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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2 - 그 이어지는 이야기
사회평론 편집부 엮음 / 사회평론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는 신문 광고도 내지 못했는데, 독자들의 호응은 대단했다. 자발적으로 광고를 하거나 구매를 독려하며 책선물을 하는 등 뜨거웠다. 나도 고등학교와 마을 독서회 토론도서로 선정하고 지인들에게도 선물했으며, 25만부를 발행하는 인터파크 월간 북피니언 6월호에 이 책을 추천했으니 미약하나마 일조를 한 셈이다.^^
이 책은 <삼성을 생각한다>의 출간 이유와 출간 이후의 풍경을 보여준다. 김용철 변호사의 원고가 몇몇 출판사의 거절로 녹색평론에 오게 됐으며, 어떤 과정과 수고를 거쳐 출판하게 되었는지도 알려준다. 출간 이후 일간지를 비롯한 인터넷 매체나 지하철 광고조차도, 광고를 거부한 참담한 현실도 알려준다. 국내외 언론 매체에 실린 <삼성을 생각한다> 출간 이후 관련 기사를 소개했는데, 다양한 이유를 댄 광고거부 사태는 어느 언론사도 자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자본의 지배하에서 신문사가 광고를 못 얻을까봐 눈치를 보는 현실은, 삼성이 그 무엇보다도 거대한 권력을 가진 집단이라는 걸 보여준다. 언론은 삼성의 눈치를 보느라 광고를 거부할 뿐 아니라, 기사에서도 암묵적으로 침묵한다. 참다운 언론의 역할을 생각하면 참 서글프고 암담하다.
"아무 책이나 광고할 순 없지 않느냐"며 버럭한 <조선일보>. "누굴 잡으려고 이러느냐"며 흥분해서 화를 내는 <중앙일보>. 그저 "미안하다"고만 하는 <매일경제>. 뜬금없이 "단가가 맞지 않다"는 <동아일보>. 반응은 달랐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삼성에 해가 되는 광고는 실을 수 없다는 거였다. – 49~50쪽
표지 디자인은 제목에 담긴 긍정, 고급스러움, 품위 등을 키워드로, 수십 가지의 문양을 거쳐 삼성의 CI를 아이콘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출판사는 잘나가면 3만부 정도 생각했는데, 광고거부사태가 오히러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와 10만부가 금세 나갔고 이젠 15만 20만을 넘어 백만부까지 생각한다는... 오른쪽은 모든 언론사가 광고를 거부한 광고 원안이다.
서울에선 외면, 뉴욕에선 집중이라는 제목으로 외국 매체에 실린 기사도 소개한다. 뉴욕타임스는 '삼성은 한국에선 신성불가침의 회사이다. 그럼에도 믿을 수 없는 회사로 취급된다. 책 출간 후 주요신문과 웹사이트는 그 책의 광고를 거부했다. 몇몇 간행물만이 그 리뷰를 실었지만, 블로그와 트위터의 강력한 입소문에 힘입어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소개했다.NYT와 BBC,블룸버그통신 등 취재를 요청했고, 해외판권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미국, 일본, 중국의 출판사가 특히 관심을 나타냈다. 국내에서의 광고거부사태는 오히려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한겨레,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가 광고를 거부한 소식을 프레시안,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등 온라인 매체에 알려진 2월 1일 저녁부터 트위터 사용자들이 트윗과 리트윗으로 하룻밤 사이에 수만명에게 알려졌다. 트위터와 블로거를 중심으로 자발적 광고와 판매독려가 전달되었고, 거부당한 광고원안 역시 트위터들이 퍼나르며 십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보게 되었다. 온라인 상에서의 폭발적인 반응 덕분에 출간 일주일이 안되어 어떤 책보다 유명한 책이 되었다. 매체에 실린 기사와 자발적으로 호응한 트위터와 블로그가 소개되었다.
후반부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의 김용철 변호사 인터뷰가 실렸는데 <삼성을 생각한다> 책 이야기가 아닌 인간 김용철에 대한 이야기다. 직설적인 물음에 직설적인 대답으로 폭소를 자아낸 인터뷰 기사에 읽는 나도 즐거웠다. 김용철의 성장과 집안 이야기 등 사적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고, 검사가 아니었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검찰조직의 마인드까지 알 수 있었다.
검찰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복종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과장급인 강금실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순간 검찰은 모욕을 당했다고 느꼈고, 검찰에서 보고하는 청와대 팩스선을 끊어버려 검찰의 존재감을 무시했다는 것도 비위를 거슬린 일이라고. 또한 보호감찰 대상자였던 노무현이 한달에 한번씩 와서 반성문을 쓰던 사람이라는 만만함도 작용했을 거란다. 검찰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모든 정보를 모으지만, 필요한 정보만 쓰고 움켜쥐고 있다 결정적일 때 한방에 보낼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도 집권이 끝나면, '해준게 뭐가 있다고 우리를 개처럼 만들었냐' 당할 수 있다고 한다. 무제한의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집단은 권력은 통제돼야 하고, 검찰청장과 지검장을 주민직선제로 한다면 최소한 국민의 눈치를 보게 될 거라고 한다.
인터뷰 최고의 압권은,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생기면 답답해 한다는 이건희 부자, 그들을 이기려면 돈에만 강해져 버리면 걔들 아무것도 아니란다. 더구나 형벌이나 처벌을 굉장히 두려워하여 하는데, 그런 위치에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진짜로 덜덜 떤다고... 사돈이나 조카가 구속될 때, 형무소도 좀 섭외하고 관리하라고.
이런 마인드를 가진 이건희 부자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알지 못하는 전형적인 졸부가 아닐런지...
*급하게 만들었는지 오타가 많이 보여서 별 하나 감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