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가끔 들르는 매장(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한 컨셉의 매장)에 방문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가는데, 그 이유는 이곳에는 가끔 그림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니, 항상 그림은 있다. 꽤 큰 30호 이상 작품도 있긴한데, 훑어 보고 구매하지 않는다. 동양화이고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이다. 작은 그림들은 꽤 좋은 그림들이 있지만 너무 작아서(0호~1호 정도) 사기에 거시기하다. 최소한 3호 정도는 되야 거는 맛이 있다. 


결정적으로 구매하지 않았던 건, 혹하는 그림이 없어서다. 헌데 며칠 전 매장을 나오려는 찰나 안쪽 벽에 걸린 그림을 보게 됐는데, 한 동안 그 자리에 그냥 서 있었다. 


지명도 높은 화가들에게서나 보는 추상풍경화였는데, 매우 인상깊은 작품이고, 크기도 20호나 됐다. 단지 유리없는 액자가 좀 걸렸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고,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런 정도의 그림을 여기서 보게 되다니!' 얼른 가격표를 보니 없는 거다. 


그래서 직원에게 물었다. 얼마냐고. 그랬더니 파는 게 아니란다. 경험 상 이곳에는 팔지 않는 물건은 없는 걸로 알기에 책임자에게 물어보라고 종용했다.


직원이 책임자에게 연락을 하더니, 뭔가를 계속 물어 그림을 찍어 보낸다. 그리고 잠시 후 5만원이란다. 잽싸게 결제하고 대충 포장을 부탁한 후 구매해서 나왔다. 쾌재를 불렀다. 무명작가인들 어떠랴, 내 눈에 이 그림은 정말 훌륭했으니까!


(작가 : Kyung Ya, 캔버스에 유채, 제목 없음, 유리없는 액자, 20호)


작가는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다. 뭐, 이런 그림이 한 두개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찾아볼 요량이다. 이 정도 그림을 그린 작가라면 한 두 해 경력은 아닐 것이 확실해 보이니.


집에선는 반응이 별로다. 밝은 그림이 아니라서 그럴 거 같다. 하지만 갤러리나 아트페어에서 이런 류의 약간 어두운 톤의 그림이 어느 정도 가격이 걸린지 본 경험상 이 그림은 예사롭지 않다. 그냥 내가 좋다...ㅎㅎ


사실 5만원은 액자 값도 안나오는 가격이다. 이쯤 되면 거의 횡재나 다름없다. ㅎㅎ


[덧]

요즘 매카시의 <신의 아이>를 읽고 있다. 아직 1/3도 안 읽었는데, 계속 2-3페이지를 읽고 다시 읽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곰곰 생각해보니, 번역이 영~~별로다. 다 읽고 좀 투덜거려 볼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2-12-26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뭔가 느낌적인 느낌은 있는데 그게 뭔지 좀 애매하긴 하네요.
하지만 왠지 추상화 좋아하시는 야무님은 좋아하실 것 같긴해요.^^

yamoo 2022-12-27 09:17   좋아요 1 | URL
반추상화인데, 구상으로봐도 무방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보여준 보통 지인들이 색감이 칙칙해서 별로라고 하는데, 추상화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들은 매우 모던한 느낌에 괜찮다고 합니다..ㅎㅎ

전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