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색, 계
이안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여전히 머리 한구석이 복잡하고, 가슴 저림이 풀리질 않는다.
결혼 생활 13년째.. 남녀 간의 그렇고 그런 거는 대충 알고 산다는 자부심(이런 것도 자부심이라고 해야하나?)을 갖고 살아왔는데, 때 지난 영화 한편을 보고 끙끙 앓고 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책을 보면서도 연 이틀 "색계"의 수렁에 빠져 나오질 못하고 있다.
업무도 밀리고 있고, 요모조모 의사결정하고 레포트 작성하는 등 집중하고 고민해야 할 일거리들이
산적해 있는데, 억제를 해도 자꾸 색계의 장면장면이 떠올라 제대로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말로 나의 느낌을 다른 이에게 설명하기에는 어휘력과 표현력이 달리고, 별거 아닌 수준의 글 몇줄로나마 나에게 남아있는 감정의 여운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극중의 "이"(양조위 분)가 이런 얘기를 한다. "세상에 별 거 아닌 일은 없다"고..)

줄거리는 단순하고 많이 들어 보았음직한 내용이다.
시기는 대략 1940년대, 이 영화의 주무대는 홍콩과 상해..
우리의 대학시절처럼(비록 전쟁상황이고, 조국은 일제의 침략에 곤경에 처했지만) 꿈많고 착하고, 순진하고,불의에 분노하고 조국을 사랑할 뿐, 세상 물정을 도통 모르는 청년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당시의 시국을 연극이라는 수단을 통해 동포들에게 조국에 대한 사랑을 설파하고, 큰 호응을
얻는다. 성공리에 공연을 마치고 뒷풀이 후 빗속에서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선 희망과 기쁨이 넘쳐 흘러 절로 미소를 머금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능력에 비하여 너무나 강한 욕심을 갖게되어 파멸에 이르는 자동차의
시동을 건다..
친일파로 구성된 남경정부(아마도 일제에 의해 수립된 괴뢰정부) 첩보기관 간부를 제거하기 위해
의기투합하여 암살을 모의하고, 연극부원 중 한 여인(극중 이름은 왕지아즈-탕웨이 분)이 그 기관의
간부를 유혹하기 위한 미인계에 동원된다.
그녀는 연극부 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된 한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있고(그 마음은 한참 뒤에
드러난다.. 이때 드러냈으면 또 그녀의 인생역정은 얼마나 다른 길을 걸어갔을지...), 이제 막 그 사랑이
싹트려 하는데, 남자는 연극에 만족하지 못하고, 암살이라는 급진 강경노선을 택했고, 그의 행동에
동참한 그녀의 인생 흐름도 역사의 격랑을 따라 급격하게 바뀌어 버린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돈 많은 수출입업자를 남편으로 둔 귀부인("막부인"이라고 불린다)으로 위장하여
첩보기관 고위관료인 "이"(양조위 분)의 부인에게 접근하여 호감을 산다.
("이"의 부인이 과거 "져지 드레드(실베스터 스탤론,다이안 레인이 출연했던 법관이 경찰권과 사형집행권까지 행사한다는 만화를 원작으로한 만화스런 영화)"에 출연한 미모의 중국배우 조안첸이다. 이 영화에서는 과거의 미모는 찾아볼 수 없고, 중년 고위층 부인으로 등장하는데, 도도한 듯하면서 속물스러운 부분에 집착하는 연기가 훌륭하다.)

"이"는 신중하고 자신의 감정을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으며, 일정을 그의 부인조차 모를 정도로 극도로 보안에 신경을 쓰는 전형적인 국정원 패턴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고수 앞에 왕지아즈를 비롯한 암살단(?)은 정말로 보고 있기 안타까울 정도로 순진하고,
아마츄어적인 집단으로 비춰진다. 그들이 비밀스럽게 진행하는 모든 행위들은 중경정부와 남경정부
정보기관에게 일거수 일투족이 파악되는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신분을 위장하기 위하여 고급 저택과 차를 빌리기 위해 돈을 쓰고,왕지아즈는 마작(마작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마작을 하면서 나누는 대화로 엔딩 부분을 처리할 정도로 이 영화에서 마작 장면은 자주 등장하는데, 도박이라면 고스톱의 룰조차 제대로 숙지되지 않을 정도의 젬병이라 마작장면에서 도박 문맹의 설움을 잠시 느꼈다)을 하면서 계속 돈을 잃어 자금난에 허덕이고, 사격 훈련에서는 권총을 수십발 발사해 겨우 병 하나를 맞출 정도의 형편없는 사격실력에..
항일 운동에 나선 조직치고는 열정에 비하여 실력이 너무나 따라주지 않아 차라리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 했다.
 
마눌님과 같이 보면서 가장 어이없었던 장면은 "이"에 대한 왕지아즈의 유혹이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자,성경험이 전혀 없는 그녀를 위해(?) 동료 중 유일하게 성 경험이 있는 친구를 섹스파트너로 정해 정사를 나누는 장면이다.
서로에게 호감도 없고(그녀와 관계를 가진 남자 친구가 호감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하지만 처음 섹스를 하기 위해 방에 들어온 그가 입고 있던 옷은 난닝구라고 불리는 런닝 셔츠, 나중에 등장하는 "이"의 벗은 몸에 비하면 남자 친구는 너무나 후줄근하고 없어보인다) 섹스를 하면서도 전혀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무미건조함.....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부천서 성고문 사건에 대해 당시 정권이 "혁명을 위해 성을 도구화한다"라고 거짓 선전을 떠들어 댔는데, "친일파 처단을 위해 성을 도구화" 하도록 결정해 버린 암살단을 보며,
항일 운동을 위해 이 정도의 "도구화"는 감내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리 항일 운동이 중요해도 이건 너무한 거 아냐라는 혼란한 감정이 동시에 솟구쳐 왕지아즈에 대한 연민의 강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다른 동료들은 변변히 역할을 하는 게 없어, 이 집단에서 제몫을 하는 사람은 왕지아즈 밖에 없어 보인다. 그와 같은 왕지아즈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바램과 달리 "이"일행은 전화 한통화 남기고 상해로 돌아가 버린다.
그들의 계획은 온전히 실패로 판정났고, 힘없이 철수하는 이들에게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
바로 "이"에게 "막선생과 부인"을 연결해 준 앞잡이가 이들의 집을 찾아내 폭로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자 분노한 암살단원들이 그를 잔혹하게 살해한다. 그런데 그 잔혹함은 이들이 잔악무도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다. 그들이 살아온 인생에서 누구 하나 제대로 때려보지도 못했을 이들이 사람을 칼로 찔러죽였을 때 겪었을 정신적 충격의 무게가 어찌 가벼울 수 있을까?
 
 3년 동안 상해에서 경제적 곤궁과 일본어를 배워야 한다는 굴욕감을 견디며 죽은 듯 지내던 왕지아즈에게 옛 친구가 나타나 재도전을 권유한다. 이제는 그도 그리고 그의 어설픈 암살단 친구들도 제대로 훈련받은 첩보원이 되어 중경정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며 왕차이즈도 동참한다.
 왕지아즈에 대한 관심을 보였지만, 신중함인지 망설임인지 별다른 사고를 차지 않았던 "이"는 3년만에 재회한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결국 그들은 긴 시간동안 서로에 대해 펼쳤던 탐색전(이게 색계의 "계"라고 한다)을 끝내고,본격적인 색에 탐닉한다. 처음 벌이는 그들의 정사... 로맨틱하거나 에로틱하지 않다. "이"는 왕차이즈를 강압적으로 다룬다. 벽으로 밀어 붙이고, 집어던지고 가죽 혁띠로 때리고 묶고...그들의 첫 정사는 새디스틱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들의 정사...많은 이들에게 회자된 부분이 이 정사장면이나, 여기서부터 왕지아즈의 불행이 암시되어 (사실 그녀의 불행은 암살에 동참한 그 순간부터 시작된 것이겠지만)슬픔이 밀려들기 시작한다. 그녀는 정사를 통하여 "이"의 마력에 빠져들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흔들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변심은 결국 파국을 부르는데... 

 체포된 왕지아즈와 그의 친구들을 탄광으로 보내라는 지시에 그래도 "이"가 왕지아즈에게 일말의 정은 남아있었나 보다 했는데, 탄광은 그들에게 죽음을 선사하는 검디검은 어둠의 공간이었음을 마눌님의 한숨소리와 함께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비롯한 동료들을 죽음의 길로 인도한 왕지아즈는 죽음을 앞둔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배신감, 회한, 후회, 그리움, 안도감.... 그녀의 대책없는 사랑이 너무나 안타깝고 아픈 영화였다.
왕지아즈의 웃음을 짓는 듯 마는 듯 하는 묘한 표정이 아련함을 더한다....   

 모든 부귀와 영화를 초개와 같이 내던지고, 자신을 불사른 이름모를 수많은 전사들..그리고 사랑이라는 전사가 가져서는 안되는 심성을 가져 자신과 동료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어버린 미워할 수만은 없는 우매함....

공감할 수 없는 역사관이 녹아들어 있지만, 이 영화는 나에게 역사에 대한 영화로 읽히지 않는다.
너무나 깊은 슬픔이 이 영화를 뇌리에서 지우질 못하게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azydevil 2009-04-13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씁쓸한 작품이죠. 신념, 이념. 욕망과 어리석음이 마구 뒤엉켜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짱구아빠 2009-04-1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zydevil 님> 이 영화보고 저 혼자만의 생뚱맞음이 아닌가 싶어 인터넷의 영화평 등을 뒤져보았는데, 주로 양조위와 탕웨이 간의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정사에 포커싱 되어 있어서 서운한 감이 조금 들었습니다. 신문기사에서도 주로 정사의 노출 수위 (진짜로 관계를 가졌네 말았네 같은)와 이 영화로 인하여 탕웨이가 중국 정부에 의하여 영화 출연을 금지당했다는 소식, 탕웨이가 결국 홍콩 시민권(영주권 일수도 정확치 않습니다)테스트에 합격하여 홍콩에서 영화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정도의 소식만 접했습니다...
영화 본김에 지난 주에 원작인 장아이링의 소설집 "색계"까지 질렀는데, 소설은 영화만큼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습니다.(오히려 저는"못잊어"가
더 기억에 남더군요. 지긋지긋하게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주변의 악성인자를
끝내 이겨내지 못하는데서, 장아이링의 소설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은 왕지아즈를 비롯하여 비극의 화신들만 모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나 영화 속에서 충격적이었던 집단 난자 장면은 등장하지도 않고,영화
말미에 몇시인가 알려주는 종소리에 양조위가 흠칫 놀라며 마지막 남은 사랑의 여운을 보여주던 장면도 등장하지 않더군요.. 결국 원작의 "이"선생은 철저히 자신의 본분과 역할에 충실했던 캐릭터로 비추어져, 장아이링의 "색계"와 이안의 "색계"는 동일한 재료를 가지고 서로 완전히 다른 맛을 내는 요리란 생각을 갖게 합니다. lazydevil님이 써주신 한줄의 댓글이 색계에서 제가 느겼던 복잡다단한 감정이었네요...
 
















유시민의 새 책 <후불제 민주주의>... 
후불이라 함은 나중에 지불한다는 뜻인데...

업종의 특성상 선불,직불,후불로 나누는 습성을 갖고 있어
제목에서부터 눈길이 갔다.

그의 2007년 저작인 <대한민국 개조론>은
"개조"라는 단어와 사람에 대한 거부감으로 거들떠 보지 조차 않았는데,
<후불제 민주주의> 출간 소식을 듣고,두루 완화된 거부감과
정권 교체 이후 유시민이 느끼는 소회와 성찰은 무엇인지 자못
호기심을 자극해 질러보았다.
무능하지만 청렴했다는 정권이, 요 며칠사이 무능하지만
이전 정권(특히 부패와 파렴치했다던 군부독재정권)과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은 만큼 부패했던 과거들이
드러나고 있는 지금 그는 지난 시기를 어떻게 보고있을지..
지금과 같은 상황을 조성한데 대한 최대의 책임은 과연
누구한테 있는지 묻고 싶어지는 나날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azydevil 2009-04-0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능했지만 상대적으로 청렴했다고 자위하고 싶었던 정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내용이 궁금한데 서평 기대합니다.

짱구아빠 2009-04-0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zydevil님> 요즈음 뉴스에서 접하는 걸 보면 큰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어떠한 종류의 사람이던 정권을 잡으면 다 그렇게 변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후불제 민주주의>를 다 읽어가고 있는데요, 공감이 가는 내용도 제법 있지만, 예전처럼 "정말 맞는 얘기다"라는 강한 느낌이 오진 않는군요....
 
















서울대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의 신작 <문명과 바다>.. 
작년에 구입한 <대항해 시대>는 아직도 서재에 쟁여놓고 있다. 

 

 

 

 

 

 






 

 

 

 

 

<대항해 시대>에는 전공을 하는 전문 학자들을 위한 책이어서인지 나같은 비전문가가 읽기에는 벅찬 느낌이 들었다. 그 분량도 만만치 않아 지하철에서 들고 다니며 읽기에 불편했던 점도
한 몫했고...
<문명과 바다>는 비교적 수월하게 읽힌다.
세계사책에서 지리상의 발견으로 구분되는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부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상 교역이 이루어졌고, 서구가 바다를 주름잡게 된 것은 한참 뒤로 봐야할 것 같다.
명나라 환관 정화의 해양 원정 이후 중국의 갑작스런 해상 봉쇄 정책은 여전히 의문이다..
중국이 정화의 원정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해양 진출을 시도했다면 아마 인류의 근현대사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을 듯하고, 중국에 사대하고 있던 조선도 좀더 일찍
바깥 세상에 눈을 돌리지 않았을까?

<테이레시아스의 역사>, <신데렐라 천년의 여행>, <문화로 읽는 세계사>,그리고
읽다만 <대항해 시대>를 뒤이은 주경철 저술 독파 제5호 프로젝트 <문명과 바다>...
바다에서 만들어진 근대의 내가 알지 못하는 모험의 세계로 이번 주말에 떠나보련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3-28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넷 2009-04-07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항해 시대가 많이 어렵나요? 듣기로는 그래도 문명과 바다는 교양서적에 해당된다고도 하던데... 요즘에 책 제목이 자주 들리는 것 같네요. 세계사에도 관심이 제법 있는 편이라서, 궁금하네요.^^ 언제 읽어 봐야겠어요...

짱구아빠 2009-04-09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ibrarian-Garnet님> 제가 댓글이 좀 늦습니다.(늦게 댓글 쓴다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여러분한테 드려서, 이젠 그걸 현실로 인정하고 시작하려구요 ^^) <대항해 시대>가 주경철 교수님의 교양서 스타일의 역사서들에 비해서는 좀 난이도가 있어 보이긴 하지만, 대단히 머리털 쥐어뜯을 정도로 어렵진 않구요... 다만 책이 워낙 두툼해서 저같은 지하철 독서족들한테는 물리적으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주경철 교수님 책 중에 유일하게 독파를 못한 책인데 이번 주말부터 다시 시작해 봐야겠습니다.
 















어제 밤부터 읽기 시작한 책...
우선 제목부터 생소하다..
개밥바라기별...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 보통 새벽에 보이는 금성은 '샛별'이라고 하고, 
저녁에 보이는 금성은 '이제 개에게도 밥을 줬으면 하는 고즈넉한 때를 의미한다는 뜻'에서 
개밥바라기별이라고 부른다고 작가는 설명했다."고 한다.
사람이 자기 배가 부르면 그 다음에 개에게 밥을 준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저녁에 금성이 보이는 때가 되어야 개한테 밥을 준다는 건지...
오늘까지 80여페이지를 읽었으나 "개밥"하고 "개밥바라기별"하고 관련된
구절은 아직 못 찾았다...
시대적 배경은 4.19 혁명 직후에서 베트남 파병을 하던 무렵으로 추정되고,
화자가 수시로 바뀌어서 아직은 몰입에 어려움이 있지만..
<객지>에서 <손님>까지 이어진 황석영 선생의 작품은
나에게 열병을 안겨 주었으므로, 다시 함 열병을 앓아야 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2년 월드컵 당시... 
수백만의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우리나라 축구 선수들의
동작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식을 내뱉고, 골이 들어간 순간에는
온 나라가 떠나가도록 함성을 질러대고...
심지어 월드컵 덕분에 우리 나라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람들까지 등장하고...
혹자는 열정으로, 혹자는 광기로 표현했던 그 시절...

정희준 교수의 "스포츠 코리아 판타지"에서는 이러한
열광과 환호가 월드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여러 사례들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일제 시대의 울분을 달래준 엄복동의 자전거...
해방 이후 먹고살기도 벅찬 시절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거쳐 말 그대로 산넘고 물 건너서,바다 건너서 
대회에 참여해야 했던 마라토너들....그럼 역경을 딛고 끝내 우승을 하고,
박정희와 권투/축구, 전두환과 올림픽/프로야구 ... 
우리 나라 현대사에 스포츠 만큼 많은 이들에게
흥분과 행복감을 안겨준 게 있을까 싶다.
그런 맥락을 잘 파악한 위정자들은
정치적 불만을 스포츠로 해소하려 하였고...

이 책을 통하여 잊었던 옛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기도 하고,
우리가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참 못먹고 못살았구나..
NBA, 메이저리그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게 불과 몇 년 안되었음에도
이제는 익숙한 문화 중에 하나가 되버렸다.

이번 주 지하철 출퇴근 시간은 이 책 덕분에 참 짧았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09-03-11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츠의 판타지는 이래저래 비판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빠져들잖아요? 스포츠가 가지는 마력이겠죠? ^^

lazydevil 2009-03-1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츠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가 기억과 추억의 저장창고라는 점이죠. 마치 시대를 풍미한 유행가처럼요~.^^

2009-03-12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짱구아빠 2009-03-12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저도 스포츠에 대단히 둔감한 편인데요, 그래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이기면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한일 야구대회에서 김재박의 멋진 번트와 한대화의 쓰리런 홈런,계속 얻어 터지고 연속 다운을 당하다가 한방에 상대방을 케이오 시킨 홍수환, 나쁜 일본 넘들한테 마악 당하다가 김일이 박치기로 제압하면 느껴지던 전율과 흥분 등등..우리에겐 월드컵 말고도 드라마틱한 순간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짱구아빠 2009-03-12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zydevil님> 멋진 닉네임이십니다.(서재활동을 잘 하진 않지만,요새 제 닉네임을 좀 바꿔볼까 생각중이라서...) 이 책을 통해서 1900년대 부터 최근까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많은 순간들을 삼일 동안(이 책을 읽은 기간) 되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월드컵 거리응원이 광화문이 아닌 서울시청 앞에서 벌어졌던 것은 당시 비등했던 반미감정 때문이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았구요...이 책을 통해 반가운 기억,안타까웠던 기억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