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혼男-사별女 눈뜨고 못볼 ‘막장 드라마’
아들 문제로 만나 동거→男 수감→女 외도·마약→男 폭력→女 살인미수

 

 

문제 아들 부모경찰서에서 우연히 만난 40대 남녀의 동거 생활이 마약과 폭력 등으로 갈등을 빚다 결국 폭력을 참다 못한 여자가 흉기로 남자를 살해하려다 구속되면서 막을 내렸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자신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동거남의 머리를 망치로 때린 혐의(살인미수)로 A(여·43) 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동거남 B(46) 씨가 집을 나서자 망치를 들고 뒤따라가 B 씨의 머리를 7차례에 걸쳐 내려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와 B 씨는 지난 2009년 A 씨의 아들과 B 씨의 아들이 문제아로 자주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보호자로 알게 돼 같은 해 12월 교제를 시작했다. 당시 A 씨는 남편을 사별했고 B 씨는 아내와 이혼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후 2년간 동거생활을 하던 이들은 지난 2011년 11월 B 씨가 폭행 및 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으면서 생이별했다.

B 씨가 수감되자 A 씨는 새로운 남성 C 씨를 만나 동거했고 평소 마약을 복용했던 C 씨와 함께 히로뽕을 투약했다. 지난해 B 씨가 수감된 구치소에 면회 간 A 씨는 마약에 취한 모습을 보였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마약까지 하는 A 씨가 괘씸했던 B 씨는 경찰서에 편지를 보내 수사를 의뢰했다. B 씨의 편지로 인해 A 씨는 경찰 수사를 받고 지난해 10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5월 B 씨가 만기 출소하자 A 씨와 B 씨는 서로 모든 것을 용서하고 다시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A 씨가 마약 금단 증상 때문에 복용하던 우울증약으로 인해 멍한 상태로 생활하는 날이 늘자 다툼이 잦아졌다.

B 씨는 술만 먹으면 다른 남자와의 교제, 마약 투약 등을 이유로 A 씨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B 씨의 폭력을 참지 못한 A 씨는 결국 망치를 휘둘렀다. B 씨는 다행히 머리에 가벼운 상처만 입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그저께, 목요일자 문화일보 사회면 기사다.

신문을 거의 안 보는데, 집에 펴져 있는 부분을 보다가 너무 막장드라마 같은 내용이라 옮겨 본다.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데 정말 남녀의 관계란 그것의 백미가 아닐까...라는 생각. 어떻게 싸우다가 다시 결합해서 살 수가 있는지..그리고 망치로 살인을~@_@

 

이건 뭐, 불륜이 아닌, 막장이 문제가 된 케이스..ㅎ

사별과 이혼으로 서로가 이성을 바라는 시점은 이해가 갔지만...장소가 대략 난감이다.

저런 상황에서도 눈이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아간다.ㅎㅎ

 

근데, 갑자기 <불륜예찬>이 생각나는 건 왜인지 모르겠구나~ 헐~

 

근데, 모든 사랑에는 불륜은 없다는데,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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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8-24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없어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죠. ㅎ
소년범의 대부분이 부모의 이혼, 폭력이 원인이라는데 다 갖추었네요. 아이들만 불쌍합니다.

yamoo 2013-08-25 13:46   좋아요 0 | URL
헛! 그렇군요~ 그렇담, 위 사례는 소년범 대부분의 부모가 이런 사람들이라는 걸 증명해 주는 거군요! 정말 아이들만 불쌍합니다. 저 아이들도 범죄의 유혹에 쉽게 빠질거 같다는...악순환이네요..헐~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5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스토리가 재미있어요. ㅎㅎㅎㅎ 박찬욱이 만들면 참 기막히게 만들 거란 생각이 드네요....

yamoo 2013-08-26 11:58   좋아요 0 | URL
그래요....사건 보면서 이걸 곰발님이 까는 글로 승화시키면 어떤 글이 나올까..라는 기대가 된다고 할까요...ㅎㅎ

흠...박찬욱이라면 어떻게 만들까욤??ㅎ 기막힐거다는 거에 저도 한표~^^

감은빛 2013-08-2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찰서를 정말 자주 드나들었나봐요.
부모가 경찰서에서 눈이 맞을 정도라니!
그런데 둘 다 홀몸이었으니, 불륜은 아니네요.
말씀하신대로 둘의 삶이 막장이어서 문제죠.

남자는 본인이 폭행 죄로 수감되었으니,
아들의 폭력은 뭐 당연한 듯 보이고,
여자 역시 마약에 손을 대고,
망치를 휘두른 것으로 보아,
아들의 상태가 뻔해 보입니다.

말 그대로 아이들이 불쌍하네요!

yamoo 2013-08-27 16:38   좋아요 0 | URL
이들의 아이들도 역시나 불행한 삶을 살겠죠? 에휴~
요즘 들어 아이들 교육은 공교육보다 가정교육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새삼 알아가는 중입니다~
 

8월 중순을 넘기기 전에 적어도 읽었던 책이 뭔지는 정리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지 않으면 망각 속으로 잊혀지기에..벌써 중순도 넘어가고 하순으로 가고 있다. 이런~

기억나는 건 6월부터다. 이전에는 도대체 뭘 읽었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 큰일났다. 예전에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베르그손 저작읽기 들어간지가 좀 됐는데, 넘 게을러서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그러다 보니 다른 책을 읽을 염두가 나지 않아 바보가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교양 총서 위주로, 특히 얄팍하지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주로 읽어 왔던 거 같다. 난 단지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을 뿐인데, 지난 책읽기가 좀 얄팍했던 거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ㅎ 짧게 나마 느낌이라도 정리해 둔다. (언제읽었는지 정확한 날짜 순서는 전혀 기억이 없는지라 생각나는 대로)

 

 

중세 철학의 안내서 쯤 된다. 주제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생애와 업적. 이 책은 매우 쉽고 토마스의 사상이 뭔지 일목 요연하게 알려주는 알찬 토마스 입문서이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하나님의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간접체험할 수 있다. 왜냐면 기독교는 체험의 종교니까. 토마스가 본 환상이 어쩌면 그렇게 작가 김승옥이 본 환상과 비슷한지. 절필한 이유도 비슷하다! 그러므로 신은 존재한다. 확실히. 적어도 체험한 사람에게는!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해설서. 리바이어던 입문서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원전의 핵심부분을 수록한 살림 시리즈가 가장 좋은 듯하다. 무엇보다 해당 전공자가 해설을 하여 쉽고 깊이가 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여러가지 건질 게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는 초보자에게 홉스 입문에 대한 확실한 이정표를 제시해 준다는 거다. 아마도 홉스 입문자에게 이보다 좋은 팁은 없으리라. 저자가 영국에 홉스를 연구하러 갔을 때 먼저 리바이어던을 읽겠다고 하니 담당 영국 교수가 다음과 같이 충고해 줬다고 한다.

"그는 플라톤의 <국가>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먼저 읽도록 요구했다. 그런다음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한 다음에야 <리바이어던>을 읽도록 허용했다" (p20)

 

한 마디로 <리바이어던>은 쉬운 책이 아니라는 거다. 국가-정치학-군주론을 읽은 다음 읽으란다. 그래 이 책을 다 읽었으니 순서대로 봐 주는 수밖에.(사실 국가, 정치학, 군주론은 다 읽었지만 다시 순서대로 훑으면서 홉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해 봐야 겠다)

 

 

아, 이 책은 내가 만나 본 서양 미술 그림책 중에 단연 최고의 책이다. 이 책은 서양 미술 입문자와 미술 문외한들에게 그림을 감상하는 법을 아주 세련되게 가르쳐준다. 이런 책이 소리소문없이 사장되고 있는 게 안타깝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써 놓았다. 느낌은 이정도로. 반드시 구입해서 읽어보시길 모든 분들에게 강추드린다!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를 발췌한 지만지고 고전선이다. 이 시리즈의 책들은 모두 원서의 발췌번역이라 원전을 읽기 버거운 사람들에게 유익할 수 있다. 비슷한 총서로 책세상 문고 고전의 세계가 있는데, 책세상 문고본 보다 가격이 높아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다만 몇 권을 같이 읽어보니, 지만지고본 번역이 대체로 훌륭했다. <창조적 진화>가 어떤 책인지 알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은 그만이다. 번역도 좋고, 원서의 가장 많이 읽히고 중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창조적 진화>의 핵심이 담겨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빠른 시간에 <창조적 진화>의 엑기스를 원하는 분들에게 금상첨화인 책.

 

 

베르그손 핵심 사상을 담고 있는 베르그손 철학의 정수. 철학책으로는 유일하게 192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읽고 있으면 철학서가 아니라 문학작품을 읽는 착각이 들정도로 아름다운 문장들이 널려있다는데, 번역서는 베르그손의 아름답고 완벽한 문체를 되살리지 못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번역이 좋지만 중간중간 한국어 문장이라고 볼 수 없는 어색한 부분이 눈에 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훌륭한 번역이다. 계속 읽어가야 할 책이라 목표를 10회독으로 잡고 있다. 고 박홍규 교수가 베르그손 강독을 하면서 베르그손 저작들은 통째로 암기해야 한다고 자주 말했다는데....충분히 그럴만하다 생각한다. 불어를 전공한 분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있다. 제발 번역할 때 한국어 문장에 유의하여 번역해 달라는 것이다. 우리말은 주어 동사 서술어 순이다. 줄표는 최대한 적게!

 

문지 스펙트럼 총서 우리시대의 지성 시리즈 중 5번째 책. 이 시리즈를 전부 모으고 있기 때문에 헌 책방에서 구입한 책이다. 특히 우리시대의 지성시리즈는 6권 아도르노와 현대사상을 제외하고 모두 갖고 있다. 문지스펙트럼 총서 중에서 가장 퀄러티가 뛰어난 시리즈인데, 주경철의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매우 쉽고 유익하다. 문지스펙트럼 총서 산문 시리즈 중에서 읽고 만족한 몇 권 중에 꼽을 만한 책이다.

이 책은 주경철이 소개하는 서양사 명저 소개 쯤된다. 서평도 아니고 리뷰도 아닌 학부생들에게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형식의 책이다. 학교 강의 자료를 묶어 책으로 냈다는데, 리뷰보다 훨씬 낫다는 게 주관적인 평. 여기 수록된 책들은 그야말로 서양사상사 연구의 필독서들이다. 수록된 주된 저서들은 다음과 같다.

브로니슬라우 게레맥의 <빈민과 걸인의 역사>, 노베르트 엘리아스의 <매너의 역사>, 필립 아리에스의 <죽음의 역사>, 자크 르 고프의 <연옥의 탄생>, 페르낭 블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카를로 진즈버그의 <밤의 전투>, 윌리엄 맥나일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의 인용이 불명확하여, 어떤 게 책의 내용이고 어떤 게 저자의 생각인지 종잡을 수 없다는 거. 그것만 제외하면 아주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십자군 전쟁에 대한 책들은 꽤 많다. 두꺼운 개론서에서부터 얇은 살림 문고본까지. 정말 다양하다. 뭘 읽을까 고민하다가 책의 편집이 가장 화려해서 골라든 책이다.시공 로고스 총서. 물론 내가 컬렉션하는 책들 중 하나다. 알라딘 중고 서점에 가니 2400원에 팔고 있어 냉큼 집어 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책에 매우 실망했다. 사진과 도해는 나무랄데없었는데 번역이 구렸다. 시공 로고스 총서를 몇 권 읽어보니 번역이 별로 좋지 않고 채계가 없는 것이 단점이었다. 이 책은 그 단점의 결정판. 화보 보듯이 자료 감상하는 선에서 그쳐야지 많은 걸 바라면 안 돼는 그런 책.

 

추천에 의해 구입한 책이다. 와~ 이 책 완전 유익하다. 우리는 대체로 페르시아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른다. 페르시아가 중동의 어느 나라를 가르키는지 헷갈려할 때도 있다. 역사를 전공하지 않는 일반인들 중 페르시아 문화를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 책은 페르시아 문화에 대한 개론서이다. 관심이 없다면야 읽을 필요가 없을수도 있지만 자신의 교양을 위해서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페르시아 문화에 대해서 궁금했던 점이 아주 얇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알차게 들어있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 온 살림지식문고본 중(총서를 100여권 모으고 있고 한 70여권 읽었다)에서 그 퀄러티가 10위 안에 들 정도다. 누구에게라도 강추할 수 있는 책이다!

 

역시 살림문고본이다. 살림문고본을 열심히 사서 모으고 있다. 읽는 속도는 역시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지만 70여권 정도 읽었다. 퀄러티가 들쭉날쭉하지만 그래도 이 문고본은 평균 이상은 한다. 이 책은 타이틀이 <유럽왕실의 탄생>이지만 애석하게도 유럽왕실이 아니라 잉글랜드 왕실의 탄생이다. 왜 책 제목을 그따위로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저자는 잉글랜드가 유럽왕실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역사를 차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것이다. 영국 왕실의 역사는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스, 스웨덴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이런 타이틀을 달았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잉글랜드 왕실의 탄생이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용은 아주 유익하다. 잉글랜드 왕실이 유럽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역사를 알 수 있기에.

 

박신영의 <삽질정신>. 내 스마트 폰에 아주 유혹적인 광고가 떠서 구입할 요량으로 도서관에서 탐색차 본 책. 뭐, 난 모르고 있었지만 광고계에서는 꽤 유명한 친구다. 공모전의 여왕으로 불려, 공모전 상금으로만 혼수비용을 마련했다는 그녀. 하지만 책은 대실망이다. 광고 공모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팁을 준다는 게 이 책의 콘셉이었는데, 그냥 자기자랑에다가 아주~ 피상적인 얘기로 시종일관하고 있다. 자기의 노하우를 아주 힘들게 오픈했다는데, 도대체 광고 공모전에서 입상하기 위해 파워포인트 입문단계를 그리도 자세히 언급할 필요가 있는지. 여튼 뭘 건질려고 보려는 사람에게는 완전히 비추인 책이다.

참고로, 공모전의 여왕이라하길래 참가하는 대회마다 대상을 탄 줄 알았는데, 수상경력 중 동상 안에 들었던 상은 20여개 대회 중에 5개 정도 된다. 대상은 두 번. 그녀의 업적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수상 실적에 따른 자기 피알로 공모전의 여왕이라는 건 좀 무리인듯.

 

사실 이 책은 어느 서점에서 2년 전에 1000원 주고 구매한 책이다. 자계서들은 거의 사질 않는데, 새책이 너무 싸서 그냥 냉큼 샀다. 20살 근처의 후배들에게 줄 요량으로. 어찌하다 보니 그냥 책을 집에다 방치해 놓고 있었다. 얼마 전 알라딘에 책을 팔기 위해 갖고 갔었는데, 신간 40%세일이라 구매하지 않는단다. 신경질이 도져서 그냥 읽기로 했는데, 아뿔싸....이 책 정말 좋다. 20대가 아니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자계서 중에 이런 정도의 실천적 지침이 있는 책은 사실 매우 드물다. 사람마다 모두 개성과 기질이 달라 저자의 방법이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의 특이하고 폭넓은 경력으로 인해 저자의 조언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저자인 나카지마 다카시는 현재 경영컨설턴트, 경제평론가, 저널리스트, 작가, 출판기획자 그리고 대학 및 비즈니스 스쿨 강사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저자가 주최하는 강연과 세미나는 외국계 기업에서 폭발적인 인기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독서와 시간관리 그리고 인간관계와 프로의식에 관해서 이처럼 구체적으로 콕콕짚어 이야기하는 책은 별로 없다. 특히 20대에 유용하니 자신이 현재 사회초년생이거나 '청춘'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일독하면 매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버리지 않고 읽은 것이 대어를 낚은 느낌이다~ㅎ

 

이 책 역시 지인을 주려고 쟁여 놓았던 책인데, 정리를 하려고 펴든 책이 순식간에 끝까지 읽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수집하는 매니아에게는 별로 볼 게 없는 책이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책과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을에게 책에 대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 준다는 점이다.  2주에 책을 한 권 읽기 위해서 책을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구매하며,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 놓는 지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통계수치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3천만이 넘는다. 그래서 이런 책은 필요하다. 개인 차는 있지만, 어느 순간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은 도래하기에~

역시 처분하려했던 책이 대박을 친 사례다. 자계서라고 모두 거시기한 책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 ㅎ

 

이거, 겁대가리를 상실하지 않고는 출간할 수 없는 책이다. 초학자가 제정신을 갖고 이런 책을 출판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 비트겐슈타인을 전공한 저자가 우리나라 문학 비평에 대해서 신랄한 비판을 가한 책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성이라 회자되는 김윤식과 김우창을 깐다. 오~~정말 용감하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책의 페이지가 넘어간다. 비판서가 실로 재미있다! 철학자 특유의 비판정신이 살아 있어 앞으로의 저작들이 기대되는 저자이다. 이런 책은 널~~리 읽혀져야 한다. 아주 널~~~리!

 

 

중동과 회교도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싶어서 펴든 책이다. 사실 이 분야의 지식의 별로 없어 좀 알아 볼 요량으로 쭉~ 읽는 와중에 <이라크의 역사>다음으로 본 책이다. 하~ 그런데, 살림문고를 그렇게 애독하고 있었지만 이 책처럼 함량미달이 책은 없는 듯하다. 저자가 정말 글을 못쓴다. 더군다나 완전 중구 난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의 나열, 그러니까 권력자들과 왕조의 나열에 불과하다. (무슨 '이란'이라는 나라 이름이 처음부터 나오는가) 살림문고라 분량상 참고 끝까지 읽었는데, 남는 건 압둘~, 모하메드~, 무함마드~, 알~ 등의 이름과 티므르조, 사파비조, 잔드조, 팔레비조 등의 왕조 이름뿐이다. 누가 무슨 나라를 세우고 또 무슨 전투에서 져서 아들 누가 어디로 도망가서 어디에서 무슨 왕조를 세우고....이런 식의 끝없는 반복. <이라크의 역사>는 짜임새가 있어 좋았는데, 이 책은 최악이었다. 재미도 드럽게 없고!

 

 

동종계열 최강의 입문서! 입문학 초학자들을 위해 학자 이름을 달고 출간된 책들이 꽤 많다. '30분에 읽는' 시리즈를 비롯하여 '한길 로로로 총서', '시공디스커버리 총서', '하룻밤지식여행'시리즈, 살림문고 시리즈 일부 등 꽤 많다. 그 중 '니체'로 검색해서 뜨는 책 중 가장 쉽고 체계있게 철학자 니체에 대해서 알려준다. 특히 니체 철학이 탄생 배경인 근대철학사가 아주 간결하게 압축되어 있는데, 이 책의 최고 장점 중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들과 저작들의 핵심 그리고 니체에게 영향을 준 철학자와 니체가 끼친 영향 등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니체 철학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부터 읽으면 니체 사상이 한 손에 잡힌다. 이런 수준의 개론서를 만나기는 정말 쉽지 않다. 가격과 분량대비 최고다. 아쉽게도 이 책은 절판이다.

 

김성곤 교수의 영화 에세이. 영문학자인 그가 더이상 영화평론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나의 바람과는 달리 그는 영문학 논문 뿐만 아니라 영화 에세이도 줄기차게 출간하고 있다. 가벼움과 볼거리의 대명사인 할리우드 영화를 재미로만 감상하지 말고 거기서 미국 문화의 코드를 읽으라고 넌지시 가르쳐 주는 책. 몇 몇 영화의 거슬리는 평가를 제외하고는 읽을만하다. 뭐, 잘난척하는 투의 개념들을 사용하지 않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다. 그가 할리우드 영화 속에 감추어져 있는 미국 문화의 코드들을 건져 올려 보여주는 건 사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쭉~~영화를 보면서 에세이를 써온 저자만의 내공이 곳곳에 담겨있다. 그런 면에서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타이틀과 내용 뭐 하나  나무랄데 없는 진중권 저서 중 갑 중의 갑. 물론 내가 읽는 그의 6권의 책들 중에서. 진중권 하면, 독설이 빠질 수 없다. 이 책 역시 매우 독설의 수위가 높은데, 그럼에도 책의 완성도는 가히 최고 수준이다. (그가 늘 하던) 보수 측에 대한 원색적 비판이지만 글의 구성이 독설에 아우라를 부여하고 있다. 젊은 날 그의 비판의식의 정수를 오롯이 담고 있다고 여겨지는 책. 왜냐하면 요즘 진중권의 책을 보면 초기 저작들보다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 드니까. 어쨌든, 이 책은 정말 강추한다!

 

 번역가들이 반드시 봐야 할 필독서다. 하지만 번역가들, 특히 프랑스 철학이나 독일 철학 번역가들은 이런 책들은 거들떠도 안 보겠지. 정말 슬픈 현실이다. 책을 보면 어떤 문장이 나쁜 문장인지 구분해서 설명해 놓았는데, 대부분 철학 번역서들의 문장들과 대동소이 했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나라 인문 번역서들은 '쁜 문장'의 보고쯤 된다. 나쁜 문장을 찾고 싶으면 동문선 인문 시리즈 아무거나 집어들어서 아무 페이지나 펴면 몇 십개의 '나쁜 문장'들을 확인할 수 있을 테니.

얄팍한 살림 문고본 이지만 좋은 우리말 구사를 위해서 필독해야할 좋은 책이다. 학생들과 인문서 번역가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역시 알라딘에서 2700원에 데려온 책이다. 현재까지 시공로고스 총서 13권 모았다. 사실 <교황의 역사>는 갑인공방에서 나온 큰 하드커버 책이 있다. 내용은 매우 체계적인데, 휴대하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이 책을 구매한 거다. 물론 좋은 그림과 사진이 갑인공방에서 출간된 것보다 훨씬 많다. 그래서 좋다. 하지만 내용은 중구난방이다. 체계있는 교황의 역사를 생각했는데, 완전 오산이었다. 그래도 초대교회와 교황과의 관계, 그리고 당시 교황들이 바울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았던 건 예상치 못한 소득이었다. 번역도 그리 나쁜 거 같지 않고, 체계없이 그냥 교황의 역사를 훑는 다는 생각을 가지면 얻을 게 꽤 많은 책이다. 근데, 경험상 시공로고스총서는 해당 주제에 대한 그림과 사진을 감상하는 수준에서 그쳐야지 많은 걸 바라면 안 된다. 이것만으로도 책 값은 한다. 뒤에 추가로 붙어 있는 자료는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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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정리는 요기까지고, 나머지는 그냥 완독한 책들. 헐~ 느낌 정리도 한번에 하려니 힘들다. 아래 책 중에서 입문서인 <푸코>와 <물질과 기억>이 꽤 괜찮았다. 총서 시리즈 중에서도 단연 퀄러티가 높았다는~

이번 여름 얄팍한 독서 경험으로인해 결심한 것이, 살림에서 나온 <e시대의 절대사상>시리즈와 하룻밤지식여행시리즈 그리고 30분에 읽는 시리즈를 모두 독파하기로 했다. 전에도 간간히 읽어 왔지만 교양 입문서로는 가장 쉽고 문외한들에게 실로 유익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으니!

 

 

 

 

 

 

 

 

 

 

 

 

 

 

 

 

 

 

 

 

 

 

 

 

 

 

 

 

현재 읽고 있는 책

 

 

 

 

 

 

 

 

헤겔레스토랑은 세미나 다음 책이라 구입하긴 했는데, 세미나에 나가지 않은지 꽤 됐고 베르그손 저작 때문에 한참 후에야 읽을 거 같다..서문만 읽었는데도 숨이 막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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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3-08-22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얄팍해도 대부분 만만치 않은 책들이네요. 저는 읽을 엄두가 잘 나지 않는. ^^

yamoo 2013-08-23 14:44   좋아요 0 | URL
아니어요~ 얄팍해서 하루만에 해치울 수 있는 책들이어요. 위 시리즈 중에서 야클님께서 관심있어하시는 책을 뽑아 읽으시면 제 말씀이 뻥이 아니라는 걸 아실 거에요. 정말이에욤!^^

흠, 근데 관심이 없으면 읽기 지루할 것두 같네요~ 에구~

박람강기 2013-08-22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솜씨는 여전하시군요...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yamoo 2013-08-23 14:45   좋아요 0 | URL
헐~ 감사합니다. 근데, 여전하다는 말이...저를 아시는 분 같은데...뉘신지..

궁금하다궁금하다궁금하다..^^;;

박람강기 2013-08-23 16:12   좋아요 0 | URL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냥 가끔씩 들러 눈팅만 해온 팬(?)입니다..ㅎㅎ
너무 오랜만에 좋은 글 써주셔서 반가운 마음에 댓글 달았습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oren 2013-08-22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께서는 저 짧은 두세 달 동안에 어쩜 저리도 다양한 책들을 읽으시는 걸까요? 그저 놀랍고 부러울 따름이네요.

야무님의 글을 보니, 문득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에서 플라톤의 '국가'가 꼼꼼하고도 세세하게 검토되었던 걸 읽은 기억도 떠오르네요. 그리고 야무님 덕분에 읽었던 베르그손의 책들도 새삼스럽구요. 저는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을 읽고 곧바로 그의 책들을 모두 샀는데, '물질과 기억',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은 아직까지 읽기를 미뤄두고 있답니다.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를 감명깊게 읽고 나서 '서평'을 꼭 써야지 하고 마음먹었다가, 그 책에 여러번 인용된 다윈의 '인간의 유래'를 읽느라 그만 놓쳐버렸어요.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는 쇼펜하우어의 '자연에서의 의지에 관하여'라는 책 내용과 닮은 측면이 꽤 많아서(거의 명백한 '표절'이 아닐까 싶은 부분들이 많아서 너무 놀랐어요. 인터넷을 뒤져 보니 실제로 그와 비슷한 주장을 하고 계시는 '철학자' 분의 글도 있더라구요) 제 개인적으로는 꽤나 놀랐던 책이었는데, 베르그손 고유의 섬광과도 같이 빛나는 통찰들을 발견하는 기쁨이 참 강렬했던 것 같아요.

yamoo 2013-08-23 14:48   좋아요 0 | URL
에이~ 오렌님에 비교하면 전 얄팍한 책만 읽은 거죠.ㅎ
압도적인 두깨의 고전을 찾아 주로 읽으시는 오렌님이 전 부러울 따름이에요!

다윈의 <인간의 유래>를 다 읽으셨으면 창조적 진화의 페이퍼가 곧 올라오겠군요~ 완전 기대되는 걸요^^

근데, 쇼펜하워의 자연에서의 의지에 관하여..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포함된 글인가요? 아님, 단행본으로 된 한나의 책인가요?? 입수해서 읽어봐야겠어서 문의드려봅니다~

oren 2013-08-23 15:48   좋아요 0 | URL
쇼펜하우어의 <자연에서의 의지에 관하여>는 주저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보론' 격의 책이지만, 그가 주저를 발표한 이후(주저가 너무 어려워 세상 사람들이 도대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엄청난 실망 속에 절필하다시피 지내다가) 무려 17년 만에 발표한 '완전히 따로 쓰여진' 책이에요. 자연과학과 형이상학을 이어주는 사상 최초의 책이라고 평가받고 있어서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를 읽는데도 굉장한 도움을 얻었던 책이지요.

제가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 다윈의 <종의 기원>과 쇼펜하우어의 <자연에서의 의지에 관하여> 등을 묶어서 페이퍼를 하나 쓴 게 있는데 그 글을 읽어보시면 조금 더 참고가 될 지도 모르겠네요.

* * *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에 관한 이야기
http://blog.aladin.co.kr/oren/6067699

yamoo 2013-08-23 18:27   좋아요 0 | URL
이럴수가~!!
자연에서의 의지에 관하여..이거 저번달에 도서관에서 보고 번역이 잘 돼 있어 사려고 찜해놓은 책이었어요! 김미영역자!! 근데...완전 망각..ㅠㅠ
아..점점 증상이 심해지네요~ㅜㅜ

oren 2013-08-23 21:20   좋아요 0 | URL
저 책을 직접 보시고도 깜빡 하셨다니 정말 놀랄 일이군요. ㅎㅎ

yamoo님의 말씀처럼 김미영 교수님의 번역은 정말 좋더라구요. 철학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고, 쇼펜하우어 철학을 깊이있게 공부한 분으로 알고 있구요. 그 분이 번역하신 <충족이유율의 네 겹의 뿌리에 관하여>라는 책도 제겐 아주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었답니다. 그런데 제가 쇼펜하우어의 책들을 읽은 순서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완전히 거꾸로' 였더라구요. ㅎㅎ

쇼펜하우어의 학위논문이었던 <충족이유율의 네 겹의 뿌리에 관하여>라는 책의 소개글을 덧붙여 봅니다.

* * *

쇼펜하우어가 1813년에 완성하여 1847년에 개정·증보한 박사학위 논문으로, 인식주체의 선천적 능력에 관한 쇼펜하우어의 생각이 압축적으로 표현된, 그의 철학 전체의 핵심이 되는 작품이다.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이 논문은 그의 주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의 서론에 해당하는 것으로,<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읽어줄 것을 그는 독자들에게 요청한다.

이 책에서 쇼펜하우어는 데카르트, 라이프니츠 등 앞선 철학자들이 ‘원인’과 ‘인식이유’를 구별하지 않음으로써 철학적으로 심각한 혼란이 초래되고 그것이 허구적인 신의 존재증명으로 오용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칸트를 비판적으로 계승하여 생성, 인식, 존재, 행위라는 충족이유율의 네 겹의 뿌리에 대해 치밀하게 논증한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3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김성곤 교수는 영화책 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퀄리티가 많이 떨어지기는 해요...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도 꾸준히 영화에 대한 책을 내시는 것을 보면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yamoo 2013-08-23 14:50   좋아요 0 | URL
저두 발님과 같은 의견...ㅋㅋㅋㅋ
김성곤 교수가 정말 영화를 좋아하긴 하나 봅니다. 정말 영화에 대한 열정만은 대단하신거 같다는..보고 글쓰는 일도 보통일이 아닌데 말이죠. 언제 그 많은 영화를 보고 글로 옳기고, 또 영문학 책과 논문을 쓰시는지..가끔 생가하면 김성곤 교수 정말 부지런하시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5 16:46   좋아요 0 | URL
교수들은 책 안내죠. 일단 교수 되면 생활이 안정이 되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고
책보다는 논문을 써야 점수가 높잖아요. 그래서대부분은 논문에 시간을 투자한다고 하더라고요..

yamoo 2013-08-26 11:5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잡문을 책으로 묶어 내는 교수들이 있는 걸 보면...그런 교수들이 참 열심인 것 같아요. 물론 그 교수들 평가 점수 때문에 논문도 쓰는 걸 보면 참 부지런하다는 생각이..ㅎ

강준만, 현택수, 김영식 교수 같은 사람들은 그래서 참 대단한 거 같습니다. 그 중 김성곤 교수도 포함해서요..ㅎㅎ
 

지난 주 카페에서 있었던 일이다. 신림역 모 카페에서 빙수를 먹고 있었는데, 나와 같은 교회를 다니는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와서 앉았다.

 

교회 티셔츠를 입은 학생 중 하나가 아는 척을 한다. 낯이 익은 학생이라 반갑게 인사를 받아줬다.

 

그 학생 보고 방학이 끝나 아쉽겠다고 하니, 그렇다고. 그러면서 그래도 오늘(8월 15일) 노는 날이라 좋다고. 그래서 오늘 왜 노는 날인지 물어보니, 모른단다~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역시 모르는 표정. 그냥 쳐다만본다.

 

내가 정말 모르냐고 묻자, 한 아이만 빼고 모두 모른다는 대답. 광복절이라고 대답한 학생에게 그 날의 의미를 물으니 해방된 날이라는 건 아는데, 그게 몇 년도 인지는 전혀 모른다.

 

어익쿠야~! 그래서 노파심에 4대 국경일은 아냐고 하니, 아는 학생이 아무도 없었다. 5명 모두 몰랐다. 그러면서 자기네들은 국사 공부를 하지 않아 그런 거는 전혀 모른다고.

 

일본에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이유도 몰랐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언제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으며(심지어 삼국시대라는 대답도 나옴), 6,25가 언제인지, 왜 남북한이 나뉘어졌는지 모르고 있었다.

 

무인시대가 언제인지, 조선이 몇 년간 지속 됐는지 몰랐고, 심지어 어떤 학생은 학원에서 조선 왕의 계보를 7명만 알려줘서 태종태세문단세 까지만 암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선은 7대왕에서 끝났냐고 물었다.

 

이 어처구니 없는 물음에 참 난감했다. 학생들은 모두 고2~고3 학생들이다. 고3 학생 두명은 내신 2등급에 서울에 있는 대학을 목표로 공부한단다. 고2들도 모두 범생이들 같다. 그런데도 한국사 지식은 초등학교 수준도 안 된다.

 

정말 기가 찼다. 대통령도 노무현 이후만 알고 있었다. 4,19혁명이 1960년도라고 하니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냐고 놀라는 표정들.

 

난, 지금 그들의 처음 듣는 다는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학교 교과서 이외에 아무도 가르쳐 주는 사람들이 없고, 학교에서도 수업 듣기 싫으면 안들어서 모른다고.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그 학생들에게 따끔한 충고 한 마디도 해 줄 수 없었다.

 

뭐, 내년부터 한국사 수업을 강화하겠다고 하는 소리를 뉴스에서 듣기는 했지만, 학생들의 기본 역사 상식이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설대를 준비하는 애들 빼고는 자기 학교 학생들이 자기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는 말은 결국 역사 교육이 잘못됐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자기 나라 역사가 단지 암기할 게 많고 지루하다는 이유만으로 교육에서 외면 받는 실상은 우리 기성세대들이 후세를 잘못 가르친 탓이다.

 

교육개혁이라고 해마다 뜯어 고치는 교육정책이 결국은 역사의식도 없는 학생들을 마구 양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30대가 되고 40대가 되는 때를 생각하니 참으로 암담하다.

 

국영수만 잘하는 기능인이 돼서 돈 잘 벌고 편안하게 사는 것만 암암리에 가르치고 있는 현실이니 더 말해서 뭘할까. 연예인, 판검사, 의사 등이 되는 걸 인생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역사는 안중에 없는 과목일 것이다.

 

타치바다 타카시는 오래 전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라는 책에서 교양과 기본지식이 없는 도쿄생들을 '바보'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일본의 학생들보다 더 바보일 거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적어도 일본의 고등학생들은 독도가 타케시마라고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전부 배워 알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독도의 실상을 아는 건 한국 근대사를 아는 하나의 큰 축이다)

 

4대 국경일도, 그리고 4,19 혁명도 모르는 고등학생들을 키운 건 누구의 책임인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개념도 모르고 온통 모든 시간을 영어와 수학 공부에 열을 올리는 입시생들에게 어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그들을 그렇게 키운 건 바로 부모세대다.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사태는 말할 수 없이 심각하다. 진보와 보수 진영의 책임론을 떠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정말로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세울 때인 듯하다.

 

정말 우리 나라 교육 정책에 대해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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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 2013-08-2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는데 정말 고등학생들이 이정도일줄이야 너무 놀랍고 안타깝고 슬프네요

yamoo 2013-08-21 09:0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미라다님^^
저두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한국사 교육이 강화되야 될듯합니다~
사회과목 전부는 아니더라도 몇 과목은 확실하게 가르쳐야 할듯..
이 나라 교육은 계속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거 같아요~

세실 2013-08-21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정도로 심각하군요.
고2 딸내미는 한국사 시험본다고 열공해서 그래도 낫네요.

yamoo 2013-08-21 09:07   좋아요 0 | URL
정말 심각합니다. 한국사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서울대를 준비하는 학생들만 공부하는 과목이 한국사가 됐지요. 한문도 마찬가지더군요. 한자능력시험 준비하는 학생들과 아주 일부 학생만 공부를 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역시나 대한민국도 못쓰는...

근데, 세실님 딸내미는 정말 기특하군요! 와우~

saint236 2013-08-2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고등학생들에게 종교개혁에 관한 설명을 하는데 아무도...그녀석들 왈 "저희는 세계사 안배워요...." 그저 웃지요

yamoo 2013-08-22 11:27   좋아요 0 | URL
요즘 고교생들하고 대화해 보면 그렇더군요. 툭하면 안 배워서 모른다고. ㅎ 선택과목 아니라서 모른다고..저두 그냥 웃고 넘어가는데...뭔가 잘못돼간다는 느낌입니다..에휴~

지나다 2013-08-21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교육 정책도, 현실도 개탄스럽지만 그 정도 나이를 먹었으면 어린 것도 아닌데, 그래도 생각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나 아무 것도 모르면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게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TV는 누가 시켜서 보고, 게임은 누가 가르쳐서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어른들이 부족하고 많이 잘못하고 있는 건 맞는데 아이들 스스로 바보가 되지 않으려는 자발적인 노력이 없으면 별 소용 없지 않을까 싶군요. 어떤 것이든 본인이 필요성을 깨닫고 할 생각이 있어야 수박 겉핥기 식의 공부라도 머리에 남는 게 있을 테니까요.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빚어진 현상인 것은 분명하지만 죽어라 공부하라고 닥달하고 시킨다고 다 공부하는 것도 아니건만 요즘 아이들이 그 수준이라니, 정말 기가 막힐 뿐이군요.

yamoo 2013-08-22 11:31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생각있는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시요.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나 한자능력검정시험도 척척 공부하지요. 요는 생각있는 학생들이 그리 많지 않고 학교에서 잡아주지 않으면 거의 공치는 녀석들이 아주 많다는 겁니다. 이런 학생들은 학교에서 놔두면 하나도 공부를 하지 않지요. 타율적으로라도 공부를 하게 해야 기본적으로 끄적거리는 녀석들입니다. 예전 학창시절만 돌이켜봐도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별로 많이 없습니다.
모르는 것을 학생 자신에게만 돌리는 건 뭔가 좀 잘못된 거 같습니다. 입시에서 한국사가 빠진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불능이거든요~ 그러니 많은 학생들이 입시 부담이 큰 한국사 공부를 하지 않는 거지요. 교육정책이 학생들을 많이 좌우하는 거 같습니다. 어쨌든 관심 감사합니다~^^
 

전문가. 우리는 이 타이틀을 단 사람에게 어떤 문제 해결을 원하거나, 값어치를 치루고 전문적인 카운셀링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 아니, 지금까지 우리의 생활 경험상 종종 도움을 받아왔다. 

 

쉽게 생각하자.  의사, 변호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등등을 떠올리면 된다. 몸이 아픈 사람은 병을 고치기 위해 의사를 찾아가고, 권리를 침해당하여 억울한 사람은 변호사를 찾아간다. 세금 문제로 고민이 있는 사람은 회계사나 세무사를 찾는다.

 

그래서 전문가는 권위를 갖게 된다. 이들의 권위는 해당 분야의 국가 자격증으로부터 나온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문가들은 국가가 주관하거나 혹은 어떤 공식적인 단체가 인증하는 시험을 통과하여 그 자격을 획득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은 전문가의 권위를 존중하며, 정당한 서비스 가격을 지불하여 전문가들이 보유한 전문 서비스를 공급받는다.

 

이는 매우 상직적이고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식이 인문학이라는 학문의 장으로 넘어오면 아주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다. 일반인들이 사회에서 값어치를 치르고 전문가의 서비스를 받는 것과는 아주 판이하다.

 

예컨대 백화점을 비롯한 무슨 무슨 문화센터나 무슨 강연회에서 어떤 인문학 강좌가 열린다고 치자. 보면 몇 강에 얼마 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이 열거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공공 도서관에서 인문학 책읽기 강좌도 열린다)

 

<처음 만나는 인문학>, <OO와 함께 읽는 들뢰즈>,<OO를 위한 철학강좌> , <쉽게 읽는 고전>,  등은 꽤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인문학 강좌들이다.

 

인문학 책들은 또 어떤가? 심지어 경제학과 경영학에까지 '인문학'타이틀을 붙여 출간한다. 인문학이 죽었다고 하는데, 몇 년전부터 인문학 르네상스가 도래한 것 같다. 도서관과 대형서점에서 저자 출간 인문학 이벤트를 안하는 곳이 없을 정도이니.

 

그런데 도처에 열리는 인문학 강좌와 세미나는 과연 전문성을 보장하는가? 하나의 사례를 상정해 보자. 한 대학의 영문학 교수(그냥 K교수라 하자)가 라캉을 통한 소설 읽기라는 주제로 책을 낸다. 그 교수가 이번에는 라캉의 이론으로 영화를 분석하는 단행본을 낸다.

 

그런 다음 그 분석틀을 갖고 사회를 비평하는 에세이를 출간하다. 그리고 나서 각종 대형 서점을 위주로 저자 강연회에 나선다. 이후에 그는 각종 TV 프로그램에 종횡으로 나오면서 문화비평을 한다. 문화비평서와 영화비평서의 잇따른 출간을 계기로 그는 논객으로서 대접받는다.

 

이렇게 문어발 식으로 지식을 확장하는 K 교수의 전공은 현대 영미 소설이다. 영국 OO대학에서 헨리 제임스의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게 이 교수의 전공이다.

 

이 사람은 현대 영미 소설, 그것도 헨리 제임스에 관해서는 확실히 전문가 이다. 제임스의 소설 문체나 그의 소설기법을 배우기를 원하면 K교수에게 값어치를 내고 배우면 된다. 그는 제임스 연구에 권위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K교수가 이번에는 영화비평을 넘어 사회 비평을 한다. 과연 그는 영화비평과 사회비평의 전문가인가? 매스컴에서 또는 강연회 소개에서 그는 전문가로 소개받는다. 인문학은 한 분야에서 전문가이면 두루 전문가인가 보다. 그가 제임스 전문가를 넘어 사회비평 전문가로 행세하는 것은 내과 의사가 법률전문가라고 강연회를 다니면서 강의료를 받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도대체 인문학에서는 전문가가 누구인가? 적어도 우리는 학문 분야에서 그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을 그 학문 분과의 전문가라고 인정해 준다. 대학 교수이건 초등학교 선생이건 그가 박사학위 소지자라면 그는 그 분야에서 전문가다.

 

비록 초등학교 선생이라도 그가 들뢰즈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면 어떤 곳에서건 요청받은 곳에서 혹은 필요에 의해 강좌를 열어 소정의 값어치를 받고 들뢰즈 문외한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전달해 줄 수 있다.

 

이게 우리가 전문가에게 해당 지식을 배우는 상식이자 기본이다. 하지만 현실의 대한민국에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인문학을 강의하는 해당분야 전문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보자. 현재 가장 인기있는 인문학자는 단연 지젝과 들뢰즈다. 들뢰즈는 인기가 좀 식었지만 지젝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지젝과 지젝에 관련된 도서가 20권도 넘게 출간되고 있다.

 

여기 저기서 세미나가 개최되고 지젝을 통해 이름을 알리려는 지식인들이 도체에 있다. 그런데 나는 지젝의 사상을 열심히 전파하고 있는 사람 중에 지젝으로 논문을 써서 학위을 받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물론 들뢰즈 연구로 학위를 받아 그를 소개하는 인문학 강좌를 들어본 적도 없다. (내가 전에 열심히 참가 했던 미술모임에서는 들뢰즈로 학위를 받은 분이 와서 들뢰즈에 대한 미학이론 강의를 해 준 적이 있다.) 대개가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관심 영역을 넓혀 지젝의 저서를 전방위로 읽은 정도 뿐이다.

 

지젝의 사상을 연구하고 그에 대한 문제점과 그를 넘어서는 비판적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관련 논문들이 별로 없으니. (물론 내가 미학이나 영화 또는 문학 논문을 뻔질나게 찾아보는 열성분자는 아니다. 그런면에서 우물안 개구리일지도 모른다) 

 

누가 있는가? 지젝을 연구하여 연구 논문을 써서 교수사회에서 검증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가 내는 책은 모조리 사 볼 의향이 있으며 심지어 어느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면 찾아가 청강이라도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전문가가 낸 책이나 강연은 정말 쉽고 핵심을 청중의 수준에 맞게 풀어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사실을 입문서에서 확인하곤 한다. 대개 개론서나 입문서는 그 분야의 권위자나 전문가가 쓰는 책이 쉽고 알차다. 이런 대표적인 인문학 개론 총서 중 하나가 살림문고에서 펴내고 있는 [e시대의 절대사상]시리즈이다.

 

이 시리즈 책중에 김용환 교수가 쓴 홉스의 <리바이어던>이 있다. 홉스 사상의 핵심이 키워드와 주제를 중심으로 아주 간결하게 소개되어 있다. 놀라운 것은 홉스의 심오한 철학 사상이 매우 평이한 설명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윤리교과서 정도의 수준으로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정리하고 있다. 이건 정말 그 분야에서 오랜 공력을 쌓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전문가의 공력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책이 있다. 서민 교수의 <기생충 열전>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출간되기 전에 네이버에 연재되었는데, 우연히 연재 글 한 꼭지를 읽었다. 그리고는 이전에 쓰인 글을 모조리 찾아 읽어야 했다. 이름도 희한한 기생충에 대한 얘기가 너무 웃기고 재미있어 소설을 읽듯 단숨에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알라딘 서재에서 마태우스라는 필명으로도 유명한 이분의 글을 읽어보면 기생충을 다루는 학문이 매우 전문적인 분야인데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너무도 쉽게 알려준다. 심지어 웃기기까지 하다. 기생충에 대한 내용이 말이다!

 

위 두 책의 사례에서 보듯이 전문가는 어려운 내용의 핵심을 아주 쉽게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문외한이 전문가로부터 무지를 깨우치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전문가들의 책과 강연이 있으면, 그 나라 국민의 교양이 향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 지론이기도 하다.

 

그런데,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인문학 세미나와 강좌에서는 넘쳐난다. 왜 윌리엄 제임스를 전공한 사람이 '문화'에 대한 강좌를 여는가? 그 사람이 왜 들뢰즈에 대해서 전문가인냥 말하는가? 그가 문화와 들뢰즈에 대한 논문으로 학계에서 검증을 받았는가?

 

논문도 쓰지 않고 잡문인 단행본 몇 권을 내고 전문가 행세하는 건 대중을 기만하는 행태아닌가? 인문학이 하나에 전문가이면 여러 분야를 넘나들 수 있는 전문가이자 권위자라는 걸 보장해 주는 학문인가? 그렇다면 위 제임스 전공 교수가 하는 행태는 지극히 정상적일 것이다.

 

인문학이 인간에 대한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적어도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라면 제임스 소설 전문가가 문화 분석 전문가가 아닌 것쯤은 대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는 하나의 학위를 받은 전문가가 인문학의 여러 영역에서도 당연히 전문가로 통용될 수 있는지 정말 미스테리다.

 

위에서 예를 든 제임스 전공교수 사례는 극단적 사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수도 아닌 사람들이, 아니 박사학위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여러 학분 분야에 걸쳐 인문학의 전문가로 회자되는 현 실태가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서 페이퍼를 통해 이 현상을 짚어보고 싶었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대중 지식의 첨병이 될 때 그 나라의 인문학적 교양의 토대는 매우 척박해 질 것이다. 이것이 내 우려이고, 이 페이퍼를 쓰는 목적이다.

 

 

덧붙임

현재 우리나라나라에서 들뢰즈나 지젝, 그리고 프랑스 현대철학 이론을 수입해 소개해 주는 인문학자는 많아도, 들뢰즈나 지젝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학문적 한계점을 논하는 인문학자들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 학자가 쓴 들뢰즈 비판이나 지젝 비판서를 본 적도 없다. 그냥 외국의 신 이론틀로 무장하여 그들이 해 놓은 인식의 틀로 생각하고 말하고 있는 인문학자만 넘쳐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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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3-08-16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자가 나와 정치평론을 하고 어설픈 정치토론을 하는 나라인데요. ㅋㅋ
그나저나 이 무더위에 '멋지게 살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잘하시는 일 하시면서. ㅎㅎ
갑자기 지난번 페이퍼가 생각나서요.

yamoo 2013-08-17 10:20   좋아요 0 | URL
심리학자가 나와 정치평론하는 건 참을 수 있는데요...전문가 아닌 사람이 개론이나 입문강좌를 하는게 더욱 문제인 거 같다는..

네, 그런대로 재밋게 잘고 있습니다. 너무 더워서 헥헥 거리는 거 빼고는요^^

oren 2013-08-1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한계점을 너무 제멋대로 넘어서는 게 결국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이런 비판글을 쓰는 일조차도 아무나 할 수 없는데 yamoo님의 글은 답답하고 가려운 데를 얼마간 '박박 긁어주는' 맛이 납니다. ㅎㅎ

yamoo 2013-08-17 10:26   좋아요 0 | URL
늘 좋게 봐주시는 감사합니다~^^

자신의 전공을 심화시키면서 관심영역을 넓혀가면 좋은 데, 자신의 전공은 도외시하고 대세인 학문을 연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태가 좀 어이가 없어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특히 인문학에서요. 좀 민감한 주제인데, 아무도 비판하는 사람이 없어 좀 무모하게 시도해 봤습니다. 좀더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경험상 글을 쓰질 않아 그냥 저질러 버렸네요..

2013-08-16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3-08-17 10:40   좋아요 0 | URL
드팀전님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 글이 물론 드팀전님이 비판 하는면으로 보여질 수도 있겠지요. 인정합니다. 구획이 좀 미묘한 지점이라서요..

촘스키 책에 보면 나오죠. 코미사르와 전문성게임이라고..
코미사르 진영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촘스키에게 말하죠.
"선생님께서는 제가 기억하기에는 언어학자이시지 훈련받은 정치 경제학자는 아니시지 않습니까?"
촘스키가 반격하지요. "대단히 재밌는 공격이군요. 그 말은 정의와 진실에 관해 말하기 위해 어떤 특별한 자격이 있어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그 자격 시험에 통과한 후에나 사회 비판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저는 드팀전님이 제기하신 문제는 제가 인용한 전문성 게임을 말씀하시는 거 같습니다. 제가 페이퍼에서 하고싶었던 말은 전문가가 입문 강좌나 개론 강좌를 하자는 겁니다. 사실 인문학에서 전문가는 박사학위를 받지 않아도 자기가 그 분야에서 오랜 훈련을 갈고 닦으면 전문적인 지식을 보다 쉽게 초보자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살림 지식 총서를 보면 대번에 알 수 있죠. 총서의 저자들은 박사학위를 받지 않은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자기가 공부해온 분야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주 쉽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죠.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그렇게 쉽게 전달할 수 없는 내용을 알려줍니다.

도처에서 열리는 인문 강좌나 세미나도 이런 전문가가 강의해 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쓴 것이지 어떤 엘리트 주의적인 자격을 구획짓기 위해 쓴 것은 아닙니다.
정치 평론을 하는 것과 개론수준을 을 가르치는 것은 좀 많이 다르지 않을 가 하는 생각입니다!

고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saint236 2013-08-16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그런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자신이 전공한 분야와는 전혀 다른 기초 과목을 강의하셨죠. 아마도 그분이 짬이 안되셔서 맡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책을 읽어 주다 나가시더군요. 내심 깔보는 마음이 있었는데 몇년 후 대학원에서 그분 전공 수업을 듣다가 깜짝 놀랬습니다. 과거의 그 분이 이 분과 동일인인가 싶어서요. 석박사라는 타이틀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기 전공분야를 강의하지 않는다면 왠만한 독서가들보다 밀린다는 것을 가끔은 잊고 사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yamoo 2013-08-17 10:44   좋아요 0 | URL
자기 전공분야를 심화시키는 와중에서 관심영역을 넓혀 나가는 건 권장할만한 일입니다. 헌데 우리나라는 어쩐 일인지 자기 전공은 도외시하고 인기 있는 학문에 발을 뻗는 학자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세인트님이 말씀하신 교수가 제가 문제삼는 교수 유형 같습니다. 많이 안타까운 일이지요~ 에휴~

VANITAS 2013-08-17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을 안 누를 수 없군요.

yamoo 2013-08-17 10:45   좋아요 0 | URL
감싸합니다! 논조에 공감하신다니!!

아, 그러고 보니 바니타스님은 제 서재에서 첨 뵙는 거 같네요. 반갑습니다~ 꾸벅~^^

2013-08-29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이 벌써 10주년이군요! 정말 축하한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뭐....알라딘 서재를 연지는 햇수로 5년이 되었고, 열심히 활동이라는 걸 한 지는 한 3년 정도 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알라딘 서재 10주년에 걸맞는 10대 사건을 꼽을 위치에 있지 않은 거 같아, 그냥 개인적으로 알라딘이 타 인터넷 서점보다 좋은 점을 꼽는 선에서 축하 이벤트 참가를 할까 합니다.

 

우선 제가 알라딘 서재로 갈아탄 계기가 중요합니다. 여러 개의 블로그를 개설해서 글 나부랭이를 올리고 있었지만 제일 욜심히 했던 곳은 네이버 였습니다. 헌데, 네이버에 매우 실망을 느낀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이사를 가야겠다고 결심을 굳혔습니다. 어디로 갈까 두리번 거리던 중, 네이버 블로그 이웃이던 한 분이 먼저 이사를 가서 터를 잡았다고 한 곳이 알라딘 이었고, 이곳에서 그분은 아주 중요한 위치를 자치하고 있는 듯보였습니다. 그 분 블로그를 둘러보고 이사를 왔지요.

 

이사를 와서는, 뭐 그 전에도 간간히 알라딘에서 도서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만, 정식으로 서재를 오픈하고 서재 글을 등록한 건 2008년 8월 3일 카프카의 <변신, 시골의사> 리뷰였습니다. 벌써 만5년 전 일이네요. 저도 이제 알라디너로서 5살이 됐다는 걸 방금 알았습니다.ㅎㅎ 5년 동안 이곳에서 수준 높은 리뷰를 쓰시는 분들로부터 정말 많은 정보와 가르침을 받았네요. 네~ 알라딘 서재지기들로부터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글읽는 재미는 보너스였죠.

 

알라딘 서재를 멈출 수 없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이곳 서재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올리시는 리뷰와 페이퍼 때문입니다. 다른 어떤 곳에서도 접할 수 없는 우수한 퀄리티의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는 곳이 알라딘 서재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몇 곳의 책카페 활동을 완전히 접어버렸습니다. 리뷰를 올리는 건 여타 책카페와 비슷하였지만 이곳의 페이퍼는 아주 독특했고 타 카페나 인터넷 서점 리뷰글들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의 글을 꾸준히 읽다 보니, 원래 저작자였던 분들과 칼럼기고가인 분들이 꽤 많이 있었다는 사실을 늦게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교수분들도 이곳에다가 페이퍼를 올리시더군요. 뿐만아니라 이곳에 올린 글을 모아서 책을 내시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그러니 타 책카페 또는 인터넷 서점의 글들과는 뭔가가 다를 수밖에요.

 

지금도 저는 아주 욜심히 알라딘 서재글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무료로 말이죠. 그리고 이분들로인해 새로운 책의 세상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알라딘은 신기한 요술램프라는 게 장난삼아 하는 말이 아니더군요. 예~ 정말 그렇습니다~

 

그나 저나 알라딘 유저로서 이벤트의 참가 주제를 어서 밝여야 겠지요. 음, 제가 선정한 '지극히 개인적인 알라딘 10대 뉴스'는 다음의 5가지 입니다.

 

첫째, 알라딘이 인터넷 서점 순위에서 빅3에 아직까지 입성하지 못하고 있지만, 책에 관한 콘텐츠는 다른 어느 인터넷 서점보다 알차다고 생각합니다. 중요 책들은 거의 리뷰와 페이퍼 정보가 쌓여 있습니다. 심지어 지젝의 주저들과 들뢰즈 저서들에 대한 리뷰와 페이퍼가 다수라는 건 거의 독보적인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 서지 정보와 리뷰정보가 풍부하여 책 선택에 있어 만족할 만한 도움을 주고 있다는 거...제가 알라딘 서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둘째, 타 인터넷 서점들보다 적립과 할인폭이 큽니다. 이점은 정말 중요해서 사야할 책들은 반드시 알라딘에서 구입하게 됩니다. 신간일 경우 또는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둘러보다가 사고 싶은 책이 눈에 띄면 메모해 두었다가 알라딘에서 구매합니다. 그렇게 구입하면 정가 대비 20-30퍼센트 정도 싸게 구입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책 가격이 장난 아닌데, 알라딘은 그런 면에서 비교 대상이 없는 아주 탁월한 매체입니다!

 

셋째, 언제부턴가 등장한 반값도서들. 정확히 언제 반값도서 이벤트가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정말 양서 중의 양서가 반값 할인으로 가끔 등장하더군요. 제가 알라딘에서 구입한 약 80퍼센트의 책이 반값도서들입니다. 오프라인 서점에 가보면 정가로 팔리는 책들이 알라딘에서만(타 인터넷 서점은 20-30퍼센트 할인) 반값 할인으로 팔리는 겁니다. 물론 이벤트 기간이 짧은 게 단점이긴 하지만 관심만 있다면 충분히 비싼 인문학 또는 과학 도서들을 반값에 데려올 수 있습니다. 알라딘 이벤트 중 최고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새책이 반값이라니....새책을 반값에 살 수 있는 곳은 알라딘을 제외하면 헌책방이 유일합니다. 사실 알라딘 반값 이벤트는 제게 사건 중의 사건 이었다는!

 

넷째, 알라딘이 중고 서점을 오픈한 것입니다. 3년 전인가, 2년 전이었던가. 정확히 날짜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알라딘 중고 서점이 종로에 오픈했을 때 그 충격은 잊을 수 없습니다. 헌책방의 개념을 한번에 깨부순 알라딘의 기획력은 정말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사업은 네이버에서 책서비스가 시작될 당시부터 주요 사업 계획이었다는 걸 2007년 쯤에 전해 들은 적이있습니다. 헌데, 헌책방을 대형 서점 수준으로 오픈하면 과연 매출이 가능할까라는 우려때문에 네이버에서 매우 미온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와중에 알라딘이 선수를 친 겁니다. 헌데 그게 시작부터 완전 만루홈런을 쳤다는 거!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종로점에서 책을 사 갖고 나오면서 저는 확신했지요. 2호, 3호점 오픈은 시간 문제라구요. 아니나다를까 현재 알라딘 중고서점은 산본점까지 오픈했습니다. 그 전에는 신림점이 오픈했구요. 우리동네에 알라딘 중고 서점이 오픈하여 완전 좋아했습니다~ (그 전에는 종로점이나 강남점을 가야 했다는..)

 

다섯째, 이건 네번째의 연장선인데요...책 매입에 관한 것입니다. 이를 분리한 건 책 매입이 이전 헌책방에서 책정하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데 연유합니다. 중고 서점에서 책을 팔러가면 정말 어의를 상실할 정도로 헌책방 주인이 가격을 책정합니다. 완전 주인 맘이죠. 분노하지만 어쩔 수 없이 헐값에 넘깁니다. 하지만 알라딘 중고서점은 바코드만 찍으면 바로 가격이 뜹니다. 중고 매입에 혼선을 줄이고자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한 겁니다! 가격도 꽤 합리적입니다. (그치만 전혀 수긍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그런지 알라딘에서 책을 팔려면 번호표를 뽑아야 합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알라딘에 책을 팔고 있습니다. 알라딘이 책을 사는 건 무척 까다로운데 가격을 그나마 합리적으로 쳐주니 집안 곳곳에 잠자고 있는 책들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나와 알라딘에 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헌 책을 유통시키는데 매우 강력한 유인책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환이 아닌 어느 정도의 현금 지급은 사람들에게 헌책 같은 새 책을 적극적으로 유통시키는 좋은 시스템이라 생각합니다. 헌 책방 운영과 더불어 알라딘의 헌 책 매입은 헌 책의 순환을 적극적으로 매개하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라 생각되어 하나의 항목으로 첨가하게 됐습니다.

 

뭐, 10대 뉴스라고 했는데, 알라딘 나이가 5살 밖에 안되어 5개 정도만 꼽아 봤습니다. 알라딘 나이를 더 먹었다면 이전에 이 곳에서 왕성히 활동한 분들이 떠나간 이유 등 여러가지를 말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기에 제 개인적인 사건을 5개로 정해서 꼽아 봤습니다. 알라딘에서 활동하지만 이벤트에는 별로 참가를 하지 못했는데, 10주년 이벤트는 부족하지만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아무쪼록 알라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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