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죽음
제임스 에이지 지음, 문희경 옮김 / 테오리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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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평범하기만 했던 하루를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하루로 순식간에 바뀌어 놓으며 어느 누구의 위로도 소용없을 것만 같은 고통과 상실감은 희망마저도 죽음으로 내몬다. 이제는 10년도 훨씬 더 지난 일이지만 엄마의 죽음이 우리 가족들에게 그러했다. 예기치 않은 비극으로 가족들은 모두 상실감에 빠졌는데, 그 상실감의 정도는 개개인이 달랐고 그 비극을 견뎌내는 방법 또한 모두 달랐다. 누군가에게는 엄마였고, 누군가에게는 아내였으며, 누군가에게는 할머니라 불렸고, 누군가에게는 누나이자 언니였으며, 누군가에게는 장모였던 엄마의 죽음은 그렇게 각기 다른 고통으로 다가왔고 각기 다른 방법으로 견뎌내야만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은 이제 각기 다른 방법으로 그리워한다. 저자 제임스 에이지 자전소설인 <<가족의 죽음>>은 책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내용과 분위기를 읽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책을 읽기도 전에 엄마의 죽음을 먼저 떠올린 것은.

 

이 작품은 '문단의 제임스 딘'이란 별명답게 20세기 중반 미국 문화계의 반항의 아이콘으로 상징되던 저자 제임스 에이지의 유작으로 어린 시절 유고한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소설로 쓴 자전적 추도사인데,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타임] 100대 영문소설로 선정되는 등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이야기는 한 가족에게 찾아 온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을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어떻게 바라보며 어떻게 견뎌내는가를 그려내고 있다. 이 이야기는 비극이 닥친 하루 전과 그날 저녁 그리고 다음날 아침 총 3부로 나뉘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단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아빠를 바라보는 아들 루퍼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여느 때처럼 아빠는 극장에 가자고 제안했지만 엄마는 천박하고 추접한 그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빠는 찰리 채플린을 좋아했고 극장을 빠져나오면 술집을 찾았다. 루퍼스가 보기에 아빠는 가정을 사랑하고 식구들을 모두 사랑하지만 가족을 사랑하면서 얻는 만족으로도 어쩌지 못할 만큼 외로웠고, 오히려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더 외롭거나 외로움을 떨쳐 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루퍼스는 아빠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집 근처 길모퉁이에서 아빠와 함께 바위에 앉아 있는 일이십 분 정도가 너무도 행복했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에 알고 있던 아빠의 눈빛이나 입술과는 사뭇 달랐다. 집으로 돌아와 루퍼스가 잠이 들락날락할 때 화차들의 우르르 소리가 들리고 깊은 밤에 숨죽여 웅얼거리는 말소리는 꿈의 한 자락처럼 느껴졌는데, 이튿날 아침에 엄마가 아침식사 자리에 아빠가 없는 이유를 설명해 줄 즈음에는 간밤의 말소리와 소음은 까맣게 잊은 뒤였다.

 

한밤중 잠결에 어둡고 텅 빈 복도에서 전화가 홀로 맹렬히 울어대는 통에 제이는 나직이 욕을 뱉으며 수화기를 들었다. 그것은 동생 랠프로부터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건넨 전화였다.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아내 메리의 인사를 뒤로한 채 제이는 차를 몰았고 머지않아 듣게 될 최악의 소식을 생각하며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전보다 조금 더 빠르게 차를 몰았다. 그날 밤을 멍한 상태를 밤을 세운 메리는 10시가 되기 몇 분 전에 울리는 전화벨을 받았고 엑센 시골 말투의 남자가 바깥양반이 사고를 당했다고 알려주었다. 그 사람은 남자 분이 와주길 바랐고 메리는 앤드루 오빠에게 소식을 전했다. 도착하자마자 전화를 주겠다는 오빠는 연락이 없었고 마침내 돌아온 오빠는 남편 제이가 사고로 즉사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메리는 지독한 두려움을 종교에게 의지하고자 했다. 다음 날 아침 아빠를 부르며 부모님 방으로 뛰어들어간 루퍼스는 방안에 아빠가 없자 깜짝 놀라 우뚝 멈춰 서고 말았다. 엄마는 어린 동생 캐서린을 깨워 아빠는 다시는 오시지 않을거라고, 하늘나라에 가셔서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루퍼스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저 보고 듣는 것밖에 없었고, 캐서린은 여느 때와는 달리 주위가 너무 조용해서 불안하고 슬펐다. 어린 캐서린은 그저 아빠가 빨리 집에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이처럼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찾아온 비극을 가족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견뎌 내는지에 대해 그려낸 책인데, 엄마 메리가 종교에 의지하고 있는 탓인지 종교적 색채가 굉장히 강하다. 비종교인인 탓에 책을 집중해서 읽기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 책은 남은 가족들의 치유과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가족 소설로 스토아적 신자와 맹목적인 신자, 교회에 분노하는 자와 교회에는 분노하지만 영적 충동은 인정하는 자가 저마다의 관점에서 죽음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는 점에서는 종교 소설로도 읽힌다(출판사 서평 中)고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가족의 의미를, 누군가에게는 종교의 가치관을 생각해볼 수 있는 폭넓은 책이 될 수도 있겠다.

 

한 가족에게 찾아온 예기치 않은 불행을 가족 하나하나가 어떻게 바라보며 어떻게 견뎌 내는가를 담담하고 섬세하게 그려 낸 이 책은, 단순히 '그'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가족의 이야기라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표지 中)

 

그저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어린 딸 캐서린, 함께 비밀을 공유했던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에 빠져든 아들 루퍼스, 종교를 통해 슬픔을 견뎌내려하지만 서로 다른 종교관으로 가족들과 갈등을 겪게 되는 아내 메리, 이들에게서 아빠를, 남편을 갑자기 잃는 비극을 겪게 된 가족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는 탓인지 그들의 슬픔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그로인해 저자가 섬세하게 담아낸 묘사들이 얼마나 탁월한지를 더불어 느낄 수도 있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제임스 에이지의 자전소설이지만 온전히 제임스 에이지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느 가정에서나 경험했을 혹은 경험하게 될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그런 탓에 이 책이 시간이 흘러도 식지 않고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이유일 게다. 종교소설이라 불릴 만큼 종교적 색채가 강한 탓에 개인적으로는 살짝 반감이 들기도 했지만 많은 이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덧) 불과 며칠 전, 친정 아버지의 상태가 위독해지자 병원에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건넸다. 다행이 위험한 고비를 넘겼고 한시름 놓은 상태에서 나는 <<가족의 죽음>>을 읽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내내 한없이 가라앉고 말았다. 서평이 내 생각대로 잘 써지지 않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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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살아요! - 이야기로 알아 보는 동물 권리
한미경 지음, 정진호 그림 / 현암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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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이면 우리 가족은 SBS <TV 동물농장>을 즐겨봅니다. 동물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이나 쉽게 볼 수 없는 동물을 보는 즐거움도 있어 재미있게 시청하곤 하지만 간혹 주인에게 사랑받다가 버려진 유기 동물들이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고 먹기를 거부하는 동물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픈 적도 참 많았습니다. 유기된 동물들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도 하지만 살기위해 난폭하게 변하는 경우도 있었고 안락사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들도 귀한 생명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의 욕심으로 상처받고 희생당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요즘 어린이 인권과 더불어 '동물의 권리'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동물의 권리를 알고 이해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이 보다 나은 방법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좋을 거 같네요.

 

 

 

갓 태어나 어섯눈도 못 뜬 강아지 영리는 낯선 곳에 있습니다. 따뜻한 엄마 품도 아닌 차가운 쇠창살만 덜컹거렸고 창살 너머 덩치 큰 개는 울어도 소용없다며 쏘아붙였지요. 펫숍 주인은 티컵이 크면 사람들이 싫어한다며 배고픈 영리에게 먹을 것을 조금도 주지 않았어요. 다행이 손님이 오면 새 가족이 생길 수 있다며 다정한 말을 해주는 개도 있었습니다. 잠시 후 손님이 들어오자 모든 개가 어서 꺼내 달라고 애원하듯 꼬리를 살랑댔지요. 영리는 수정이라는 어린 아이와 새 가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정이가 개털 알레르기가 있자 수정이 엄마에 의해 공원에 버려지고 말았지요. 가족을 못 만난 유기 동물은 안락사로 목숨을 잃습니다. 매일매일 늘어나는 수많은 유기 동물을 먹이고 재우기 어려운데다 장소도 부족하고 먹이값도 많이 들어가니까요. 2014년에는 우리나라에서만 1만 8천여 마리의 유기 동물이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네요. 다행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만들어 꾸려 나가고 있고, 전국반려동물사랑실천협회처럼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단체도 있으며, 강원도 동해시는 2012년에 유기 동물을 안락사시키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지요. 유기 동물을 분양하는 것이 널리 알려진다면 우리는 많은 동물의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돼지 두 마리가 저승으로 가는 중입니다. 앞서 가던 돼지는 사람들이 돼지우리처럼 지저분하다고 말하는 게 정말 억울하다고 말했지요. 그러자 뒤에 가던 돼지가 우리가 사는 곳은 다 똥으로 범벅이 되어 있으니 지저분하다는 게 맞는 거 아니냐고 되묻습니다. 앞선 돼지는 푹신한 짚이 깔려 있는 곳에서 살았고 진흙을 발라 열을 식혔지만 뒤에 가던 돼지는 평생을 옴짝달싹 못하는 철창 안에서 진흙 대신 똥을 바르며 살았으니까요. 저승사자는 억울하게 산 뒤의 돼지를 위해 짚과 진흙 목욕탕이 있는 우리에서 하루를 살게 해주었지만 돼지는 좁고 더러운 우리에 두고 온 아기 돼지들이 생각나 미안했습니다. 요즘 돼지들은 지푸라기 하나 없는 콘크리트 바닥인 비좁은 공장에서 살아갑니다. 새끼 돼지는 태어나면서부터 귀와 꼬리를 잘리고 이빨도 뽑힙니다. 닭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아리는 빨리 자라는 약을 넣은 사료를 먹고 부리 끝이 잘리는 고통을 견뎌야 하고 닭으로 태어나서 날개 한번 못 펴지요. 전라남도 영광에는 닭의 본성대로 살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아무런 광고를 하지 않아도 이곳을 찾는 사람은 수천 명이나 된답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닭을 키우는 사람들의 생각도 바뀔 수 있을 거에요.

 

 

 

공장 한쪽 방에서 털이 없다고 울어대는 오리들, 그들이 잃어버린 털은 옷을 만드는데 쓰기 위해 사람들이 뺏어 간 것입니다. 옷을 만드는 회사에서 털을 가져가기 위해 키우는 동물은 닭이나 돼지, 소처럼 좁디좁은 철창 우리에서 자라지요. 끔찍한 방법으로 밍크나 여우 같은 동물의 털과 가죽을 얻는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행이도 밍크 털 같은 모피를 입지 말자고 운동을 벌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의견을 말한다면 고통을 겪는 동물은 점점 줄어들겠지요. 무리에서 떨어진 코끼리 코코는 엄마와 헤어져 좁은 우리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몸은 사슬에 묶였고 사람이 시키는 말을 듣지 않으면 뾰족한 것으로 귀를 마구 찔렸지요. 동물이 나오는 쇼를 보면 즐거워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즐거움으로 동물들은 엄청난게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다행이 지금은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서울시에서 돌고래 쇼를 금지시키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이 관심이 필요하지요.

 

동물 실험을 하던 김 박사님은 연구소에서 실험동물로 태어나 자신을 따르는 병아리로 인해 괴로워졌습니다. 결국 동물 실험을 하는 연구소를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구했지요. 새로운 약을 만들어 내고 유전자 연구를 하기 위해서 동물실험하고, 생활에서 쓰는 물건에 독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도 동물 실험을 합니다. 우리가 쓰는 화장품 역시 동물들의 고통스러운 실험으로 만들어지지요. 동물 실험에 대한 의견은 찬성과 반대가 서로 팽팽합니다. 어떤 과학자는 사람과 동물의 유전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무작정 동물 실험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의사인 레이 그릭 박사 역시 다음과 같이 말했지요.

 

"동물과 사람은 절대로 같지 않습니다. 동물에게 나타나지 않는 반응이 사람에게 나타날 가능성은 백 퍼센트 열려 있습니다. 동물 실험은 사람의 욕심일 뿐입니다." (본문 80p)

 

 

 

이처럼 사람 때문에 고통받는 동물은 너무도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람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무슨 동물의 권리를 따지냐는 사람들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사람을 위해 동물을 쓰되 필요 없는 고통은 줄이자고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우리는 어떻게 동물을 대해야 하는 걸까요? 이야기로 알아 보는 동물 권리 <<우리, 함께 살아요!>>에서는 동물의 권리를 알아감으로써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생각케 합니다. 사람들의 이기적인 행동에 대한 결과는 다시 사람한테 돌아온다는 것은 환경 문제로 인해 익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동물의 피해 역시 다시 우리들에게 돌아오지는 않을까요? 그동안 동물의 권리에 대해서는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내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이 드네요. 이제는 동물의 권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할 때이며 이야기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이야기를 통해 동물의 권리를 쉽게 이해하게 도와주는 이 책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동물의 권리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해봅니다.

 

(이미지출처: '우리, 함께 살아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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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 메소드 - 혁신기업을 만드는 새로운 툴과 시각
네이선 퍼.제프 다이어 지음, 송영학.장미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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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광고나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 바로 '이노베이션'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에 기업은 그에 따라 혁신을 추구해야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혁신이라는 것은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얼마전 혁신에 관해 읽은 책에서 말하기를, 사람들은 모두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모든 이노베이션은 반대 의견과 적대감을 극복하고, 누군가 행동으로 옮겨야만 하는데 기업들은 그 혁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덧붙히자면, 다양한 외적 요인들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 혁신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요즘 혁신에 관한 책들이 자주 등장하는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혁신에 대한 두려움, 불확실성은 크지만 불확실한 여러 요인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는 좌우될 수 있다. 이에 이 책에서는 이노베이터 메소드라고 부르는 경영 혁신 방법, 즉 아이디어를 창안하고 다듬어서 시장에 진입시키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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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디어의 적 - 개인과 기업의 혁신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군터 뒤크 지음, 홍이정 옮김 / 가치창조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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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달력이 한 장만 남았다. 이쯤되면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다양한 계획을 세워두었지만 매년 연말에는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한 것에 대해 늘 후회를 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나만의 의지박약도 문제이겠지만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도 계획이 틀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느라 나름 식단 조절과 운동을 시도한다. 하지만 남편이나 아이들은 달콤한(?) 말들로 나의 의지를 꺽어버리고 만다. 결국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계획 자체만으로는 내 자신을 바꿀 수 없음을 절감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렇게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며 시름에 빠졌을 때 '아이디어 그 자체는 도약하는 순간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책 한 권을 마주하게 되었다. 연말이 되면 느끼게 되는 이러한 절망이 비단 개인에게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개인에게는 계획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듯, 기업은 아이디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개인이나 기업의 혁신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

 

몇 해전 세탁기를 구입할 때 드럼 세탁기를 살 것인지 통돌이 세탁기를 살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세탁기를 작동 하는 중에 빨래를 더 넣은 경우도 있고, 삶은 빨래를 넣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드럼 세탁기보다는 통돌이 세탁기가 사용하기에 편리할 것 같아 통돌이 세탁기를 구입했다. 드럼 세탁기도 중간에 문을 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 생각이 실현가능하게 되었다. 누군가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고 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겨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이렇듯 아이디어는 말 그대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설거지하는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 핸드폰에 책과 음악을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등등. 이런 아이디어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정작 누가 실행에 옮기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웃고 있는 기업들은 망합니다."

경제 예언가 쿤터 뒤크의 말이다.

그는 경멸하듯이 웃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고 있다.

은행들은 인터넷뱅킹을 비웃었고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비웃었다.

브록하우스는 위키피디아를, 서점은 E-BOOK를 비웃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날 어떤 상태에 와 있는가?  (표지 中) 

 

 

헌데 이렇게 무언가를 원하고 아이디어가 많은데도 왜 아무것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위대한 아이디어들은 너무 많은 변화를 초래하게 될 테고 이로써 엄청난 장애에 봉착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생활필수품인 세탁기, 식기세척기, 전기 면도기 등은 처음 소개될 당시 신랄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코닥(Kodak) 기업은 1975년도 이전에 이미 디지털카메라를 창안했었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유명한 코닥-필름(Kodak-Film)과 어떤 경쟁도 하지 않기 위해서 사랍 속에서 잠자고 있었고 결국 2012년 초에 코닥은 파산 신고를 해야만 했단다. 이렇듯 실제로 모든 이노베이션은 이러한 반대 의견과 적대감을 극복해야만 하는 것이고 누군가 뭐라도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다. 이노베이션의 경우에 필요한 것은 '에너지를 다하여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인 것이다. 이에 저자는 이 책에서 그동안 출판된 교재들이 아이디어 찾기, 아이디어 평가하기 그리고 아이디어 재정 지원에 대해 주로 기술되고 있는 것과 달리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다.

 

[1부 : 새로운 것에서 힘든 일은 무엇일까?]에서는 이노베이션의 문제점을 제시한다. 아이디어는 어떻게 개진되는 것이며, 아이디어는 어떤 새로운 세계를 열 수 있는지, 아이디어는 어떻게 보급될 수 있으며, 어떤 힘과 반대의 힘이 오리지널 아이디어에 영향을 미치는지와 성공적인 이노베이션을 위해 추진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우리는 혁신가들이나 '조직된 팀'에게 어떤 미덕을 요구해야만 하는 것인지, 그리고 새로운 비지니스는 아이디어는 어떤 적대자를 만나게 되고, 이노베이션이 극복해야 할 장애는 어떤 것이 있는지와 더불어 이노베이션과 주창자들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올바른 것, 규칙화된 것, 기준에 합당한 것은 모든 이노벵션을 아주 확고한 구조들 속으로 가두게 되고 그 속에서 꼼짝달싹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로써 이노베이션은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해지는 것이다. (본문 261p)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새것에 대한 일반적인 의욕이다! 그저 단순하다. 우리가 실제로 이런 의욕을 지니지 않고 있더라도 모든 새로운 것으로 인해 우리의 일반적인 의욕 부진이 타개되어야만 한다. (본문 14p)

 

[2부 : 특별한 이노베이션-장애물들]에서는 이노베이션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에 대해서 상세히 살펴보고 [3부 : 이노베이션과 우리의 형성력]에서 저자는 '기업의 DNA' 속으로 통합될 수 있는 현실적인 이노베이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교훈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이노베이션은 이행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혁신을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함께 모든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이 책에서 이노베이션 활동의 빈약한 효율에 대해 지적하는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다양한 예를 통한 이야기와 이해하기 쉬운 설명들은 다소 접근하기 힘든 경영, 혁신에 관한 내용을 쉽게 풀어내고 있어 책을 읽기 수월했다. 전반적으로 기업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개인의 혁신에 비추어 생각해볼 수 있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문구가 인상적이다.

 

우리에게 유익한 이노베이션은

헤라클레스의 과제처럼 온 힘을 다해 추진되어야 한다.

이노베이션은

'시시포스가 영원히 바위를 꼭대기로 들어 올리는 것'과 같다. (본문 3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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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화요일 노란상상 그림책 23
데이지 므라즈코바 글.그림, 김경옥 옮김 / 노란상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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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도 노란상상의 <<멋진 화요일>>을 화요일 저녁에 읽어보게 되었네요. 책을 읽다보니 오늘이 화요일이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오늘 멋진 화요일이었나? 라는 생각도 곁들여 해보게 됩니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일상,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하루였는데 이 그림책 때문에 왠지 이만하면 멋진 화요일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자 데이지 므라즈코바 이름이 좀 낯섭니다. 궁금한 마음에 먼저 찾아보니 체코의 그림책 분야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지만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라고 하네요. 작가 스스로 "여러 가지 중요한 일들에 관한 어린이 책"이라고 한마디로 이름 지었던 작가의 책들이 세상에 나온 지 벌써 5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모두 12권으로 출간되었는데 <<멋진 화요일>>은 그 중에 8번째로 1977년에 처음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체코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책인데 우리나라에는 이제서야 처음 소개되었다고 하니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멋진 화요일>>을 읽으면서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나머지 책들은 어떤 내용을 담아내고 있을지 너무도 궁금해집니다.

 

 

 

화요일이 멋지게 아침을 열었습니다. 온 세상 하늘이 발갛게 물들기 시작했고 하늘에는 솜사탕 같은 작고 예쁜 흰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이른 새벽입니다. 잠에서 깬 사람들이 창문을 열며 멋진 날이라고 말했지요. 화요일은 기분이 좋아져서 더 멋진 날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기분이 좋으면 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요. 화요일은 세상이 모두 잘 돌아가는지 매의 눈으로 끊임없이 살펴보면서 날아서 흘러갔습니다. 그러다 공원에 앉아 있는 할머니가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할머니 옆으로 날아가 앉았지요. 머리가 하얀 할머니는 나이가 많아서 이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지만 어렸을 때 일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화요일은 무슨 일이 있는지 할머니에게 물었고 할머니는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할머니 어린 시절의 생일날 엄마는 핑크빛 수가 놓인 파란색 옷을 입고 검정 실로 머리를 한 실크 인형을 만들어주었지요. 할머니는 그 인형을 날씨나 기분에 따라서 파란 천사, 길쭉이, 예쁜 땡글이, 아니면 사랑이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심부름을 갔다가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장바구니에 빵을 두 개 넣고 그 위에 인형을 놓았는데 오다 보니 없어졌지 머에요.

 

 

화요일은 그때가 화요일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그리고는 말하면 안 되는 거지만 할머니께만 알려 드리기로 했지요. 사실 인형은 장바구니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할머니 뒤에 오던 남자애가 몰래 빼 간 것이었어요. 곧 잘못했다는 마음이 들어 금세 후회한 남자애는 할머니를 뒤쫓아 갔지만 집을 정확히 몰랐던 탓에 한 골목 더 가서 인형을 던졌고, 그 인형은 병을 앓고 난 여자아이가 안락의자에 앉아 특별한 일이 일어나기를 빌고 있을 때 담을 넘어 날아갔습니다. 인형을 집어 든 여자아이는 사랑이를 악보 옆에 놓고 피아노를 배우게 되었지요. 피아노를 배운 여자아이가 연주회를 열었을 때 연주를 듣던 마음이 울린 한 아빠는 아빠와 떨어져 시골 할머니 집에 있는 아들에게 긴 편지를 써 보냈으며 아빠의 정성 어린 편지를 받은 아이는 행복한 마음에 큰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 노래를 불렀고 그 노래를 들은 소녀는 금발머리 남자아이가 커다란 나무에 앉아 있는 모습을 담은 그림을 그렸으며, 그 그림은 화랑에 70년이 넘게 걸리게 되었어요. 얼마 전에 한 소년이 그 그림을 보면서 마당에 나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무 한 그루를 살 돈이 모일 때까지 돈을 모았어요.

 

 

 

할머니는 그 소년이 나무를 샀는지 궁금했습니다. 그 맞은편 길에는 한 소년이 나무를 들고 오고 있었지요. 인형이 없었다면 저 아이는 나무를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인형이 어떻게 되었는지 화요일은 알 수 없었지만 할머니는 화요일을 만나서 참 기뻤습니다. 어린 시절만 기억나는 할머니는 슬퍼했지만 이제 더 이상 슬프지 않습니다. 슬픔 대신 기쁨을 느끼게 되었으니까요. 체코의 시인인 라데크 말리는 이 그림책을 두고 슬픔의 자리에서 위로와 기쁨을 발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요즘 인기리에 상영 중인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우리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그로인해 또 기쁨, 행복을 느끼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랍니다. 화요일은 "어떤 사람이 좀 착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 사람 마음을 기쁘게 해 주면 돼요. 어렵지 않아요." 라고 말합니다. 슬퍼하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면 그 날은 멋진 화요일이 될 수 있답니다. 그러고보면 멋진 하루가 되는 법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네요.

 

 

 

<<멋진 화요일>>은 인형으로 인해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인생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슬픔 속에서 기쁨을 만들어내고, 희망을 볼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지요. 화요일의 말처럼 어렵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화요일이 바람처럼 날아다니고 사람들을 두루두루 살펴본다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보여주는 희망과 인생 이야기 <<멋진 화요일>>은 이렇듯 너무도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화요일 뿐만 아니라 하루하루가 특별해질 것만 같은, 우리 모두가 슬픔 대신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을 엿볼 수 있는 멋진 그림책이었습니다. 감동과 여운이 오랫동안 남아있는 그림책이네요.

 

(이미지출처: '멋진 화요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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