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보다 빠른 꼬부기, 아이 뇌에 잠자는 자기주도학습 유전자를 깨워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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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보다 빠른 꼬부기 - 제1회 대한민국 문학 & 영화 콘텐츠 대전 동화 부문 당선작 ㅣ 살림어린이 숲 창작 동화 (살림 5.6학년 창작 동화) 3
이병승 지음, 최정인 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4월
평점 :
이모마음에 드는 아이가 네 마음에 드는 아이가 되어봐 -꼬부기가 미루에게 느릴땐 느리지만 빨라야 할 땐 제법 빠르다. 아빠나 미루는 인정 못 한다고 하지만 분명히 전보다는 조금 빨라졌다.이것이 내 속도다. 나만의 속도 - 많은 갈등과 아픔을 극복한채 자신의 모습을 찾아간 꼬부기의 마지막 대사였다.
참으로 인상깊다. 많은 의미들이 내포되어있다. 남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까 전전긍긍하고 나 아닌 다른이의 시선에 맞추어 좋은 평가를 받기위해 아둥바둥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속에 아이들의 긴장감과 더불어 어른들의 집착과 병이 보인다.
꼬부기는 느리다. 퀵서비스맨인 아빠가 답답해 미칠지경일만큼,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내가 도대체 왜그리 느린거야 되뇌이게 될만큼, 그렇게 보통인들의 시선으론 분명 문제아였다. 하지만 꼬부기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슈퍼 심부름을 갈때면 유통기한을 확인하며 믿을수 있는 제품인지 조사를 해야만했다. 학교가는 길엔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생각할 거리들이 많아진다. 용마 공업사 아저씨가 무심코 버린 꽁초에 눈을 다친 고양이의 밥을 챙겨줘야했고, 애인과 헤어진채 깊은 슬픔에 사로잡힌 미용실 누나의 기분또한 살펴야했다.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자신만큼 느린 광어가 앞으로는 잡히지 않을만큼 빨라졌음 좋겠고 마술방구 할아버지는 언제쯤 마술을 부릴까 내내 기대하는 마음으로 바라봐야했다.
엄마 말에 복종하고, 선생님말씀에 그대로 따르고 공부생각만이 전부인 아이들이 하지 않는것들을 꼬부기는 하고있었다. 그렇게 스스로의 모습에 충실해진 시간만큼 아이들과 멀어지고 있었다. 처음 너무도 느린 꼬부기의 모습에 나 또한 뭐 저런애가 다 있어 무척이나 답답한 마음이었건만 실상을 알고나니 그걸 누구 탓이라 해야하는걸까?, 누가 옳은걸까 판단을 못하겠다.
달팽이.나무늘보. 굼벵이, 거북이인 자신과 퀵서비스 아빠는 너무도 안닮았다. 섭섭한 마음에서 출발한 의심이 깊어갈수록 자신에게 없는 엄마가 궁금해지고 너무도 안닮은 아빠의 정체가 모호하다. 그러던중 꼬부기가 발견한건 낯선 사진한장, 그것이 단서가 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게된다.
그리고 문제가 많았던 또 한명의 친구는 꼬부기의 유일한 벗인 미루였다. 어느날 갑자기 비밀리에 이혼하고 사라져버린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이모집에 얹혀사는 아이, 행여나 다시 버림받을까 문제꺼리도 안만들고 이모가 좋아할것같은 길만 걸어가는아이, 조금만 옷이 더러워져도 이모에게 밉보일까 걱정스럽고, 공부를 너무 잘해도 안될것같고 못해도 안될것같은 마음에 맞추어사는 아이
그렇게 문제만은 두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남의 기준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삶을 찾아서, 내가 좋아하고 스스로가 소중하다 깨닫고 느끼니 그제서야 행복해진다. 자의이든 타의든 이유를 불문하고 깨져버린 가정속에서 고스란히 아픔을 지닌채 살아가던 두아이가 그렇게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은 길고 힘들었다. 그건 제아무리 선택할수 없는 사항이라 할지라도 부모로 인해 그들이 겪어야했던 아픔이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사람들에겐 그렇게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 하지만 세상은 똑같이 빨리 달리라하고 남과 비교하기 좋아하며 스스로가 만족해하는 삶보다 보여주는 삶을 선택하곤한다. 그리곤 너무 멀리 지난친후에야 후회를 한다.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하면서 거기엔 아이들 스스로의 선택보단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의 강요가 더욱 크게 작용했었다. 이젠 그러지 말아야겠다.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도록 믿고 맡기며 기다려야겠다. 그것이 꼬부기가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아이들은 그 이야기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자신의 속도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