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남자 친구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0
김일옥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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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조각조각 떨어져 있는 이야기 부스러기와 여기저기 흩어져 재미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모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작가의 말중

 

이러한 작가의 말 그대로 9편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실제 삶 한 부분이 툭 튀어나온듯 다가온다. 학교 숙제를 위해 줄넘기 연습에 한창인 어느날, 아빠 마중을 나갔다가는 아이스크림 얻어먹은 행복했던 날 애지중지했던 자전거를 잃어버린 숨막혔던 날, 사춘기 앓이를 하는 아이와 뜻하지 않은 충돌이 있었던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벌어질듯한 아주 사소한 생활들   그 삶들이 단편동화가 되어 우리 앞에 한권의 책으로 다가왔다.

 

그건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부문을 수상한 김일옥 작가의 첫 동화집이었다. 나와 우리아이들에게 단편동화의 재미를 알게해준 특별한 문학상, 나와 내 친구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통로가 되어 공감을 하며 마음의 위안을 받는 이야기들 , 책 속 주인공들도 나와 같다라는 동질감에서 기인한 그 마음은  아이들을 더욱 책의 소개로 몰입하게 만든다.

 

첫번째 이야기인  할머니의 남자친구는 조금은 독특하면서도 기이한 시선으로  가족관계를 들여다보게된다. 오토바이광인 신세대 스타일의 남자 친구가 생긴 할머니는 마냥 행복한 모습이건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와 아빠는 불화가 이어지고  그들을 바라보는 영민이는  내내 불안하기만하다.  그러던 어느날  별난 할아버지의  오토바이를 얻어탔던 영민이가 경찰서에 들어가게되면서 할머니는 애인과  헤어진다. 처음엔 본의가 아니었음에도 사랑하는 손자를 위기에 처하게 만든 애인을 용서할수 없었다 이해했었는데 나중에는 가족들을 최고로 사랑했기에 평범한 시선으로는  이해되지않는 불편한 시선을 더는 감당할수 없었던 할머니의 속내가 그런 결정을 내린게 아니었을까 싶어졌다.

 

“할머니, 이렇게 대책 없이 가출하려고 하면 어떡해. 죽을 때까지 엄마 아빠 얼굴 안 볼 거야? 그거 아니잖아.  그냥 미안하다고 해.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라고는 어딘가 이상한, 철부지 할머니와 너무 일찍 철이든 손자로, 역활이 바뀐듯한 모습 은 이야기 전체를 유쾌하게 만들며 반전되어가는 의미로 가족간의  관계와 사랑을 더욱 의미심장하게 만든다.  

  

도토리라는 애칭으로 애지중지했던 재현의 애마 자전거가 학교 보관대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것마저 잃어버리면 앞으로는 절대 사주지 않겠다던 엄마의 엄포도 떠오르고 무엇보다 자신의 분신이라 생각했던 도토리의 실종이어 더욱 마음이 아프다.  재현이 탐정친구 호범과 함께 자전거를 찾아가는 추리를 해가는 여정은 자못 진지하면서도 흥미 만점이다가는 배려의 마음을 보여주는 마지막 결론에서 더욱 멋져졌다.

 

9편의 이야기는 그렇듯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하고 , 보통의 생활을 보여주다가는 마지막 결론을 통해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는 엄마 아빠를 내내 미안하게 만들고 , 철부지 동생으로만 알았던 소라가

기특해지는가하면, 100번을 넘겨야만하는 줄넘기 시합을 아주 현명한 방법으로 가르쳐주던 엄마, 강아지 문제로 붉어진 이웃간의 단절이 그 강아지로 인해 더욱 돈독해져간다.

 

편견을 벗어나니 진실이 보이듯 , 우리의 삶속에서 감추어져있던 진실들이 대반전이라는 의미전환을 통해 더욱 더 크게 다가온다.  우리 아이들의 진짜 마음 들이 속속 드러나던 생활속 모습들을 진화된 이야기 9편에서 마주하며 조금 더 내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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