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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철학하기
프랑수아 갈리셰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프랑수아 갈리셰, 저자는 철학박사이자 교수로 철학의 대중화와 학교 철학 교육 운동에 앞장 선 분이다. 초등학교 장학관을 가르치는 협력관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철학을 뜻하는 philosolhy는 어원적으로 지식(혹은 지혜)의 사랑을 뜻한다. 우리말로 번역된 철학(哲學)에도 지혜라는 뜻이 담겼다. 내게 철학은 어려운 학문이다. 중고등학교의 윤리 시간에 주워 들은 것과, 대학교 1학년 때 교양과목으로 접한 '철학개론'이 전부다. 사실 철학자들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힘든데, 그들의 이론이나 학설을 이해하는 건 나한테 무리다. 그래서 이 책이 어렵지 않을까 살짝 걱정됐는데, 학자나 이론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이 책은 '모두가 철학자'라는 말로 시작해 1부는 어린이를 위한 철학에 대해 이야기 한다. 프랑스 초등학교의 철학교육 사례를 들어가며, 어린이는 철학할 수 없다는 편견을 버리라고 말한다. 왜, 어린이에게 철학을 가르쳐야 하고,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무엇으로 철학을 토론할 것인지 얘기한다. 교실에서의 철학 토론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이 확장되는 걸 알 수 있었다.
가정에서의 철학토론을 돕기 위한 조언을 새겨두었다.
진지하라, 인내심을 가지라, 보조자료를 활용하라,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라, 개입은 짧게 하고 끝내라, 구두 토론 후엔 글쓰기로 마무리하는 것까지.
'아이들에게도 목소리가 있다!' 코너에선 아이들과 선생님이 나눈 대화로 실제적인 도움이 될 거 같고, '이번에는 여러분 차례!'에서는 내가 토론을 진행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 준다. 제목은 어린이와 함께 철학하기지만, 어린이보다는 교사나 부모를 위한 지침서로 좋겠다.
2부는 함께 생각해볼 문제들이다.
학교의 의미를 새겨보는 학교는 왜 다녀야 할까?
도덕 교육의 자유란 무엇인가?
시민의식 교육에 대한 우리는 모두 평등한가?
종교에 대한 문제로 무엇을 믿어야 하며, 내 종교가 네 종교보다 더 나은가?
주제별 이론적인 설명과 실제 학생들의 토론사례와 반응을 소개했고,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토론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아이들을 위한 철학 책이 있어야만 철학적 토론이 가능한 게 아니고, 텔레비전 뉴스나 신문 잡지에 실린 사진 혹은 아이들 만화에서도 얼마든지 철학 토론을 위한 주제와 질문을 찾아내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결국 교사와 부모가 얼마나 성의를 갖고 있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철학은 인내의 학문이라는데 토론을 할때는 아이가 혹은 자녀가 잘 다듬어지지 않은 이야기를 할때에도 기다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 역시 아이들 말을 귀담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다려주는 것도 연습해야겠다. 초등학교부터 체계적인 철학교육에 힘쓰는 프랑스가 부러운 독서로 끝내지 않으려면, 토론할 때 '저요, 저요!' 자신있게 손드는 아이로 키우고 생활에 실천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될 거 같다.^^
프랑스의 철학교육 사례를 배워 우리 가정과 학교에서 적용하고,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