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아 푸른도서관 40
안오일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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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일이 짜증나고, 재미가 없으며 유치하다는 큰 아이를 보면서 요즘 사춘기가 제대로 온거구나 싶어진다. 아무나 잡고는 소리를 지르고 싶단다. 화를 내고싶단다. 그것을 밖에서는 할 수 없으니 집안에만 들어오면 짜증을 달고산다.
한번 두번 참으며 받아주다가는 결국 나도 폭발하고 동생도 폭발하고 아빠도 폭발한다. 사춘기시절 그러한 마음의 상태가 온다는 사실도 특별히 해소할곳도 없단것을 너무도 잘알면서...... 
그러다 생각해본다. 어린시절 수시로 드나들었던 연극무대, 체험, 놀이문화까지 요즘 많이 뜸해졌다. 그 모든 매체들이 하나하나 짚어보면 소통을 통해 마음을 풀어야할  청소년기에 가장 필요한것들인데 완전 사각지대가 된듯 텅 비어버렸다. 어른의 세계에도 끼워주지않고 아이들의 세계는 너무도 유치하다.
하물며 시집을 가장 많이 들고 다닐 시기요, 무한 감성에 젖어 언어의 유희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달래야하는 시기이건만 그 아이들을 위한 시집 또한 드물었던듯하다. 그래서 청소년시집이라는 타이틀만으로 너무도 반가웠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노라니 그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짚어내고 있다.

1부 한 대 치고 싶다 / 2부 그럴 때도 있지 / 3부 이 정도는 웃어 주세요 / 4부 지금 우리는 이란 주제속에 총 64편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마음 그 자체였다.
 

 

 

매일 마주보는 가족들에게서, 항상 등교하던 학교에서 매일매일 마주하던 친구들에게서 가졌던 생각들이 보통의 일상들이 특별한 감각으로 다가왔던날의 감성들이 한편의 시로 만들어진듯했다.

 

학원 한개 더 다니라는 엄마와 싸웠던 날 아침에 마주한 삐그덕 거리는 의자는 자신과 참 많이도 닮아있었고 체육복 갈이입는 선영이와 눈이 마주쳤을뿐인데 내 얼굴이 빨개진다. 내가 참으로 이상하다. 장난치고 놀려도 가장 많이 웃어주던 단짝친구 상준이가 전학을 갔을뿐인데 내 가슴엔 쓰르라미 한마리가 살게되었다.

 

 

그거 시험에 나오나요, 그렇다면 보충은 언제하나요, 시험점수에 반영되나요, 안 가면 안되나요 ?. 요즘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건 어른들, 그런말을 한다고 혼이 나는건 아이들 참으로 어폐가 있는 평가이고 가치척도이다.

 

64편의 시는 그들이 처한  각박한 현실을 운율감 있는 언어로 표현해 놓았을뿐이었지만 아이들은 그 속에서 위안을 받을수 있을것같다. 

 

반 단체 등산을 했다.

정상을 위해 쉬지않고 올랐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늘 중간인 나는

산만큼은 맨 꼭대기에 서고 싶었다.      p92 등산중

 

아이들의 마음속을 들어갔다온듯한 심리묘사로 실제 생활속 현실들이 절묘한 언어로 승화되어 그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헤아려준다. 갈수록 그 각박한 세상속으로 끌려갈  아이를 바라보는 요즘 그 아이가 고뇌할 시간과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 두려워지는데 이러한 수단들이 슬기롭고 현명한 돌파구가 되어줄듯,문학의 힘은 위대하다라는 진리가 떠오르는 의미있는 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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