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당시... 
수백만의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우리나라 축구 선수들의
동작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식을 내뱉고, 골이 들어간 순간에는
온 나라가 떠나가도록 함성을 질러대고...
심지어 월드컵 덕분에 우리 나라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람들까지 등장하고...
혹자는 열정으로, 혹자는 광기로 표현했던 그 시절...

정희준 교수의 "스포츠 코리아 판타지"에서는 이러한
열광과 환호가 월드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여러 사례들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일제 시대의 울분을 달래준 엄복동의 자전거...
해방 이후 먹고살기도 벅찬 시절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거쳐 말 그대로 산넘고 물 건너서,바다 건너서 
대회에 참여해야 했던 마라토너들....그럼 역경을 딛고 끝내 우승을 하고,
박정희와 권투/축구, 전두환과 올림픽/프로야구 ... 
우리 나라 현대사에 스포츠 만큼 많은 이들에게
흥분과 행복감을 안겨준 게 있을까 싶다.
그런 맥락을 잘 파악한 위정자들은
정치적 불만을 스포츠로 해소하려 하였고...

이 책을 통하여 잊었던 옛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기도 하고,
우리가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참 못먹고 못살았구나..
NBA, 메이저리그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게 불과 몇 년 안되었음에도
이제는 익숙한 문화 중에 하나가 되버렸다.

이번 주 지하철 출퇴근 시간은 이 책 덕분에 참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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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3-11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츠의 판타지는 이래저래 비판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빠져들잖아요? 스포츠가 가지는 마력이겠죠? ^^

lazydevil 2009-03-1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츠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가 기억과 추억의 저장창고라는 점이죠. 마치 시대를 풍미한 유행가처럼요~.^^

2009-03-12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짱구아빠 2009-03-12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저도 스포츠에 대단히 둔감한 편인데요, 그래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이기면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한일 야구대회에서 김재박의 멋진 번트와 한대화의 쓰리런 홈런,계속 얻어 터지고 연속 다운을 당하다가 한방에 상대방을 케이오 시킨 홍수환, 나쁜 일본 넘들한테 마악 당하다가 김일이 박치기로 제압하면 느껴지던 전율과 흥분 등등..우리에겐 월드컵 말고도 드라마틱한 순간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짱구아빠 2009-03-12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zydevil님> 멋진 닉네임이십니다.(서재활동을 잘 하진 않지만,요새 제 닉네임을 좀 바꿔볼까 생각중이라서...) 이 책을 통해서 1900년대 부터 최근까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많은 순간들을 삼일 동안(이 책을 읽은 기간) 되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월드컵 거리응원이 광화문이 아닌 서울시청 앞에서 벌어졌던 것은 당시 비등했던 반미감정 때문이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았구요...이 책을 통해 반가운 기억,안타까웠던 기억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