유명한 소설이죠. 저는 최근에 썼던 소설보다는
예전에 나온 박완서 씨의 소설이 더 좋더라구요. 이 소설뿐만 아니라
<옥상의 민들레꽃><그 여자네 집>이라는 단편소설도 좋았어요.

순오기 2011-02-08 19:16   좋아요 0 | URL
처녀작은 나목이지만, 박완서 문학의 시작은 엄마의 말뚝이죠.
옥상의 민들레꽃은 예전에 중학교 국어에 실렸는데, 지금은 검인정 교과서라 어떤지 모르겠네요.
그 여자네 집, 그 남자네 집, 다 있지요.^^

프레이야 2011-02-08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기 언니 전 엄마의 말뚝을 못 봤어요.
이거부터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순오기 2011-02-08 19:16   좋아요 0 | URL
엄마의 말뚝 1.2.3 모두 실린 책도 있어요.
도서관에 가면 있을테니 찾아 보셔요~ ^^

blanca 2011-02-08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완서샘 책들을 열심히 찾아 읽었는데 리뷰도 안 쓰고 정리도 안 해서 하나도 체계가 없어요. 너무 아쉬운 점이랍니다. 대체로 빌려서 읽고 반납하고 이런 식으로 했거든요. 최근들어서야 전집 간행된 걸 드문드문 읽고 있는데 정말 다작하셨더라구요. 정말 한 권 더 써 주시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프시다는 얘기도 없이 돌연 가 버리셔서 너무 충격받았었어요. <도시의 흉년>을 읽지 못했어요. 순오기님 덕분에 다시 챙겨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순오기 2011-02-09 02:30   좋아요 0 | URL
조금 더 사셨어도 됐는데, 너무 서둘러 가신 거 같아 안타까워요.
박경리 선생님이 부르셨나 봅니다.
저도 너무 오래전에 읽은 책들은 세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아요, 그래서 다시보기 하려고요.^^

모름지기 2011-02-09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박완서님 소식듣고 제일 먼저 '도시의 흉년'이 생각나더라구요. 제일 처음 읽었던 선생님의 작품이어서 그런가봐요. 최근의 작품들을 비롯해서 순오기님처럼 선생님의 작품을 거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엄마의 말뚝을 못 읽었네요. 이참에 찾아 읽어야겠어요.

순오기 2011-02-09 02:31   좋아요 0 | URL
도시의 흉년을 제일 먼저 보셨군요.
저는 인천에 살때 학부모 중에 여성동아 출신 작가가 있어, 박완서 작가님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마치 잘 아는 사람 같은 착각을 하며 살았어요.^^

꿈꾸는섬 2011-02-09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엄마의 말뚝>을 처음 읽었어요. 그 뒤 박완선선생님 작품은 열심히 찾아 읽었는데 워낙 다작이라 다 읽진 못한 것 같아요. 순오기님 리뷰보니 안 읽었던 작품들 찾아 읽고 싶네요. 엊그제 <못 가본 길이 아름답다> 읽었어요.

순오기 2011-02-09 20:27   좋아요 0 | URL
엄마의 말뚝부터 읽었군요~~~
40년동안 다작하셨으니, 어찌 다 읽을 수 있겠어요. 나도 못 읽은 거 많을거에요.
어머니독서회에서 2월은 '박완서 작가 추모 특집'으로 박완서 작품 읽기로 정했어요.
못 가본 길이 아름답다, 옆동네서 적립금으로 주문했으니 내일은 도착할 거 같아요.^^

L.SHIN 2011-02-09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오기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오기님의 댓글을 너무 늦게 읽긴 했지만 재밌어서 피식 웃었습니다.
연휴부터 어제까지 날이 따뜻해서 저는 봄이 벌써 와버린줄 알았습니다.(웃음)

순오기 2011-02-09 22:15   좋아요 0 | URL
엘님을 기다리는 봄, 잉어를 기다리는 엘님~~~~ ^^
 

2011년에는 최대한 책을 적게 사는 걸 목표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매달 두 번의 책 주문을 한다. 
월초와 15일 이후에 한 번, 최대한 적립금 범위내에서 주문을 원칙으로 하지만, 초과하기 일쑤다.  
오늘도 조금 초과했지만, 이 정도는 봐줄만 하다고 끄덕이면서 주문을 승인했다.^^ 

 

지식e 시리즈는 출간될 때마다 구입했는데,
6권을 예약판매 시작했다는 문자를 받고 주문했다.
더구나 DVD를 증정한다는데, 어떻게 거부하겠는가!^^ 
6권만 받으면 지식e 시리즈와 김진혁 피디가 쓴 <감성지식의 탄생>까지 완벽한 시리즈다.

 

 

 

 

 
2011 이상 문학상 수상집<맨발로 글목을 돌다>는 공지영을 응원하기 위해,
2010 미당 문학상을 수상한 장석남 시인의 <뺨에 서쪽을 빛내다>와 내가 좋아하는 손택수 시인의 <나무의 수사학>과
최두석 시인의 <투구꽃>을 주문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우리집에 미술 관련 도서가 꽤 있어서 주문을 망설였는데, 결국 알사탕 때문에 질렀다는... 

 

 

 

 

 


우리 애들 키울때 본 책이라 절판도서도 있지만, <위대한 화가 아름다운 그림 70선> 국내편과 외국편은 우리 아이들 그림 공부의 기초가 된 책이다. 

 

 

 

내가 가진 건 <웬디 수녀의 유럽 미술 산책>이고 <미국 미술관 기행>은 갖고 싶은 책이다.
한젬마의 <그림 읽어주는 여자>만 소장했고,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는 도서관에서 빌려 봤는데 중고샵에서 건질려고...

 

 

 

 

 

 

나무숲에서 나온 <어린이 미술관> 시리즈는 다 소장하진 못했지만,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게 좋은 욕심나는 책이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매달 포토리뷰를 쓰면 알사탕 1,000개 받을 수 있는 도서를 선택하는데, 이번엔 <공부가 되는 세계 명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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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1-02-07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를 응원한다는 순오기님 취지가 참 좋아요. 알사탕 얘기하시니 저를 이끌어 주셨던 그 때가 생각나서 웃음이 나네요. 대체 몬지를 몰라서 헤매다 순오기님 글 보고 '사랑해, 사랑해'도 사고 알사탕으로 만 원 도서상품권도 타고 했던 훈훈한 기억이 나요. 순오기님 집은 정말 작은 도서관 같을 것 같아요.

순오기 2011-02-07 22:55   좋아요 0 | URL
내가 책 한 권 산다고 응원이 되진 않겠지만, 공지영씨 이상문학상 탄 건 정말 응원할 일이에요.^^
그냥 구입하면 알사탕을 주는 것도 있지만, 그보단 포토리뷰를 쓰면 알사탕 주는 거에 항상 꽂혀요.ㅋㅋ
우리집은 소수에게만 대출하는 작은도서관(마을도서관) 맞아요~ ^^

2011-02-07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02-07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 적립금은 어떻게 생기시는걸까 정말 궁금해용.
아 맞다 공지영 저 책 사야지...이렇게 해서 저도 올해 첫 구매를 해야 할듯 합니다. ㅎㅎ

순오기 2011-02-07 23:57   좋아요 0 | URL
이달의 당선작에 뽑혀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거리니 당선작으로 적립금 받은 건 백만년 전.
최근엔 TTB광고 수익과 땡스투 적립금 모아모아서 책 삽니다.^^

2011-02-08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2-08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이 참 많네요

순오기 2011-02-08 03:58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책 나온거 축하해요.^^

잘잘라 2011-02-08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땡스투 적립금을 모아서 책을..!! (TTB광고 수익은 1년에 한 두 껀, 땡스투 적립금은 2,3일에 한 두 껀.. 모아서 책을 한 권 사려면 연례행사를 해야하는 저로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사계절 어린이 출판사, 저도 갖고싶어요.
월급날 지르면 땡스투는 순오기님 앞으로 달아놓을께요.^^ㅎㅎ

순오기 2011-02-08 03:59   좋아요 0 | URL
님처럼 제게 주시는 땡스투와 TTB 광고수익을 모아모아서~ ^^
사계절 어린이 미술관, 님도 탐내는군요.ㅋㅋ

라로 2011-02-08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올만에 서재 들어와서 주문조회까지 눌러보면서 쿠폰이 3장 들어 있는데
플래티넘 쿠폰 2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걸 보면서
책 주문을 (뭐 고작 2월이 며칠 안 지났지만 말이에요,,ㅎㅎㅎ)
안 하고 있는 제가 대견했는데 [지식 e 6편] 저도 주문해야겠어요,,DVD를 준다고 하니!!!
이래서 <책 주문>이런 페이퍼는 가급적 피해가야 하건만,,ㅎㅎㅎㅎ

순오기 2011-02-09 02:35   좋아요 0 | URL
댓글 다는데 갑자기 로그아웃이 돼서 다시 로그인~
플래티넘 쿠폰은 정가제 도서는 제외돼서 사실 써먹기 어려워요.ㅜㅜ
지식e6은 DVD에 낚여서 사도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책주문 페이퍼는 피해야 하거늘 보셨군요.ㅋㅋ

cyrus 2011-02-08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스스로 구매욕구 절제를 하고 있는데
순오기님의 글을 읽고나니 저에게도 알라딘 지름신이 찾아왔네요^^;;

순오기 2011-02-08 04:07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 스스로 구매욕구를 절제해야지요.^^

2011-02-08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2-08 19:17   좋아요 0 | URL
에~ 고마워요!

무해한모리군 2011-02-0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페이퍼가 알록달록 제마음에 꼭듭니다 ㅎㅎㅎ
어린이미술관 시리즈 참 좋아보이네요. 저는 장욱진이 좋아요.

무스탕 2011-02-08 16:10   좋아요 0 | URL
알록달록 페이퍼... ㅎㅎㅎ

순오기 2011-02-08 19:17   좋아요 0 | URL
알록달록 페이퍼라 이쁘긴 하죠.ㅋㅋ
어린이 미술관 시리즈 좋아요, 장욱진을 좋아하는 휘모리님.^^

마녀고양이 2011-02-08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네 서재 정말 멋질거같아요.
저런 시리즈 물을 꼭 맞추어 꽂으셨을거 아녜요.
그리고 저도 알록달록 페이퍼, 꼭 마음에 듭니다. ^^

순오기 2011-02-08 19:19   좋아요 0 | URL
시리즈물도 필이 꽂히는 대로 낱권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전체 다 갖추지는 못했어요.
시리즈는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고 맘에 들면 사는 편이죠.
알록달록~ 곧 봄맞이를 해야지요.^^

saint236 2011-02-08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 e 6권 보관함에 넣고 고민 중입이다. 그런데 쓸데 없는 고민 같아요. 분명히 살 것을 아는데...

순오기 2011-02-08 19: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지식e 6은 어차피 살거니까 DVD 줄때 예약주문하는 것도 좋겠죠.

saint236 2011-02-08 22:08   좋아요 0 | URL
주문했습니다.

무스탕 2011-02-08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페이퍼를 읽으려면 일단 마음을 비워놓고, 그러니까 책을 사야 겠다는 맘을 내려놓고 읽기 시작해야 끝까지 읽을수 있다니까요. 안그랬다간 수시로 장바구니가 터져요 ^^

순오기 2011-02-08 19:22   좋아요 0 | URL
마음 비우기, 책 안사기...마법의 주문을 걸고 읽는 페이퍼.
장바구니 담았다고 다 사다간 살림 거덜나죠.ㅋㅋ

시끌북스 2011-02-08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열정적으로 독서를 하시고 활동하시는 순오기님...멋지네요..^^

순오기 2011-02-08 19:23   좋아요 0 | URL
아~시그마북스, 오랜만이네요~~~ 제가 좀 뜸했지요.ㅜㅜ
독서는 열정적으로 못하고 알라딘'질'은 열정적으로 하는지도요.ㅋㅋ

모름지기 2011-02-09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름신 강림을 막을 길이 있을까요? ^^
저도 지식시리즈를 모으고 있는데 6권 얼른 예약주문해야겠네요.
끝도 없는 책욕심..<그래도 괜찮다> 그러네요.ㅋㅋ

순오기 2011-02-09 02:36   좋아요 0 | URL
지름신 강림은 막을 수 없어요.ㅜㅜ
그래도 올해는 쌓여 있는 책 읽기를 우선으로 해서, 구매는 많이 줄어들 거 같아요.^^
그래도 괜찮다, 하는 이가 누구에요?ㅋㅋㅋ

꿈꾸는섬 2011-02-09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은 책이 한가득이네요.^^

순오기 2011-02-09 20:28   좋아요 0 | URL
좋은 책도 읽을 책도 참 많지요~ ^^
 
우리 함께 죽음을 이야기하자 1218 보물창고 3
게어트루트 엔눌라트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작품에서 '죽음'을 모티브로 한 책은 많지만, 직접적으로 죽음을 이야기하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인 듯하다. 독일에서 초등교사였고 교육학과 심리학 강연을 했던 저자는, 어렸을 때 남동생의 죽음으로 상실의 경험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느끼는 슬픔의 표현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말로 번역된 책 제목은 직설적이지만, 원제는 <아이들이 슬픔을 느끼는 방식>이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누군가의 죽음으로 생긴 상실감을 어떻게 위로하고 치유해야 할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내가 겪었던 누군가의 죽음으로 생긴 문제나 정서적인 것들도 이해하게 되었다. 어른들 특히 부모나 선생님이 읽고, 누군가의 죽음을 겪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해답을 얻기 좋은 책이다. 
  

아이들이 맞닥뜨린 죽음에 대해 슬픔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가 죽었을 때, 엄마나 아빠가 죽었을 때, 형제자매가 죽었을 때, 예고없는 사고로 인한 죽음이나 자살, 장례식에 참예하는 문제 등 조목조목 짚어가며 사례를 들어 준다.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아이가 질문하면, 솔직히 얘기해주고 함께 대화를 나누라고 조언한다. 아이들은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자기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상상하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심을 갖거나, 자기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죄책감을 느낀다고 한다. 아이가 느낀 슬픔이나 상실감을 치유하기 위해선 창의적인 활동이 유익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풀어주는 어른들의 위로가 필요하다고 한다. 죽음은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살면서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일이라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내게 가장 영향이 컷던 죽음은 친정아버지와의 작별이었다. 암으로 투병하는 동안, 살아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뵈려고 광주에서 인천을 오르내리며 작별을 준비했었다. 아버지는 당신의 자식들에게 제대로 해준 게 없다며 미안해하셨고, 우리는 아버지가 우리 앞길을 열어주신 것으로 충분히 역할을 하셨다고 위로했었다. 아버지와 함께 한 소중한 추억을 기억하면서 마음을 담아 글을 썼고, 형제들은 모두 글을 읽으며 울었고, 아버지께도 읽어 드렸다고 했다. 아버지는 당신께 감사하는 막내딸의 글에 위로받으며 고맙다고 했다는 말도 언니에게 전해들었다. 그렇게 작별을 준비했음에도,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는 황망해서 아이들을 데려갈 생각도 못했다. 아이들도 외할아버지와 작별의식을 치뤄야 했는데, 그럴 기회를 못줘서 지금도 미안하다. 아버지와 사랑의 추억이 많은 만큼 슬픔을 잊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게 힘들었고, 아버지 돌아가신 가을이면 으레히 혹독하게 아팠었다. 저자는 죽은이와 작별하고 애도하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내 경험과 이웃들의 경우를 봐도 애도하는 시간은 곁에서 뭐라하지 말고 그냥 지켜봐 주는 게 좋다. 

우리 아이들은 친구의 엄마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경우를 봤고, 할머니가 암으로 투병하는 걸 지켜봤기 때문에 죽음은 영원한 작별이라는 걸 체감했다. 장례식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사촌언니가 애통하는 걸 지켜보며, 할머니와 함께 산 언니는 정이 많이 들어서 할머니를 보내기가 힘들다는 것도 알았다고 한다. 정이 깊을수록 누군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건 엄청난 충격이라고 저자는 반복해서 이야기 한다. 그래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슬픔을 표현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위로해야 한다고... 

이 책을 보면서 영화 <카드로 만든 집>이 떠올랐는데, 궁극적으로 이 책이 얘기하는 죽음에서 비롯된 상실감과 충격이 얼마나 크고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 잘 그려낸 영화다.

이 영화를 못 봤다면 꼭 찾아보시라, 죽음과 자폐에 대한 정신과 의사(토미 리 존스)의 심리 분석과 조언에 귀 기울여도 좋을 영화다. 이 책을 읽고 죽음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나 문학작품을 아이들과 같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트 슈피겔만의 <쥐>에서도 어려서 죽은 형과 늘 비교당하는 동생이 나오고, <호밀밭의 파수꾼>에서도 열세 살때 경험한 동생의 죽음으로 충격받은 홀든의 이야기도 생각난다. 애완동물의 죽음을 그린 그림책은 <개들도 하늘나라에 가요/신시아 라일런트/보물창고> <애완동물이 갖고 싶어/바르브루 린드그렌/보물창고> <안녕, 영원히 기억할게/하라다 유우코/살림어린이> 할아버지의 죽음이 나오는 <오른발 왼발/토미 드 파올라/비룡소> <할아버지 양복 입고 있어요/아멜리에 프리드/여명미디어> <유령이 된 할아버지/에바 에릭손/한길사><우리 할아버지/존 버닝햄/비룡소>등등 찾아 보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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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2-07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혈육이 섞인 언니라고는 사촌 언니 하나였는데,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 했어요. 부모님이 학기 중이라고 말리셔서....
그런데, 그렇게 남일처럼 치뤄진 장례식으로 인해, 저는 언니를 제대로 묻지 못 했어요. 후회스러워요.

지금도 가끔 가슴에 맺히거든요. 아이고 어른이고 간에, 상실은 제대로 맞이하는 편이 좋은거 같아요.

오기 언니, 설 잘 지내셨죠?

순오기 2011-02-07 19:00   좋아요 0 | URL
이 책에서 누누이 얘기하는 게 바로 그거에요.
상실감을 회복하기까지 충분히 슬픔에 잠겨 있어야 한다는...

설은 귀성대열에 합류하지 않아도 되니 잘 보냈지요.
광주에서 목포는 한 시간도 채 안 걸리거든요.^^

2011-02-07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2-07 23:25   좋아요 0 | URL
오늘 개학했군요~ 고맙습니다!!
주소는 님 서재에 남겼어요.

설날엔 목포 큰집으로 가니까 한 시간도 채 안 걸렸어요.
남들처럼 전 부치고 튀김하고 만두도 빚었어요.
큰댁이랑 우리식구 뿐이라 음식도 많이 하지 않으니 수월했고요.
이틀간 설거지는 열나게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